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보드게임 행사 ‘게임마켓 2019 봄’ 방문기

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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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30 오후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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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디자이너 올린 입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는데 모두들 더위 잘 피하고 계신가요? ^^ 저는 더위를 피하기는 커녕 서울보다 더욱 더운 도시, 도쿄로 날아와 때이른 더위를 만끽하고 왔습니다. 주말에 도쿄 기온이 32도까지 올라가며 몇십년만에 5월 최고 기온을 기록 했다고 하네요~! (아이 신난다!) 그렇다면 저는 도대체 왜 시원한 곳으로 피서를 안가고 이 무더운 도시, 도쿄로 여행을 떠났을까요? 그것은 바로 동양 최대의 보드게임 행사, ‘게임마켓 2019 봄’이 도쿄에서 열렸기 때문입니다! 본격 #도쿄 #보드게임 #탐방 제 3탄! 이제 시작합니다~!

게임마켓 2019 봄

게임마켓은 일본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보드게임 행사로 우리나라의 보드게임콘,보드게임페스타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 연례 행사입니다. 각종 일본 보드게임 레이블들과 퍼블리셔, 그리고 수많은 인디게임 작가들이 참여하며 해마다 그 참가자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보드게임콘이나 페스타와 조금 다른 부분은 일본 특유의 감성이 들어간 참신한 인디 게임들이 아주 많이 출품된다는 점인데 이 때문인지 유럽이나 북미쪽 퍼블리셔들도 깊게 눈여겨보는 큰 보드게임 이벤트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보드게임 디자이너를 꿈꾸며 이 도쿄 게임마켓을 한번쯤 참관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와중에 3월에 오잉크를 방문하며 5월말에 있을 게임마켓 전시 정보를 입수, 귀국 하자마자 5월 도쿄행 비행기표를 끊게 됩니다! 앗, 3월에 도쿄에서 있었던 오잉크 방문기는 이 링크를 통해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

<도쿄 오잉크게임즈 본사 방문기>

http://blog.naver.com/alligafor/221490251032

그리하여 올린은 오잉크 방문때문에 도쿄를 다녀온 지 두 달도 안되서 다시 한 번 또쿄~~(TMI: 올린의 도쿄 여행 횟수는 벌써 두자릿수를 넘어섰다!)~~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됩니다! ㅎㅎ

도쿄에 도착한 뒤 며칠이 지난 2019년 5월 25일 토요일, 늦잠을 잔 탓에 조금 늦은 시간에 숙소에서 나온 저는 초조한 발걸음을 옮기며 회장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숙소인 나카노구 호난초에서 회장인 오다이바까지는 약 1시간 가량 걸리는데 벌써 시간은 10시! 간당간당하게 오전중에는 도착할 것 같았지만 아주 재밌는 인디 보드게임들은 오전중에 모두 매진이 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에 더욱 서둘러 오다이바로 향했습니다. 그래도 게임마켓이 열리는 도쿄 빅사이트는 한 번 가본 적이 있기 때문에 길을 헤매지는 않을거라는 자신도 있었죠! 복잡한 신주쿠 환승 트랩을 무사히 통과해 저는 도쿄 빅사이트가 있는 ‘국제전시장’행 열차에 탑승했습니다.

복잡복잡한 신주쿠역 환승로 / 국제회의장 역 도착!

도착 시간은 11시16분! 무난하게 오전컷 한 저는 의기양양하게 도쿄 빅사이트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러나 왜때문에 이렇게 사람이 없는걸까..? 빅사이트가 가까워질수록 뭔가 잘못되었다는 싸한 느낌이 오기 시작합니다. 도쿄 빅사이트는 보통 행사가 열리는 주말엔 엄청난 인파로 북적북적하기때문에 이렇게 사람이 없을수가 없습니다.

도쿄 빅사이트에 사람이 거의 없다?!

아니나다를까 안내센터에 문의해보니 게임마켓은 빅사이트 본관이 아닌 조금 더 작은 규모의 별관에서 열린다는 안내를 받게 됩니다. 멘붕에 빠진 저는 구글맵에 위치를 검색해보고 도보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 별관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날씨는 참 좋아서 오다이바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산책하듯 걸어가니 금방 도착했습니다. (게임마켓 현장에서 만난 김군님도 저와 똑같이 처음에 본관으로 도착, 위치를 헷갈리셨다고 합니다. ㅎㅎ ~~나만 바보가 아니라 다행이야~~) 오다이바에 대한 쓸데없는 TMI를 하나 알려드리자면 오다이바는 여의도처럼 인공적으로 메운 인공섬입니다. 바다를 끼고 있는 아름다운 카페와 레스토랑이 많기 때문에 도쿄의 수많은 썸남썸녀들의 고백 장소로도 유명하죠! 언젠간 여자친구와 함께 이곳을 거닐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 정도로 이날 날씨는 참 좋았습니다. (약간 덥긴 했지만요~!)

