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의 저택 긴 후기

단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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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5 오전 12:07

IP: 119.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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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드리치 호러로 세계를 탐험했는데 저택 탐험이라니 너무 스케일이 작아진 것 아닌감?

들어가며

저희 모임의 보드 게임 입문작은 엘드리치 호러입니다.
모임원 중 한 명이 회사 사람과 대화하는데
엘드리치 호러가 재밌다고 하여 뜬금 없이 사온 것이 시작이였죠.

게임 설명서가 복잡해서 혀를 내두르고
게임의 난이도가 높아서 골머리를 썩히며
룰 숙지가 부족하여 자주 나온 에러플에 실망했습니다.
그러나 모두의 소감은 '재밌다'였죠.

그렇게 보드 게임에 입문하게 되었지만 큰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고
그 후 즐긴 것들은 카드 게임 위주의 간단한 파티 게임들이였습니다.

그러다가 테라포밍 마스를 접하고 보드게임에 큰 흥미를 갖게 되었으며
그저 보드게임축제가 열린다는 말에
관련 사전정보도 없이 친구들과 함께 보드게임콘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서 존재조차 몰랐던 광기의 저택을 만나게 되었죠.
미니어쳐+앱,스팀 지원+엘드리치 호러 스타일+세일 = 어머 이건 사야해!

구입 후 재미있게 즐겼고 그런만큼 리뷰가 쓰고 싶어져서 글을 쓰지만
입문한지 1년도 안된 보린이 입장에서 씌여지기 때문에 부족함이 많을 것입니다.
그 부분은 감안하며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s 아직 게임을 접하지 않으셨다면 사진은 느낌만 느끼시길 바랍니다.

기억하시는 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사진만으로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민감하신 분들은 뒤로 가시는 게 좋습니다.

재미

· 시나리오

게임은 시나리오를 선택하여 그 시나리오의 끝을 보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시나리오는 기본의 경우 각각 독립된 이야기가 4개가 주어지며
성공과 실패 그리고 중간에 겪은 일에 따라서 여러가지 엔딩이 제공됩니다.

시나리오는 스케일이 크지 않지만 각기 다른 소재로 잘 갖추어져 있죠.
저택의 미스테리를 풀거나 저주받은 이들에게서 도망쳐야하는 등
플레이어들에게 상황을 주고 그 안에서 기승전결이 꽤 확실한 편이라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게임에 집중하게 만들어줍니다.

· 몰입도

폰이나 타블렛, 컴퓨터가 강제되지만 그로 인해서 몰입도가 상당히 올랐습니다.
상황에 맞는 지문들이 바로 바로 화면에 뜨기 때문에 번거로움이 없어졌고
배경음과 효과음이 지원되어 더 으스스한 느낌을 받게해줬습니다.

- 그때 그때 시나리오에 맞는 상황이 플레이어들에게 제공되며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보여준다.

몬스터와의 전투도 이전 작들보다 더 묘사가 세밀해졌고
계산도 편해져서 자잘자잘하게 신경써야하는 부분이 사라졌죠.

조립형 보드를 통해서 행동에 따라서 새로운 맵이 보인다는 점도 멋집니다.
새로운 맵이 열리면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거나 없었던 비밀이 생겨서
정말 탐험을 진행 중이라는 느낌이 들거든요.

- 처음에는 작은 맵이지만 탐험을 하면서 맵을 넓혀나가게 된다.

· 퍼즐

게임 자체가 이동과 행동을 빡빡하게 맞춰서 진행하기 때문에
살짝 퍼즐의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그것도 그렇지만 이 게임은 진짜 퍼즐이 미니게임으로 등장합니다.

퍼즐의 해결은 케릭터 능력치와도 관련되서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 퍼즐을 풀더라도
케릭터의 능력치가 낮으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퍼즐은 적당히 머리를 굴리면 풀어낼 수 있는 난이도라 딱 좋은 정도였습니다.

- 퍼즐은 여러 종류가 준비되어있으며 앱이나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된다.

· 협력

여러 상황이 나오다보니 같이 하는 플레이어와 감정을 공유할 때가 많습니다.
주사위가 망하면 여러 명의 탄식이 들려오고
이길 수 없었을 것 같은 적을 기적의 주사위로 이기면 서로 기뻐하죠.

한 명의 운이 끝장나게 좋다면 영웅이 탄생하기도 하며
누군가 계속 운이 없다면 천덕꾸러기 취급받습니다.(제가 한 판 그랬... ㅠㅠ)

그러나 이 협력에도 금이 가는 타이밍이 나오는데
케릭터가 정신이 붕괴하여 미쳐버리면 무엇을 할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미친 나머지 다른 플레이어를 고통으로 밀어넣고 혼자 승리하게 바뀌거나
정신이 붕괴되었지만 가끔 배신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일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갑자기 블러핑 요소가 추가되기도 하더군요.

처음부터 배신자가 있는지 없는지 의심해야하는 데드 오브 윈터보다
이렇게 배신자가 나올 수 있는 방식이 더 좋았습니다.

테마

게임 진행의 단계나 미니어쳐 그리고 시나리오와 등장인물들은
이야기하고자한 바인 크툴루 신화를 긴장감있게 구현해놨습니다.

