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시장 확대에 대한 제 생각

야리꿀라

2,446

2015-8-28 오후 4:35

블로그 방문

팔로우

BEST

쪽지발송

내용 댓글13

그냥 성취감 팟캐스트를 듣다 문득 생각나는 걸 적어봅니다.

제가 들은 성취감 팟캐스트에 탁상예능(trpg 팟캐스트)출연진 분들이 나와서 반갑게 들었는데

내용을 들어보니 "보드게임과 trpg중 누가 더 마이너한가" 하는 씁쓸한 주제에 대해 다루고 있었습니다.

듣고 나서 생각하니 난 보드게임은 하고 있는데 왜 trpg는 하고 있지 않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보드게임에 입문해야겠다를 결심하고 나서 산 보드게임이 그렇게 복잡하다던 로빈슨 크루소인데

trpg중엔 분명 로빈슨보다도 쉬운 룰북도 있을 텐데..왜 이런 심리적 거리감이 있을까 하는 생각..

결론부터 말하지면 시작 비용의 문제일 것 같습니다.

룰의 복잡함..약 10만원의 거금이 든 로빈슨보다 시작 비용이 높을까..하시겠지만

주관적일지 몰라도 trpg의 시작 비용은 보드게임보다 크다고 생각합니다.

trpg의 마스터는 trpg팀이 할 게임의 규칙을 세세하게 외워야 할 뿐만 아니라

매 번의 세션마다 그 날 플레이에 필요한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합니다.

제가 느끼기엔 trpg의 방대한 규칙보다도 이런 점이 trpg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더

부담을 주는 것 같습니다.규칙이야 내가 노력해서 몇주가 걸리든 몇달이 걸리든 외우겠지만

이야기를 준비하는 것..게다가 그 이야기가 내가 준비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에도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경험의 축적치에서 우러나오는 것일 테니까요.

trpg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했지만 보드게임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보드게임 카페에서 접하는 보드게임은 한정되어 있고 설령 용기를 내더라도

지출의 문제와 인원과 적성..여러가지 문제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대중적 인지도"입니다.

지니어스 같은 방송이 보드게임화되고 일반인들의 포스팅도 올라오거나 하지만

방송내에서 직접 보드게임을 언급하지는 않으므로 실제적인 대중화와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또한 나이대별로 보드게임을 전파하는 방식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장년층의 SNS 사용률이 급증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큰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 새로운 것을 배우기 쉽지 않은 부분도 있고 건강의 문제로 야외활동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으므로 장년층에 대한 보드게임 전파는 가족들의 노력에 책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몇가지 사족을 붙이면 보드게임이라는 취미 자체가 언제나 새로운 게임을 배우는 측면이 있고

건강 문제는 사실 야외활동이외에도 치매예방이나 지적능력 감퇴를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나이가 들면 뇌세포의 숫자는 줄어들지만 꾸준히 뇌를 사용하면 실질적인 뉴런과 뉴런의 연결(시냅스)의 수는 줄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비교적 젊은 사람들에게 보드게임을 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시는 분은 아실 텐데 현재 유튜브의 구독자 1위를 기록하는 계정이 퓨디파이라는 방송인이 있습니다.(유튜브 조회수 1위의 동영상은 강남스타일)

우리나라의 대정령이나 대도서관같이 게임방송을 주로 하는 사람인데 현재 4000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이사람을 구독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 이외에도 게임 방송을 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하는 게임"이 "보는 게임"으로 바뀌었다는 겁니다.

과거보다 비디오 게임의 그래픽과 서사적인 스토리의 질적인 향상이 많이 이루어지면서 게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지요.

(보는 게임 시대가 도래해서 게임 제작사와 게임 방송인과의 저작권 마찰도 많은 걸로 압니다)

그렇다면 보드게임은 "보는 게임"이 될 수 없는 걸까요? 글쎄요, 테이블탑이라는 유튜브 방송은 어떨까요?

테이블탑은 geek&sundry라는 계정에서 진행하는 여러 "geek"한 방송 포맷 중 하나인데 대략 50만~100만 전후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꽤 높은 조회수이긴 하지만 다른 게임 방송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칩니다. 왜 그럴까요?

