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포밍 마스 터모일 2인플 후기
킥스로 터모일을 받아서 아내랑 2인플을 돌려봤습니다. 참고로 아내랑 테포마 50판 이상 돌렸고, 이번판에서는 맵만 본판을 쓰고 나머지 확장을 모두 넣고 돌렸습니다.
기업은 터모일에 들어 있는 8장 중에 2개씩 골라서 플레이 했는데 저는 Utopia invest를 골랐고 아내는 테라랩스를 플레이 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구글 검색) 유토피아는 생산량을 깎아서 자원을 얻을 수 있고, 테라랩스는 시작 자원이 엄청 적은 대신에 모든 카드를 1원에 살 수 있습니다.
아내는 게임이 끝났을 때 보드가 꽉 찬 것을 좋아해서 저희는 보통 태양단계를 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둘 다 장고를 하지 않아서 2인플을 할 때 보통 1시간반에서 2시간 사이에 끝납니다.
게임을 시작하고 바로 깨달은 것은 초반에 도저히 무언가를 할 수가 없다는 거였습니다. 테라포밍 의회가 매 라운드마다 테라포밍 점수를 1점씪 깎기 때문에 초반에 엔진빌딩을 하는게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거기에 매 라운드 터지는 global event라는게 있는데, 도움을 주는 것도 있지만 방해를 하는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드를 2장 무조건 버리라거나, 우주 태그당 2원씩 깎기(max 5개까지), 파란 카드당 3원씩 깎기 등이 있습니다. 저희가 운이 안 좋았던건지 초반에 돈을 쓰게 만드는 event가 많이 나와서 꽤 오랫동안 돈 부족에 허덕였습니다. 물론 무슨 이벤트가 터질지 미리 알기 때문에 어느정도 대비를 할 수 있기는한데, 결국 대비를 해야하면 원하는 엔진을 만드는 속도가 느려집니다. 물론 도움을 주는 이벤트들도 있긴한데, 이 게임은 타의에 의해서 무언가가 깎이는 것이 많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어 모두에게 데미지를 주는 이벤트들이 좀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모두에게 찬사를 받는 프렐류드 확장이 초반에 부스팅을 줘서 처음부터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만들었는데, 엔진 만드는걸 방해하는 이벤트들과 매 라운드 테라포밍 -1은 대체 왜 해 놓은건지 모르겠습니다. 룰북에 따르면 테라포밍 커미티가 매 라운드마다 보너스를 주기 때문에 그 자금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 다른 곳에서 예산을 깎아야 한다고 하는데, 테마적으로는 말이 된다고 해도 게임 내에서는 별 도움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의회의 경우에는 꽤 재밌는 눈치싸움이 벌어집니다. 자신에게 이득을 많이 줄 수 있는 정당에 로비를 하게 되는데 초반에는 별 다른 이득이 없지만 후반에는 꽤 많은 돈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잘만하면 꽤 적은 돈으로 TR을 1개 올릴 수 있어서 어느 정당에 들어갈지 눈치를 보게 됩니다. 대신에 2인플의 경우는 5,10원 정도로 쉽게 dominant party가 될 수 있어서, 다인플을 할 때 좀 더 빛을 발하는 장치인 것 같습니다.
개인보드의 경우는 달력종이 개인판을 아직까지 쓰고 있었던지라 그것보다는 훨씬 만족스럽습니다. 물론 그래도 여전히 잘못하면 마커가 움직이긴하는데 이미 달력종이에 익숙해져 있어서 개인보드를 칠 일도 없고, 각각의 자원들 사이에 칸막이가 생긴것만으로도 꽤 편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게임을 끝내는데 무려 3시간이나 걸렸고 (이 시간이면 차라리 메이지 나이트를 하겠습니다), 보통 게임보다 더 오래 걸렸는데도 불구하고 화성 보드는 절반 밖에 못 채웠습니다. 저희는 태양단계를 쓰지 않기 때문에 보통은 보드를 거의 대 채우고 끝내는게 일반적이었거든요. 저랑 아내는 아그리콜라의 밥 먹이기 빡빡한 점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터모일 때문에 생기는 빡빡함은 그다지 즐겁지가 않았네요.
일단 그냥 이렇게 게임하는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태양단계를 넣고서 다시 해볼 예정이긴한데, 터모일이 엔진빌딩 게임의 즐거운 변주가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