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턴 (Boardton) - 보스턴 보드게임 모임 후기 #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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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1 13:44

2019년 9월 7일 모임 후기

이날은 신청해주신 분들도 많고 처음 오신분들도 많아서 아예 전략 게임은 포기하고 가벼운 게임 위주로 들고 갔습니다. 와보니 이미 EH씨가 도착해 계시더라구요. 안부도 묻기 전에 앉자마자 일단 The game을 꺼냈습니다. 전에 MT때 가장 재밌게 했던 게임이었는데 EH씨가 돌아가자마자 바로 사셔서 이날 가지고 오셨네요. 그당시 MT때 같이 했던 멤버인 IE씨도 곧바로 합류 하셔서 그때 못 깼던 3장씩 내려놓기를 시도해봤습니다. MT당시에는 밤을 꼬박 세고 이미 해가 뜰 때부터 이 게임을 했었는데, 그 때도 2장씩 내려놓는건 쉽게 깼지만 3장은 두 번 시도에서 모두 실패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 수월하게 통과를 했네요. 역시 고인물 두 분과 게임을 하니 이정도는 매우 쉽네요.

그리고 나서 The mind를 시도했지만 이건 여전히 못 깼습니다. 이걸 깨려면 아마 같은 자리에서 여러판을 해서 점점 싱크를 맞춰 나가야할 것 같습니다. 옆자리에서는 DE씨가 가지고 온 Kushi express라는 덱스터리티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EH씨와IE씨가 MT때도 이 게임을 좋아했던지라 얼른 그쪽 테이블에 가서 그 게임을 하고 싶어하시더라구요. 매 턴마다 메뉴판을 뒤집어서 거기에 적혀 있는걸 최대한 빨리 만들어서 내놓는 게임인데, 보니까 놀랍게도 꼬치의 달인이라는 한글판도 나와 있네요. 하지만 저는 덱스터리티에 관심이 없어서 최대한 피했더니 다행히 DE씨가 페이퍼 사파리라는 게임을 가지고 오셔서 SM씨와 함께 3인플을 했습니다. 처음 보는 게임이었는데 게임 자체는 꽤 예전에 나왔지만 한글판이 최근에 나온 게임이더라구요. 덱에서 카드를 뒤집는 것과 뒤집혀 있는 내 카드를 선택하는 2가지 측면에서 push your luck을 이용해서 카드를 모으는 게임인데, 옆 사람과 카드를 바꾸는 특수 카드의 존재와 옆 사람이 필요로 하는 카드를 내가 가져갈 수도 있어서 상호작용이 꽤 있는 파티 게임이었습니다. 총 3점을 먼저 모으는 사람이 승리하는데 한판 한판이 금방 끝나서 약간 늘어지는 감이 있는 벼룩 서커스보다 재밌었습니다.

예전부터 자주 참가하고 싶어하셨는데 아이가 어려서 못 오시다가 오늘은 남편에게 과감하게 아이를 맡기고 JN씨가 오늘 처음 참석하셨는데, 제가 제 게임하느라고 바빠서 챙겨드리질 못하는 사이에 DY씨와 JH씨가 JN씨와 같이 루미큐브를 시작하시더라구요. 다행히 룰 설명은 JH씨가 해 주시고 JN씨도 게임을 가지고 계신다고 하셔서 별 무리 없이 진행이 됐습니다. JH씨는 타일을 2개 남기고 이미 본인이 이겼다고 자만하시더니 정작 게임은 처음 오신 JN씨가 제일 먼저 털고 JH씨는 꼴등을 하셨다고 하네요.

다음은 SM씨, SM씨 누나와 JN씨, JH씨, 그리고 제가 코드 네임을 하기로 했는데 인원이 부족해서 사람을 애타고 찾고 있으니 IE씨가 별로 하고 싶어하지 않으셨는데도 인원을 맞춰주려고 합류를 하셨습니다. 보통 이 게임을 하면서 팀장이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데 놀랍게도 SM씨와 JH씨는 자신감 넘치게 팀장을 하시더라구요. 첫 대결에서는 힌트를 잘 내주신 SM팀장님 덕분에 우리팀이 쉽게 승리했는데, 제가 팀장이 된 두 번째 판은 JH팀장에게 완패를 했습니다. 저희팀과 상대팀의 코드네임이 서로 비슷한게 많아서 상대방이 그걸 빨리 맞춰주길 원했는데 그게 뜻대로 되질 않았네요. 그래도 IMF를 제시어로 냈는데 그리스도 못 맞추는건 좀 너무했다고 생각합니다 ㅠ.ㅠ 자신감이 넘치는 SM씨가 마지막으로 팀장을 맡으셨는데, 자신감 그대로 또 쉽게 승리를 했네요.

남는 시간을 활용해서 DE씨에게 지도제작자들을 배웠는데, 역시 이런 게임은 처음해서는 경력자를 이길 수가 없네요. 몬스터 공격을 받고는 그걸 매꿔야 한다는걸 까먹어서 어머어마하게 점수가 깎이는 사이에 DE씨는 장기적인 계획을 잘 세워서 후반부에 점수를 엄청 버시더라구요. 게임 자체는 재밌었는데, 그냥 X, O 또는 숫자만 적으면 되는 다른 롤 앤 라이트와 달리 그림을 그려야 하는게 귀찮아서 또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오늘 꽤 많은 분들이 오셨는데, 또 많은 분들이 일찍 가셔서 마지막에는 6분만 남았습니다. 전략 게임 2테이블을 돌리면 딱 좋을 인원이었지만 아쉽게도 제가 가지고 온게 없어서 방황하다가 Noch mal!을 꺼냈네요. 한쪽 끝으로 빨리 가는 전략을 세웠는데 JH씨와 EH씨가 저랑 같은 방향으로 오셔서 그쪽에서는 거의 점수를 벌지를 못했습니다. 그래도 칸을 효율적으로 채우면서 다른 사람들 시트지를 가리키면서 '저 색깔 절대 주면 안되요!' 하면서 열심히 견제를 하고 저는 그 사이에 몰래 색깔을 다 채워서 승리를 하는 줄 알았으나, 저희가 서로 견제하는 사이에 반대편에서 혼자 점수를 벌고 계시던 IE씨가 마지막에 승리를 하셨습니다.

이대로 가긴 아쉬워서 막판에 레일로드 잉크 블루를 했습니다. 이 게임 처음 배울 때는 보너스를 쓸 타이밍을 잘 못 잡았었는데, 몇 번 해보니 어디에 보너스를 넣어야 하는지가 보이더라구요. 그런데 하다가 룰이 헷갈려서 게임 주인이신 EH씨한테 몇 번 물어봤으나 EH씨는 본인의 길이 망해간다면서 물어보지 말라더군요(...) Exit을 잘 연결하면 큰 점수를 벌 수 있어서 거기에 치중해서 9개를 연결했더니 무려 총점 50점으로 승리를 했습니다. 망해간다던 EH씨는 자신감 넘치게 본인이 이길 것 같다던 JH씨와 함께 2등을 하셔서 게임 주인의 실력을 뽐내셨고, exit을 많이 연결 못해서 큰 점수를 못 버셨던 IE씨는 대신에 막힘없이 길을 모두 연결해서 놀랍게도 마이너스 점수를 하나도 안 받으셨더라구요.

많은 분들이 새로 오셨는데 제가 못 챙겨드린 것 같아서 좀 죄송하기도 하고, 그래도 DE씨랑 EH씨가 게임 설명을 잘 해주셔서 잘 놀다 가셨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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