아오미 전시장(별관)을 향해 걸어가는 길

신나게 걷다보니 저 멀리 도쿄 빅사이트 아오미 전시장이라고 써있는 건물이 보이고 티켓을 끊어 드디어 게임마켓에 입성하게 됩니다. 게임마켓의 1일권 가격은 1,000엔으로 그리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가격이었습니다. 2,000엔을 내면 게임마켓 입장권과 함께 참가한 기업과 게임들의 정보를 담은 카달로그를 주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걸 사는것이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 이름들이 좀 길고 일어로 되어있어서 나중에 ‘아 그 게임 이름 뭐였지?’와 같은 불상사가 벌어지더군요. ㅠㅠ

별관 전경사진, 티켓사진

도쿄 게임마켓은 한국의 보드게임 행사들과 다르게 입장이 유료인것도 특이했는데 그 유료 행사에 관람객이 엄청 많다는것이 참 놀라웠습니다. 일본은 최근 몇 년 간 보드게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로 엄청난 숫자의 인파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더욱 놀라운건 어린이가 거의 한 명도 없었다는 것! 유료 행사라서 그런지 구매력이 있는 성인들이 관람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귀여운 디자인의 팜플렛을 들고 본격적으로 탐방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조각보의 제작자로도 유명한 서진우 작가님이 부스를 내셨다고 들어서 그쪽으로 향했습니다. 게임마켓의 회장은 크게 A홀과 B홀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A홀에는 행사 주관사인 아크라이트와 거대 퍼블리셔, 오잉크를 비롯한 강소 보드게임 업체들이 있었고 B홀에는 인디 레이블들과 개인 작가들 그리고 TCG 업체들이 있었습니다. 서진우 작가님은 개인 자격으로 B홀에 부스를 내셨다고 하셔서 우선 A홀을 모두 통과해 B홀로 향했습니다.

A홀에 드디어 입성!

A홀을 빠르게 통과하며 전반적으로 훑어볼 수 있었는데 A홀에는 정말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큰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각종 방송과 이벤트들도 곳곳에서 진행중이라 조금 어수선할 수 있었지만 회장 규모가 워낙 커서 동선이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한 부분은 킥스타터에서 운영하는 카페가 있었다는 점, 그리고 무거운 보드게임들을 회장에서 바로 택배로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해두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B홀에 도착하니 정말 어마어마한 숫자의 작은 부스가 펼쳐졌는데 제가 느낀 느낌은 거대 기업들이 모인 A홀보다 오히려 B홀이 더욱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일본 동인문화와 보드게임이 결합한 이 열정적인 풍경을 보며 과연 보드게임의 신흥 강국으로 왜 일본을 꼽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인디 게임들은 2000엔 전후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었고 엄청 활발하게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일본이 현금 거래가 많은 나라라서 그런지 카드 결제가 되는 부스는 거의 없었는데 이 부분은 확실히 한국의 행사들이 좀 더 편한 부분입니다! (뿌듯뿌듯) F열 60번대로 기억하는 서진우 작가님의 부스는 꽤 안쪽으로 들어가서야 볼 수 있었는데 부스 선정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입구쪽이 확실히 유동인구가 많아서 판매에는 유리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워낙 사람이 많아서 끊임없이 부스로 사람들이 몰려들어 서진우 작가님은 제대로 인사도 못드릴만큼 매우 바쁘셨습니다.

조각보와 트레비 부스

작가님께 수줍게 준비한 커피를 전해 드리고 저는 김군님과 함께 본격적으로 일본 인디 보드게임 탐방을 스타트했습니다!

인디 부스들은 우선 가까운 순서대로 무작위로 돌았는데 아무래도 배너에 쓰여있는 설명과 타이틀들이 거의 일본어라서 게임성을 살펴보는건 힘들었고 어떤 게임들인지 정보가 없다보니 디자인이 예뻐서 눈길이 가는 작품들부터 보게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향후에 게임마켓에 부스를 내게 된다면 배너나 게임 아트웍이 매우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팍팍 들었습니다. 정말 게임이 너무나도 많았거든요! 각 부스에 눈길이 머무는 시간은 약 5초 가량, 그 5초 안에 발걸음을 잡으려면 예쁜 배너와 예쁜 게임 아트웍이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게임들을 몇 개 소개해보자면 우선 ‘운코(일본어로 응가라는 뜻)’라는 작품! 아주 귀여운 일러스트로 황금똥을 싸는 게임이었습니다. 자세한 규칙은 알 수 없었지만 일단 테마 자체가 똥이라는 것만으로 관심이 가는 작품이었습니다. ㅎㅎ 역시 문화를 막론하고 똥은 매우 소중한(?) 소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음으로 기억나는 작품은 ‘보케토루(바보를 잡다?)’라는 작품인데 이 작품도 특이한 소재를 재치있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카드 디자인에서 알다시피 이 작품은 시력검사를 테마로 한 작품입니다. 게임 방법도 특이한데 우선 이 게임은 안경을 쓴 눈 나쁜 사람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안경을 모두 벗고 카드를 잘 섞은다음 그림이 큰 순서부터 작은 순서로 펼쳐놓습니다. 각종 크기의 C 사이에 O가 살짝 숨어있는데 그것을 선택하면 탈락! 대략 이런 느낌의 게임이었습니다. 안경을 쓰는 저로썬 매우 참신하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시력 좋으신분(승리자)들은 게임에 참여할 수 없는 점도 맘에 들었구요(?) ㅋㅋ

