보드턴 (Boardton) - 보스턴 보드게임 모임 후기 #035

2,303 조회

2020.02.24 13:19

모임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Boardton/)에 올린 글입니다. 사진이 궁금하신분은 페이스북 페이지로 놀러 와주세요.

2020년 2월 22일 모임 후기

모임이 너무 커져서 이제 소규모 인원이 있어야만 돌릴 수 있는 전략 게임들을 돌리기가 힘들어져서 다른 방법을 강구해보기로 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모임을 2종류로 나눠서 한 번은 인원제한이 있는 전략 게임 모임을 하고 나머지 한 번은 기존처럼 누구나 오실 수 있는 오픈 모임으로 정하고 이번 주는 전략 게임 모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룰마스터X4명으로 인원수를 제한했는데, 의외로 이번주는 룰을 설명해주실 수 있는 분이 무려 5분이나 계셔서 인원 제한이 거의 의미가 없는 20명까지 받을 수가 있었네요. 그리고 그 수치에 거의 근접하게 19명이 신청을 해주셨습니다.

1. 테라포밍 마스(JH, DY, CL, HL)

요즘 모임에 가장 열심히 나오시는 JH씨가 테라포밍 마스는 이미 많이 돌려 봤기 때문에 룰 설명을 해주신다고 하셔서 흔쾌히 한 테이블을 맡기기로 했습니다. JH씨가 룰 파악을 워낙 잘 하시고, 심지어 전날 룰북도 한 번 읽고 오셨다고 하셔서 게임 진행에는 별 무리가 없어보였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3분이 모두 처음하시는 분이다보니까, 테라포밍 마스만 거의 4시간을 돌리셨다고 하네요. 보통 처음하는 사람들하고 같이하면 남들 룰 챙겨주느라 본인 플레이를 하기가 어려운데, JH씨는 멀티 태스킹이 잘 되시는지 어워드 2개, 마일스톤 2개를 혼자 차지하고는 나머지 세분을 압도하고 게임을 끝내셨다고 하네요.

사실 처음하는 사람들이 적응하기 쉽도록 보통은 드래프트 룰을 빼고 하는데, 그 경우는 숙련자가 느끼기에 카드운빨 게임이 되어버려서 재미가 없어지기도 합니다. 처음 하시는 분들이 드래프트 룰까지 포함되어서 좀 지치셨을 것 같긴한데 그래도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재밌게 하셨다고 하니 다행이네요.

2. 가이아 프로젝트(IE, DH, WS, TW)

오늘의 메인 게임은 가이아 프로젝트였습니다. 슬슬 가이아도 테라포밍 마스만큼 잘 퍼지고 있어서 조만간 룰 설명없이 돌릴 수 있을듯합니다. 그래도 가이아는 룰이 너무 많기 때문에 제가 설명하면서 플레이하고 3분을 더 포함시켜서 4인플을 하려고 했었는데, 어려운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룰 설명만하고 몇 턴 지나가는 것을 지켜봤었는데 다행히 전략 게임을 꽤 많이들 해보셔서 룰 마스터 없이도 잘 하고 계시더라구요. 항상 전략 게임 돌릴 때는 최소한 1명이라도 그 게임 경험이 있는 사람을 포함시켜서 테이블을 짜려고 노력했는데, 첫플인 사람 4분이 가이아를 알아서 돌리시는걸 보니 엄청 뿌듯했습니다.

게임은 연합을 잘 만들어서 점수를 많이 버신 IE씨가 승리를 하시는듯했으나, 게임종료 목표가 연합을 구성하는 건물갯수 + 위성갯수로 나와서 광산을 마구잡이로 늘리고 그걸 위성으로 연결해서 게임 종료 목표에서 1등을 차지하신 WS씨가 게임을 승리하셨다고 하네요.

3. 시퀀스(JA, AR, HW, SJH)

원래는 가이아를 하려고 했으나 퇴짜를 맞아서(...) 방황 중이었는데 다행히 저를 불쌍히 여기신 JA씨가 자기 테이블이 끼워주셔서 같이 플레이를 했습니다. 전에 한 번 해본적이 있어서 룰 설명 안 듣고 당당하게 참여했는데, 제가 룰을 읽은 게임이 아니라서 그런지 기억이 전혀 안나더라구요. 그래도 JA씨가 금방 다시 알려주셨는데 저희팀은 손발이 전혀 안 맞아서 서로 엉뚱한 곳에만 마커를 놓고 반면 JA씨 팀은 저희 요충지의 돌들을 잘 빼가셔서 플레이가 어려웠습니다. 결국 조커 카드를 잘 활용한 JA씨 팀이 손쉽게 승리를 하셨네요.

