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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여름방학 보드게임 방과후 수업 첫째 날

2,226 조회

2019.09.14 05:55

개인 기록처럼 남긴 글을 보드라이프에 올리는 것이라서, 본문은 1인칭(일명 half word)으로 썼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A반의 수업이 끝난 날(26일)부터 야간 근무가 시작되어, 지난 토요일(3일)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오늘(5일)부터 B반의 수업이 시작이다.

레전드는 월화, 성미는 월화수에 못 온다고 연락 왔다. 여학생 한 명도 오늘은 못 온단다.
그렇게 9명의 학생들이 출석!

1학기 수업을 들었던 '최저가', '마블', '발리'.
1학기 첫 시간에 왔다가 학원 때문에 그만두었던 '시공'(당시에는 트롤)
A반 수업을 듣고, 또 하고 싶다고 신청한 '리중딱'.
보드게임 동아리에서 나를 이미 만난 적 있는 '수박'.
오늘 처음 보는 '타노스', '띵호', '다비'.

지난 A반 수업에서, 첫날에 모든(?) 정신 교육을 한 번에 다 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했었다. 그래서 B반에서는 며칠간 나누어서 하기로 생각하고, 가볍게 정신교육 시작~!

1. 위생관리
2. 카드 및 컴포 관리
(내용 생략)

(비스티바는 못했음)

A반에서는 첫날, 첫 게임은 학생들을 파악하기 위한 게임을 했었다.
그러나 이번엔 과감히 생략하기로. 12명의 학생 중에 내가 이미 알고 있는 학생이 8명이나 되기 때문에.
그리고 A반 학생들이 보여주었던 스플렌더에 대한 열정을 고려해서, B반에서는 스플렌더에 시간을 좀 더 할애하기로 했다.

오늘의 오프닝 게임은 시퀀스!

사회쌤 - 마블, 최저가 - 다비. 이렇게 팀을 짜서 게임을 하고,
리중딱 - 타노스, 수박 - 발리, 띵호 - 시공. 이렇게 팀을 짜서 했다. (번호 카드로 무작위로 뽑음)
개인전이 아니라 일부러 팀을 짜서, 학생들이 어떻게 의사를 교환하는지 지켜보았다.
그리고 1등 팀에게 간식 상품도 걸었다.

게임 자체는 '참 별 것 없는 게임'이다.
뭐, 없는 것이 특징이자 장점이랄까?
설명 간단, 진행 간단, 결과 간단, 흥미 간단 끝!
사회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게임판 규모에 비해 조금 싱거운 게임이란다 ㅡ.ㅡㅋ

어차피 내 목적은 학생들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고민할 때의 행동과 표정, 팀원과 이야기하는 말투와 내용, 카드를 다루는 모습, 나의 이야기에 반응하는 모습과 집중력.
(게임이 아닌) 그런 면에서 시퀀스는 괜찮은 게임이었다. ㅡ.ㅡㅋ

(그래도 할 만 은 했다, 그래도...)

사회쌤과 마블의 승리!
내가 지도한 쪽은 리중딱과 타노스의 승리!
리중딱과 타노스에겐 간식 상품을 주기로~

가볍게 머리도 풀었고, 학생들 파악도 했으니,
본 게임인 스플렌더 설명으로~

나는 마블과 최저가가 걱정이 되었다. 거기에 수박까지 포함해서, 이 세 명은 특별 지도를 해야겠다고 판단함.

스플렌더 설명은 강조와 반복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A반에서 아쉬웠던 절차의 정확성과 정렬을 이쁘게 하는 것에 더 신경을 썼다.
게임 설명을 하면서 마블과 최저가에게 자주 시선을 돌렸는데, 이런... 졸린 눈을 하고선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는 표정으로 서있는 최저가!
난 수시로 최저가를 지목하며 설명을 이어나갔지만, 그때뿐이고 다시금 졸린 눈으로 ㅜㅜ.

일단 나의 설명이 끝나고, 이어진 사회쌤의 부드러운 보충설명.
나는 그동안 세팅을 하기 시작했다.

(토큰은 이렇게 보여주고 가져오거나 내는 것이란다~)

모든 설명이 끝나고, 나는 마블, 최저가, 수박을 데리고 게임을 하기로 했다.
리중딱은 자신과 친한 시공과 띵호를 데리고 하고, 사회쌤은 다비, 발리, 타노스를 데리고 했다.
스플렌더만큼은 리중딱에게 친구들을 맡길 수 있었다. 그러려고 리중딱을 B반에도 받아준 것임.

(이쁘게 토큰과 카드를 정렬하면서 게임하도록 강조! 또 강조!)

나는 일부러 시나리오를 짜주면서 게임을 진행했다. 수박은 이 카드를 킵하고, 이 카드를 내려놓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등등 마블과 최저가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지도했다. 일종의 튜토리얼? 같은 방식으로.
결과는 큰 의미는 없지만 수박이 이겼다.

