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턴 (Boardton) - 보스턴 보드게임 모임 후기 #026

에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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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4 오후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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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23일 모임 후기

오늘 모임도 12명이나 참여를 신청해주셨는데 그 중에 새로 오신 분들도 무려 4분이나 되었습니다. 게다가 지난번에 이어서 전략게임을 원하시는분들도 꽤 되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을 좀 하다가 몇몇분이 해보신 테라포밍 마스와 아일 오브 스카이만 챙겨갔습니다. 다행히 최근에 들어오신 SC씨가 전략 게임을 좀 해보셨고 설명이 가능하셔서 한 테이블은 그쪽으로 맡기면 될 것 같았습니다.

1. 위대한 달무티

처음 모인 인원이 좀 애매하게 7인이라서 다른 분들이 더 오기를 기다릴겸 가볍게 달무티를 꺼냈습니다. 운이 좋아서 첫 판에 1등을 했는데 자리를 재배치하고 돌린 다음판에서도 1등부터 7등까지가 그대로인 상황이 발생했습니다.아무리 1등이 유리한 게임이라지만 이런 상황을 달무티를 하면서 처음 겪어보네요. 끝까지 왕좌를 지켰으면 좋겠지만 마지막으로 한판 더 돌렸을 때는 제 옆자리에서 2등을 하시던 NE씨께서 왕좌를 탈환하시고 게임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2. 스플렌더

게임을 몇 번 해봤던 분들은 SC씨에게 맡겨서 같이 브룸서비스를 하고 저는 처음 오신 HH씨, NE씨, JJH씨와 함께 스플렌더를 했습니다. 사실 처음 하는 사람들과 같이 하면 이길 수 있는 길이 너무 뻔했기 때문에 좀 천천히 가야하나 고민을 잠깐 했었는데, JJH씨가 처음부터 고효율 카드를 킵 하시더니 제가 킵하는 카드에 맞춰서 보석을 모아서 견제를 하시더라구요.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더니 초보고 뭐고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를 했습니다. JJH씨는 처음에 저를 견제하는듯해서 주의깊게 하시는 플레이를 살펴봤는데 본인의 승리보다는 남들 고통받는데서 기쁨을 느끼시는 편인지, 킵만 잔뜩하셔서 조커 보석을 모은 다음에는 풀 생각을 안하셔서 다른 분들이 조커 보석을 거의 가져가질 못했습니다. HH씨는 처음에는 친구인 NE씨로부터 저효율 카드 집어간다고 훈수도 받고, 이런 게임은 잘 못한다고 하셔서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초반에 얻은 1레벨 카드를 잘 활용하셔서 어느샌가 점수 카드를 빠르게 모으시더라구요. 반면에 잘하실 것 같았던 NE씨는 공짜로 광산 모으는데 재미를 들리셔서 점수고 뭐고 공짜로 가져갈 수 있는 카드만 잔뜩 가져가셨습니다.

저는 처음에 킵해뒀던 4점짜리 카드가 NE씨가 다이아몬드를 풀지 않으시는 바람에 아무리 노력해도 살 수가 없자 계획을 변경해서 효율 좋은 2레벨짜리 카드들을 모아서 점수를 벌어서 승리를하고 HH씨가 2등을 하셨습니다. JJH씨는 저를 견제하시는데만 집중하시느라 본인 점수를 신경 못 쓰셔서 꼴찌를 하셨네요.

3. 코드네임

인원이 더 늘어나서 저희 테이블이 다시 7명이 되었습니다. 처음보는 분도 많아서 다 같이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의외로 그냥 게임만 하기를 원하시는 분이 더 많으시더라구요(...) 그래도 다들 처음 보는분인데 '저기요'하면서 게임하기는 좀 어색하니 이름이라도 알고 게임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인원이 너무 많지 않으면 몇명이서 하던 크게 상관 없는 코드네임을 시작했습니다. 다들 팀장하기를 저어하셔서 저랑 IE씨가 팀장을 맡았습니다. 저도 창의력이 좋거나 단어를 그렇게 많지 알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게임은 팀장을 하는게 즐겁더라구요. 이번 단어는 상대팀과 연관되는게 많아서 문제를 내는게 좀 어려웠는데, 아까 저를 견제하시던 JJH씨가 우리편이셨는데 '팀장님, 힌트 너무 어려운거 아닌가요?'라고 항의를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랑 IE씨랑 한 목소리로 '그럼 있다가 직접 해보세요!'라고 맞받아치면서 팀장끼리 한 마음으로 뭉쳤습니다. 사실 제가 카드를 잘못 읽는 바람에 엉뚱한 힌트를 준게 좀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요(...) 이상한데서 우리팀원과 마음이 잘 맞는건지 저는 전혀 힌트로 주지도 않은 단어를 막 맞추기도 해서 저희팀이 승리를 했습니다.

