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16] 머더 미스테리 "몇 번이고 푸른 달에 불을 붙였다" 모임 후기

KIMK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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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18 오전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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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보드게임 "우리들의 여름방학"의 원 퍼블리셔인 일본의 cosaic사와 일본의 유명 메이커 서클 "Group SNE" 공동 출판의 머더 미스테리(크라임씬) "몇 번이고 푸른 달에 불을 붙였다" 테스트 플레이를 위해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저는 번역을 했기 때문에 사건의 모든 진상을 알고 있어 참여할 수 없었기에 마스터 역할을 해야만 했지요.

물론 해당 게임은 마스터가 존재할 이유는 없습니다. 참가자 중 아무나 시간을 재고 마스터 역할을 하면 되는 게임이에요.

아무튼 머더 미스테리 시작 시간보다 먼저 도착해서 준비하고 있는 것이 인지상정(정작 게임은 제가 가지고 있지 않지만)인지라 미리 가서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빌리저 1인플하다가 중도 포기

솔직히 관심도 없던 게임인데, 수학쌤이셨나 재미있다는 댓글을 보고 구매했는데...

생각보다 규칙 읽어볼 것이 많고 챙겨야할 것도 많았습니다.

저는 더 심플하고 단순한 게임으로 생각했거든요.

단 번에 익숙해지기는 까다로운 게임이었는데, 첫 플레이에 바로 1인플로 백작부인까지 챙기려니 너무 흐름도 끊기고 할 것이 많아, 늘어지는 것 같아서 중간에 그냥 접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해보는 걸로.

마메이 2인플 1회(Yun)

머더 미스테리에 참여하시는 Yun님께서 빨리 오셨기 때문에, 부랴부랴 2인플 게임을 찾던 중, 제가 당시 가장 설명하기 쉬웠던 마메이를 돌렸습니다.

두 잇! 2인플 1회(Yun)

마메이는 좋은 게임인데, 아무래도 금방 끝납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다음 게임을 찾아야 했고, 두 잇!이 생각나서(사실 하나미코지를 하려고 했지만 못 찾아서) 돌려봅니다.

두 잇!은 분명 장점도 가지고 있지만, 저에게는 단점이 너무 잘 보입니다.

제가 너무 깐깐한 것도 있고 눈이 높은 것도 있지만...(전 장르 별로 서로 다른 기준으로 평가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잇!은 좀 아쉬워요)

물론 애초에 두 잇!이 가진 포지셔닝을 생각하면 좋은 게임으로 평가할 요소는 있습니다.

더 블러디 인 2인플 1회(Yun)

두 잇!도 사실 엄청 빨리 끝나는 게임이기 때문에 후딱 다른 게임을 찾아야 했는데, 규칙을 설명할 수 있는 게임이 딱히 눈에 띄지 않아서 그냥 최애겜 더 블러디 인을 들이밉니다. 안 해보셨다기에.

죽이고 묻고 동전 뺐고. 너무 재밌어요.

게임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머더 미스테리의 또다른 참가자 두섭님이 오셨습니다.

더 블러디 인을 마치고, 슬슬 자기 소개를 할까 말까 하던 찰나에 속속 머더 미스테리의 참가자 분들이 모두 모이시는 상황이 되어서 차질 없이 제시간에 머더 미스테리 "몇 번이고 푸른 달에 불을 붙였다"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카드 뒷면은 번역 작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전 설명이 필수!

게임 하면서도 잊어버리셨다면 계속 설명.

위에도 말씀드렸지만 원래 마스터가 필요없는 게임인데, 언어 요소 때문에 제가 그런 역할을 하게 되었네요.

규칙 자체는 JTBC의 "크라임씬"의 그것과 거의 완벽하게 일치하여, 진행자체는 쉽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일은 없습니다.

몇 번이고 푸른 달에 불을 붙였다

6인플 룰 설명만 1회(라오, 부르심, Yun, 육근환, 윤두섭, 김경민)

"몇 번이고 푸른 달에 불을 붙였다"는 cosaic & Group SNE의 머더 미스테리 시리즈 그 두 번째 작품(첫 번째 작품은 "구두룡관의 살인")으로 최대 7인까지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6인으로 플레이한 이유는 캐릭터 하나가 게임 진행에 있어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역할(아예 시작부터 해당 캐릭터는 범인이 절대 아니라고 설정된 상태)이라 오히려 게임성을 해칠 위험이 있어 보여서 제외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롤 플레잉 게임이고, 추리 게임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방 탈출 게임과 같은 요소도 있습니다.

스토리는, 이탈리아 마피아 가문의 이야기로, 저택에서 살해 당한 보스를 죽인 범인을 찾는 내용입니다.

보스의 남동생 "브라더"역에 라오님, 보스의 아내 "미세스"역에 부르심님, 조직의 2인자 "카포"역에 Yun님, 보스의 애인이라는 소문이 있는 "오라클"역에 김경민님, 보스의 시체가 있던 장소에 묶여있던 "로프맨"역에 윤두섭님, 최근 가문에 모습을 자주 보이는 매춘부 "레이디"역에 "육근환님을 미리 배정해 둔 상태였습니다.

본 게임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연기와 몰입이 필요하기 때문에 게임 시작 일주일 전에 해당 인물에 대한 설정집 등 관련 자료를 미리 보낸 상태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물론 규칙서에는 20분 간 자기 캐릭터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시간을 갖도록 되어있긴 합니다.

각 캐릭터마다 초기 소지품 카드를 갖고 시작하며, 카드를 이용해 캐릭터의 방이나 사건이 일어난 공간, 그리고 목격자들을 구성하게 됩니다.

