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유감

또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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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30 오후 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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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게임을 시작한지 10년이 지난 듯 합니다.

초기에 다이브다이스 활동을 시작할 때 그 짜릿함은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희열이었죠.

누구나 그러하듯이....

검색과 지름으로 시작한 보드게임 라이프는 정말 재밌었습니다.

그래도 꽤 긴 시간을 이어왔네요.

제 나이 이제 마흔도 훌쩍 넘었고...

그새 결혼도 하고 아들도 2명 생겼네요.ㅋ

처음 보드게임을 시작할 때 평생을 할 취미로 생각하고 시작했고...

나름 열정을 부어 열심히 활동도 하고 게임도 했죠.

그 사이에 같이 게임하고, 게시판에서 떠들던 사람들은 한둘씩 사라지고...

주변에 오래되었다는 게이머들은 게임과는 좀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게 되어버리네요.

그렇게 되어 버리는 게 싫어서 나름 더 부여잡고 게임을 더 열심히 해왔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보드게임이란 게 걍 즐기면 되는 게 아니라.. 나름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고... 피곤하기도 한 취미라...

어차피 모든 취미가 그렇듯 시들해짐을 느낍니다.

쉽게 시들해지지 않으려 많이 노력도 했습니다.

취미란 걸 노력하면서 까지 해야 하나 싶긴 하지만... 원래 동기가 있어야 움직이는 타입이라...

목표를 세워 노력했었죠.

근데 요즘은 다른 취미에 재미를 붙이는 바람에 많이 뒷전으로 밀렸네요.

다름 아닌 캠핑에 밀려버렸네요.ㅋㅋ

뭐 캠핑하고 게임하고 같이 하면 되지 않냐 하겠지만...

제게 보드게임이란 취미는 이미 게이머들과 하는 취미로 되어 버렸고...

아이들, 가족과 함께 하는 건 캠핑쪽이 훨씬 좋더라구요.

특히 어린 남자아이들이니까요.

캠핑가서 게임하면 되지 않냐 하는데... 사실 게임을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하더군요.

암튼 조금씩 멀어짐을 느끼지만...

지금까지 해 온 게 아까워서 몇 가지는 부여잡고 있었죠.ㅋ

게임을 제대로 하고 싶어 만든 목표들은

1. 한해 에센출품작중 보드게임긱 순위로 탑 10

2. 한해 보드게임긱 전체 순위로 탑 10

3. 보드게임긱 탑 100

3가지였습니다.

여기에 속하는 게임은 다 해보자였습니다.

근데 1번은 한 5년 하니 너무 힘들고 에센출품작의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출품작의 경계도 애매하고 해서 포기햇습니다.ㅋ

놓으니 편하더라구요.

그렇게 최근까지 그 해 탑 10을 다 하다가 최근에 포기했습니다.

그 짓을 평생 할 것도 아닌데... 매년 탑 10을 주시하기도 귀찮고 어차피 한번하고 팔아버릴 거 뭐하러 이러냐 생각했죠.

그동안 쌓인 데이터가 아깝긴 하지만 뭐... 어차피 귀찮아서 리뷰도 안 적을테니..

이것도 놓으니 편하더라구요.ㅋㅋ

그나마 보드게임긱 탑 100만 해보자고 했는데...(이건 쉬워보였는데...)

최근에 그것조차 걍 놓아버렸네요.

정말 열심히 할 때는 탑 100에서 2-3개 빼고 다 했어 곧 목표 달성하겠구나 했는데...

최근 갑자기 팬데믹 레거시, 쓰루신판, 스타워즈 레벨리언, 싸이드, 테라포밍마르쓰, 스타워즈 임페리얼 어썰트 등

많은 게임이 탑 100 안에 치고 들어오더라구요.

거기에 화룡점정은 위에 메크 대 미니언!!

솔직히 다른 취미를 하면서 이런 게임들 다 해보는 건 너무 피곤한 듯 해서...

물론 단 한번도 '탑100 모두 해보기'를 해보지 못한 건 매우 아쉽네요...ㅠ.ㅠ

예전의 보드게임긱은 탑100은 쉽지도 않았고 쓰루나 아그리콜라 같은 게임이 아니면 이런식으로 막 치고 올라는 오는 경우가 거의 드물었죠.

근데 요즘은 웬만하면 8점 중후반대 점수로 막 치고 올라오네요.

아마도 펀딩이란 게 생긴 이후...

퀄리티 높은 게임들이 출시되면서 게임성 이외의 것들이 평가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듯 합니다.

거기다가 높은 돈을 주고 산 게임은 넓게 두루 플레이 되기보단 선택한 소수에 의해 평가가 되고..

이 사람들은 애정이 있기에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어지죠.

자연적으로 낮은 점수를 줄 만한 사람은 애초에 게임조차 안 해보게 되는거죠.

뭐 이런 거 다 제쳐두더라도... 그냥 게임하는 사람들... 아니 보드게임긱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난 거 같습니다.

즉 평점을 보정하는 더미가 이런 몰표를 막기엔 이제 부족할만큼

나름 게임산업이 커지고 대중화가 되었다는 거겠죠.

더미를 더 많이 설정하지 않는 한 초반의 이런 급상승을 막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애초에 보드게임긱을 기준으로 한 제가 잘못한 거긴 한데...ㅋ

오랜만에 본 긱 차트에서 메크 대 미니언을 본 순간... 포기하면 편해~가 떠 오르더라구요.

심하게 억울한 건 아닌데...

빨리 변하는 세상에 나이를 먹으니 살짝 유감은 생기네요.

그렇게 우리 선배들은 세상을 보면서 혀를 찼겠죠.

안 그렇게 되려 노력 많이 했지만 이제 저도 어쩔 수 없나 봅니다.ㅋㅋㅋ

그렇게 이제 따라가는 거조차 버겁네요.ㅋ

뭐 목표를 안 세운다고 해도...

게임은 계속 하겠죠.

이제 아들이 더 크면...

근데 게임은 게이머하고 해야지 가족하고 하는 게 아니라는 느낌이 이제 너무 커졌어요.ㅋ

애들하고 봐주면서 하는 게임은 재미없더라구요.ㅋㅋㅋ

그냥 아쉬워 잡설 좀 풀었네요.

안부인사 대신이라고 생각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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