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 후기 - Session 5-1

M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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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16 오전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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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 핀, 이안, 가츠

오크 무리와의 추격전 후 동굴에 앉아 상처를 치료하며 숨을 고르는 중이다.

리아 : "오래 쉬고 있을 수는 없어요. 날이 밝아 있는 동안 최대한 이동을 해야해요."

PC들 : "그럼 2시간 정도만 쉬었다가 갈까요?"

리아 : "그렇게 하도록 하죠."

(휴식중)

리아 : "...여러분들은 드워프가 왜 멸종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고 계신가요?"

PC들 : "아니오. 잘 모르겠습니다."

리아 :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해드리도록 하죠.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까요.. 그래요, 우선 로칸에 대해 말씀을 드려야겠군요.

태초에 신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를 창조했죠. 로칸은 이 우주의 창조에 관여했던 신들중 하나..."

핀 & 이안 : "네, 저희들도 성직자이니 로칸에 대해서는 들어보았습니다."

고아원에서 변변찮은 교육도 받지 못하고 자란 가츠는 처음듣는 이야기이다.

리아 :

"네, 로칸은 단순히 관여한게 아니고, 이 우주의 창조를 가장 먼저 계획하고, 설계하고, 여러 신들을 창조에 협력하게끔 설득한...

우주 창조에 가장 앞장섰던 신이지요. 그런데, 우주가 거의 완성될 무렵, 로칸이 다른 신들을 크게 분노하게끔 한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게 무슨 일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아카토쉬는 로칸을 찢어죽인후 그의 심장을 우리가 살고 있는 넌 행성에 던져버렸지요.

로칸의 심장이 넌 행성과 충돌하며 생긴 것이 바로 모로윈드 지방에 있는 레드마운틴 화산."

핀 & 이안 : "네, 그렇지요."

리아 : "여기까지는 왠만한 마법사나 성직자라면 알고 있는 내용들이지요."

리아는 잠깐 뜸을 들이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리아 : "어제 제가 드워프들이 뉴미디엄 골렘을 만들었다고 했죠? 하지만, 사실 드워프들은 뉴미디엄 골렘을 완성해내지는 못했습니다."

PC들 : "???"

리아 :

"드워프들은 새로운 기계를 만드는데에 미쳐있던 종족. 그러다가 신의 힘을 가진 전투 병기를 만들어 세계를 지배해보고자 하는 생각에 이르렀고..

그래서 뉴미디엄 골렘을 설계하고 만들었으나, 신에게 필적하는 힘을 가진 골렘을 움직이기 위해선.. 그만큼 강력한 동력원을 필요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만한 동력원을 대체 어디서 구할수 있단 말입니까? 그래서 그들이 생각해낸것이.. 레드 마운틴에 잠들어 있는 로칸의 심장..!

그들은 신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로칸의 심장에 손을 뻗게 되지요..."

가츠 : "아니, 그 심장이란게 레드 마운틴에 진짜로 있는 것이었습니까?"

리아 : "네, 있지요. 지금도."

가츠 : "그 드워프들은 거기에 심장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안거죠?"

리아 : "드워프들이 살고 있던 곳이 레드 마운틴 화산 주변이었습니다."

가츠 : "그렇군요."

리아 :

"...드워프들은 뉴미디엄 골렘의 동력부를 제외한 곳은 모두 완성해 놓고, 이제 로칸의 심장만 그 동력부에 넣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그런데, 그 뉴미디엄 골렘의 완성을 앞두고 갑자기 하루 아침에 이 세상의 모든 드워프가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어 버렸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다만, 역사학자들은 추측할 뿐이지요. 신들의 분노를 산 것이라고..."

(여기까지 로칸과 드워프, 뉴미디엄 골렘은 실제 엘더스크롤 세계관의 역사)

핀 : "로칸의 심장은 절대로 손을 대서는 안되는 것이었군요."

