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전쟁 2판] 영업과 첫플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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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2 11:50

지난 주말 보드라이프는 보드게임콘이슈로 가득했는데요. 저는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아니, 신경 쓸 정신이 없었습니다.

(광기의 저택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지만….) 저는 굳건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단 하나의 목적에 모든 정신을 쏟았죠.

바로

'이번 주말 나의 목표는 짝꿍님께 [반지 전쟁 2판]을 성공적으로 영업하는 것이다...'

택배가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펀딩참여를 흔쾌하게 허락해주기도 했고 (같이 플레이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냄), 짝꿍님도 반지의 제왕을 책으로도 전부 읽었을 정도로 (실마릴리온은 읽다가 중간에 포기) 세계관에 대해 이해도가 있고, 관심이 있어서 '당연히 재미있게 같이해주겠지?'라는 기대심리가 약간은 있었습니다.

택배가 도착한 날 바로 개봉을 하고 미니어처 피규어들을 살펴보니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깃발과 창, 기마병들이 제멋대로 트위스트 되어있더라고요.

어느 분께서 조언해주신 대로 헤어드라이어를 가져와 열을 가하니 알아서 정상적으로 돌아와서 신기했습니다.

트레이가 깔끔하면서도 튼튼한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어 있었는데, 카드를 프로텍터에 씌우니 잘 안 들어가더라고요. 그래서 카드를 자유민과 그림자로 나누어 양쪽으로 정리하고, 원래 카드 자리에 토큰과 주사위 등을 정리하니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테플을 위해 룰 북을 읽었는데 꼬박 3일을 읽었습니다...

에러플을 막기 위해 꼼꼼하게 읽은 이유도 있지만, 너무 졸리더라고요... (짝꿍님도 룰 북 읽기를 시도했으나 절반 정도 읽다가 마찬가지로 졸려서 포기….)

플레이 중간에 에러플이 자주 생기거나, 룰 북을 읽는데에 시간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지루해하거나 흥미를 잃을게 분명하기 때문에, 미리 잔 룰을 하나하나 외우려고 노력했고, 최소한 바로 찾아볼 수 있도록 메모를 해두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개시일이 찾아와 일요일 오후 3시 즈음부터 세팅을 시작해서 플레이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몇 번 라운드를 진행해보고 든 첫인상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1) 잔룰이 많지만 매 턴/라운드 진행은 생각보다 간결하고 부드럽다.

매 라운드 진행은 간결하고 부드럽게 흘러갑니다. 라운드 초반의 세 단계인 '카드를 두 장 뽑고 - 원정대 단계- 추적 주사위 배치'를 해결하는 데에 사실상 5초 이내면 끝납니다.

원정대 단계/추적 주사위 배치단계에서 약간 고민을 할 수는 있지만, 각각 '위치선언을 한다. or 안 한다','추적주사위를 배치한다. or 안 한다' 정도의 고민이고, 사실상 이전 라운드를 진행할 때 고려하기 때문에 금방금방 넘어갑니다.

실제 플레이어가 주로 플레이하는 부분은 '액션 주사위를 굴려서 번갈아 가며 행동하는 것'입니다. '테포마'로 친다면 '행동단계'라고 볼 수 있겠네요. 행동단계에서 룰 북을 많이 참고하게 되지만 참조표가 큰 도움이 됩니다.

2) 참조표가 매우 유용하다.

행동단계에서 각 주사위로 정말 다양한 선택이 가능합니다. 각 주사위 눈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이 2~6개씩은 있으니까요. 그래서 익숙하지 않을 때는 참조표를 계속 보게 되는데, 참조표만으로도 에러플을 막는데 상당히 도움 됩니다.

주사위별 행동목록, 전투 진행 및 정치상황판에 관련된 내용이 들어있고, 펼치면 안쪽에 용어정리가 되어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황혼의 투쟁'을 플레이할 때는 참조표가 큰 도움이 되지 않았는데, 플레이어 친화적으로 참조표를 잘 구성해두었다고 생각합니다.

3) 단순한 워게임에 반지의 제왕 스킨을 입힌 게 아니라, 테마가 룰과 전략적인 요소에 너무 잘 버무려졌다.

톨킨 할아버지가 지도를 원래 잘 만든 건지 모르겠는데, 지역과 산맥 배치가 너무 절묘하게 게임성에 +요소로 작용합니다. 또한 각 동료와 하수인의 특수능력과 제한사항들, 이벤트 카드의 효과와 사용 방법 또한 원작의 상황을 재현하거나, 원작에 어울릴법한 행동을 하게끔 유도합니다.

나즈굴과 마술사 왕은 무한이동력을 바탕으로 원정대를 추적하는 동시에, 전쟁지역을 휩쓸고, 반지원정대의 동료들은 원정대를 지키거나, 전투에서 활약하기도 합니다. 사루만은 아이센가드에서 더 강력한 우르크하이 군대를 빠르게 양성하고, 골룸은 샘과 프로도가 적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안내합니다. 반지의 제왕 OST를 한쪽에 틀어놓고 플레이하니 더욱더 흥미진진했습니다.

플레이 후기로 넘어오자면 짝꿍님이 자유민을 플레이하고, 저는 그림자를 플레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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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두어 번의 휴식 시간을 가지고, 밤 10시가 다 된 시간에 (중간 휴식 시간을 빼면 5시간가량 플레이했네요) 결국 프로도가 운명의 산에 반지를 던져버리는 것에 성공하여 자유민의 승리로 게임이 종료되었습니다.

저는 그림자군대의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사방팔방 열심히 전쟁을 벌이고 다녔는데요. 곤도르의 미나스 티리스를 공성하는 데에 너무 많은 병사를 쏟아 넣은 게 패인이었습니다.

아라곤이 미나스 티리스에 들어와 있는 상황이어서, 아라곤까지 일망타진할 생각이었으나 역시 공성전은 어려웠습니다.

4 라운드에 걸친 꾸준한 공성 시도에도 결국 정규군 2부대가 남아 너무 많은 턴 손실이 일어났습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뒤늦게 동부인을 북부로 보내 상대적으로 군사력이 약한 지역들을 공격하려 했지만 그때는 이미 프로도가 모르도르에 진입한 이후였습니다....

중간중간 룰 북도 확인해가면서 플레이하느라 긴 시간이 소요되긴 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집중도 있게 플레이 할 수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반지의 제왕 감독판을 보고 나서 느끼는 그 피곤함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 건 왜 그런 걸까요….

피로도는 있지만 너무 잘 만든 게임이고 플레이하는 동안 너무 즐거웠습니다. 아마도 한두달에 한번씩은 종종 꺼내서 플레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나스 티리스로 진군하는 사우론 군단과 남부인 군대>

<초기 게임 상황>

<사루만과 우르크하이, 팡고른 숲에는 김리가 엔트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결국 운명의 산에 반지를 파괴시키는데 성공한 프로도와 샘, 사우론의 입은 아무것도 모른 채 미나스 모르굴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