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 할로윈 모임 (광대 이미지 주의)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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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8 오후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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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10월 보내고 계시나요. 밴쿠버의 10월은 참으로 바쁜 달입니다. 추석과 할로윈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저희 커플의 결혼 기념일 / 생일 등이 있기도 하거든요.

최근 즐긴 행사 + 게임 사진을 첨부합니다.

캐나다 역시 북미다보니 추수감사절에는 칠면조를 먹는 것이 전통입니다. 보통 추수감사절 2~3주부터 미리 주문을 넣어서 사거나, 아니면 아예 칠면조 한마리를 통째로 사서 양념한 뒤 4~5시간 정도 굽는 것이 일반적이예요.

칠면조 고기 자체가 맛이 있는 편은 아닙니다. 그냥 덩치가 크니까 나눠먹기 편해서 인기가 있어요.

이 날은 무려 성인이 6명이었는데 칠면조 한마리를 끝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후에 약 3~4일간 칠면조 고기를 잘게 썰어넣은 칠면조 죽을 끓여서 처리해야 했어요.

물론 연어 + 브로콜리 수프로 배를 채운 것도 있긴 하지만...

신선한 연어 또한 밴쿠버의 특산물 중 하나죠. 지방이 있어서 계속 먹는건 어렵지만 와사비와 초장 / 간장만 있으면 꿀떡 꿀떡 잘도 넘어갑니다.

식후엔 호박파이로 디저트. 이것 또한 직접 구운거예요. 지금 사진으로 보니 칠면조를 끝내지 못한 이유가 보이는것 같습니다 그려...

최근 꽤 재밌게 즐기고 있는 크립티드 입니다. 서로 다른 힌트를 받은 채로 서로에게 질문해가며 모든 힌트가 가리키는 장소를 찾는 것이 목적인 추리 게임이예요.

OO 근처 1칸 내에 있다. ~~ 엔 없다. ~~~ 기둥 옆에 있다. 등 다양한 형태의 질문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주는 Yes(디스크) / No(큐브)를 보아가며 범위를 좁혀나가는 독특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카드클루 / 슬루스 / 알케미스트 등 기라성 같은 추리게임들의 아성을 뛰어넘기엔 다소 가벼운 감이 있네요. 그래도 간단히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딕싯은 뭐 저의 가장 먼저 떠올리는 Go-to 게임이죠. 다만 아내는 이 게임을 별로 안좋아합니다. 하도 많이 해서 지겹대요 :(

젝스님트죠. 실패하기 어려운 갓겜 중 하나입니다.

이하는 오늘 돌린 D&D 던전 시나리오입니다. 광대 그림이 툭 나오니 광대를 무서워 하시는 분들은 스포일러 버튼을 누르지 마세요.

오늘 진행한 이야기는 할로윈을 기념한 해피 잭의 펀하우스 입니다. 8명의 아이들이 실종되고 그 아이들을 찾아 이공간으로 찾아가는 모험가들의 이야기예요.

귀기어린 동양풍 호러 이야기보단 서양식 냄새가 짙게 나는 서양식 호러예요. 착신아리/링/주온 같은 걸 보면 가슴이 벌렁거리지만 뱀파이어/프랑켄슈타인/미라/좀비 류는 그렇지 않죠?

그런 분위기가 스산한 공포입니다. 게임 도중에 재미난 상황도 벌어지기 때문에 게임 내내 공포 분위기로 스트레스를 주지도 않고요.

최근 합류한 도둑의 도움이 상당합니다. 웬만한 함정은 미치 눈치채고 다 제거하는 등 원래 멤버들이 고생하던 부분을 잘 해결해주고 있어요.

꽤 재밌는 구성입니다.

탐욕의 도둑은 돈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기 때문에 팀원의 경제력에 큰 보탬이 되고.

불운의 상징 바바리안은 언제나 똥 같은 주사위만 굴리다가 전투시에 각성하여 몬스터를 두들겨 패는 용맹함을.

우유부단의 상징 드루이드는 '어쩌지... 어떻게 하지...' 같은 말을 하면서도 적재적소에 필요한 능력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해요.

서로 잘 안 맞을것 같은데 뛰어난 팀워크를 보여줘요. 보기만 해도 흐뭇합니다.

두 명에서 세 명으로 늘어났는데 오히려 호흡은 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다들 적응력도 빠르고 아주 좋은 팀이예요.

이건 게임 도중 찍은 제 자리입니다. 좌측에는 필요에 따라 음악을 재생하고 관련 자료를 검색하기 위한 컴퓨터를. 테이블 중앙에는 전날 2시간 동안 준비한 게임 자료(지도 위 빽빽한 노트가 보이시나요)와 주사위를. 오늘을 위해 꺼낸 고양이 타로 카드. 우측에는 펜과 NPC / 몬스터 타일을 두고 그때그때 꺼내가며 사용합니다. 밖에서 보면 느긋하게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스크린 뒤에서는 정말 많은 일을 하고 있어요. 그래도 그 과정이 정말 재밌습니다.

D&D(를 비롯한 TRPG 게임들) 때문에 집에 있는 대다수의 던전크롤 (글룸헤이븐 포함)을 모조리 팔아버릴까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 11월 2일 아침 8시부터 11월 3일 아침 8시까지. 24시간 동안 게이밍 마라톤에 참가합니다. 보드 / 컴퓨터 / 콘솔 등 아무거나 좋으니 24시간 동안 게임을 하며 아픈 아이들을 후원하는 뜻 깊은 이벤트예요. 이렇게 참가사는 사람들은 후원계좌가 열리며 그곳에 후원금이 모이면 전액 아동들을 위해 기부하게 됩니다.

저는 보드게임을 주로 하게 될 것 같아요. 다음주 쯤에 후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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