리아 :

"네, 그렇게 뉴미디엄 골렘은 미완성인채로 남겨지게 되고, 훗날 정복 전쟁중이었던 타이버 셉팀의 손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뉴미디엄 골렘은 장식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지요. 하지만, 타이버 셉팀은 집념이 매우 강했어요.

어떻게든 뉴미디엄 골렘을 자신의 힘으로 만들고 싶어했죠.

그래서 그의 가장 큰 조력자였던 대마법사 '주린 악투스' 에게 뉴미디엄 골렘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달라고 부탁하죠.

그리고 주린 악투스는 마침내 뉴미디엄 골렘을 움직이는데에 성공했습니다!

그는 뉴미디엄 골렘의 동력원으로 자기 자신의 영혼을 담아 만들어낸 소울잼을 만들어서.. 그것을 동력원으로 사용했어요.

그의 영혼의 힘이 로칸의 심장의 힘을 대체할 수 있었다니.. 그가 얼마나 위대한 마법사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지요.

물론 원래 설계된만큼의 힘을 낼 수는 없었겠지만요. 아무리 강하다해도 인간은 인간이니까요.

그렇게해서 뉴미디엄 골렘의 힘을 손에 넣은 타이버 셉팀은 세계 정복을 순조롭게 이루었고,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탐리엘 제국을 건국하게 되었죠."

(흥미롭게 이야기를 듣고 있는 플레이어들)

리아 :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일까요? 세계를 정복한 타이버 셉팀은 그 이후 뉴미디엄 골렘의 힘을 악용하게 되죠.

타이버 셉팀은 이 뉴미디엄 골렘을 자신의 수많은 정적들을 제거하는데에 사용합니다.

그야말로 피의 숙청.. 수 많은 기존의 왕족들과 귀족들의 세력을 별의별 트집을 잡아 모조리 죽여버립니다.

이를 알게된 주린 악투스는 분노했습니다. 그는 매우 정의로운 마법사였죠.

그가 힘을 빌려준것은 어디까지나 내전에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백성들을 위해서 하루빨리 정복 전쟁을 끝내고자 했던것..

개인의 정치적 기반을 튼튼히 하고자 죄없는 사람들을 죽이는데에 사용하라고 만들어준것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그는 뉴미디엄 골렘의 동력원.. 자신의 영혼이 담긴 소울잼을 빼내어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타이버 셉팀에게 살해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진실은 아무도 모릅니다."

핀 : "그.. 그런일이.. 우리가 알고 있는 타이버 셉팀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군요.."

리아 :

"훗.. 역사란, 승자에 의해 쓰여지는 법이니까요.

어쨌든 그 주린 악투스가 과거에.. 저의 스승님과 둘도 없는 친구사이였다고 합니다.

제가 스승님이라면 뉴미디엄 골렘을 깨울수 있는 단서를 가지고 계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는 이유이지요."

PC들 : "아니, 리아의 스승님이랑 친구사이였다구요?"

리아 : "네, 제 스승님은 500년 이상을 살아온 엘프. 주린 악투스에 대한 이야기는 가급적 하지 않으려하셨지만.. 그렇게 얘기해주셨어요."

PC들 : "그랬군요.."

리아 : "자, 이제 숨도 좀 고른것 같으니 일어서서 출발해 볼까요?"

PC들 : "그런데, 어디로 가죠? 다시 동굴밖으로 나가야할까요? 오크들이 더 몰려와서 우리를 수색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리아 : "동굴안쪽에서 희미하게나마 공기의 흐름이 느껴지는군요. 아마도 반대쪽으로 밖으로 나가는 통로가 있을 것 같아요."

PC들 : "그럼 동굴 안으로 들어가보죠!"

진형을 갖추고 동굴안을 조심스럽게 나아가는 일행들..

입구에서 점점 멀어짐에따라 점점 동굴이 어두워지자 리아 실메인이 자신의 지팡이의 수정구에 빛의 마법을 건다.

얼마나 걸어들어갔을까.. 앞쪽에서 '찍.. 찍찍.." 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무리 들어봐도 쥐들이 찍찍대는 소리이다. 다만 좀 그 소리가 컷다.