4. 포 세일(SJ, HW, S)

오늘은 룰 마스터가 많이 계셔서 여기 저기서 작은 테이블들이 많이 플레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SJ씨와 S씨와 함께 3인플을 했는데 최근에 산 포 세일을 먼저 꺼냈습니다. 포 세일은 SJ씨가 알려주셔서 재밌게 했던 란드운터와 비슷한 방식의 게임인데, 란드운터가 인원이 늘어나면 라운드가 많아져서 조금 늘어지는 반면에 포 세일은 10분 안에 짧게 끝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게임입니다. 저와 S씨는 초반에 무리한 부동산 투자로 자금은 다 날려 먹고, SJ씨만 여유 있게 쌓아 놓은 현금으로 좋은 집들을 다 쓸어 버리셔서 첫 게임에서는 SJ씨가 여유 있게 승리를 했습니다. 금방 끝나서 또 한판을 했는데, 이제 다들 게임 방법을 알아서 눈치 싸움이 엄청 치열해 지더라구요. 엄청 낮은 숫자를 가지고도 좋은 현금 카드를 가져가기도 하고, 이길거라고 생각하고 낸 높은 숫자가 더 높은 숫자에 밟히기도 했습니다. 2번째 게임에서는 정신을 좀 차리고 부동산 카드 카운팅을 해서 간신히 승리를 했네요.

5. 모던 아트(SJ, HW, S, RE)

SJ씨가 무려 한국에서 공수해온 피아판 모던아트를 가지고 오셔서 플레이 해봤습니다. 말로만 듣던 피아판으로 처음 해봤는데 망치와 이젤은 정말 예술이더라구요. 한국화에 대해서 잘 모르긴 하지만 그래도 한국인이니 한국화를 가지고 플레이를 했습니다. 처음하시는 분이 2분이나 계셔서 좀 등쳐먹어 보려고(...) 고정가격 경매에서 비싸게 불렀더니 바로 옆에 계시던 SJ씨가 바로 퇴짜를 놓으시더라구요. 다른 두분은 SJ씨의 말을 듣고 비싸다고 생각해서 아무도 안 사셔서 제가 피눈물을 머금고 도로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S씨는 다른분들이 내지 않는 카드를 혼자 내시고 본인이 사시면서 본인만의 길을 걸으시고, RE씨는 의외로 설득이 잘 되서 저랑 SJ씨가 RE씨를 서로 자기 편으로 만들려고 치열하게 설득 작전을 펼쳤습니다. 문제는... 몇 번 경매에서 가격을 올려놓고 빠졌더니 RE씨가 저를 더 이상 믿지를 않으시더라구요 ㅠㅠ 원래 경매가 그렇게 하라고 만든건데...

1라운드부터 4명의 작가 작품이 4장씩이나 나오는 난장판이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다음 라운드부터는 다들 카드수가 적어서 돈 되는 것만 팔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기존에 잘 팔리던 작가들의 작품만 값어치가 천정부지로 솟아올랐습니다. 그런데 3라운드에 그 잘팔리던 작가의 작품이 히든 경매로 2장이 나왔습니다.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 저와 SJ씨가 무려 동점! 다행히 제가 우선 순위라서 두 장을 모두 사다가 떼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난하게 이기는 줄 알았는데, 마지막 4 라운드에 S씨가 먼저 가보셔야 한다고 해서 대타로 룰을 모르는 DE씨가 들어오셨습니다. 문제는 DE씨는 게임을 처음 해 보셔서 그림의 가치를 잘 판단을 하질 못하시더라구요. 그래서 SJ씨의 그림을 터무니 없이 비싼값에 사셔서 SJ씨가 역전 우승을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이쪽 저쪽 휩쓸리는 줄 알았던 RE씨가 저보다 돈을 더 많이 버셨더라구요. 그림들을 약간 비싼값에 사긴 하셨지만 그래도 그림을 꾸준히 모으고 팔아서 돈을 벌었던 것 같네요.

아쉽지만 돈에 너무 집중하는 바람에 그림은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는데, 다음에는 그림의 값어치 말고 그림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열심히 홍보해서 그림을 팔아봐야겠습니다.

6. 다른 테이블

오늘도 DE씨가 여러 테이블을 돌면서 대활약을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DE씨의 최애게임 중 하나인 오부족을 하셨는데 처음 해 본 나머지 두 분도 좋아하셨다고 하네요. 그리고 요즘 계속 밀고 계시는 더 크루를 다른 5인파티에 설명해 드리고는 본인은 뒤에서 빠져서 지켜만 보셨는데, 같이 게임을 못하고 계셔서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저도 종종 게임을 설명만하고 빠져서 못하고 있긴 하지만, 룰마스터들이 즐거워야 모임이 오래 유지가 될 수 있으니 룰마스터들도 게임에 같이 참여를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인원 제한 모임이 제 생각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진행이 되서 아쉬웠는데, 한 번 해봤으니 이제 운영 방향을 좀 더 고민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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