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링크 vs 터보 택시 비교리뷰

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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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5 오후 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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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게이머인 무이입니다.

최근 코리아보드게임즈의 (한국어판이 아닌) 오리지널

게임 에코 링크(Eco-Links, 2018년)을 해봤습니다.

타일을 깔아 길을 잇는 순발력 퍼즐게임으로, 프리드만

프리제가 예전에 만들었던 터보 택시(Turbo Taxi,

2000년)의 육각타일 버전이라 할 만하더라구요. 두 게임

모두 재밌어 비교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터보 택시는

무려 곰팡맨님의 규칙 설명 동영상이 있습니다!)

사진은 인터넷 쇼핑몰의 상품페이지와

보드게임긱에서 가져왔습니다.

1. 길 잇기 퍼즐

두 게임에 대해 얘기하기에 앞서 길 잇기 퍼즐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대표적인 게

GoGetter의 'Cat & Mouse'인데요, 이 퍼즐의

구성물로는 우선 테두리에 그림이 그려진 게임 판이

있고요.

아홉 개의 길 타일이 있습니다.

주어지는 문제는 테두리에 있는 그림들이 서로

연결되도록 타일을 놓으라는 건데, 예를 들어

이런 겁니다.

고양이와 쥐를 연결하고, 강아지와 뼈다귀를

연결하라는 문제가 주어지면, 위와 같이 9개의

타일을 놓는 거죠. 뭐하는 건지 이해되실 겁니다.

비슷한 퍼즐로 크니지아 박사님이 만든 ‘브레인스:

일본 정원’이란 것도 있는데,

크박사님은 이후에 비슷한 퍼즐을 두 개나 더

만드셨더군요;

2. 터보 택시 소개

이런 길 잇기 퍼즐을 순발력 보드게임으로 만든

것이 프리제의 터보 택시입니다. 터보 택시의

구성물은 아래와 같습니다.

위 사진의 오른쪽 아래가 게임 판으로 'Cat &

Mouse'의 게임 판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이

게임에선 (게임 판의 왼쪽에 있는) 같은 색의 집과

택시를 연결하게 됩니다. 그리고, 길 타일 다섯

세트가 있는데, 각 세트의 뒷면엔 갈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바탕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길 타일 세트는 모두 아래의 사진과 같은 구성으로

돼있습니다.

12개의 타일은 모두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제일

아래의 세 길을 제외하고는 세 개씩 같은 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게임을 위한 준비를 할 차례입니다. 각자

(갈색을 제외한) 뒷면의 색깔이 같은 길 타일들을

가져가고, 아래의 사진과 같이 테이블의 가운데에

게임 판을 놓은 뒤, 그 테두리에 집과 택시들을

임의로 배치합니다. 그리고 게임 판의 가운데에

뒷면이 갈색인 타일들을 쌓아둡니다.

게임이 시작되면 게임 판 가운데에 있는 타일

하나를 뒤집습니다. 이로서 문제가 출제된 겁니다.

각 플레이어는 뒤집힌 타일과 똑같은 타일을 자신의

길 타일 중에서 찾아 자신의 앞에 놓고, 그 주위를

나머지 길 타일로 둘러싸서 3x3을 만드는데,

게임 판 테두리에 있는 같은 색의 집과 택시를

연결해야하며 길이 끊어져서도 안 됩니다.

여기까지는 위에서 살펴본 'Cat & Mouse'와

비슷한데, 프리제는 (혹은 이전의 다른 게임에서?)

노련하게도 한 가지 조건을 더 추가합니다. 바로

테두리로 빠져나가는 길은 모두 집이나 택시로

연결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보면요...

위의 사진을 보면 뒷면이 노란색인 길 타일을

선택한 플레이어가 3x3의 가운데에 게임 판의

가운데에 놓인 것과 같은 타일을 놓은 것을 볼 수

있고, 같은 색의 집과 택시가 연결되며,

마지막으로... 테두리로 빠져나가는 길은 모두

집이나 택시로 연결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완성한 플레이어는 게임 판 가운데에 있는

타일을 가져가고, 다음 문제로 넘어갑니다.

3. 길 잇기 퍼즐과 터보 택시의 차이점

여기서 'Cat & Mouse'와 터보 택시의 차이에 대해

얘기해보면...

(1) 개인 판이 없다

터보 택시에서 각 플레이어는 게임 판을 따로

가지고 있지 않아 3x3을 만들면서 어디와 어디를

연결해야할지 파악하기 위해 게임 판을 봐야합니다.

(2) 가운데 길 타일

터보 택시에는 가운데 길 타일이 정해져있는데,

타일 하나가 정해져있어 쉬울 거 같지만, 직접

해보면 오히려 난이도가 살짝 올라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답이 없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터보 택시엔 답이

없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게임을

하다보면 답을 찾기가 어려운 건지 아예 답이 없는

건지 알 수 없어,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긴장감도

올라가고요.

4. 에코 링크 소개

디자이너는 다르지만, 터보 택시의 사각 타일을

육각타일로 바꾸고 규칙을 많이 손본 것과 같은

게임이 에코 링크입니다.

에코 링크의 구성물은 아래와 같습니다.

우선 네 가지 색깔의 개인 판, 길 타일이 있습니다.