광기에 휩싸인 사람들고 크툴루 신화와 관련된 적들이 등장하며
게임이 진행되면서 주인공들이 겪는 고통은 무시무시한 것이 많습니다.

- 크툴루 신화를 모르더라도 저 괴물들이 우릴 반으로 갈라죽일 것이란 공포는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크툴루 신화를 모른다고해서 몰입할 수 없는 작품은 아닙니다.
아예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미스터리나 공포물로 접근시키니까
생각보다 쉽게 몰입하면거 게임을 따라가더군요.

그만큼 밀폐된 공간에서의 게임 진행이 잘 구현되어 있습니다.
물론 조금이나마 알면 더 재미있겟죠.

컴포넌트

피규어는 많은 이들의 도색을 이끌어 낼 정도로 괜찮았고
조립식 보드의 상태도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체력과 정신력이 표시하기 쉬운 개인판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는 것 빼고는 딱히 컴포넌트로 흠 잡을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 늘어놔야 하는 카드가 너무 많다. 숫자로만 표시 가능한 개인판이 기본으로 들어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소유여부

저는 성향에 맞는 게임이라 소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게임을 즐겼다면 바로 샀을겁니다.

시나리오를 다 깨도 가지고 있을 것 같고...
다른 시나리오 한글화와 확장팩 기다려야하거든요.

의외로 접대용으로도 괜찮다고 생각해서 여러모로 소장하려고 합니다.

규칙

어떤 게임이든 안 그렇겠냐만은 룰 마스터가 제대로 게임의 룰을 숙지하면
플레이어들은 어려움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룰마를 하고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에러플을 감시하기가 쉽거든요.

룰마가 되기 위해서 규칙을 익히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로 이야기를 하면
한 번 플레이해보면서 궁금한 것 찾아보면 생각보다 금방 익힐 수 있습니다.
적어도 엘드리치 호러보다는 훨씬 쉬운 느낌이였네요.

규칙은 밑의 쓴글님이 쓰신 글을 보시면 쉽게 파악하기 좋습니다.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4306&tb=community_post&game_id=7212&game_category=&&btv=on

리플레이

같은 시나리오를 하더라도 맵의 배치라거나 벌어지는 일들이 달라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나리오 클리어에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때
같은 것을 반복하는 무료함이 조금은 상쇄되는 편입니다.

그러나 좋은 형태로 엔딩을 보면 아무래도 다시 할 사람은 거의 없겠죠.

애초에 높은 리플레이성을 기대하면서 이 게임을 사는 것은 이상한 일입니다.

태생이 PC나 콘솔 게이머인 제가 보기에는
쉽게 설명해서 스토리 중심의 바이오하자드에게서
전략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의 리플레이성을 기대하는 것 같이 느껴지더군요.

그냥 속 시원하게 4개 시나리오 엔딩보면 끝인 게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확장팩이나 추가 시나리오는 기대해보구요.

마치며

개인의 취향을 배제하면 그다지 깔 것 없는 게임이 생각합니다만
제게 아쉬움으로 다가왔던 것은 가끔씩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것이였습니다.

플레이어 외의 등장인물이 있는 곳에 화재가 발생해도
등장인물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 때라거나
문 하나 못 부셔서 몇 턴째 갖혀있는 적들을 보면 살짝 아쉽더군요.

그래도 재미있게 즐겼고 접대 게임으로 큰 역할을 한 게임입니다.

비 보드게이머 한 명이 완전히 꽂혀서 다음 모임에 또 참가하게 만들기도 했고
친구 조카들이 놀러와서 플레이시켜줬는데 몹시 흥미진진하게 즐기더군요.

그래서 다른 친구들에게도 플레이시켜보고 싶은 게임입니다.

- 기대 이상으로 집중한 조카님. 생각해보면 초6이면 알 것 다 아는 나이... 아닌가...?

폰보다도 타블렛, 타블렛보다도 노트북, 노트북보다도 TV가 하기 좋습니다.
어째 게임가격보다 준비물의 가격이 더 비싼 느낌이지만
큰 화면으로 하면 확실히 편하기도 하고 몰입도도 올라가게 됩니다.
전 처음에 태블릿으로 하고 그 다음부터는 노트북으로 했는데 확실히 낫더군요.

광기의 저택은 만족스러운 게임이였습니다,
부디 시나리오 한글화와 확장팩 발매가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살테니까 팔라구요... 흑흑.

총점

재 미 : 9 이런 류의 게임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몰입도가 높았음

테 마 : 10 이런 게임에 테마를 만점은 안 준다면 어떤 게임에 테마 10점을 줄 수 있을까

소유여부 : 9 구매했고 팔 생각도 없고 한 판 플레이 후에 오거나이저도 샀음.

규 칙 : 7.5 문의게시판에 질문도 많고 오류플도 겪어봤으나 의외로 한 번 익히면 쉽다
컴포넌트 : 8.5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

리플레이 : 8 모든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더라도 안 해본 사람 시키고 룰마하고 싶음

종합 : 8.66

본문외 사진모음

※ 게임을 안해본 분들이라면 사진을 자세히 보지 말고 이런 느낌의 게임이구나만 느껴주시기 바랍니다.

※ 오거나이저는 기본 포함이 아니며 인서트박스에서 구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