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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야화 2회플 후기: 적절한 하우스 룰을 찾아서 (사진x)
무이 쪽지보내기   | 조회수 665 | 추천 10 | 작성 IP: 124.28.***.*** | 등록일 2019-07-06 0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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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순위 196   7.042 점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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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야화

 (1985년)
Tales of the Arabian Nights
평가: 13 명 팬: 8 명 구독: 16 명 위시리스트: 33 명 플레이: 17 회 보유: 95 명

라이트게이머인 무이입니다.

곰팡맨님으로부터 한글화된 천일야화 이야기책 파일을 받은 게

벌써 3개월 전이네요. 그 후로 돌려야지 돌려야지 하고 몇 번이나

마음을 먹었는데, 사전에 준비할 게 많아서 좀 부담스러웠던지

최근에서야 겨우 한글화를 마치고 플레이를 해보게 됐습니다.

 

이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는 아마 대충 알고들 계실 거 같습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책의 몇 페이지로

가라는 식으로 진행되는 거죠. 보드가 있는 게임 북이라고나 할까요?

저도 대충 이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게임을 해보니 이런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심혈을 기울여 리뷰를 써보리라 했던 다짐을 재빨리 저버리고,

저처럼 부담감을 안고 초회플을 준비 중인 분들을 위해

쓸모가 있을지도 모르는 간단한 후기와

이를 바탕으로 한 간단한 하우스 룰 가이드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가이드가 왜 필요하냐구요?

 

    A. 어떤 하우스 룰을 선택할 것인가?

 

보드게임긱에 등록된 천일야화의 플레이 시간은 2시간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2시간은 가볍게 뛰어넘습니다.

그러다보니 적절한 하우스 룰을 찾게 되는데요...

이건 제가 유별나서 그런 게 아닌 게,

차나한잔님의 후기 ‘간단후기 - 호랑이 없는 곳엔 여우가 왕이다?’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볼 수 있고, 긱 포럼을 봐도 플레이 시간을 줄이기 위한

하우스 룰이 자주 논의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 초회플을 위해 선택한 규칙

 

제가 2인으로 초회플을 하면서 선택한 규칙은 규칙 설명서에 있는

‘더 짧은 게임’ 규칙으로 상태 카드를 한 장만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규칙입니다. 새로운 상태 카드를 받으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상태 카드는 버리는 것이지요.

한편, 게임의 종료 조건이 되는 운명 점수와 이야기 점수는,

원래 게임을 하기 전에 그 합이 20이 되도록 각자 비밀리에

정하게 돼있지만, 초회플이라 각자 운명 점수 10점과 이야기 점수 10점을

모두 달성하는 것으로 정하고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2. 초회플에서 드러난 문제점

 

이렇게 게임을 해보니 몇 가지 문제가 생기더군요.

먼저, 상태 카드를 하나밖에 가질 수 없다보니,

상태가 너무 자주 바뀌어 상태 카드의 존재감이 너무 약했습니다.

그리고, 운명 점수에 비해 이야기 점수를 얻기 힘들어,

게임이 늘어지면서 2인플임에도 불구하고 2시간 반을 넘겼습니다.

‘더 짧은 게임’ 규칙인데도 말이죠.

게다가 만남 카드(encounter card)를 반 정도밖에 안 써

아침 마커인 채로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3. 2회플을 위해 선택한 하우스 룰

 

2회플 때는 3인으로 진행하게 됐는데,

앞에서 거론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상태 카드를

최대 3장까지 가질 수 있게 했고,

운명 점수+이야기 점수가 20점이 되는 것으로 종료조건을 바꾸었습니다.

한편, 만남 카드 더미를 6등분해서 그 중 하나가 소진될 때마다

아침에서 정오로, 정오에서 밤으로, 밤에서 다시 아침으로 마커를 바꿨습니다.

여기까지는 긱 포럼에도 제시된 방법들로 결과적으로 꽤 괜찮았습니다.

근데, 여기에다 한 가지 규칙을 (자의적으로;) 더 추가했습니다.

