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스탕스 아발론 : 파티 게임 1인자의 위엄.

Alex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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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26 오후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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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떠들고 속이고 추리하고, 반전 쩔고!

4회 플, 5~6인 참가

대학교 때 (주로 MT 같이 모이기 좋을 때 ) 아주 기초적인 마피아 게임을 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 마피아, 시민이 적인 종이 쪼가리를 나눠주고 그때부터 단순 무식 말빨로 한명씩 아웃시켜 가면서 라운드를 진행하는 겁니다. 그리고 마피아가 한명이라도 살아 남으면 마피아 승. 이 경우 마피아는 서로 같은 편을 모두 알고 있어서 매우 단결이 잘 되었고 시민이 숫자가 많아도 항상 불리했습니다. 그래도 피 토하며 열변을 토했고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너는 말을 잘하니 무조건 탈락”이라고 몇 번 지명받고 나면,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게임의 재미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인데 억울한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죠. 일찍 탈락한 사람들이 심심하다는 단점도 있었고 객관적인 힌트를 얻을 수 없이 “눈빛이 떨렸다, 평소보다 어색하다, 왜 말을 안하느냐, 너 이제 마피아 걸릴 때도 되지 않았느냐, 나 못믿느냐” 등등 순전히 주관적인 감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죠.

마피아 비스무리한 게임은 `레지스탕스 coup` 3인플 정도만 해보다가 올해 2월 말에 (무려 6개월 전입니다) 후배들이 떼거리로 우리 집에 온 적이 있는데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서 간단 후기 같은 리뷰를 적어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억이 잘 안나네요 ㄷㄷㄷㄷㄷㄷ 물론 사진 찍으며 인증샷 찍을 분위기가 안되었기에 사진도 없음을 양해해 주십시오~

지금 남아있는 그때 느낀 인상으로는

1. 이 게임은 정말이지 환상적으로 재밌는 게임이다. 사람만 모을 수 있다면!

- 뭐랄까, 번지 점프만 하던 사람이 스카이 다이빙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2. 4판 이상 가면 게임이 좀 루즈해지는 경향.

- 게임 하던 사람들이 보드 게임에 문외한들이고 조금 취해서 집중력이 떨어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3. 진팀, 이긴팀 상금이나 벌금 이런 걸 걸고 하면 더 미치게 재밌겠다.

4. 웃고 떠들고 즐기는 파티성 게임으로는 룰도 어렵지 않고 최고다.

- 설명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분 정도입니다. 진행자만 룰 잘 숙지하고 있으면 되며 한판만 간단히 해보면 모든 이가 룰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5. 머리 좋고 말 잘하는 사람들이 하면 최고로 재밌는 게임이다.

6. “ 아 XX, 나는 지금까지 보드 게임 헛걸로 했구나 ”

7. 웃고 떠들다가 진이 다 빠질 정도다.

저는 그때 깨달았습니다. 게임은 모여서 해야 훨씬 더 재밌습니다. 특히 저는 서로 속고 속이며 추리하는 맛이 있는 이런 블러핑 류의 게임이 최고로 재밌었다는 것을요. 제 리뷰 글만 봐도 나불 나불 말하는 거 좋아하는 게 보이지 않습니까 후덜덜. 물론 친한 후배들 오랜만에 봐서 더 그랬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이 게임은 2인 게임의 한계를 느껴 보드게임에서 멀어지는 일정의 계기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2인 게임 아무리 해도 모여서 하는 마피아 게임 하나만 못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아서 일종의 허무감이 ㄷㄷㄷㄷㄷㄷ ( 보드게임 모임에 참가하는 것은 여러 제약상 안되고요 )

아 물론 웃고 떠들고 말 잘하고 머리 잘 돌아가는(?) 제 성향 때문일 테지요. 모인 후배들도 모두 그런 축의 후배들이었구요. 참가한 아내만 말 잘하는 축은 아니었지만, 웃으면서 아니라고 하는 것에 믿기도 힘들고 안 믿을 수도 없고. 하지만 같은 편이 된 적이 있었는데 결과를 알고 부부 사기단 나왔다고 난리가 난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게임 중에 힌트가 여러번 나옵니다. 그렇지만 절대 절대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악의 축이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악의 세력이 된 경우에는 속이는 재미가, 선의 세력이 된 경우에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누가 내 편인가를 추리하는 재미가 다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다양한 옵션 룰들이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악의 세력이 자꾸 이기면 악의 세력이 더 불리해지게, 선의 세력이 자꾸 이기면 선의 세력이 더 불리해지게 룰을 조금씩 바꿀 수 있는 옵션 룰들이 다양함) 밸런스도 괜찮은 편입니다. 심플한 룰에서 룰이 점점 추가되면서 점점 더 머리 쓸 것도 많아지고 추리도 더 해야 하는 하드코어한 게임이 되는 듯도 하네요.