조금 더 다가가니 그 소리의 정체가 보인다. 몸 길이가 50cm 는 되어보이는 자이언트 랫이 6마리가 있다.

이들은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인간들도 공격하는 쥐들이다. 쥐들은 일행들을 보고 경계태세를 취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핀 : "어떻게 할까요? 조심조심 옆으로 피해갈까요? 아님 선제공격을..?"

가츠 : "이까짓 쥐들, 그냥 다 때려잡고 가시죠."

(PC들의 선제공격으로 전투가 시작됨)

참 주사위란 알수가 없다. 고블린을 그렇게 쉽게 때려잡았던 가츠, 핀, 이안이.. 고블린보다 약한 쥐들한테 고전을 하게 됨.

쥐들은 한대씩만 맞으면 죽을 hp 를 가졌지만, 한대도 못때리고 쥐들한테 계속해서 야금야금 hp 를 깎이는 플레이어들.

고블린 퇴치에서 대활약을 했던 가츠마저.. 주사위가 계속 죽을 쑤니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그나마 다행히도 질병에 대한 내성굴림들은 모두 성공.

어느덧 쥐 6마리에게 죽을 위기까지 몰리고..

결국 쥐들 정도는 잘 처리하겠지 하고 뒤에 빠져있던 리아 실메인이 단검을 휘두르며 참전.

리아 실메인의 주사위가 계속 잘 나와서 단검으로 쥐들을 거의 다 잡음.

(전투 종료)

이안 : "마법만 잘 쓰시는 줄 알았더니, 칼도 참 잘 쓰시는군요."

리아 : ".... 네... 저도 제가 이렇게 칼을 잘 쓰는줄은 몰랐습니다.... 부끄럽군요.."

여기서 쥐들에게 많이 다친 일행은 또다시 쉬어야할 필요성을 느낀다.

가츠 : "그나저나 아까 쉬면서 식사도 하지 않았었네요. 정신이 없다보니.. 여기서 쉬면서 밥이나 좀 먹고 가죠."

일행들 : "네, 그럽시다."

그렇게 일행들은 간단히 다친 상처들을 치료한 후,

난도질되어 죽어있는 자이언트 랫들의 시체 옆에 앉아서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건조식량으로 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 일어나 다시 동굴의 출구를 찾아 나아가는 일행들.

그 바로 다음이 자이언트 스파이더와의 전투였으나.. 이번엔 너무나 쉽게 이겨버림. 이게 사실은 보스급이었는데.. 허무..

가츠 : "아까 우리가 고전했던건 배가 고파서 그랬던 모양이군요. 밥먹고 나니 힘이 펄펄 나네요."

핀 : "가츠는 배가 고프면 힘을 못쓰시는가 보군요. 밥 먹자마자 두 방에 저 큰놈을 해치우시다니.."

얼마 더 가지 않아서 동굴의 출구가 눈에 보인다. 동굴밖을 나와보니 이제 오후 1~2시쯤 된 것 같다.

밤이 되면 이동이 어려우니 낮에 가능한 많이 움직여야 한다. 일행들은 해가 지기 전까지 비록 지친 몸이지만 힘을 내서 더 걷는다.

그리고 야영.

리아 실메인을 배려하여 핀, 이안, 가츠가 돌아가며 불침번을 선다.

그리고 다음날.. 또 다시 오후까지 하루종일 걷는다.

(그냥 고만 고만한 몬스터들 만나 해치웠다 치고 조우는 생략함)

어느사이엔가 숲의 느낌이 이상해졌다.

들려오던 새들의 지저귐 소리, 짐승들의 울음소리등이 모두 사라지고 너무나 고요하다. 그리고 몸에서 느껴지는 스산한 기운.

리아 : "드디어 망자의 숲의 영역으로 들어왔군요. 이제 내일이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시죠."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할 무렵 일행들은 언덕아래에 있는 마을 하나를 발견한다. 얼핏보아 집은 30 여채 정도 되어보인다.

