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PAPS 대회 후기

개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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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30 오후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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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추억 소환

국민학교, 혹은 초기 초등학교 다니신 분들이라면 5월의 행사 체력장을 기억하고 계실겁니다.

흙먼지가 일어나는 운동장에서, 때로는 기나긴 트랙을 달리기도 하고 때로는 모래밭에서 멀리뛰기를 하기도 하는 등 여러가지 방식으로 학생들의 기초체력을 측정하는 행사였죠.

이렇게 전국적으로 수집된 데이터는 학생 신체검사와 더불어 매 년 쌓이고 쌓여서 학생들의 체력발달현황을 참고하는 소중한 통계자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2019년 현재 체력장은 PAPS(PAPS : physical activity promotion system, 학생 건강 체력 평가 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예전에 하나하나 수기 입력하여 검은색 표지랑 끈으로 묶어서 보관하던 방식은 이제 NEIS라는 인터넷 시스템을 이용하여 기록하여 전송하는 등 시대에 맞게 변화해오고 있죠.

1. 옹기종기 PAPS

저는 현재 평택의 보드게임 동호회인 옹기종기에서 매년 이벤트 담당을 맡고 있는 운영진입니다.

2017년 6월 대회를 기점으로 5~6회의 이벤트를 짜오면서 느낀점이 있다면, 대회는 모든 사람이 같은 눈높이에서 즐겁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라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초기 대회때 전략게임도 포함시켜서 7~8시간 정도6 마라톤형식으로 대회를 운영 했던거에 비하면

최근 몇회의 대회는 <지니어스 게임 대회> 라거나, <보드게임 퀴즈대회> 등 길어봤자 3~4시간을 넘기지 않게 해서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오셔서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려고 하고 있어요.

암튼 그러다보니 매번 6/12월만 되면 속이 아주 쓰립니다. 모든 분들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대회라는것이 생각보다 어렵거든요.

이번에도 작년 12월 퀴즈대회를 마치고 "아 이제 6월까지 좀 여유있게 다음 대회 준비해야겠다." 이라고 생각하고 잠시 눈을 감았다 떴더니 어느새 6월.

회원분들의 소중한 회비는 쌓여가고,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고, 시간은 촉박하고, 대회 안하냐는 압박이 다가오고....하던 와중에 문득 생각이 난겁니다.

아...!! 지난달에 학교에서 PAPS 행사 있던걸 활용해서 보드게임의 기초능력을 테스트하는 보드게임 PAPS 대회를 열어보자!! 라고요.

그 이후는 마치 접신한듯이 일사천리로 쭉쭉 해나갔습니다.

순발력 : 바나나칩 구출 대작전 45초(4몫) 기록 측정

사고력 : 러쉬아워 기초난이도 1문제 해결 기록 측정

관찰력 : 셋 2분 기록 측정

균형감각 : 텀볼 1분 기록 측정

종합지능 : 시냅스챌린지 촉감제외 7영역 2문항씩 14문항 기록 측정

운 : 해적룰렛 기록측정

이정도의 종목이라면 말 그대로 "기초체력"을 측정한다는 PAPS의 취지에도 맞을 뿐더러 가벼운 게임들로 모든 분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분위기가 되리라 생각했거든요.

남은 문제라면 과연 점수 등급을 어떻게 할 것인가. PAPS와는 달리 보드게임의 평균 기록에 대한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봤는데, 결과적으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인 KSS 기준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Korea Sangmin Standard(대한민국 상민 규준).

모임나가서 짬짬이 남들 안보는 사이에 카페 구석에 가서 해당 게임들을 5~10번정도 혼자 돌리고, 평균을 내서 해당 평균을 3점으로(...) 하고 나머지는 적당히 위아래로.

스스로 저는 딱 평균정도의 흔히 보이는 아재 보드게이머 라고 생각했거든요.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었던건 해적룰렛이었습니다. 카페에서 보유하고있는 해적룰렛이 덩어리가 꽤 커서 좋더라고요.

거짓말 안하고 해적 튀어오를때 저도 같은 높이만큼 튀어올랐습니다. 아주 박력폭발.

그와중에 뒤도 안보고 팍팍팍팍 속전속결로 칼을 넣으시는 분, 하나하나 쫄리듯이 찔러넣으시는 분 등 많은 분들의 액션도 즐거웠구요.

방법은 간단하게 혼자서 터질때까지 계속 칼날을 박아넣기.

가장 운이 없으신 분은 2개째에 당첨되신 분, 가장 운이 좋으신 분은 21개째에 당첨되신 분이었습니다. 굉장하죠 칼날구멍이 24개였는데 21개까지 당첨을 피해가시더라고요

텀볼의 경우 연습의 여부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게임이었어서 연습 요청 조차도 받지 않았었습니다. ㅋㅋ

KSS 기준에 따라 1분간 8개 올리면 딱 3점이었는데 대부분 그 언저리에서 노시더라고요. 사실 8개 이상 올라가면 무게 때문에 떨어져버려요.