처음에 기술 토큰을 가져갈 때 중복을 허용해

(규칙상으로는 중복이 안 되지만;) 3개씩 고르게 하되, 그 중 하나는

마스터 레벨로 두게 했습니다. 이렇게 한 것은 자신의 캐릭터를

만든다는 느낌을 가지게 해서, 이야기에 대한 몰입감을 높이고

게임의 진행속도를 올리기 위한 의도였습니다.

 

  4. 2회플에 적용한 하우스 룰의 결과

 

2회플은 3인임에도 불구하고 2시간 만에 끝나고,

상태카드도 제법 오래 가지고 있어서 여러 모로 초회플에 비해

쾌적하면서 즐겁게 게임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2시간은 여전히 이 게임을 하기에 좀 긴 거 같았거든요.

그래서, 다음에 다시 이 게임을 한다면...

운명 점수+이야기 점수가 15점이 되는 것으로 종료조건을 바꾸고,

대신에 상태카드의 장수 제한을 아예 없앨 거 같습니다.

그러면, 플레이 시간이 1시간 반 정도로 줄고, 상태카드로 인한 재미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서요.

뭐 아직 안 해봐서 장담은 못 하지만요;

그리고, 지시 카드(quest card)의 경우 달성하기 힘든 것들이 있어서,

게임을 하기 전 세 장을 받아 그 중 한 장만 선택하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5. 초회플인 당신에게 제안하는 하우스 룰

 

그래서, 초회플을 앞둔 게이머에게 제안하는 하우스 룰은

긱에서도 제안됐던 (그래서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할 수 있는) 세 가지로

 

첫 번째, 운명 점수+이야기 점수가 15점이 되는 것으로 종료조건을 바꾸고,

두 번째, 상태 카드를 최대 3장까지 가질 수 있게 하는 대신에,

새로운 상태 카드를 받을 경우엔 가장 오래된 상태 카드를 버리며,

세 번째, 만남 카드 더미를 6등분해서 그 중 하나가 소진될 때마다

아침에서 정오로, 정오에서 밤으로, 밤에서 다시 아침으로 마커를 바꾼다.

 

는 것입니다. 뭐, 앞서 말씀드린 것 중에 추가로 더 선택할 수도 있겠구요.

 

여기까지가 초회플을 위한 저의 후기 및 가이드이고,

게임에 대한 감상도 약간 적어보겠습니다.

 

    B. 감상

 

  1. 만족스러운 한글화

 

개인 보드와 (좀 오버라고 생각됐던) 스킬 토큰까지 모두 한글화했는데,

덕분에 게임 진행이 상당히 매끄럽게 되더군요.

가끔 만남 차트가 없거나, 용어가 통일되지 않아 이야기책 원서를

찾아봐야할 때도 있긴 했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어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야기책 원서도 꼭 가지고 플레이하시길 권합니다.

 

한글화 자료 중에는 특히, 만남 차트를 이야기 책에서 따로 빼

4페이지로 만든 인카운터 메트릭스가 매우 유용했습니다.

두꺼운 이야기 책을 뒤적거리는 것은 매우 번거로운데,

인카운터 메트릭스가 이런 번거로움을 많이 줄여주더라구요.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스킬 토큰 한글화는 정~말 귀찮은 작업이었지만,

꼭 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저는 라벨지에 스킬 토큰 한글화를 프린트하고,

여기에 투명 라벨지를 붙인 뒤 오려 토큰에 붙였는데,

고생한 보람이 있는게... 게임 진행에 있어서 번거로운 점이 많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번거로운 점을 덜면 눈에 띄게 쾌적해지더라구요.

 

  2. 베스트 인원

 

3인플을 해보니, 왜 3인 베스트인지 알겠더군요.

2인플로 할 때는 인카운터 메트릭스, 리액션 메트릭스, 이야기책까지

한 사람이 다 뒤적거려야 해서 번잡함이 말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그에 비해 3인플은 한 플레이어에게 인카운터 메트릭스, 리액션 메트릭스를

맡기고, 다른 플레이어에게 이야기책을 맡기면 되기 때문에

번잡함을 못 느꼈습니다.

