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보드게임 이야기 4편

조이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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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3-16 오후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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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보드게임 이야기 4편

재미있는 보드게임이 많이 있지만 흥미로웠던 부분을 이야기로 풀어쓰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몇 가지 이야기를 더 적어보려고 합니다.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13) 2인용 추리게임이라니!

이야기는 제가 처음 보드게임을 접하기 시작했던 시기로 돌아갑니다. 추리게임이라고는 클루만 알고 있던 저는 2인용 추리게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추리 게임이 2인도 되나? 싶었고 그때 당시는 용어도 몰랐지만 심지어는 비대칭 게임이었습니다. 혹시 무슨 게임이었는지 감이 잡히시나요? 연쇄살인마 잭을 잡는 테마의 게임입니다.

화이트 채플에서 온 편지!

땡! 아닙니다.

이 게임은 오부족, 킹도미노, 세븐원더스 듀얼을 디자인한 브루노 카탈라씨의 작품이며 브루노씨의 작품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게임입니다.

정답은 미스터 잭 인 뉴욕이라는 게임입니다.

한명은 잭이 되어 뉴욕 맨하탄에서 탈출을 해야하고 한명은 경찰이 되어 8명의 용의자 중에서 누가 잭인지 밝혀내고 검거까지 해야 합니다. 디덕션요소와 검거하는요소까지 가미되어 있습니다. 화이트 채플과는 전혀 다른 매커니즘을 사용하는 게임이었습니다.

디덕션의 경우에도 하나씩 경우의 수를 제거해가는 것은 맞지만 그 방법이 특이하였습니다. 먼저 8개의 케릭터중에 랜덤하게 하나의 케릭터가 잭으로 지정이 됩니다. (잭만 자신의 정체를 알고 시작합니다.) 잭이 탈출을 위해서 그 케릭터로 둔갑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경찰과 잭은 번갈아 가면서 8개의 케릭터를 조종하게 되는데 경찰도 잭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잭을 조종할 수 있습니다. 조종이라 함은 이동 및 특수 능력 사용입니다. 특수 능력으로 맵에 지하철입구, 건물, 공원, 가로등을 설치하기도 하며 탈출할 때 타고 가야하는 배를 다른 부두로 이동시키거나 염력으로 다른 케릭터의 위치를 변경하기도 합니다. 라운드가 진행되면서는 설치되는 구조물들로 인하여 맵이 더 복잡해지고 다양한 능력만큼이나 다양한 전략 및 심리싸움이 펼쳐집니다.

각 라운드 종료시 잭은 자신이 Visible 한지 Invisible 한지를 경찰에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잭이 다른 케릭터와 인접해 있거나 가로등과 인접해있다면 Visible한 것이고 홀로 떨어져있거나 공원에 들어가 있다면 (옆에 다른 케릭터나 가로등이 있어도) Invisible한 상태입니다. 즉, 잭이 Visible하다고 말한다면 지금 홀로 떨어져있는 다른 케릭터들은 용의자 선상에서 제외가 됩니다. 반대로 잭이 자신의 상태가 Invisible 하다고 말한다면 홀로 떨어져있거나 공원에 들어가 있는 케릭터들 중에 잭이 있다는 말이 됩니다.

라운드 종료시 잭이 Visible한 상태였다면 잭은 다음 라운드에 탈출 할 수 없습니다. 라운드 종료시 잭이 Invisible한 상태였다면 다음 라운드에 맨하탄 밖으로 탈출 할 수 있는 조건이 됩니다. (조건이 될 뿐 걸어서 혹은 배타고 빠져나가야 탈출이 됩니다.)

경찰의 입장에서 반은 Visible하게 반은 Invisible하게 해서 잭이 누군지 파악하면 되는거 아닌가 싶겠지만 혹시라도 Invisible쪽에 잭이 있었다면 다음 라운드에 쉽게 탈출해버릴지도 모릅니다.

잭의 경우에도 잭을 포함한 대다수를 Invisible하게 만들면 좋겠지만 경찰이 Invisible한 케릭들을 다음 라운드에 탈출하지 못하게 막아두기 때문에 용의자 리스트가 줄어들지 않도록 오히려 8케릭터 모두를 Visible하게 만드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또 다른 승리조건으로 마지막 라운드까지 경찰이 잭의 신원을 밝히고 검거하지 못한다면 잭이 승리하기 때문에 반대로 경찰플레이어가 케릭터들을 적당히 Invisible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정도만으로도 재미있는데 미스터 잭 인 뉴욕에는 정보원이라는 존재가 있고 정보원에게 다가가면 (라운드당 한번) 잭으로 지정되지 않은 7명의 케릭터 카드 중 한장을 제공해 줍니다. 스타워즈 리벨리온의 프로브카드와 같은 역할인데 이 정보는 경찰뿐만 아니라 잭도 얻을 수 있어서 서로간의 심리전이 머리 폭발할 정도로 치열해집니다.