위의 개인 판을 자세히 보시면, 가운데 하나를 포함해

길 타일 7개를 채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테두리에 1부터 18까지의 숫자가 써 있고, 여섯 군데에

동물 마커를 올려놓은 걸 볼 수 있는데, 이 동물들을

모두 연결하는 길을 만들 거라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동물 마커는 이렇게 색깔마다 다르고요.

동물 마커를 어디에 둘지 결정할 때 쓰는 숫자 타일들과

가장 먼저 완성한 플레이어부터 가져가는 완료 타일이

있고, 마지막으로 모래시계도 있습니다.

이제 게임을 위한 준비를 할 차례입니다. 숫자

타일들을 뒤집어 잘 섞은 후 더미를 만들어둡니다.

각자 자신의 색깔 개인 판, 길 타일, 동물 마커를

가져옵니다. 그리고, 테이블 가운데에 완료 타일 네

개를 펼쳐두고 모래시계를 놓아둡니다.

게임이 시작되면 숫자 타일 여섯 개를 뽑아 모두

개인 판의 해당하는 곳에 동물 마커 여섯 개를

똑같이 배치합니다. 이로서 문제가 출제된 겁니다.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길 타일 일곱 개를 개인 판에

놓아 여섯 개의 동물 마커를 모두 연결해야 하며,

길이 끊어져서도 안 되고, 테투리로 빠져나가는

길은 모두 동물 마커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완성한 모습

이런 식으로 4라운드를 진행합니다.

5. 에코 링크 vs 터보 택시

이제 두 게임을 비교해보겠습니다. 두 게임은 큰

줄기에서 보면 타일이 사각이냐 육각이냐의

차이밖에 없지만 세부적인 면에서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데, 이런 차이는 터보 택시의 단점을

보완하는 쪽으로 규칙을 손보면서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1) 1등을 가리느냐, 꼴찌를 가리느냐

1등만을 가리는 터보 택시와는 달리, 에코 링크는

순위를 가리게 됩니다. 제일 먼저 완성한

플레이어는 ‘1st' 완료 타일을 가져간 뒤

모래시계를 돌리는데, 남은 플레이어들도 모래가

모두 떨어지기 전에 완성만 하면 완료 타일과 함께

순위에 따라 점수를 받습니다. 터보 택시의 경우

1등을 제외하면 퍼즐을 완성할 수 없어 아쉬움이

남지만, 에코 링크는 끝까지 포기할 수 없게 되는

거죠.

(2) 실력차이의 보정

에코 링크에서는 라운드별로 1등을 한 플레이어가

자신의 길 타일 중에 유용한 타일 하나를 게임에서

제거하는 페널티를 받습니다. 덕분에 먼저

완성하고도 2등을 하려는 눈치싸움이 있을 수도

있구요.

(3) 육각 타일 vs 사각 타일

에코 링크는 아마도 터보 택시와의 차별화를 위해 육각

타일을 선택한 거 같은데, 아무래도 일상생활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길이 그려진 사각 타일에 비해서는

낯섭니다. 게다가 터보 택시에서 사용하는 길 타일의

구성이 간단하고 쉽게 외워지는데 반해 에코 링크는

같은 타일도 거의 없고 타일 개수도 많은데다가 육각

타일이라 잘 외워지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퍼즐의

재미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경험이

필요합니다.

(4) 가운데 타일이 고정되느냐, 아니냐

에코 링크에서는 개인 판의 가운데에 놓는 길 타일이

정해져 있지 않은데, 이건 앞서 말한 것처럼 난이도를

다소 낮추게 됩니다.

(5) 불가능한 경우가 있느냐, 없느냐

터보 택시에는 답이 없는 문제도 있는데 반해 에코

링크는 그런 경우가 없을 거 같습니다. 길 타일의

개수도 많고, 특히 가운데 타일이 정해져 있지 않아

훨씬 유연하게 길 타일을 놓을 수 있거든요.

(6) 전반적인 난이도

난이도를 따져보면 터보 택시가 좀 더 높은 거

같습니다. 가운데 타일이 고정되고, 불가능한 경우가

있으며, 사용하는 타일이 가운데 놓는 길 타일을

제외하고 11개 중에 8개라, 16개 중에 7개를 놓는

에코 링크에 비해 제한이 많아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더욱이 에코 링크는 타일이 너무 많아 기계적으로

퍼즐을 푸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도 있어, 게임에

익숙해지면 흥미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6. 마무리

에코 링크는 아마도 터보 택시의 단점을 보완한

게임으로, 1등이 아닌 플레이어들도 끝까지 퍼즐을

즐길 수 있다는 점, 실력차이를 보정한다는 점,

불가능한 경우가 없다는 점 등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반대로, 20년 전에 만들어진 터보

택시는 옛날 게임이라 그런지 단점이 많이

보이지만, 길 타일의 구성이 단순해 처음부터

퍼즐의 재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고, 난이도도 좀

더 높아 퍼즐로서만 봤을 때는 에코 링크보다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분들과

플레이하기에는 단점이 너무 도드라져 보여,

하우스 룰을 도입할 수밖에 없었네요; 그런 만큼

두 게임 중 하나만 선택해야한다면, 터보 택시의

규칙을 보완한 개정판이 나오지 않는 이상,

현재로선 아무래도 에코 링크를 선택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두 게임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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