게임 소요 시간

1회 게임에 20분~30분 정도로 기억 합니다.

이 게임의 단점?

1. 2인플만 하던 사람은 보드게임에 회의를 느끼고 판을 떠나게 될 수 있음. 후덜덜. 물론 그때 이미 다른 흥밋거리가 많이 생기고 보드게임을 한 6개월 미치게 했던 터라 조금 식상한 느낌도 들었지만요. 새 게임 리뷰에 집중하다 보니 저나 아내가 좋아하는 게임이 자꾸 뒤로 밀려서 저도 아내도 조금 지쳤던 것 같기도 하네요. 가을 되니 다시 황투나 세키카하라 메이지워즈 등이 땡기네요?

2.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당연하지만 인원수가 최소 5명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점. 사람 모으기가 젤 힘들지만, 대학생들 같은 경우 엠티 등의 모임에서 선배 한두명만 주도해도 금방 사람 모을 수 있으니까 괜찮을 것 같습니다.

3. 마피아(=악의 세력)로 지목된 사람이 게임 밖으로 추방 되지 않는데, 그것이 이 게임의 단점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추방과 비추방의 차이가 레지스탕스 원판과 레지스탕스 아발론의 차이점으로 알고 있거든요. 추방 당하지 않으니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추방 당하는 사람은 “난 진짜 아니라니까!” 라는 말 외에는 별로 할 말이 없어지니 심심하기도 하고, 자꾸 먼저 지목 당하는 사람은 이 게임을 싫어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긴장감이 떨어진다 싶은 분들은 돈 내기를 하세요. 하하. 친한 사람들끼리 천원씩만 걸고 해도 피 터질 것 같습니다.

보드게임 긱 순위

역시 파티 게임의 1인자이며 ( 그럴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 전체 보드게임 순위에서도 28위라는 당당한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보드게임 긱 추천 인원

역시 5명에서 9명이 추천인원이고 베스트는 7~8명이네요. 제가 게임 할 때도 6인이 하다가 한명은 잠잔다고 빠져서 5명이 하게 되었는데 이때 재미가 좀 줄어드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아임더 보스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리뷰 주제는 아임더 보스입니다(?). 작년에 주문했던 로빈슨 크루소가 곧 온다고 하니 그것이 다음 리뷰가 될 수도 있겠고요.

저희 부부 평점 기준

<재미>

0 : 차라리 일을! / 1 : 별로 재미 없다. / 2 : 대충 해줄 순 있음 / 3 : 괜찮다. / 4 : 재밌다! / 5 : 오 대박!

<전략>

0 : 무뇌 플레이 / 1 : 뻔하다 / 2 : 가볍게 즐긴다 / 3 : 어느 정도 고민. / 4 : 잘하고 싶다. / 5 : 신의 한수!

<중독>

0 : 방출 / 1 : 언젠간 할까 / 2 : 가끔 생각날 듯 / 3 : 또 하고 싶은데? / 4 : 자주 하고 싶다 / 5 : 멈출 수 없다

아내 나

재미 3.5 5.0

전략 3.0 4.8

중독 3.5 5.0

< 30점 만점 중 총점 24.8 >

<주의사항: 제 아내는 내성적이고 말이 많은 성격이 아닙니다. 게다가 거의 처음보는 남편의 후배들과 한 게임이라 아내가 싫어하는 긴장감(?)이 배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며 그래서 흥미를 덜 느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저는 무척 적극적이고 말도 많은 성격이며 모두 친한 내 후배들이어서 성향과 상황이 정 반대라는 것을 유의해 주세요 >

이런 분에게 권합니다.

1. 마피아 게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필수로 경험은 해봐야 하는 게임.

2. 머리 좋고 말 잘하고 사짜 기질 다분한(?) 분들.

3. 5명 이상 모일 때 가볍게 빠져들 파티성 게임이 필요한 분들

4. 레지스탕스 본판을 해봤던 분들

5. 다인 게임의 재미를 느끼고 싶은 분들

6. 암튼 사람만 많이 모였다 하면 무조건 1순위로 들이 밀어야 하는 게임.

이런 분에게 권하지 않습니다.

1. 사람 모으기 힘든 분들. ( 언젠가 하고 말리라! 하고 소장용으로 놔두는 것도... )

2. 말을 잘 못하고 포커 페이스 유지가 힘든 분들

3. 게임에서 속았다고 그 사람의 본성을 의심하는 분들(?!)

- 게임은 게임일 뿐, 오해하지 말자!

4. 묵묵히, 말없이 게임에 몰두하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

5. 상호작용이 큰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

리뷰어의 마지막 말...