또 ‘이타이이타이무에타이(아파!아파!무에타이 라는 말장난)’라는 웃긴 일러스트의 작품, ‘핫쿠츠(발굴)’라는 화석같은걸 발굴하는 게임, ‘피자오쿠(피자옥션)’라는 피자 재료를 모아 피자 1판을 완성하는 게임 등이 흥미로워 보였습니다. 그 외에도 게임 내용은 잘 알 수 없지만 디자인이 예뻐 눈길이 가는 수많은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트위터에서 화제가 되었던 ‘버스노선을 만들자!’의 작가 Saashi&saashi의 신작, ‘에레베-타마에데(엘리베이터 앞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이를 비롯해 재밌어보이는 작품 몇개를 구매한 뒤 저는 조금 더 큰 업체들이 모여있는 A홀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A홀은 확실히 인디 작가들과는 다른 고퀄리티의 게임들이 많이 있었는데 단연 돋보이는 부스는 한가운데에 자리한 오잉크게임즈의 부스였습니다. 예쁜 디자인과 높은 퀄리티로 세계에서 주목받는 보드게임 스튜디오가 된 오잉크게임즈는 역시 게임을 체험해보고 구매하려고 대기중인 사람들로 매우 북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오잉크 부스에 방문해 2달만에 다시 만난 사사키상에게 가볍게 인사를 드리고 3월에 약속드린 스시홀릭을 선물드린 뒤 본격적으로 일본의 큰 회사들의 게임들을 체험해보았습니다. 처음 체험해본 게임은 ‘Word scrum’이라는 히라가나 게임이었는데 이 게임은 특이하게 팀전으로 진행되고 1vs1 혹은 2vs2가 재밌어 보였습니다. 저희 일행은 3명이었기 때문에 1vs2로 게임을 진행하였습니다. 게임의 룰은 매우 간단! 자신의 카드(약 5장 정도)에서 팀은 1장씩, 개인은 2장을 동시에 오픈합니다. 상대팀이 오픈한 두 글자를 조합해 4자 이상의 일본어 단어를 만들면 승리! 새롭게 카드를 채우며 카드더미에 카드가 다 떨어질때까지 어떤 팀이 더 많은 단어를 만들었는지 체크하는 가벼운 게임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일본어 단어를 많이 알아야 유리한 게임이었는데 상대편에 일본 거주자가 있어서 저의 완패로 끝이 나버렸습니다. ㅠㅠ

그다음 체험해본 게임은 ‘판다리즘’! 귀여운 판다를 뒤집어 판다의 색이 완전해지는 조합을 찾으면(5점을 모으면 된다) 되는 간단 꿀잼 파티 게임이었습니다. 가짜 판다가 나오면 판다리즘! 이라고 먼저 외친 사람이 점수를 먹는 매우 파티스런 요소도 포함! 빵빵 터지면서 게임을 했습니다. 이건 의외로 피지컬 게임에 매우 강하신 김군님의 압승으로 끝나버렸습니다. 가벼운 파티게임 좋아하시는 분들은 눈여겨 볼만한 작품 이었습니다~!