집 몇몇 곳에는 불을 켰는지 집안에서 불빛이 새어나오는 것도 보인다.

가츠 : "이런 곳에 마을이.. 일단 가 볼까요?"

마을 입구에 도달한 일행은 이상함을 느낀다. 분명 몇몇 집에 불은 켜 놓은 것 같은데..

각각 집의 모양새들은 사람이 살고 있는 집 같지가 않았다.

수년간 전혀 손질을 하지 않은것처럼 기둥은 군데군데 썩어있고 쓰러질듯 말듯한 집들..

집앞에 아무렇게나 자라나 있는 잡초들.. 덜렁거리는 창문들..

그리고 마을안의 나무들은 5월임에도 불구하고 나뭇잎 하나 없이 모두 앙상한 나뭇가지만을 가지고 있다.

가츠 : "이상하군요. 일단 불이 켜져있는 집에 가서 한번 문좀 두드려 볼께요."

가츠는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집에 가서 문을 두르린다.

'쾅 쾅 쾅!'

가츠 : "여보세요! 계십니까!?"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때였다. 마을 안쪽에서 한 여인이 구슬프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흑 흑 흑 흑 흑...."

핀 : "음? 이게 무슨 소리지?"

이안 : "누가 울고 있는 소리인데? 무슨 일이 있나봐. 가보자 형."

일행은 여인의 울음소리를 따라 마을 안쪽으로 들어간다. 30여 미터 앞쪽 큰 건물앞의 계단에 앉아 한 여인이 고개를 숙인채 울고있다.

"흑 흑 흑 흑 흑....."

이제 해는 떨어져서 어렴풋이 형체만 보일뿐이다. 울던 여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앉아있던 계단의 건물로 들어간다.

울음 소리는 계속해서 들린다.

"흑 흑 흑 흑 흑....."

이안 : "형, 뭔가 안좋은 일이 있나본데, 우리가 가서 좀 도와주자."

핀 : "그래, 그래야지."

일행은 그 여인이 들어갔던 건물 앞까지 온다. 가까이서 보니 그 건물은 매우 큰 성당이었다. 문을 열고 건물 안에 들어간다.

긴 치마를 입은 여인이 성당안쪽의 단상앞에 주저 앉아 여전히 구슬프게 울고 있다. 단상에는 촛불이 켜져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일행이 여인의 등을 향해 말을 건다.

핀 : "이보세요. 무슨 일이신지요?"

여인은 핀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는지 일행에게 아무런 반응없이 계속해서 등을 돌린채 앉아서 울고만 있다.

일행이 여인이 있는 쪽을 향해 몇걸음 다가가 조금 더 큰 소리로 다시 말을 건다.

핀 : "이보세요."

이번엔 반응이 있었다. 여인이 갑자기 울음을 뚝 멈춘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스르르 일어난다.

핀 : "무슨 일이신지 모르겠지만, 저희가 도움이 되어드리겠습니다."

여인은 잠시 가만히 있다가 천천히 일행을 향해 몸을 돌린다.

(여기서 배경음악으로 Empty Doll 플레이시킴)

여인이 몸을 돌리자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일행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흠칫한다.

여인의 얼굴은 핏기하나 없이 백지장과 같이 완전히 하얀 얼굴 그리고 붉게 빛나는 눈동자..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얼굴이었다.

여인은 일행들을 가만히 둘러보다가 핀의 얼굴에서 시선이 멈춘다.

여인 : "... 마이클..?"

핀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마침내 입을 연 여인.

핀 : "네? 마이클? 난 핀인데..?"

여인 : "마이클? 오.. 마이클이군요!"

핀 : "아니, 전 마이클이 아니고 핀인데요.."

여인 : "아아! 마이클, 왜 이제서야 오신 건가요? 마이클."

핀 : "아니, 전 마이클이 아니구 핀이라구요!!"

