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게임마켓 게임 소개] #2 사일런트 팬텀

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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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27 오후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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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소개글을 적는데 2주가 걸렸군요. 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트레지디 루퍼>, <벚꽃 내리는 시대에 결투를>로 잘 알려진 BakaFire Party의 신작 <사일런트 팬텀>입니다.

사일런트라 적고 Psylent라니,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흑염룡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박스를 한번 보실까요.

크킄... 나의 초능력 맛 좀 쬐끔만 보거라...

근미래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초능력자 소년소녀들이 목숨을 건 배틀을 벌인다는 라이트노벨스러운 설정에 딱 라이트노벨 표지같은 일러스트가 잘 어울립니다. 물론 여러분의 손발은 책임져 드리지 않습니다.

내친김에 게임 소개를 한번 읽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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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조직으로부터 임무를 부여받은 초능력자로서, 타겟의 격파를 목표로 합니다.

수단은 2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초능력. 6종류의 능력 - 번개, 열, 염동, 운명, 공간, 정신 중 2개를 선택해, 그 능력을 구사해 공격을 퍼부으세요.

두 번째는 초능력자만이 사용할 수 있는 대 초능력자 병기 <레저넌스 링). 상대의 2가지 능력을 완전히 간파하고 그와 일치하는 파동을 발사하여 상대를 일격에 쓰러뜨릴 수 있습니다.

틈을 노려 능력으로 승부를 걸 것인가, 아니면 신중히 능력을 감추면서 상대를 간파해 해치울 것인가. 결단을 내리는 것은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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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ㅜㅑ...

중학교 2학년 이후 봉인했던 왼팔의 흑염룡이 지금 당장이라도 먹잇감을 포식하고 싶다고 울부짖으며 깨어날 것만 같습니다.

아무튼 간에, 아시다시피 일본 게임은 외양으로 구분하면 크게 두 종류로 갈리는 편이죠. 첫 번째는 오잉크 류의 미니멀한 외관과 그에 잘 어울리는 가벼운 게임성을 갖춘 게임들이고, 두 번째는 쉽덕쉽덕한 외관의 게임들입니다. 개인적으로 전자보다는 후자의 게임들이 오히려 깊이 있는 게임성을 갖춘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물론 쉽덕이므로 후자를 즐기는 데에 아무런 거부감이 없습니다만, 테마와 아트웍이 누군가에겐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이해는 합니다. 솔직히 이 게임은 그게 특히 좀 빡셀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리뷰를 적는 것은 이건 정말 꽤 재미있었고 괜찮은 게임이다 싶었기 때문입니다. 앞서 소개했던 <섀도우 라이벌즈>도 그랬고요.

그래서 이건 뭐하는 게임인지 이제 본격적으로 소개를 하자면, 사실 게임 방법은 위의 소개 문구에 이미 거의 다 나와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게임 시작시에 각자 2개의 비밀리에 초능력을 선택하고, 12의 라이프로 시작합니다.

6종류의 초능력을 각각 상징하는 팬텀들입니다. 게임의 설정상으로는 같은 초능력을 가진 이들에게만 공통적으로 목격되는 실체 없는 망령 같은 존재라는군요. 저는 염동의 에모니카(우측 상단)가 귀엽네요.

게임 시작시에 이 중 무작위로 3장을 받고, 다시 그 중에서 2장을 골라 본인의 능력을 정합니다. 게임 중에는 본인의 능력에 해당되는 카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왼쪽 사람이 해치워야 할 타겟이 됩니다. 게임의 목표는 타겟을 처치하고 무사히 본인의 차례를 끝마쳐 전장에서 이탈하는 것입니다.

한 플레이어가 임무를 완수하고 이탈하면 남은 플레이어들은 딱 한 차례씩 더 진행할 기회가 있습니다. 이때 임무를 완수하면 그 플레이어도 이탈하고 같이 승리합니다. 물론 본인의 타겟이 이탈해버린 플레이어는 패배입니다.

차례가 오면 먼저 1장 드로우를 합니다. 그런데 드로우는 카드 더미 맨 위에서 2장을 받아 그 중에서 1장만 가지고 1장은 도로 맨 위에 올려놓아야 합니다. 그것도 앞면으로요. 어떤 카드를 가져가지 않았다는 것도 나름 정보가 되고, 또 다음 플레이어가 그 카드를 가져갈지 말지도 은근히 눈치가 보입니다. 특히 그게 강력한 필살기 카드라면 더더욱 말이죠.