레지스탕스 아발론은 2인플을 주로 하던 저에게 엄청난 희열을 안겨준 동시에 2인플 게임의 회의감을 안겨준 게임이기도 했습니다.;;

< 그간의 저희 부부의 게임 평점 (2인플 기준), 평점 높은 것부터 순서대로! >

1. 황혼의 투쟁 : 30 점 ( 전략게임. 잔룰만 뚫을 수 있으면 2인 게임의 최고봉 )

2. Dominion : 30 점 ( 일반인을 보드게이머로 변신 시켜준다 )

3. Mage Wars : 29.3 점 ( 내 손끝에서 펼쳐지는 강력한 마법의 향연, 천재적 전략으로 비열한 마법을! )

4. Ticket to Ride : 28 점 ( 기본+1910 , 북유럽, 유럽+1912 ) ( 아내의 베스트 게임 )

5. 세키가하라 : 28 점 ( 캐주얼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스릴있는 워 게임! )

6. Blokus : 28 점 ( 추상전략 , 도형 맞추기, 바둑과 유사한 면 )

7. CAVUM : 27.9 점 ( 단순한 룰로 브레인 버닝과 눈치 보기의 진수를 맛보자)

8. Dominant Species : 27.6 점 ( 2명이서도 충분히 즐거운, 이시대 가장 세련된 영향력 게임 )

9. YINSH : 27 점 ( 추상전략, 세련된 오목과 만날 시간 )

10. C&C : Ancients : 27 점 ( 슬롯 머신 땡기는 맛처럼 즐겁고 유쾌한 워게임 )

11. Haggis : 26.5 점 ( 이렇게 매력적인 2인플 카드 게임도 있다 )-평점수정

12. 팬데믹 : 26 점 ( 협력계임, 패밀리 게임이자 전략게임. 연쇄작용 )-평점수정

13. 샤를 마뉴 (카롤루스 매그너스) : 26 점 ( 2인용으론 최고의 영향력 게임 )

14. 반지의 제왕-대결 : 25.5 점 ( 블러핑류 체스, 속고 속이는 전략과 지략의 대결 )

15. 레지스탕스-아발론 : 24.8 점 ( 사람 많이 모이면 무조건 들이 미세요! )

16. 폐소공포증 : 24.7 점 ( 동굴 속, 쫓고 쫓기는 답답함 속에 원초적 공격 본능 )

17. 레지스탕스 쿠 : 24.5 점 (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뻥치고 웃고 떠드는 파티 게임 ) - 평점수정

18. 카르카손 : 24 점 ( 같이 예쁜 마을 만들자고 시작했다가 멱살잡이로 끝나는 게임 )

19. 닌자토 : 23.5 점 ( 특이하면서도 평이한, 적당한 전략성과 테마성의 일꾼놓기 게임 )

20. 고려 : 23.5 점 ( 카드로 하는 영향력 게임. 샤를 마뉴를 카드 게임으로 하는 듯한 쫄깃함 )

21. 루미큐브 : 23 점 ( 추상전략, 숫자, 보드게임 초보에게 권할만한 게임 )

22. 아그리콜라 : 23 점 ( 일꾼놓기, 전략게임, 카드, 중세. 2인플 평점임 )

23. Quoridor : 23 점 ( 추상전략, 님아 지금 내 길막 하는 거임? )

24. 배틀 라인 : 22 점 ( 훨씬 복잡하고 세련된 로스트 시티를 만날 시간 )

25. Quarto! : 22 점 ( 추상전략, 빙고 게임이 이렇게도 세련되다니! )

26. 트레인스 : 20.5점 ( 덱빌딩이 철도 게임과 만나면? 확장판이 더 기대되는 게임 )

27. 로스트 시티 : 19 점 ( 크니지아 표 - 간단한 시스템, 적당한 게임성, 테마는 무늬 )

28. Antike Duellum : 17.6 점 ( 고대 지중해 테마의 간단한 문명/전쟁 게임 )

29. 카후나 : 17 점 ( 추상전략, 영향력게임, 연쇄작용, 약간의 테마 )

30. 8분제국 : 15 점 ( 영향력 게임, 그까이거 대~충 나라 먹고, 대~충 상품도 모으고 )

31. 프라이데이 : 14 점 ( 부부싸움 후에 혼자 하면서 마음 식히는 용도로는 쓸만 할지도;; )

32. Love Letter : 8 점 ( 좀 더 복잡한 가위바위보 )

33. 서바이브 : (평점보류) ( 우리 아이와 가족에게 함께 웃고 떠들던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게임 )

- 저희 부부의 매우 주관적인 평점이므로 참고할 분만 참고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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