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턴 (Boardton) - 보스턴 보드게임 모임 후기 #030

1,409 조회

2019.12.30 12:47

모임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Boardton/)에 올린 글입니다. 사진이 궁금하신분은 페이스북 페이지로 놀러 와주세요.

2019년 12월 28일 모임 후기

연말이라 오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예상과 달리 무려 16분이나 신청을 해주셨습니다. 문제는 평상시에 한 테이블씩 맡아서 게임 설명을 해주시던 분들이 이날따라 모두 빠지시는 바람에 어떻게 진행을 해야할지 좀 막막한 상태로 모임 장소로 향했습니다.

1. 다이아몬드 (HW, HL, YJ, DH, DY, MA)

역시나 제 시간에 모두가 모이는걸 기대하기는 무리인지라 먼저 모인 6명이서 다이아몬드를 플레이 했습니다. 전에 넣었던 하우스 룰인 5개 모이면 무조건 빨간 다이아로 바꾸는 룰로 진행을 했더니 모두가 눈에 불을 켜고 빨간 다이아 가져간 사람을 찾더군요. 처음에는 HL씨가 한국에서 같이 데리고 온 동생분이 제일 처음 빨간 다이아로 바꿔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반면에 금고 앞에만 다이아가 잔뜩 쌓이던 MA씨는 다이아가 많은 것처럼 보여서 초반에 다른분들이 훔쳐갈 때 제 1 타겟이 되었는데, 나중에는 금고 안이 텅텅비었다는 호소가 잘 먹혀서 앞에 아무리 쌓여도 잘 안 가져가시더라구요. 저는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트릭을 안 따는 전략으로 했는데, 가끔씩 손에 처리하지 못한 높은 카드가 있어서 고생을 좀 했습니다. 제가 높은 카드를 들고 비명을 지르니까 YJ씨가 엄청 좋아하시더라구요(...) 다행히 HL씨를 제외하고는 제 전략에 크게 신경을 안 쓰셔서 제가 높은 카드를 내도 더 높은걸로 트릭을 따 가셔서 한 라운드만 제외하고는 모두 트릭 안 따기에 성공을 했습니다.

문제는 오늘 처음 오신 DH씨가 제 왼쪽에 앉아 계셨는데 제가 트릭을 안 따려고 높은 카드를 다 넘겨서 그런지, 매 라운드마다 카드를 엄청 따셔서 승리를 하셨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가벼운 게임인데 인원이 많을 때 하기도 좋고 처음 접해보신 분들도 좋아해주셔서 재밌게 플레이 했네요.

2.다른 테이블

오늘은 설명할 사람이 거의 없어서 보드게임 설명 알바 위주로 진행 했습니다. 먼저 다이아몬드를 했던 파티에 란드운터를 설명해 드리고는 곧 다른 분들이 오실 것 같아서 저는 플레이는 하지 않고 빠졌습니다. 그리고 나니 곧 DE씨가 오셨는데, 평상시처럼 테라포밍 마스를 플레이 하고 싶다고 하셔서 전략 게임 4인팟을 만들었습니다. 먼저 YM씨가 보여서 테이블에 거의 강제로 앉혔습니다. YM씨는 테라포밍 마스를 가지고 계시지만 사실 그다지 즐기시지는 않는 것 같은데 그래도 몇 번 해본 경험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모셔왔네요. 그리고는 멀리 프로비던스에서 오신 SY씨도 같이 조인을 했습니다. 그리고 CW씨가 곧오신다고 하셔서 기다렸는데 조금 늦으셔서 어쩔 수 없이 먼저 설명을 시작했네요. 제 설명이 거의 끝나갈 무렵즈음에 CW씨가 오셨는데, 이제 3시쯤 오시기로 하셨던 후발대 분들이 오셔서 설명을 한 번 더하기는 힘들고, DE씨에게 나머지를 맡기고 빠졌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역시 유경험자셨던 YM씨가 압도적으로 1등을 하시고 DE씨는 다른 사람들 설명해주고 에러플 안하도록 신경 쓰느라 본인 플레이는 거의 못하셨다고 하네요. 어서 테라포밍 마스를 좀 더 여러명에게 가르쳐서 설명없이 각자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래봅니다.