그 다음에는 1장의 카드를 사용하거나, 혹은 레저넌스 링을 발동할 수 있습니다. 먼저 레저넌스 링을 설명하자면, 소개글에 있듯이 성공하면 즉시 타겟을 쓰러뜨리고 승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패하면 반동으로 자기 자신에게 5 데미지를 입히게 됩니다. 잘못 찍었다간 역으로 자신이 궁지에 몰리게 되는 셈이죠.

그러면 이제 일반 카드를 볼까요.

일반 카드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카드는 크게 공격 카드와 방어 카드가 있고(다인플에는 교섭 카드가 추가됩니다), 왼쪽 위에 적힌 숫자가 데미지, 왼쪽에 표시된 것이 요구 능력, 아래에 적힌 것이 효과 텍스트입니다. 예를 들어 위쪽 가운데의 "불행한 사고" 카드는 전기, 열, 운명 중 하나의 능력을 갖고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두 카드는 오직 한 능력만 필요로 하는 각 능력의 필살기 카드입니다. 이런 카드는 효과가 강력하지만 대신에 단번에 능력 하나가 까발려진다는 패널티를 안게 됩니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사용한 카드가 아래처럼 쌓이게 됩니다. 이걸 보고 그 플레이어를 타겟으로 삼는 플레이어는 능력을 추측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일단 왼쪽에 똑바로 세운 카드들만 보세요. 과연 이 플레이어의 초능력은 무엇일까요?

가능성은 아직 여러가지입니다. 전기나 열 중에서 하나가 있다면 염동과 운명 중에서도 하나가 있을 것이고, 아니면 염동-운명일지도 모르죠. 확실한건 이 네개 중에서 두개라는 것이고, 전기+열은 아니라는 것뿐이네요. 이렇게 선택지를 좁혀가는 과정은 어딘지 마작에서 버림패를 보고 론패를 예측해 피해갈 때의 그 느낌과 비슷합니다.

그럼 오른쪽에 눕힌 카드는 뭘까요? 이건 손패가 넘쳤을 때(3장 제한) 쓰지 않고 버린 카드입니다. 버린 카드는 못 쓰니까 버렸을 수도 있지만, 남을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일부러 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정보는 아니죠.

하지만 카드 효과 중에 '정신감응'이라는 것이 있는데, 정신감응을 하면 손패에서 임의의 한장을 투자해서 상대방의 능력을 좁혀볼 수 있습니다. 정신감응의 대상이 된 플레이어는 정신감응에 사용한 카드를 받아서 그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면 자신이 쓴 카드처럼 똑바로 자기 버림패에 놓고, 아니라면 눕혀서 버림패에 놓아야 합니다. 만약 위의 장면이 정신감응을 당한 상황이라면, 이 플레이어는 열과 염동을 쓸 수 없으니 전기와 운명 능력자라는 것이 완전히 확정되었습니다. 이제 레저넌스 링의 희생양이 될 일만 남은 거죠. 아직 자신을 노리는 플레이어의 차례가 오기 전에 본인 차례가 있다면 먼저 자신의 타겟을 쓰러뜨리고 후다닥 도망쳐야 할 겁니다.

그리고 사실 한가지 정보가 더 있습니다. 바로 게임 시작시에 골랐던 팬텀 카드입니다. 팬텀 카드는 종류별로 2장씩 총 12장이기 때문에, 내가 고른 2장 외에 버린 1장도 중요한 정보입니다. 가령 내가 열을 버렸는데 나를 노리는 플레이어가 주구장창 열 카드를 내고 있다면 내 타겟 플레이어는 절대 열 능력을 갖고 있지 않겠죠. 이런 부분도 어딘지 마작에서 나에게만 4개 보이는 패를 바탕으로 남의 패를 추측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정신감응 외에도 각 능력별로 운명간섭, 정신파괴, 방어불가 등의 부가효과가 있어 게임을 다채롭게 해줍니다.

여기까지가 게임의 대략적인 소개입니다. 다음은 제 평가입니다.

장점:

- 스피디한 진행 속에 치열한 심리전과 눈치 싸움

- 최대한 안 들키기 위해 의외로 머리를 엄청 굴려야 함, 때로는 마작에서 버림패를 꾸미듯이 역으로 심리전을 걸 수도?

- 최대한 카드 안 쓰고 버티기, 아예 대놓고 하나를 까고 막 쓰기 등 다양한 전략의 여지

- 어딘지 모르게 마작의 재미를 엑기스만 뽑아서 즐기는 느낌?

단점:

- 크킄... 나의 초능력이 폭.발.한.다. 흑염룡과 함께 불타오르는 중2병(누군가에겐 장점일 수도...)

- 2인플은 약간 늘어질 때도 있는 것 같음

이상으로 <사일런트 팬텀>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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