핀이 답답함에 큰 소리로 마이클이 아니라고 외치자 여인이 잠깐 멈칫하고 가만히 핀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다시 입을 연다.

여인 :

"후후후.. 무슨 말씀이신가요? 마이클이 아니라니.. 그 포동포동한 볼.. 튀어나온 배.. 항상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몸짓..

어디를 봐도 마이클인데요?"

핀 : "음! 내가 좀 뚱뚱하긴 하지만..!! 마이클은 아니에요! 전 핀입니다."

순간 여인의 얼굴이 굳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며 곧이어 새하얀 얼굴에 파란 핏줄이 드러나보이기 시작한다. 분명 화가 난것 같다.

여인 : "마이클... 왜죠? 왜.. 왜 거짓말을 하는거죠? 거기! 그 뒤의 여자때문인가요!!?"

여인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슬슬 뿜어져나오는 것이 보인다.

핀 : "아니, 이 여자분은 동료일 뿐입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여인 : "그럼!! 왜!!! 날 배신하려 하는 거죠? 마이클!!! 왜! 왜!! 왜!!!!!"

여인이 분노에 차 소리를 지름과 동시에 여인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폭발적으로 뿜어져나왔다.

그리고 성당안의 온 곳곳에서 괴기한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검은 안개로 둘러쌓인 사람 형체의 무언가가 온 사방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바닥에서는 따닥따닥 거리며 뼈로만 이루어진 사람형체의 언데드 몬스터.. 스켈레톤 수십마리가 나타나 성당안을 가득 채운다.

이안 : "으윽! 도망가야겠는데요! 어서 성당을 나갑시다!"

일행이 등을 돌려 도망치려는 그 순간 두터운 성당의 문이 쾅! 하고 닫혀버렸다.

여인 : "마이클.. 왜 나를 배신하는거죠? 수많은 시간동안 당신만을 기다려왔는데..."

퇴로가 막히자 리아 실메인이 핀에게 다급하게 말을 한다.

리아 : "마이클, 어떻게 잘 좀 달래봐요! 숫자가 너무 많아요. 이렇게 포위된 상태에서 싸우기엔 너무 위험해요!"

핀 : ".... 네, 제.. 제가 마이클 맞습니다! 그냥 잠깐 장난좀 친것 뿐이에요. 저 마이클이에요!"

그러자 여인의 몸에서 내뿜어져 나오던 검은 기운이 사그러든다.

여인 : "그렇죠? 마이클 맞죠? 왜 그런 짖굳은 장난을 치시나요? 후후후.."

핀 : "아니, 그냥 너무 오랫만에 만나서 그냥 좀 놀래켜주려고.."

여인 : "그래요.. 참 오랫만이죠. 자그만치 10년이 지났으니.. 그럼 바로 지금.. 그때 당신이 떠날때했던 약속을 지켜주세요."

핀 : "약속이요? 네, 무슨 약속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지켜드려야죠."

여인 : "좋아요, 마이클.. 그럼 지금 이 자리에서 저와 결혼을.."

핀 : "네!? 겨.. 결혼이요???"

여인 :

"네, 당신이 그랬죠. 떠나는 날.. 1년후에 돌아올테니 돌아오는날 결혼식을 올리자고.. 1년이 아닌 10년이 지났지만..

당신이 돌아왔으니 그걸로 됐어요. 자, 이제 어서 저와 결혼식을 올려요. 마이클."

핀 : ".. 아니, 아니,..."

(핀 플레이어가 당황하여 어버버 하는 사이, 이안 플레이어가 신이 난듯 끼어든다.)

이안 : "자, 제가 사회를 봐 드리겠습니다!!"

갑자기 큰 소리로 나선 이안이 형에게는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이안 : "형, 조금만 참아봐.. 일단 위기는 넘겨야지."

여인 : "친절하신 분이군요. 그럼 거기 뒤의 남자분은 주례를 좀 서주시겠어요?"

가츠는 당황하여 머뭇거린다. 결혼식 주례.. 고아원에 있을때 몇번 마을내의 결혼식에는 가본적은 있었지만 주례따위를 귀담아 들어본적은 없다.