리중딱한테는 친구들에게 알려주면서 게임하라고 했는데, 나와 사회쌤 테이블보다 빠르게 후딱 게임을 이겨버린다 ㅡ.ㅡ;;;

(사회쌤 것은 못 찍었음. 그리고 전등 위치가 참 뭐 같아서 찍을 때마다 빛이 ㅜㅜ)

사회쌤은 의외로 고전하고 있었다. 스플렌더를 처음 하는 다비가 상당한 센스를 보여주었고, 발리와 타노스도 무난하게 잘했다.

나중에 왜 고전했느냐 물으니까, 오랜만에 매트를 써서 헷갈렸단다... (토큰이 밑에 하나 더 있는 것으로)

사회쌤, 리중딱, 다비, 수박이 승자전을 치르기로 했다.

난 다른 학생들은 어떻게 하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최저가가 말하길
"선생님? 저 스플렌더 하기 싫어요..."

헉? 최저가는 설명을 들을 때부터 이해를 못했고, 내가 따로 지도할 때도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난 일단 최저가에게 알았다고 말하곤, 다른 학생들의 의견도 물어보았다. 나머지 학생들은 스플렌더를 하겠다고 했고, 5명이라서 다 같이 할 수가 없었는데, 착한 마블이 자기가 빠지겠단다.

그래서 일단 시공, 발리, 띵호, 타노스 이렇게 네 명이서 스플렌더를 하라고 했다.

지난 A반에서도 썬이 스플렌더 하기 싫다고 해서 사회쌤이 따로 챙긴 적이 있었는데, 왠지 오늘도 그럴 것 같더라니... ㅜㅜ
최저가는 지난 1학기에 했던 너도나도 와 딕싯이 재미있었단다. 휴...

내가 가장 아끼는 두 학생. '마블'과 '최저가'!
난 이 두 학생들과 셋이서 하이 소사이어티를 하기로 했다.
카드를 보여주며 게임을 설명하는데, 9의 가치를 지닌 빅토리아 티아라가 이쁘다고 하는 최저가.
꼭 가지고 싶다고 몇 번이고 말을 한다. (여자들이란 훗!)

게임을 하다 보면 성격이 드러난다.
신중한 마블은 구매를 거의 하지 않았다.
계산적인 나는 필요 이상의 금액으론 구매하지 않았다. 하지만 게임의 재미를 위해 구매 자체는 적극적으로 했다.
최저가는 별칭이 무색하게도 최고가로 구매를 했다 ㅋㅋ

그러다가 문제의(?) 빅토리아 티아라가 매물로 나왔다. 나는 최저가가 100프로 구매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최저가를 파산시키기 위해 1500만 원을 불렀다.
그런데... 최저가가 말하길 "너무너무 사고 싶은데 돈이 없네요."
그러면서 패스를 한다. 마블도 패스.
결국 내가 낙찰. 이 경매 이후 나는 돈이 적어서 다른 물건을 사지 못했고, 최저가도 돈이 없다고 몸을 사렸다.
덕분에 싼 값에 물건을 낙찰받은 마블 ㅡ.ㅡㅋ

게임은 끝났고, 나는 돈이 가장 적어서 꼴찌를 함 ㅡ.ㅡ;;;;;;;;; (이게 다 최저가를 믿은 탓임!)
알짜배기만 쏙 챙긴 마블이 일등.
마블과 최저가는 재미있었다고 했는데, 앞으로가 걱정임. 오늘은 이렇게 넘어갔지만, 이번 수업 기간 동안 스플렌더를 계속할 것인데... 암튼 내일부터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겠다.

사회쌤과 다시 만난 리중딱!
사회쌤이 말해주길, 리중딱이 건방지게 말하더란다. "제가 지면 사회쌤과 2대 2네요"라고?
결과는 사회쌤의 깔끔한 승리 ~ ♡
리중딱은 엄청 아쉬워했다. ㅡ.ㅡㅋ

(맨 밑이 사회쌤. 리중딱은 파녹콤보를 노리다가 파랑이 안 나와 효율성이 떨어져서 점수가 안 남)
게임 막판에 사회쌤이 2점만 내면 이기는 상황이었다. 그러자 리중딱이 다비에게 바닥에 깔려있는 (사회쌤이 먹을 수 있는) 2점짜리 카드를 킵해가라고 조언(이 아닌 강요)을 하더라.
그러나 사회쌤은 이미 가지고 있던 카드로 점수를 내며 게임을 이겼다.
수박은 현격한 실력 차이를 보였고, 잘 해내던 다비도 사회쌤과 리중딱에게는 못 미쳤다.

