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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산드라님, 제가 이만큼 일을 했습니다. - 칸반
개굴이 | 조회수 2197 | 추천 11 | 작성 IP: 121.169.***.*** | 등록일 2020-02-13 15:43:18
내용 댓글 26

칸반: 오토모티브 레볼루션 드라이버 에디션

칸반 EV

0. Kanban

칸반(看板)시스템이란 예전에 도요타의 생산 시스템에 포함되었던 서브 시스템 중 하나입니다.

낭비적인 요소를 철저하게 배제하기위해 생산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칸반'이라는 카드를 사용하게 되는데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A라는 제품을 생산하는데 a라는 부품이 필요하다면, 하부공정에서 a부품을 모두 사용했을 때 다시 상부에 필요한만큼의 a부품을 요청한다...는 이미지입니다. 

이로인해 상부와 하부 공정에서 모두 칸반카드를 사용하여 수요량을 정확히 파악함에 따라 과잉생산/과잉재고 등을 억제하는 시스템입죠.

 

2014년, 비딸 라세다는 이 칸반시스템을 테마로 한 보드게임인 칸반을 출시합니다.

이 Kanban-automotive Revolution을 제작사인 스트롱혿드 사에서 재판한 것이 Kanban-Driver's Edition이고,

그 이후 비딸 라세다의 작품을 맡고 있는 이글 그리폰 게임즈에서 올해 다시 재판하는 것이 바로 Kanban EV이죠.

 

곧 칸반 EV의 한국 예약판매가 시작됩니다. 이쯤되면 질러야죠. 지름신을요. 다들 장작들 준비하셨나요? 불은 제가 붙이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근 1년만에 쓰는 리뷰, 칸반입니다.

 


▲EGG 판매, 비딸 라세다 제작, 이안 오툴 아트웍. 그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삼총사가 기존의 명작을 다시 출시합니다.

 

1. 게임의 소개

칸반을 한 마디로 규정하자면, AP 시스템을 도입한 일꾼놓기 전략게임 입니다.

 


▲칸반EV 의 게임보드. 가운데 노란색 세로 라인에 보이는 하늘색 영역 내부의 흰색 원형공간이 여러분들의 일꾼이 놓일 공간입니다. 

 

보드 위에 자동차 생산, 시험주행, 설계도, 부품발주, 회의 다섯개의 영역이 있고, 각 영역은 두 개씩의 칸이 할당이 되어있지요.

즉 이 열 개의 구역을 왔다갔다 하면서 구역에 따른 행동을 하고, 몇 번의 주간업무 보고와 회의가 성사되면 게임이 끝나게 되며, 그 시점에 가장 높은 업무성과를 낸 플레이어가 승리하게 됩니다.

좀 더 디테일하게 흐름을 짚어볼까요?

 

아그리콜라로 대표되는 일반적인 일꾼놓기 게임이 <일꾼을 놓음과 동시에 액션을 수행>하는 것 과는 달리, 칸반은 <일꾼을 놓는 단계>와 <액션을 하는 단계> 가 구분됩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최근작인 온 마스에서도 잘 드러나는데요, 일꾼 놓기 단계가 되는 시점에 전 턴의 결과로 이미 저 열개의 칸에 플레이어들의 일꾼 4개가 놓여있는 상황일겁니다.

이 상황에서 위에서부터 차례로 다음번 액션할 장소로 이동, 이동, 이동, 이동한 후 마지막으로 관리감독관인 산드라 미플까지 이동.

그 이후 다시 위에서부터 액션, 액션, 액션, 액션, 액션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구조는 칸반만의 꽤 독특한 눈치싸움을 유발합니다. 바로 액션의 순서, 효율 등에 의해서요.

위 보드를 보시면 한 액션에 두개의 칸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역시 위에서부터 차례로 수행하게 됩니다.

즉 똑같이 자동차 생산 공장에 일꾼을 배치시켜도 위에 배치한 플레이어가 먼저 액션을 수행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되죠.

물론 아래쪽의 플레이어는 위쪽의 플레이어보다 AP에서 이득을 줍니다. 대부분 먼저하는 플레이어는 2AP, 나중에 하는 플레이어는 3AP를 제공하죠.

 

최근의 많은 게임이 풍부한 액션칸으로 "우리 유저 하고싶은거 다 해~~" 라는 느낌의 운영을 제공한다면, 칸반은 그 반대에요. 액션이 다섯개밖에 없기 떄문입니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칸반은 게임 내내 다른 사람들하고 복작복작 부딪히는 강한 인터액션을 겪게 됩니다.

 

페페짤 이미지 검색결과
 ◀본인 지금 시험주행 액션칸에서 날아오르는 상상함.

예를들어 내가 이번에 시험주행 액션칸에 볼일이 있다고 하죠. 한 3AP 정도면 자동차를 사고, 사고, 실험까지 해서 아주 효율좋게 플레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당하게 3AP 시험주행 칸에 뙇 하고 미플을 놓죠.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요?