단지 결혼식때 나오는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러 갔을 뿐이다.

가츠 : "네.. 제가 주례를.. 네, 알겠습니다."

가츠는 쭈뼛거리며 단상으로 올라선다.

이안 : "자, 신랑, 신부 입장!"

핀과 여인이 나란히 단상앞에 서서 가츠를 마주본다. 가츠는 기억을 더듬어 더듬어 주례의 모습들을 떠올려본다.

문득 신랑 누구누구와 신부 누구누구는 어쩌고 저쩌고 하던 말들이 가까스로 떠오른다.

가츠 : "저... 여성분 성함이..?"

여인 : "레이첼이라고 합니다."

이 여인의 이름은 레이첼이었다.

가츠 : "네, 레이첼.. 혹시 하시던 일은 무엇인지..?"

레이첼 : "네, 전 이 마을에 살고있던 마법사였습니다. 레이스킹에게 죽.음.을 당하기 전까지는요."

(역시나 하는 플레이어들)

가츠 : "네.. 죽음을 당하셨다구요.. 레이첼, 저.. 주례를 시작하기 전에. 이 성당안에 저 무서운 분들좀 치워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가츠는 검은 안개로 몸을 감싼 수십마리의 유령과 스켈레톤을 돌아보며 레이첼에게 말을 했다.

레이첼 : "안돼요. 이분들은 우리 결혼식의 하객들. 하객들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거에요. 그만큼 많은 분들의 축복이 있는 것이니깐."

가츠 : "그런가요.."

(가츠 플레이어는 이 상황을 타파할 잔머리를 굴려보는듯 했으나 특별한 방도가 생각나지 않는듯 했다.)

가츠 :

"네, 그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음.. 훌륭한 성직자인 마이클과.. 또 훌륭한 마법사인 레이첼은..

음.. 앞으로 영원히 서로를 사랑할 것을 맹세하십니까?"

레이첼 : "네, 맹세합니다!"

가츠의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대답하는 레이첼.

핀 : "...네.. 저도 맹세합니다..."

가츠 : "네, 그럼 이것으로 두 분은 부부가 되었습니다."

더 이상의 주례사를 무엇을 말해야할지 몰라서 매우 짧게 끝난 결혼식이었지만, 그래도 레이첼은 매우 만족한듯 했다.

이안 : "자, 그럼 신랑 신부 행진!"

뒤를 돌아 성당 문을 향해 나아가는 핀과 레이첼.. 레이첼이 핀을 바라보고 이야기한다.

레이첼 : "자, 이제 우리 신혼집으로 가요. 마이클."

핀 : "네, 그럽시다. 레이첼..."

성당의 문이 열리고 그 앞쪽의 집으로 핀의 팔짱을 끼고 데려가는 레이첼..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수많은 언데드들..

PC들 : "우리도 어서 따라가죠."

한 2층 집 앞에 도착한 핀과 레이첼.

레이첼 : "자, 여기가 우리의 신혼집으로 사용하려고 준비했던 집이에요. 어서 들어가요."

핀 : "네, 드.. 들어갑시다."

핀과 레이첼이 집안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PC 들은 집의 창문에 붙어서 집안에서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보기로 한다.

어쨌든 레이첼은 핀에게 악의는 없어보인다. 아침까지만 잘 버티면 언데드들은 힘을 쓰지 못하리라..

레이첼 : "후훗.. 옛생각이 나는군요. 마이클. 저와 처음 만났던 날을 기억하시나요?"

핀 : "아, 물론 기억하고 말고! 그때의 당신은 정말로 아름다웠지."

레이첼 : "그때의.. 요..? 그런 지금은 아름답지 않다는 말씀인가요? 제가.. 이런 모습이어서..?"

핀 : "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 당신은 지금도 너무나 아름답소!!"

레이첼 : "정말요? 진심이신가요?"

핀 : "그, 그럼. 진심이고 말고."