발리, 시공, 타노스, 띵호 테이블이 가장 늦게 끝남.
내가 스플렌더를 설명할 때마다 강조하는 것이,
"스플렌더는 셋 컬렉션이 아닙니다. 카드를 모으는 게임이 아니라 점수를 모으는 게임입니다. 어떻게 하면 점수를 빠르게 낼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게임하시길 바랍니다"
나랑 사회쌤, 하다못해 리중딱도 없이 게임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게다가 효율성도 떨어졌다. 그래도 결과는 시공의 승!
시공이 마지막 점수를 내니까, 발리가 무척이나 아쉬워했다.

띵호는 아까도 그러더니, 마지막 턴으로 자신의 차례가 남았음에도 게임을 미리 끝내버리고 포기해버렸다. 첫 번째는 잘 몰라서 그랬다고 해도, 연속으로 또 그런다는 것은 실망이었다.
분명히 나는 다시 설명해 주었고, 게임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거늘...
이건 몰랐다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 정신력의 문제라고 느꼈다. 자신이 망했다고 생각하면 쉽게 포기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말과 행동을 한다는 점.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말은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건성으로 듣는 태도까지. 흠... 걱정이 된다.

타노스는 기대보단 아쉬웠다. 사회쌤에게 사전에 들었던 말은 아주 괜찮은 학생이었는데, 막상 내가 겪어본모습은 다소 부족했다.
그렇다고 어디에 문제가 있다거나 하진 않고, 단지 생각보다 부족할 뿐, 학생 자체는 괜찮았다.
수업 시작 전 핸드폰으로 게임하고 있었고, 내가 말을 시작했는데도 핸폰을 늦게 내려놓는 모습은 보기 안 좋았다. 아무래도 수업기간 동안 정신교육이 이어질 것 같다 ㅡ.ㅡㅋ

다비는 뭐랄까... 눈빛에서 깊이가 느껴졌다. 말이 거의 없고, 오로지 절친(?)인 수박 하고만 대화를 한다. 사회쌤도 다비의 목소리를 들어본 기억이 거의 없단다. 내가 학생들을 별칭으로 부르면 대부분은 두 가지 반응 중 하나이다.
"예?" 와 "예!".
그런데 다비는 내가 부르면, 쳐다보면서 눈빛으로 답한다. 이걸 어케 설명해야 할지? 그런데 그게 대답으로 받아들여진다. ㅡ.ㅡ;;;
암튼 센스도 있어 보이고, 이해력도 좋고, 조용하다. 이번 B반에서 기대되는 여학생이다.

수박은 나랑 보드게임 동아리에서 이미 본 적이 있다. 다비랑 절친이라더니, 그래서 신청한 것 같았다. 수박도 목소리가 거의 기어들어가는 수준이라서... 내가 말 시키고, 수박의 답을 들으려면 초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다비랑은 장난도 많이 친다. 그때만큼은 수박이 주로 말한다. 수박의 수준을 고려했을 때, 수박이 조용한 이유는 조용해서가 아니라 조용할 수밖에 없어서로 보인다.

시공은 지난 1학기 첫 시간에 봤었다. 첫 시간만 참여하고, 학원 시간문제로 등록을 취소했었다.
이번 방학 때는 시간이 되어서 다시 오게 된 것이다.
당시 트롤이라고 별칭을 지었는데, 나는 별칭을 바꿀 생각이 없냐고 물었고 시공은 그러겠다고 하고는 바꾼 것이 시공이다.
사회쌤이 1학기에 가장 아쉬워했던 학생. 똑똑하고 듬직하고 차분하고 등등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요소를 다(?) 가지고 있는 녀석이다.
나는 시공을 반겨주며, 우리 잘해보자고 했다 ^^

리중딱은 특별 채용(?)되었다. 특히 스플렌더를 할 때, 사회쌤의 스파링 상대이자 다른 학생들의 조교와 같은 역할을 맡긴 것이다.
오늘 살짝(?) 건방진 소리를 했지만, 그건 리중딱 본인도 사회쌤과의 스플렌더 상대를 신경 쓴다는 소리겠지. 그러니까 전적 운운했을 것이고, 그만큼 집중해서 열심히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리중딱아? 사회쌤은 2주 전의 사회쌤이 아니란다 ㅋㅋ. 그 사이에도 연습을 거듭하며 실력이 느셨단다!

마블은 보는 것만으로도 반갑다. 그냥 그렇다. 왠지 모르겠지만, 마블에게는 따스함이 묻어있다. 아마도 마블을 아끼는 누군가(당연히 어머님?)의 기운 덕택 이리라.
마블은 집중하려는 자세, 태도 다 좋은데... 느리다. 느린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는 단점이 될 확률이 크다.
생각이 깊고, 차분한 마블에게 조금만 더 빠르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 줄 수 있다면?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

최저가? 아...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스플렌더 설명 들을 때부터 집중을 못 하더니, 게임 내내 겉돌았다. 오늘은 어찌 넘겼지만 내일은 다른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다.

발리는 여전히 뺀질거린다. 그러나 스플렌더를 잘해보려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니 안심도 되고.
아까 하는 것을 보니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보였다. 한 번 집중해서 지도를 해봐야겠다.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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