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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첨가하지 않고 가감없는 My boardlife
안녕하세요~ 어제 '너굴너굴'님께서 올려주신 캐나다와 한국의 보드게임 문화차이 글을 보고 문득 이 글을 적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이런 보드라이프를 살아가고있는데, 다른분들은 어떨까...?! 이런 생각도 들고, 보드게임이란 취미에 대해서 저의 이야기를 적어보고 싶더군요.
보드라이프에 접속하시는 모든 분들께 이 글을 보여드린다는 생각보단, 절 아시는분들께서 보시지 않을까란 생각이 드네요.
1) 2003년 보드게임을 접하다
2002월드컵의 열풍이 확~ 휘몰아치고 조금 지난 후, 급작스럽게 보드게임방이란 바람이 일어나면서 폭발적으로 매장이 늘어나던 시절.
전 이때, 대학 새내기였으며 여느 대학생들처럼 아르바이트(알바) 자리를 찾아 하이에나처럼 어슬렁거렸고, 이내 눈에 띈 곳이 '보드게임방'이였습니다.
보드게임방이란 곳에서 알바를 하기전엔 '부루마블', '마계촌'같은 동네 문방구에서 판매하는것만이 보드게임이라 생각했었죠.
알바시절 경험한 보드게임이란 세상은 정말 놀랍도록 신세계였습니다. 할리갈리/젠가/로보77/우노 등의 기초게임들도 놀라웠지만
가장 큰 충격은 바로 '푸에르토리코'란 게임과 '밀러골짜기의 늑대인간'이란 게임을 통해서였습니다.
"우와... 내가 지금까지 알고, 했던 보드게임은 모두 거짓이였구나!! 이것이 진정한 보드게임인거구나!!" 이랬더랬죠;;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사장님은 얼리덕후가 아니였나?! 생각해봅니다 ㅋㅋㅋ;;
완성도 높은 푸코란 보드게임에 빠지면서 당시 '리니지'란 온라인게임에 빠져있던 저는 온라인게임을 접게됩니다. 대단한 사건이죠?!
사장님 마인드가 '나도 같이 놀고싶다. 돈 안받을테니 친구들 대려와서 같이 게임하자' 였고, 그로인해 제 친구들은 매일같이 매장에서 늦게까지
보드게임을 즐겼습니다. 적을땐, 푸코. 좀 더 많을땐, 뱅. 아예 많을땐, 밀러골짜기의 늑대인간을 수십번도 넘게 플레이했었죠. 사장님께 감사하네요.
2) 군입대와 전파
1년남짓 즐거운 알바생활의 마침표는 국방의무를 다하기 위해 떠난 군입대였습니다.
힘겨운 훈련소시절을 겪고, 자대배치를 받은 후, 일병을 달고 나가는 첫 특박!
아! 참고로 저는 공군병 출신으로 6주마다 금토일 / 토일월 둘중 하나를 선택하여 2박3일 특박이란걸 나가게됩니다.
그 첫 특박때! 전 내무실 고참들에게 '보드게임을 가져와서 함께 즐겨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네... 다른분들이 보시기엔 '정신나갔나?' '혹시 군대에서 고문관이였어요?' 하실지 모르겠지만, 저 군생활 매우 잘하고 만기전역했습니다.
당시 고참들은 어이가 없는듯 웃더니, '그래.. 우리 막내 힘들텐데 부탁하나 정돈 들어줘야지~'라면서 허가해주셨고,
전 특박을 나가기전에 선임부사관, 중대장님께서 친히 영내반입허가서를 받아서 당시 집에 있던 푸에르토리코, 뱅, 렉시오(초판)
이렇게 3개의 보드게임을 우리 부대에 전파했습니다. 다들 처음엔 시큰둥한듯 했지만, 한번 플레이해보고는 매일 저를 찾아와
룰도 물어보고, 전략도 연구하며, 거의 매일매일 플레이하게 되었으며, 이후 선임들이 특박이나 휴가를 나갔다오면서
보난자, 로보77 등의 간단하 보드게임들을 직접사와 같이 플레이하게 되었고, 제가 보드게임을 처음으로 가져간 이후로
저희 부대는 보드게임은 영내반입허가품으로 인정받아 꾸준히 유입되었습니다. 제가 제대할때 까진요.
3) 새로운 보드라이프의 시작
군 제대를 하고, 학교 복학을 하니 그 많았던 보드게임방은 단 1개로 남아있지 않고 모두 사라져버렸더군요. 안타까웠습니다.
대학공부, 취업문제, 대학 친구들과 놀다보니 보드게임란걸 까마득히 잊고 꽤 오랜시간을 평범하게 살아갔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 예전처럼 보드게임하고싶다...'란 생각이 강하게 들더군요. 간간히 생각나긴 했지만 이땐 강한 충동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어디가면, 어떡하면 보드게임을 할 수 있을까 찾았고, 당시 다이브다이스밖엔 모르던 저는 이곳에서 보드게임 모임을 찾게됩니다.