레이첼 : "좋아요, 그럼.. 키스해주세요."

핀 : "!!!!"

레이첼은 눈을 감고 키스를 기다리고 있다.

핀 : "아니, 잠깐만요. 레이첼.. 밖에 하객들도 많이 있는데.. 우선 하객들에게 인사좀 하러 다니는게 순서 아니겠소??"

레이첼 : "키스 한번 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린다고 그러시나요? 자.. 어서 키스를..."

이때 밖에서 이안과 가츠의 목소리가 들린다. "빨.리.해! 빨.리.해!"

핀 : "아니, 잠깐만..!!"

레이첼 : "참, 남자답지 않게 무얼 그렇게 쑥스러워 하시나요? 그럼 제가.."

레이첼이 핀의 양어깨를 손으로 꽉 잡는다. 무지막지한 힘이었다. 핀은 양어깨를 통해 시린 기운이 뼛속까지 스미는 것을 느낀다.

핀 : "크으윽..! 무슨 힘이...!!"

그리고 곧 레이첼의 핏기없는 입술이 핀의 입술을 덮는다.

핀은 머리칼이 쭈뼛서며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정신이 점점 희미해져간다.

(죽음에 대한 내성굴림을 함. 성공)

핀은 그대로 기절해버린다. 창문으로 이를 지켜보던 PC 들은 깜짝놀라 집안으로 들어와 레이첼을 향해 무기를 꺼내든다.

이안 : "너!! 형한테 무슨짓을 한거야!!"

레이첼은 이안을 무시한채 기절한 핀을 말없이 가만히 내려다본다. 그리고는 앉아서 쓰러진 핀에게 손을 얹고는 무언가 주문을 외운다.

일행은 무기를 겨누고 일단 레이첼이 하는 행동을 지켜본다. 주문이 끝나자 핀의 몸이 번쩍하더니 핀이 정신을 차리는 듯 하다.

핀 : "으으.. 무슨일이..?"

정신을 차린 핀의 모습을 보고 레이첼이 약간 안도하는 모습을 보인 것 같다.

레이첼 : "당신들은.. 좋은 사람들이군요.. 네, 알고있어요. 이분이 마이클이 아니라는것.."

PC들 : "네? 알고 있다구요??"

레이첼 :

"네, 물론 처음에는 마이클인줄 알았죠. 너무나 닮아서.. 아니라는것을 알고 난후에도.. 그냥 그라고 믿고 싶었어요.

제 욕심이 지나쳤었네요. 여러분께 죄송하군요. 그리고.. 감사하고요.. 여러분들 덕분에 제 마음속의 한이 어느정도는 풀어졌습니다.

이제, 한을 내려놓고 이승을 떠날수 있을것 같아요. 여러분들의 앞길에 축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일행은 레이첼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해 줄수가 없었다.

레이첼은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핀에게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레이첼의 몸은 점점 흐릿해져간다.

그리고 레이첼의 모습이 완전히 눈앞에서 사라진 순간.. 밖에 있던 수많은 언데드들이 가루가 되어 흩어져간다.

일행들은 이때까지도 어안이 벙벙한 상태였다. 가까스로 이안이 입을 연다.

이안 : "가엾은 영혼이여, 부디 편한히 잠드시길..."

리아 : "휴... 한이 매우 깊었던 모양이군요. 어쨌든.. 잘 풀려서 다행이군요. 고생 많았어요. 마이클.."

가벼운 농담을 건내는 리아였다.

가츠 : "이제 괴물들도 모두 사라진 모양인데. 오늘은 이 마을 적당한 곳에서 그냥 쉬도록 할까요?"

리아 : "그래요. 그렇게 하죠."

가츠 : "그런데 이상하네요. 아무도 살지 않는 마을 같은데 집에 불은 누가 켜 놓은 걸까요?"

리아 : "글쎄요.. 아마도 마이클을 기다리던 레이첼이 켜놓는 것 아니었을까요? 10년동안.."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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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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