그다음 체험한 게임은 ‘플래시워드’! 이것도 히라가나로 진행되는 게임이라 언어 요소가 강한 사람이 압승을 거두었습니다. 그래도 일본어 단어 공부도 되고 꽤나 재밌었던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성도 매우 깔끔 하구요! 일본은 이렇게 알파벳을 이용한 게임이 꽤 많이 출시되는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체험한 업체 게임은 오잉크의 신작, ‘나인타일 패닉’이었는데 부스를 돌다 자리가 나자마자 바로 달려가 게임을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원래 오잉크 부스는 인기가 많아 자리가 잘 나지 않는데 타이밍이 매우 좋아서 어찌 체험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나인타일의 확장 리뉴얼판이라고 볼수도 있는 나인타일 패닉은 기본적으로 나인타일의 배치 룰과 외계인 테마를 적절히 섞은 작품이었습니다. 외계인이 햄버거를 먹으러 지구에 쳐들어 왔는데 길을 잘 연결해 고득점을 얻는 방식의 게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나인타일을 해보고 그렇게 큰 재미를 느끼진 못했는데 나인타일 패닉은 매우매우 재미있었습니다. 매 판마다 리셋되는 각종 미션카드들로 게임의 양상이 매번 달라지는데 예를들면 ‘길을 최대한 길게 연결하시오’, ‘집 아이콘이 가장 많은 사람이 1등’, ‘경찰이 외계인을 많이 잡으면 1등’ 등의 미션이 매 판마다 3장씩 다르게 깔립니다. 이 부분을 체크해서 눈치보며 타일을 놓아야 고득점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 과연 오잉크 게임다운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게임이었습니다. ^^ 게임 체험 후 바로 구매할정도로 매우 맘에 들었습니다.

그 외에 옐로 서브마린이나 스고로쿠야, 젤리젤리카페 등 유명 보드게임 업체들도 둘러보고 한국에서 참여한 행복한 바오밥 부스도 들러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 그리고 중간에 전철이 가깝게 지나가듯이 엄청 큰 소리와 함께 건물이 좀 진동했는데 알고보니 그게 지진이었다더군요! 도쿄에서 생생한 지진 체험도 하고 정말 알찬 하루였습니다. ㅋㅋ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서는 오다이바의 유명 관광지 중 하나인 비너스포트 내부에 있는 커피숍에서 시원한 커피 한 잔 마시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보드게임 탐방을 마무리했습니다. ^^

제가 이번 도쿄 게임마켓에서 느낀 점은 크게 3가지입니다.

첫 번째, 정말로 크게 팽창하고 있는 일본 보드게임 시장!

일본 보드게임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얘기는 익히 들어봤지만 강남역이나 홍대에 엄청 많은 보드게임 카페를 보유한 한국도 일본 못지 않게 시장이 크고 있는거 아닐까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만, 매년 참여하는 보드게임페스타나 보드게임콘과 일본 게임마켓을 비교해보자면 그 시장 규모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유료행사임을 감안한다면 눈에 보이는것보다 훨씬 큰 시장차이가 존재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정도로 보드게임 인구가 늘어난다면 정말 인디 보드게임 작가들도 충분히 먹고 살 만큼 마음껏 작품활동을 할 수 있을테고 그만큼 퀄리티 높은 인디 제작자들도 늘어나 게이머들에게도 선택지가 늘어나는 선구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부분은 일본이 참 부러웠습니다. 결국 좋은 작품은 큰 시장성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니까요! 어떻게 하면 보드게임 인구를 늘릴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두 번째, 관람객을 배려한 동선과 서비스

유료행사라서 가능한 부분일지도 모르지만 우선 사람이 엄청 많았음에도 그리 복잡하지 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처음부터 개인 작가들도 부스 번호가 고정적으로 배정되어 있고 이를 통해 자신이 관심있게 지켜본 부스로 바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무거운 보드게임의 특성상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분이 참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좋은 UX를 제공해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보드게임콘이나 보드게임페스타도 한 택배업체를 선정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해주면 더욱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 번째, 퀄리티 높은 일본의 인디 보드게임씬

일본의 인디 보드게임들은 그 양도 매우 많았지만 그 중에 반짝거리는 보석들이 꽤나 많이 숨어있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퀄이 떨어지는 작품들도 있었지만 거의 기성 보드게임의 퀄리티에 육박하는 스타 인디 개발자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일본에선 개인 작가들의 SNS활동도 매우 활발해 유명한 작품들은 이미 예약을 받아 현장판매 전에 매진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이런 셀프 마케팅은 자본이 없는 개인 작가들로썬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이렇게 SNS(주로 트위터)를 이용한 커뮤니티가 활발해 개발자들끼리 서로 끌어주고 도와주는 문화도 잘 정착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인디라는 이름에 걸맞게 참신한 소재,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런 작가들의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앞으로도 일본 보드게임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국의 인디 작가들도 배울 부분은 배우고 새롭게 발전시킬 부분을 생각해 한국만의 독특한 인디 문화를 만들어가면 좋을 듯 합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 행사때마다 개인 작가들에게 신경을 많이 써주시는 코보게 관계자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린의 도쿄 ‘게임마켓 2019 봄’ 방문기는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었던 보드게임 행사에 와서 매우 행복했고 여기서 보고 느낀 부분을 더욱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이렇게 길게 포스팅을 쓰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보드게임콘과 페스타도 보드게임 인구가 더욱 많이 늘어서 언젠간 에센 슈필, 게임마켓과 같은 세계적인 보드게임 행사로 성장하길 바라며, 긴 글을 마칩니다. 부족한 포스팅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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