 

한편, 4인플은 플레이 시간도 길 것이고, 기다리는 것도 지루할 거라

시도조차 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곰팡맨님이 인카운터 메트릭스, 리액션 메트릭스의 경우 인원수만큼

프린트할 것을 권하셨지만, 저는 한 부씩만 있어도 편하더군요.

자리차지도 적게 해서 좋았구요.)

 

  3. 게임성

 

천일야화에서 승부는 사실 큰 의미가 없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하우스 룰을 편한 마음으로 도입할 수 있었구요.)

대신에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재미로 하는 게임인 거 같은데,

이야기만으로 보면 원작인 천일야화를 책으로 읽는 거에 비해

재미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원작이 굉장히 재밌거든요;

근데, 게임을 하기 전에 스킬 토큰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에 이입해 자신만의 선택을 해나가다 보면,

이야기가 원작에 비해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몰입감이 있고,

특히 훔치기나 공격하기 등의 선택을 할 때의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래서 한 시간 반 정도는 그냥 흘러가버리더라구요.

다른 플레이어들과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는 점도 좋았구요. 이런 점에서 이 게임은 평소 친한 사람들끼리

즐기는 게 좋을 거 같네요.

 

  4. 쉬운 규칙

 

이 게임은 규칙 설명서를 읽어가는 룰 마스터만 힘들고,

같이 할 플레이어들은 매우 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용어와 이동 규칙만 설명하고 바로 시작해도 될 정도로요.

규칙을 모르는 플레이어에게 선 플레이어를 하게하고,

룰마스터가 진행을 하면서 인카운터 메트릭스, 리액션 메트릭스, 이야기책

이렇게 세 가지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만 알려주면 되거든요.

텍스트도 명쾌해 애매한 점이 매우 적었습니다.

 

  5. 번거로운 세팅과 자리차지

 

규칙은 간단하지만 상태카드와 스킬 토큰을 ㄱ, ㄴ, ㄷ 순으로 정렬해서

배치하는 등의 세팅이 다소 번거롭고, 자리차지를 꽤 한다는 것은 다소

불편한 점이긴 했습니다. 적어도 일반 카페에서 할 게임은 아니더군요.

 

    C. 마무리

 

제 경우에... 천일야화가 매우 재밌는 게임이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습니다.

대신 친한 사람들과 가벼운 분위기에서 즐겁게 한 시간 반 정도를

보낼 수 있는 게임으로 가끔씩 돌리기에 좋아 보였습니다.

규칙이 매우 간단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낸다는 유니크함 때문에

팔 거 같지는 않구요; 저는 ‘옛날 옛적에’는 정말 별로였거든요 ㅠ

2회플을 한 지금으로선 리플레이성이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는 점도 좋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간단하게나마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을 거 같습니다.

특히 도드라지는 점은 이야기에 개연성이 없다는 점입니다.

논리적인 전개를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황당하기 그지없을 정도로요.

저는 이런 점이 걱정돼서 게임을 하기 전에 천일야화 원작에 대해

간단히 소개했습니다.

여성에 대한 혐오를 가지게 된 술탄이 매일 왕비를 갈아치우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는 끔찍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자진해서 왕비가 된 세헤라자드가 다음 날까지 계속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술탄에게 짤막하고 재밌는 (혹은 황당한) 이야기를

들려주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라도 자신을 죽일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었기에 개연성 따위는 중요치 않다는

(어쩌면 있어서는 안 되는;) 거죠.

룰 마스터를 하시는 분들께서 이 점을 먼저 설명해주시면,

다른 플레이어들이 이런 개연성 없음을 받아들이기 편할 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이 게임을 해보고 싶었던 이유이기도 했는데,

이 게임을 특히 아이들과 같이 한다면 좋을 거 같습니다.

룰 마스터를 하는 성인은 게임에 참여하지 않고 진행만 하는 거죠.

그러면, 아이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거 같네요.

이런 점에서 아이들을 기르시거나 가르치시는 분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게임일 거 같네요.

 

얼마 전의 저처럼 천일야화를 돌리고는 싶은데,

다소 막막함을 느끼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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