적당히 공간을 나누어서 1층과 관련된 카드는 가상의 1층을 만들어 한 곳에 정렬시켜놓고, 2층과 관련된 카드는 1층과 분리하여 따로 정렬해 놓는 등 저택 내부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단서 카드는 조사 토큰을 소모하여 획득할 수 있는데, 원래 자리에 돌려놔야 하는 카드도 있고(보스의 시체라던가) 특정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열어볼 수 없는 카드도 있습니다.

또한 범인이 자기 방에 있는 불리한 증거를 없애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하여, 각 캐릭터는 자신의 방(또는 자기와 관련된 단서)을 조사할 수 없습니다.

한 번의 조사 페이즈(1), 그리고 1차 추리 페이즈, 다시 또 한 번의 조사 페이지(2), 그리고 최종 공유 페이즈, 투표 페이즈, 엔딩 페이즈를 진행하여 사건을 마무리합니다.

게임은 보스를 죽인 범인을 찾는 것이지만, 각 캐릭터의 목적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각자의 득점 계산법도 다릅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범인을 찾는 것이 전부가 아닌, 가장 많은 점수를 얻어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기존 추리 게임이나 크라임씬의 상식과는 다른 플레이를 해야할 지도 모릅니다.

플레이 타임은 2시간 정도 되는데, 해당 게임을 번역하면서, 지금까지 한국에서 출판되었거나 공개되었던 여타 머더 미스테리, 또는 크라임씬류 보드게임과는 차원이 다른 탄탄한 스토리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는데, 참여해 주신 분들 모두 만족하신 것 같았습니다.

이런 게임의 단점은 아무래도 1회성 게임이라는 것이겠죠. 그리고 가격도요.

하지만 뭐 오프라인으로 방탈출이나 크라임씬도 1회성이고 또 이를 하려면 1인당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그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나라 기준으로 "몇 번이고 푸른 달에 불을 붙였다"라는 게임 자체의 가격은 좀 나가는 편입니다만)

머더 미스테리 첫 번째 작품인 "구두룡관의 살인"을 사람을 모아서 진행하는 것은 특별히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데, 어쩌면 진행을 고려해봐야할지도 모르겠네요. 문제는 구두룡관의 살인은 "몇 번이고 푸른 달에 불을 붙였다"보다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리고 크툴루 테마의 스토리가 약간 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서...

※혹시 참여를 원하시면 댓글, 쪽지, 메일 등으로 개인적으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화이트 잭 3인플 1회(라오, 허리)

부산의 아마추어 보드게임 작가 "월풍"님의 병맛돋는 카드 게임입니다.

블랙 잭을 꼬아놓은 게임으로 숫자 21을 이용하는 것은 맞는데, 계속해서 버스터를 유발하여 서로 누가누가 벌점을 먹고 먹이나를 겨루는 게임입니다. 물론 벌점을 가장 적게 먹어야 이길 수 있지만요.

특수 카드도 존재하고, 카드 배치 규칙도 약간 낯설 수 있어서 적응하기 좀 힘들 수 있지만, 이상한 중독성이 있는 게임입니다.

플립 시티 3인플 1회(라오, 허리)

플립 시티! 배송료 무료를 위해서 항상 고려하고 있던 1순위에 꼽히던 게임입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구매하진 않았지요.

미니빌과 유사한 느낌인데, 미니빌이 주사위와 엔진 빌딩으로 게임이 진행된다면, 플립 시티는 덱 빌딩으로 진행됩니다.

기본적으로 덱 빌딩을 좋아하시면 금방 적응하고 즐길 수 있을 것이에요.

영문이 거슬리긴 하는데 그리 어려운 문장은 아니어서 좋았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괜찮은 게임이었는데, 이미 하트 오브 크라운이 있다보니, 플립 시티까지 있을 필요가 있나 싶긴 하지만, 훨씬 미니멀하고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덱 빌딩이라는 것에서는 충분히 구매해봄직하지 않나 싶습니다.

확장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기본판만으로 충분하다는 느낌이 있어서, 왠지 확장이 끼면 쓸데없이 복잡해지지 않나 싶은 우려가 있습니다.

여기서 더 복잡해진다면 굳이 플립 시티를 할 이유는 없을 것 같거든요.

테피스트리 3인플 1회(라오, 허리)

생각보다 좋지 못한 평가를 받는 테피스트리입니다.

구성물 퀄리티만큼은 압도적입니다만, 게임에 비해서 너무 과하다는 평이더군요. 실제로도 그런 것 같습니다.

스톤 마이어 게임은 다른 건 몰라도 퀄리티는 일단 믿고 들어갈만한 것 같습니다. 윙스팬도 그렇고.

어쨌든 게임은, 들었던 것보다는 꽤 괜찮은 게임이었습니다.

타일 배치하는 요소도 있고, 개인판에 테트리스하는 맛도 있고.

좀 단조롭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적어도 윙스팬보다는 훨씬 나았습니다.

일부러 전투 테크를 타봤는데, 생각보다 전투 테크가 상호작용이 그다지 크지도 않고 빵빵 터지는 맛도 없어서 좀 밋밋하더군요.

게임 자체가 뭐 그냥 소소하게 혼자 노는 느낌이 있습니다.

기술 테크나 테피스트리 테크가 뭔가 군사나 탐험 테크보다는 조금 더 효율적인 것 같기도 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게임적으로 윙스팬보다 괜찮은 영업용 게임이라 저는 일반인분들에게 테피스트리를 보여주고 싶은데 테마가 문명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게 함정이랄까, 그리고 솔직히 여러 번은 못할 것 같은 게임이었습니다.

구성물도 좋고 이뻐서 그냥 집에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치는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윙스팬을 샀을 때 가격을 생각하면... 그 가격이면 차라리 테피스트리를 샀을 텐데(저는 테피스트리를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가능만 하다면 윙스팬을 테피스트리로 교환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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