 


◀하지만 어림도 없지!

네. 누군가 2AP 시험주행칸에 쏠랑 들어와서 자동차를 사고 사버립니다.

저에게 남은건 의미없는 개발, 인증, 인증 3액션....휴우...ㅜㅜ

 

어쩔 수 없습니다. 워낙에 액션칸이 적거든요. 같은 일꾼놓기 게임인 갤러리스트가 8개 액션, 비뉴스가 7~8개 액션칸임에 비하면 이는 극도로 적은 양이에요. 어지간한 게임들과 비교해봐도 그렇고요.

더불어 산드라 라는 미플이 플레이어들처럼 액션구역을 돌아다니면서 기준에 따른 승점을 부여하거나 감소시키는 시스템이 있는데,

산드라 역시 엄연히 한 개의 칸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산드라 때문에 하고싶은 액션을 못하는 경우]나, [산드라로 승점먹으려고 하는데 칸이 없어서 산드라가 못들어오는 경우] 등

칸반은 액션칸의 운영에 굉장한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게 칸반의 가장 큰 특징이에요. 

 

나머지는 아래에서 이야기 해 볼까요?

 

2. 게임의 장단점


▲턴순서를 지배하는 자가 게임을 지배합니다.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산드라 미플을 얼마나 잘 이용하는지에서 숙련도가 갈리죠.

 

이 게임의 장점이자 단점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액션칸이 적다는 점입니다. 이로인해 게임의 밀도가 굉장히 높아요. 

예를들어 뭐가 있을 까요... 흔히들 말하는 "선택지가 많은" 샌드박스형 게임의 경우 밀도가 낮습니다. 뭐 그런거 있잖아요 액션칸이 30개씩 되는...

이런 게임들에서 추구하는 바는 명약관화합니다. "여러가지 승점루트를 주고, A플랜이 안되면 B플랜으로, 그게 안되면 C플랜으로. 하고싶은거 다 해보세요" 라는 경험이죠.

칸반은 정확하게 그 반대에요. 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 적습니다. 플레이어들이 해야 하는 것도 똑같고요. 

 

비딸 라세다의 게임이 이런 경향이 좀 있습니다. 비뉴스가 그렇고, 갤러리스트가 그렇고, 리스보아가 그렇죠. 물론 뒤쪽으로 올 수록 괴랄한 전략도 존재하긴 합니다만.

플레이어들은 특정한 골을 달성하기 위해 A, B, C의 루트를 선택할 수 있지만 그 루트들에 있어 차이점이란 효율성의 차이 정도일 뿐 결국 플레이어들이 하는 행동은 대동소이하거든요.

 - 약간 이야기를 새어나가자면 이스케이프 플랜은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특정한 골을 달성하기 위해 루트는 A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고 플레이어들은 A 루트를 어떻게 한 단계라도 줄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죠.

아무튼, 칸반은 이러한 비딸 스타일의 정점에 서있습니다. 남들의 개인판을 딱 보면 쟤가 지금 뭘 할지, 뭘 할 수 있는지가 직관적으로 보여요.

그러니까 내가 액션을 하는데 저녀석의 플레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죠. 그러다가 남들한테 차 두 대 떼이고 잉잉 우는 경우 허다합니다. 심지어 산드라한테 밀려서 못들어가면 진짜 슬프거든요.

 

이러한 게임 스타일은 누군가에겐 극도의 피로감을 선사합니다. 인터액션이 강한 게임을 싫어하는 플레이어에게 칸반은 쥐약이에요. 

분명 내가 하고싶은 액션이 있는데 저 사람때문에 그 액션을 할 수가 없다.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 받으시는 분들 계시잖아요. 이런부분은 단점이 됩니다.

 

저같은 경우는 반대에요. 저는 오히려 선택지가 많은 게임을 싫어합니다. 상대의 플레이가 예측이 안되거든요.

저같은 플레이어에게 칸반은 축복입니다. 상대의 선택지가 눈에 보이고, 내가 해야 할 일도 눈에 보여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미묘한 턴오더 조절 및 산드라 컨트롤로 얽힌 실타래를 풀듯이 게임을 운영해나가야하거든요.

예를들어 내가 다음턴 쯤에 필요한 액션이 있다면, 이번턴은 다음턴 액션선택 순서에서 선을 잡을 수 있도록 앞쪽 액션을 선택하는 편이 좋습니다.

반대로 다른사람들이 뭘 하는지 보고 결정하고 싶다면? 턴오더를 뒤로 잡고 남들 뒤에 선택을 해야죠.

  - 앞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모든 칸을 다 이용할 수 있는 조커 액션칸이 맨 뒤입니다....즉 맨 뒤에 있으면 이번턴에서 남들 하는 거 보고 이득을 챙기고, 다음턴 선으로 이득을 1+1.

