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턴 (Boardton) - 보스턴 보드게임 모임 후기 #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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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30 11:01

저희 모임 페북에 올린 후기입니다. 혹시 사진이 보고 싶으신 분은 페북으로 와 주세요. https://www.facebook.com/Boardton/

2019년 7월 28일 모임 후기

최근에 이사를 하고 갑자기 회사 일이 넘쳐나서 모임만 간신히 하고 그동안 후기는 못 올리다가 짬을 내서 올려봅니다. 이날도 이사 마무리를 하다가 약간 늦었더니 EH씨와 MK씨가 먼저 와 계시더라구요. 다행히 EH씨가 제가 빌려드렸던 루미큐브를 가지고 오셔서 MK씨와 하고 계셨습니다. 오늘은 많은 분들이 오기로 되어 있어서 두분은 적당히 게임을 하게 놔두고 저는 새로오는 분들을 기다렸습니다. 오랜만에 오시는 TW씨와 친구분, 그리고 무려 보스턴에서 1시간 가까이 떨어진 프로비던스에서 SY씨가 처음으로 모임에 오셨습니다. SY씨는 무려 보드라이프의 제 글을 보고 오셨다고해서 더 감동적이었네요. 처음 본 분이 2분이 계셔서 간단하게 다빈치 코드로 시작을 했습니다. 사실 이날은 제가 너무 여러 테이블을 돌아다니면서 설명을 하는 바람에 이 게임에서 누가 이겼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네요 ㅠ.ㅠ

다빈치 코드를 마칠때쯤 되니 대부분 인원이 모여서 3테이블이 만들어졌습니다. 마침 SK씨가 기차섬을 꺼내서 설명을 하려고 했는데, 룰마스터의 직업병인지 전략 게임을 다른 사람이 설명하는건 불안해서 보질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얼른 가서 기차섬을 설명해드리고 나왔습니다. 사실 이 게임이 카드로만 이루어진 게임 주제에 설명할게 많아서 시간이 좀 걸렸네요. 나중에 결과를 물어보니 역시 전략 게임 고수이신 SK씨가 초보자 두 분을 무참히 누르고 승리를 하셨다고 하네요. 기차섬이 사실 전략의 탈을 쓴 협잡 게임에 가까운데 SK씨를 제외한 두 분이 초보자다보니 선두 견제를 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네요.

기차섬 설명을 마치고 나니 다른 테이블에는 또 4분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다행히 오늘 처음 오신 SY씨가 기즈모를 해보신적이 있다고 하셨고, 제가 키운(!) JA씨도 조지아에서 모임장 경력이 있으셔서 기즈모는 설명만하고 빠졌는데, 어떻게 진행이 됐을지 사실 약간 불안하긴 했습니다.

이렇게 두 게임 설명을 마치고 나니 3분이 저를 기다리고 계시더라구요. EH씨에게 미리 마르코폴로 세팅을 부탁해놔서 이미 세팅이 거의 끝난 상태에서 또 다시 마르코 폴로를 설명하고 드디어 저도 게임을 해봤습니다. 이번에는 랜덤으로 케릭터를 골랐는데 이 게임을 처음 해보는 MK씨가 뽑은 케릭터가 어려운 것 같다고 했더니, EH씨가 친절하게 본인 케릭터하고 바꾸시더라구요. 저는 전에 한 번 잡아본 주사위 한 개 추가해주는 케릭터가 나와서 쾌재를 불렀습니다. KS씨는 이동하면서 trading post를 놓을 수 있는 케릭터를 잡았는데 역시 쉽지 않은 케릭터라서 한숨을 쉬시더라구요. MK씨가 잡은 케릭터는 시장에서 남들이 자원 얻을 때 본인도 하나씩 얻어가는거였는데, 제가 그 케릭터를 잡았을 때는 모임장을 견제해야한다면서 죽어라고 시장을 이용을 안하더니 처음 오신 MK씨가 그 케릭터를 하고 있으니 죄다 MK씨에게 자원을 가져다 바치더라구요 ㅠ.ㅠ

여행이 중점인 케릭터가 2개나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운이 좋아서 저는 베이징을 먼저 찍고는 미션과 계약에 적당히 밸런스를 맞추면서 진행을 했습니다. 다들 MK씨가 너무 앞서간다면서 한숨만 푹푹 쉬고 있었는데 저는 잘하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아서 속으로만 웃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가장 어려운 케릭터를 잡은 KS씨는 역시 게임을 잘하시는 분답게 보드에 있는 카드를 빠르게 훑고 필요한 곳에 trading post를 초반에 놓아서 대량으로 돈을 받아가시더라구요. 그리고 그 돈을 바탕으로 전 맵을 쓸고 다니면서 trading post를 몽땅 다 놓았습니다. 검은색 trading post를 놓은 사람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면서 본인이 그걸 달성했네요. 그래서 계약 타일은 거의 완성 못하면서도 미션과 케릭터 기본 능력으로 어마어마한 점수를 벌었습니다. 반면에 친절하게 케릭터를 바꿔주신 EH씨는 오아시스를 텔레포트해 다니는 케릭터인데 저한테 베이징도 선점 당한데다가 케릭터 능력도 워낙 쓰기 어려워서 게임 중반부터 의욕을 잃으시더라구요.

MK씨가 워낙 앞서 나갔지만 미션에 거의 신경을 못 쓰셔서 따라잡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제가 마지막에 쓸때 없이 금에만 욕심을 부리다가 평범한 계약을 완료를 못해서 결국 1점차로 석패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룰도 잘 이해하고 게임 잘하는 사람들하고 같이 게임하니 재밌네요. 평상시에는 제가 룰과 자원등을 거의 다 챙겨줘야 하는데 이번에는 MK씨를 제외하고는 다 알아서 잘 하셨거든요.

마르코 폴로가 진행되는 동안 다른 두 테이블의 게임이 모두 끝났는데, 다행히 조지아 모임장이신 JA씨의 경험이 저를 구했습니다. 제가 도와드릴 수가 없었는데 알아서 8명을 한 테이블에 모으더니 달무티를 한동안 돌리고는 두 팀으로 나눠서 코드네임을 무려 4판이나 했다고 하네요. 오늘 정말 많은 인원이 오셨는데 JA씨 덕분에 제가 마음놓고 게임을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저희 테이블은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가볍게 란드운터를 꺼냈습니다. 저보다 경력이 더 오래된 KS씨가 의외로 이 게임을 모르시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플레이를 해봤는데 역시 전략 게이머답게 이런 파티게임에서 수위 카드 카운팅까지 해가면서 게임을 하시더라구요. 그러거나 말거나 게임은 또 MK씨가 승리하셨습니다. 오늘 MK씨가 운/실력이 다 받쳐주는 날인 것 같네요. 그래서 막판으로 다빈치 코드를 꺼냈는데 모두가 타도 MK를 외치면서 먼저 타일을 다 쓰러트렸습니다. 그 후에 남은 3명이 진검 승부를 벌였는데, 다들 두뇌회전이 놀랍도록 빠르시더라구요. 기본으로 남들이 외친 타일 숫자를 기억하고 심지어 블러핑 예측까지 하는 플레이를 했는데, 제가 블러핑을 하려고 했다가 소심해져서 안했는데 했다면 바로 당할뻔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처음부터 타일이 하나 남았지만 그 타일을 끝까지 지킨 KS씨가 승리를 하셨습니다. 결과를 떠나서 열심히 카운팅하고 상대 수를 읽으면서 게임을 하니 매우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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