3. 시크릿 히틀러 (TW, Jason, R, John, HL, DY, DH, DJ, MA, YJ)

저는 마피아 게임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데, 그나마 플레이 할 만한게 시크릿 히틀러고, 오늘 오는 인원도 많아서 가지고 가서 플레이를 했습니다. 저도 설명은 오늘 처음 해보는거라서 설명부터 좀 힘들었는데 다행히 룰은 간단해서 금방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10명이 다 차는 바람에 저는 진행으로 빠졌는데 해보니까 진행도 재밌더라구요. 초반에는 정보가 거의 없는 상황인데 이상하게 대통령과 수상이 모두 리버럴 진형에서 나오고 얼마 없는 리버럴 법안도 꼬박꼬박 나와서 쉽게 3개까지 입안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Jason이 대통령이 된 차례에서 DJ씨에게 수상을 주었는데 거기서 파시스트 법안이 처음으로 입법이 되었습니다. Jason은 DJ씨를 파시스트로 여기고 DH씨를 확인 했었는데 DH씨도 마침 파시스트로 판명이 났습니다. 그래서 파시스트가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TW씨가 대통령을 맡았는데 또 파시스트 법안이 입법되어 TW씨가 한 명을 더 확인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TW씨는 아까 확인 안한 DJ씨를 확인해봤는데, Jason의 확신과 달리 리버럴이었다고 하더라구요. TW씨의 말을 다들 믿었고, Jason도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DJ씨가 대통령이 되었는데 의외로 정부가 쉽게 승인이 된 후 파시스트 법안이 하나 더 입안되어 3개를 모두 채웠습니다. 이제부터 히틀러가 수상이 되면 바로 게임이 끝나는 상황에서 DJ씨가 이전에 대통령으로 리버럴 법안을 입법했던 HL씨를 특별 지목했습니다. HL씨는 아까 DJ씨의 리버럴을 확인해줬던 TW씨를 믿고 TW씨를 수상으로 지목했는데...

사실은 TW씨가 히틀러여서 게임이 바로 끝나버렸습니다. DJ씨는 Jason씨의 의심처럼 파시스트가 맞았는데 TW씨의 여론 몰이에 모두 넘어가서 DJ씨도 의심을 풀고 TW씨까지 credit을 얻어서 쉽게 수상 지목을 받게 되었네요. 저는 진행자라서 모든 상황을 다 알고보니까 엄청 꿀잼이었습니다.

4. 마헤 (Jason, John, Jessie, HW, R, TW, DJ)

시크릿 히틀러를 한 판 더 하면 좋았겠지만, 한 분이 추가로 오시는 바람에 다시 테이블을 나누고 한쪽에서는 HL씨 주도로 기즈모를 (모임에 처음 오신 MA씨가 게임 직접 사서 서로 대전을 했던 자매들을 물리치고 승리를 하셨다고 하네요) 돌리고 저는 7인플 마헤를 플레이 했습니다. R씨는 매번 21 대박을 노렸으나 항상 눈금 하나 차이로 탈락해서 뗏목으로 돌아오고, 인생은 한방이라던 Jessie도 알 카드를 하나도 못 모으자 급 소심해지셔서는 조금씩 움직이다가 등 뒤에 무려 5명이 올라타는 사태가 발생했네요. 중반 이후로는 Jason씨가 앞서 나가셨는데 사실 딱히 견제할 수단이 없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대신에 이번에는 룰북에 적혀있는대로 점수 카드를 4장 빼고 시작을 해서 늘어지는 시간을 좀 줄일 수 있었네요.

5. 코드네임즈 (Jason, John, Jessie, HW, R, TW, DJ)

인원이 애매할 때 가장 쉬운 선택은 역시 코드네임이죠. 저는 자신 있게 팀장을 맡았는데 매번 우리 팀원들이 제가 원하는걸 선택할듯하다가 다른길로 세 버리는 바람에 패배를 하고 말았습니다. 한가지 특이했던건 보통 코드네임을 하면 보통 카드를 찍기 전에 엄청 조심하는데 R씨는 본인이 맞다고 생각하는걸 과감하게 찍으시더라구요. 아쉽게도 제가 잠깐 다른 테이블을 살피러 간 사이에 약간의 에러플이 발생해서 상대방 팀장이 알파벳으로 힌트를 주게 되었고, 그게 안된다고 이야기하자 추가로 힌트를 또 내게 되어서 상대방이 약간 유리해지고 결국 2판 모두 승리를 했습니다. 다음부터는 설명할 때 이점도 꼭 빼먹지 말아야겠네요.

올해의 마지막 모임이라 끝나고 같이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식당이 모두 만석이라 한참을 방황한 끝에 오래 기다려서 저녁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평상시에는 게임만 하느라 서로 이야기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기다리는 동안 이야기도 하고 즐겁게 마지막 모임을 할 수 있었네요. 내년에도 올해처럼 신나게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기를 기원하며 모임 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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