테이블탑에는 유명한 방송인도 나오고 룰 설명이 복잡해질 것을 우려해서 룰 설명은 그때그때 하고

게임외에 방송인의 표정이나 소감도 편집해 주는 등 대중적인 포맷을 가지고 있는데 말이죠..

문제는 보드게임이 뚜렷한 언어적인 장벽을 가진 매체라는 점입니다.

보드게임은 확실히 시각 매체입니다.만지거나 종을 치거나 뭣을 해도 눈을 감고는 할 수 없는게 보드게임입니다.

하지만 시각 매체라고 해서 보드게임이 비디오게임과 같은 성질의 시각매체는 아닙니다.

퓨디파이를 보는 비영어권 사람들은 퓨디파이의 표정,퓨디파이의 게임상의 행동,게임 자체의 그래픽등을 즐길 수 있지만

테이블탑을 보는 비영어권 사람들은 단순히 말하면 유명인들이 종이를 붙잡고 서로 웃고 떠드는 것 밖에 못 되는 것입니다.

시각 매체이기 앞서 언어적 장벽을 극복하지 못하면 재미가 없기 때문에 번역되지 않은 보드게임 동영상은 외면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타인에게 얼굴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룰 설명이외에 다른 동영상을 찍지 않으려는 것도 문제 중 하나고요..

동영상이 언어적,사회적 장벽에 막힌다면 다른 매체는 없을까.. 있습니다. 바로 "웹툰"이 그겁니다.

전 네이버 베도나 다음에 정식 연재되는 TRPG만화를 몇번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보드게임을 다룬 웹툰은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만화가를 꿈꾸는 사람이기 때문에 만화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하는데 성급한 결론일지 몰라도 웹툰과 보드게임은 천상궁합입니다.

만화이론가 스콧 맥클라우드의 의한 만화의 정의는 "의도된 순서대로 병렬된 그림 및 기타 형상들" 입니다.

만화는 그야말로 시각에만 모든 것을 의존합니다. 소리,시간의 흐름,감정,촉각..등등의 모든 표현이 시각으로 이루어집니다.

보드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보드게임 중 일부가 움직이는 완구나 소리를 포함하지만 웹툰또한 BGM,효과음 등이 있습니다.

게다가 동영상에서 겪는 사회적 장벽이나 카메라 장비 등등의 문제 또한 만화에선 해결될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것과 만화에서 사용되는 만화의 문법(=연출)을 모르면 만들기 쉽지 않다는게 문제점입니다.

마지막 매체는 사실 보드게임을 소개하는 매체가 아니라 보드게임이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바로 모바일 게임 시장입니다.

보드게임들의 판매량을 찾아봤는데 카탄의 개척자는 1300만 카피, 아그리콜라는 첫해에 5000카피 다음해엔 50000카피를 팔았다니까 대략 50~80만 카피 사이로 추정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보드게임의 난이도에 따라 보드게임 판매량이 들쭉날쭉한 게 보통입니다.

또 인터넷에서만 찾아본 자료이지만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가 9조 7000억에 달하는 데 비해 국내 보드게임 시장규모는 3000억, 북미 보드게임 시장규모가 1조 9000억, 유럽 시장이 1조 8500억 정도로 전세계 보드게임 시장 추산치는 10조 정도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랑 비슷한 수준입니다.

전 보드게임이 온라인 게임보다 못하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작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온라인 게임보다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작을 수 밖에 없습니다. 보드게임의 접근성을 낮추는 근본적인 요인은 보드게임을 가지지 않으면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개발되는 모든 컨텐츠는 기기를 소유함으로서 해결되지만 보드게임은 보드게임 하나를 위해서 투자해야 하는 돈이 너무 많습니다.

유명한 아그리콜라도 안드로이드 버전이 없습니다.아이폰보다 개발 비용이 많이 든다는 건 알지만 개발 비용의 부족함으로 출시하지 못하는 현실부터가 보드게임 시장 확대의 필요성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보드게임 시장의 확대..보드게이머 분들이라면 전부 한번쯤 생각해보셨을 문제지만 제가 느끼는 주관적 기준이 따라 저의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보드게임 시장에 대한 생각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

팔로우

피드

저장

야리꿀라

님에게 댓글 작성

댓글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