아까 팀장을 비난하시던 JJH씨에게 다음 팀장을 맡겼으나 극구 사양을 하시길래, 전에 한 번 해보셨던 HH씨가 저희팀 팀장을 맡고 오늘 처음 오신 HS씨가 다른팀 팀장을 하셨습니다. 비등비등하게 진행이 됐었는데 마지막 저희팀 차례에 2개가 남고 상대방은 1개가 남은 상황에서 팀장님이 국보 2 를 부르셨습니다. Temple은 쉽게 맞췄는데 그 다음에 남은 단어 중에 Bomb, Thief가 있었습니다. 저는 남대문 붕괴를 떠올리며 Bomb이거나 아니면 국보도 보물이니까 훔치려는 사람이 있을거라고 Thief를 생각했는데, 저희 다른 팀원은 닌자도 정답일 수 있다과 하시더라구요. 제가 우겨서 Thief를 골랐는데 이게 상대방 코드네임이라서 바로 패배를 했습니다 ㅠㅠ 문제는...정답은 위에 어느것도 아니고 Pin이었네요. Temple과 Pin이 단어로 있으면 힌트로 뭐가 적당할까요?

4. 게임 고르기

이제 다시 두 테이블로 나눠서 게임을 해야해서 제가 간츠 숀 클레버를 꺼내고 IE씨가 사그라다를 꺼낸 후 나머지 분들에게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했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약간 실수가 있었네요. 어차피 처음 오시는 분들이니까 그냥 적당히 분배해서 게임을 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그냥 고르라고 하니까 다들 커다랗고 화려한 박스의 사그라다를 고르시더라구요. 할 수 없이 간츠 숀 클레버는 꼬리를 내리고 사그라다 6인플을 했습니다. 제가 빠지려고 했는데 게임 주인이신 IE씨가 빠져서 설명만 해 주신다고 하시더라구요. 게임도 못하고 설명해주신 IE씨 감사합니다! 문제는 사그라다가 스네이크 드래프트라는 방식을 사용해서 6인플이 될 경우에는 선이나 다음 사람은 자기 주사위를 고른 다음에 너무 오래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있다는걸 깜박했습니다. 사그라다 엄청 좋은 게임인데 그것 때문에 같이 게임하신 분들이 잘 못 즐기셨을까봐 좀 걱정이 되네요.

5. 테라포밍 마스

그래서 원래 저는 6인플 사그라다에 낄 예정이었는데 브룸서비스가 끝난 옆 테이블에서 테라포밍 마스 설명을 듣던 HL씨가 오늘 컨디션이 안 좋으신지 포기를 선언하고 저와 자리를 바꾸자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대신 들어가서 SC씨, DE씨, BJH씨와 기경험자 4인플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헬리온을 선택했는데 손에는 열을 올리는 카드가 하나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헬리온인데도 마치 에코라인처럼 숲을 깔면서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실제로 에코라인을 잡은 SC씨가 계셨는데도 제가 가드너 마일스톤을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DE씨는 제가 기본기업 중에 가장 강하다고 추천한 타르시스 공화국을 선택하셨고, 그 능력을 바탕으로 시장 마일스톤을 쉽게 올리고 돈 생산량도 어마어마하게 뻥튀기를 했습니다. 그걸 바탕으로 랜드로드 어워드까지 가장 먼저 선점했구요.

모두가 경험이 있어서인지 드래프트도 한결 빠르게 진행되고 테라포밍 점수도 3,4점 이내로 비등비등하게 올라갔습니다. 헬리온을 가진 제가 열을 올리지 않고 숲을 올리면서 SC씨의 에코라인 시너지까지 맞물려서 산소 온도가 가장 빨리 올라갔고, 그 결과 SC씨가 가축을 꽤 이른 시간에 깔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SC씨에 주로 집중을 하면서 게임을 했는데 의외의 다크호스는 BJH씨였습니다. 처음에는 에너지 생산량을 계속 올리시길래 대체 저걸 저렇게 많이 올려서 뭘 하려나 싶었는데 매우 빠른 시간에 Physics complex를 깔더니 매턴 2점씩 획득하시더라구요. 그래도 마일스톤/어워드도 하나도 못 가져가셔서 크게 걱정은 안하고 있었는데, 그 다음 Predator도 뽑으셔서 SC씨의 소를 한 마리씩 잡아먹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매턴 그냥 3점씩을 뽑아내는 엔진이 만들어졌는데 보드에 거의 도시/숲을 깔지 않아서 그래도 고득점은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별로 쓸모가 없다고 불평하던 credicor 기업 능력을 바탕으로 막판에 도시와 숲을 꽤 깔기 시작하시더라구요. 사실 BJH씨가 꽤 빠르게 빌더 마일스톤을 클레임할 수 있으셨는데 처음이라 신경쓸게 많아서 그랬는지 그건 못 보셨더라구요. 그래서 그걸 계속 눈치보고 계셨던 SC씨가 빌더 마일스톤을 가져가고 BJH씨는 5점을 놓쳤다면서 엄청 아쉬워 하셨습니다. 하지만 마일스톤을 하나도 못 받으면서도 Physics Complex 한 카드에서 무려 14점을 벌고 승리를 하셨습니다.

사실 이날 게임도 전 게임보다는 빨랐지만 여전히 드래프트 덕분에 시간이 꽤 오래 걸렸는데, 결국 한 분이 조금 일찍 가셔야 해서 막판에 한 라운드 정도를 덜 돌리고 게임을 마치게됐습니다. 게임 종료 시간을 생각해서 조금 짧은 게임을 돌렸어야했나 하는 아쉬움이 좀 남기는 하는데 그래도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전략게임을 돌리니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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