그래서 그 이상을 올리려면 올라갈때부터 무게 배분을 잘 해야 하는데, 당연히 그런거 안가르쳐 드렸습니다. ㅋㅋㅋ

시간은 촉박한데 꼬챙이 하나로 구슬에 꿰기도 어렵고, 손 떨려서 구슬 건드리면 구슬 구멍이 아주 와리가리를 제대로 치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러쉬아워는 최초 계획과는 조금 다르게 진행했습니다. 원래는 종목별 1개 부스씩 6개를 진행해서 각 부스당 몰리는 인원이 적게 하려 했거든요.

그렇게 해서 러쉬아워에 한 번에 두세명만 오게 한 다음 모두 공평하게 같은 문제를 측정자와 참가자 둘이만 있는 방에서 해결하고 기록을 측정하려했었습니다.....만,

현실적인 문제로 기초 난이도 문제를 랜덤하게 뽑는걸로 갈음했습니다.

누구는 기본 배치차량이 많고 누구는 적고의 차이는 있었지만...결국 해결 루트까지는 보통 15단계정도라....대충 공평한걸로 하고 납득.

희한하게 남성 회원분들이 기록이 더 좋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남성분들은 3~5점 사이의 점수를, 여성 회원분들은 1~2점 사이의 분포를...

시냅스챌린지의 경우 KSS의 대표적 실패작... 저는 몰랐습니다 제가 시냅스 챌린지를 그렇게 잘하는줄.

제 평균이 14문제 1분 10초여서 기준대로 점수를 먹였더니 3점 이상 찍으신분이 단 한분. 나머지는 모두 1점-ㅅ-;; 90초 이상이면 1점이었는데 평균이 2분 1초였습니다.

결국 종목 종료 후 평균을 내서 다시 점수를 분배, 평균을 3점으로 맞추었습니다.

시냅스챌린지 할 때마다 시냅스챌린지 2 사야한다는 생각이 계속 드는데 언제쯤 사게될지... 참 좋은 게임인 것 같아요. "누구나 잘하는거 하나 쯤 이다." 라는 용기를 주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순발력 종목인 바나나칩 구출 대작전...

저 게임 뭔지 모르시는 분은 (https://www.youtube.com/watch?v=w87GLNlZixk&feature=youtu.be) 이걸 참조해주세요.

기가 맥힙니다 저 게임 ㅋㅋㅋㅋㅋㅋ 루핑루이류의 게임인데 루핑루이에 비해 빵빵터지는 그림이 자주 나옵니다.

저 중앙의 고릴라의 등에 달린 파란버튼을 원숭이 손으로 톡 두드리면 칩이 나오는 게임인데, 그러다가 타이밍이 잘못맞아서 몽둥이에 맞는다거나 하면

원숭이가 날아갑니다. 히히히 원숭이 발싸!!!!

이게 고릴라가 규칙적으로 이동을 하는게 아니라 막 와리가리를 쳐서 재밌거든요. 원숭이들이 쉴새없이 날아다닙니다.

어떤 분은 두개밖에 못뽑으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분은 패기를 쓰셨는지 고릴라가 바나나를 주륵주륵 뱉어내는 기현상도 보이고...아무튼 재밌었습니다.

.....셋요?

.....어렵습니다 셋은. 한 명이 측정하는동안 나머지 여섯명이 셋이 없는 것 아닌가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구조가 되어버려서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

옹기종기에 공식 셋 마왕이 계셔서 그분이 압도적인 피지컬로 기록을 쟁취하셨...

2. 마치며

암튼 2시간 정도의 측정을 끝으로 이벤트가 성공적으로 종료되고 참여하신 분들께 모두 상품을 드린 후 상반기 대회 끝..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게 즐겨주셔서 이벤트 담당은 항상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실 이벤트 준비하면서 제일 속터지는건 "엄청 재밌어보이는데 나는 못한다." 라는 부분입니다. 그래도 회원분들이 재밌게 즐겨주시니 매번 대리만족 하고 있어요.

- 말은 이렇게 하지만 또 관심병 말기라 제가 이벤트 준비 안하면 속에서 열불이 날겁니다. 진행도 할 수 있고 플레이도 할 수 있는 대회를 만들어야겠어요. ㅋㅋ

그럼 이제 12월 까지 좀 쉬다가....12월 대회나 준비해야겠네요. 시간이 많....많...........많.....은것 같은데........음........

우승하신 분의 성적표. 해적룰렛의 위엄이 쩔더군요.

덧)

평택의 옹기종기에서는 1년 365일 신입회원분들을 기다립니다!

2주에 1회씩 정모가 있고, 최소 1주일에 1회의 벙개모임이 있습니다 :) 관심있으신 분은 네이버에 평택 옹기종기를 검색해주샤요!! 카카오에서도 검색이 된다나 뭐라나 그렇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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