아흑.. 또 하고 싶어지네요.

(14) 기막힌 네이밍

텀블벅으로 두차례 펀딩하신 최민호 작가님의 보드게임 막타와 아라타의 이름짓기는 정말 기가막힐 정도로 절묘하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막타는 플레이어가 전사, 마법사, 궁수, 왕, 농부가 되어 몬스터를 처치하거나 퀘스트를 완료하여 점수를 얻는 게임인데 각 케릭터의 특징도 독특하고 게임 전반부에 걸쳐서 작가의 위트가 넘쳐흘렀습니다.

게임 시스템중 핵심이 되는 시스템은 바로 막타 메커니즘입니다. 막타!

흔히 말하는 마지막 타격! 즉, 마지막에 몬스터를 처치하는 사람에게 막대한 이득이 가는 PC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인데요. 막타라는 게임은 이것을 보드게임에 적용시켜 남이 다 잡아둔 몬스터 점수를 홀랑 뺏어가는 것을 장려하였습니다.

Makta!

그러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비슷한 그림체의 또 다른 게임이 등장했으니....

Arata!

저는 이름만 보고 직감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름과 딱 맞는 추리게임 이더군요. 참고로 아라타! 아랐다! 알았다!는 아프리카어로 우봉고!입니다.

저는 야! 내 물고기야! 라든가 와이 퍼스트 같은 위트 있는 네이밍을 무척 좋아라 합니다. 또 신박한 이름의 게임이 어떤게 있을까요..?

(15) 이길 수록 불리해진다

단순한 오목 시스템에도 이런 신박함을 가미하다니..

처음 인쉬를 접했을때 회오리바람이 지나가며 나무를 뿌리채 뽑는것 같은 흥분을 느꼈습니다.

게임방법을 이렇습니다.

자신의 링이 있는 위치에 자기 색깔의 돌을 놓습니다. 그리고 링을 직선으로 이동하고 이동 경로에 있던 모든 돌을 뒤집습니다. 남의 돌도 뒤집지만 자신의 돌도 뒤집힙니다. 뒤집은 후 오목이 완성된다면 1점을 얻습니다.

키야... 뒤집히고 난 후의 모습을 상상해서 한 수를 두어야하지만 종종 아차 싶을때가 있었죠..

점수는 자신의 링을 하나 빼는 것으로 표시합니다.

<이미지 출처 보드게임긱>

오잉!? 나의 링을 뺀다고? 그럼 점수를 낼 수록 다음 점수를 내기가 어려워지는 구나 ! 3대0 점수가 나지 않도록 하고 또 따라 잡기가 용이하도록 설계를 했음에도 동점 상황에서는 진검승부가 가능한 시스템이었습니다.

단순하지만 참신했죠.

(16) 난 더이상 안되겠어..

이번에는 제가 소개한 게임중에 유일하게 플레이해보지 못한게임이기에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하태하태의 정도를 넘어서 볼케이노가 폭발할 정도로 핫한 그 게임입니다. 이렇게 핫한데 물량은 소량으로 만든 허니0터칩 같은 마케팅을 하는건 아닌가 생각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작가인터뷰 영상을 보면서 "헐~" 했던 시스템이 있는데요. 이미 관심있는 분은 다 알고 계시겠지만 뒷북한번 크게 쳐보렵니다.

탈탈탈 하얗게 불태웠어.. 탈진시스템입니다.

글룸헤이븐 게임의 대다수의 시나리오에는 라운드 제한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에 플레이어가 지쳐버리면 게임이 끝나고 말지요.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두개의 카드를 골라서 플레이합니다. 사용된 카드는 디스카드 덱으로 갑니다. 그리고 "휴식"을 취하면 디스카드 덱에 있던 카드를 손으로 가져오는데 그중 한장은 완전히 버려지게 됩니다.

게임이 진행될 수록 선택 할 수 있는 액션의 종류가 줄어들 뿐만아니라 더 자주 휴식을 취하게 되고 결국은 옆에 있는 동료에게 이런 말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먼저가, 난 이미 틀렸어."

<이미지 출처 보드게임긱>

저도 이제 휴식을 좀 취하고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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