개인적으론 이러한 부분은 칸반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압도적인 장점이라고 봅니다. 저는 이런 복작거림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The "화려" 그 자체.

 

EGG, 이안오툴의 상징과도 같은 게임 디자인은 보는 사람을 압도시킵니다.

구작은 몇몇 컴포들의 테마가 약간 어긋나는 느낌이 있었는데 신작으로 돌아오면서 좀 더 직관적으로 바뀌었어요. 

개인적으로는 회의에서 주제 참여권을 의자로 표현하는게 와닿지 않았는데 신작에서는 위 그림의 좌 상단의 말풍선모양 토큰으로 바뀌었습니다. 아 진짜 끼깔나지 않나요?

보드 디자인 자체도 구작에 비해 디자인적으로 보기 편하구요. 물론 여전히 복잡하긴 합니다만.

 

게임 규칙이 복잡한건 단점입니다. 특히나 연구개발 부분에서 업그레이드 한 디자인으로 점수를 배분하는게 복잡한 감이 다소 있어요. 저도 매번 설명할때마다 다시 한 번씩 확인해야 하는 수준입니다.

더불어 비딸 특유의 <액션의 선행조건>역시 건재해서 이걸 하려면 이걸 먼저 해야하고, 이렇게 플레이 자체의 폭을 좁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확실히 요즘 트렌드의 게임은 아니에요.

아, 그리고 액션칸의 빡빡함이 장점이라고 한 이야기는 반대로 인원이 적으면 그 장점이 극도로 빛을 바래게 됩니다. 2인 칸반이요? 차라리 다른걸 하세요.

초보자분들에게 먹힐만한 게임은 단언컨대 아니에요.


3. EV버전, 과연 구매해야 할까?

.

▲고속충전 확장. 각종 액션의 효율을 증대시켜 줍니다.

 

전에도 짧에 글을 올린적이 있는데, 일단 구판과 신판의 큰 차이점은 없습니다

디자인을 제외한 가장 큰 차이라면 역시 "고속충전"확장과 추가적인 종료점수계산 타일인데...

솔직히 말해 종료점수 계산 타일은 굳이 필요하다면 신작에 추가된 타일을 카드 형태로 제작해서 쓸 수 있습니다.

고속충전 확장은 저도 안해봐서 모르겠습니다만 규칙만 보면 추가적인 능력을 해방해주는 추가확장입니다. 사진의 5번 능력의 경우 조커 행동칸의 AP를 1/2에서 2/3으로 늘려주는 기능이네요.

...굳이 지금도 밸런스 좋은 상태인데 저걸 적용시킬지는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덜 빡빡해지고 개인별로 차별화 되는 부분이 생길테니 요즘게임의 테이스트가 가미되긴 하겠네요.

추가적인 규칙변경은 구판의 컴포변경 없이 유연하게 적용시킬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니 규칙상 차이는 이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구판의 보드. 신판 보드가 복잡할지언정 이걸 보고 저걸 다시 보면 "다시보니 선녀" 같지 않습니까?

 

디자인에 있어서는 당연한 말이지만 차이가 좀 많이 납니다. 

물론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 "굳이 이걸 이렇게?" 싶은 부분도 있고, 지나치게 세분화한 컴포도 분명 있어요.

대표적으로 부품컴포와 부품 진척도 컴포를 다른 모양으로 짰던데, 굳이 그럴 필요 있나 싶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색감이 화사해졌기도 하고... 의자, 책, 부품 등의 종이토큰이 질 좋은 목재 토큰으로 바뀌었는데 이게 또 쌈빡합니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도 있으니까요. 저는 디자인보고 들어가는 케이스입니다.

아, 다만 EGG 특유의 큰 박스 및 넓은 공간 요구는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4. 마치며

같은 환경에서 누가 더 효율적인 액션을 하느냐의 수싸움을 즐기는 전략 유저라면 놓쳐서는 안될 타이틀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칸반 재판만을 목 빼고 기다리던게 엊그제 같았는데, 이번엔 EV 발매만을 목 빼고 기다리는 형상이 되어있어요. 목이 길어져서 키가 2cm는 커진 듯 싶습니다.

더불어 코보게에서 모든 스트레치골 포함 이라는 발표도 했었죠? 미달성된 스트레치골은 단 하나뿐입니다. 이것도 곧 되지 않을까 싶고요.

 

개인적으로 칸반은 비딸 라세다 감각의 정수라고 생각합니다. 갤러리스트의 한정된 액션칸에서 남들보다 한발자국 앞서나가려고 복작복작 부비는 느낌이 좋다면 분명 칸반도 재밌을거에요.

개인적으로는 갤러리스트/리스보아와 더불어 칸반까지 세개가 비딸 라세다의 마스터피스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곧 칸반의 한글판 판매가 시작됩니다. 고민하고 매진된 후에는 늦습니다. 일단 지르고 환불을 고민하는거죠.

칸반 EV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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