이땐, 보드라이프 / 보드피아 / 보드엠 / 해외보드게임사이트 등등 하나도 모르고 오로지 다이브다이스밖엔 모르던 시절이였죠.
다이브다이스도 알바하던 시절 사장님이 게임을 주문하던곳이여서 알았던거지, 아마 알바경험이 아니였다면 전 이 세계를 전혀 몰랐겠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제가 찾은 모임은 '천안 정기모임'이였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천안이거든요.
천안 정기모임은 격주로 진행되면 일요일 아침부터 밤까지 다이렉트로 진행되는 형태였습니다. 전 이 모임에서 지금의 보드라이프를 즐길수 있도록
영감을 주시고, 경험을 선사해주신 은인같은 분을 만나게 되는데, 그분이 바로 다들 많이 알고계신 '불꽃손'님이십니다.
저와 비슷한 취향, 추구하는 스타일, 좋아하는 장르 등등이 비슷할뿐만 아니라, 그런 게임들을 많이 할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주셨죠.
천안 모임에 나간 이후로, 제 삶의 낙은 보드게임뿐인듯 모든 관심이 보드게임에만 쏠려있었고, 모임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생활을 했습니다.
이때가 가장 즐거운 보드라이프를 즐긴 시간이였단 생각이 드네요. 이후, 더 많은 보드게임을 즐기고 싶어서 더 많은 모임을 찾게되었고,
평택의 옹기종기모임, 안중모임에도 꼬박꼬박 참석하며 보드라이프를 즐겼습니다. 청주도 한번 가봤군요 ㅋㅋ
4) 제 보드라이프의 벽
이 부분이 제가 가장하고 싶던 얘기가 되겠네요. 제가 모임에 이렇게도 목을 메던 이유는 제 주변에 보드게임을 함께한 사람들이 없다는게
가장 큰 이유일거예요. 물론, 모임에 나가면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같이 시간을 보내기에 훨씬 즐거운것도 있지만요.
제 주변의 지인은 저의 보드게임 취미생활을 결코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습니다. 참 슬픈일이지만 괜찮습니다. 제가 행복하니까요.
'얘도 아니고 왜 이런걸 하고있냐?' '야 이런거 하지말고 나가서 술이나 마시자, 아님 당구칠까?' '주말인데 뭐하냐? 축구나 한게임하자'
친구들이 저에게 하는 얘기들입니다. 제가 보드게임때문에 이 모든걸 안하느냐? 아닙니다. 친구들과 노는건 노는거고 보드게임은 별개죠.
얼마전에는 정말 오랜만에 본 친척여동생이 저의 보드게임취미를 보고는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오빠 이거 아직도해? 와~ 대단하다 진짜...' 결코 좋은 의미로 말한건 아니란걸 느낄수 있겠더군요. 뭐 어때요~ 거의 못보는 사이인데...
근데 가장 큰 벽은... 저의 와이프가 제 취미를 달가워하지 않는다는것과 이제 110일정도된 아들이 태어났다는겁니다.
전 그렇게 좋아하던 보드게임을 아주 잠깐을 제외하곤 반년 가까이 못하고 있습니다. 가끔 이게 절 많이 괴롭게하네요.
'아~ 이럴려고 내가 결혼했나 자괴감들고 괴로워' 이렇게 말이죠. 그리곤 우울함이 밀려와서 마음이 허전해지더군요.
외국도 물론 이럴수 있지만, 특히 우리나라 한국에선 취미를 선택하는게 나의 행복이 아닌 타인의 눈에 얼마나 있어보이는가? 이것이 훨씬 중요시
되는 경향이 강한거 같아요. 이걸 다룬 기사를 어디선가 본거같은데 기억이 나진 않는군요.
요트, 서핑, 승마, 골프와 같은 속칭 있어보이는 뽀대나는 취미를 자신이 그렇게 즐겁지도 않으면서 계속한다는겁니다. 오로지 남들에게 보여주기위해
전 이 사이트에서 가족들과, 친구들과, 지인들과 보드게임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분들을 볼때마다 너무나 부럽고 또 부럽습니다.
내가 큰 행복을 주는 취미생활을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수 있고, 이걸 계속 취미로 가져갈수 있단게 너무 부럽더군요.
전 지금의 이 마음을(보드게임에 대한) 언제까지 지키며 살아가게 될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군제대후 까마득히 잊고 살던 그때처럼
현실에 벽에 가로막혀 서서히 잊혀 살아가게되다 평범하게 돈만 버는 기계처럼 살아가며, 가끔 나는 시간에 아이들과 와이프를 위해 쓰며 살게될지
모르겠단 생각이 요즘은 자주 듭니다. 사람이 평생을 살면서 정말 가슴뛰게 즐거운 취미를 가진다는건 큰 축복일텐데...
많은 사람들이 그걸 찾지못하고 그저 타인의 시선때문에, 그냥 사회적 통념적인 여가생활을 즐기는 경우도 많은데...
가끔 보드게임이란게 참 어려운 취미생활이란 생각이 많이 드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즐길수 있을때, 후회없이 맘껏 즐기세요. 언제 다시 그런 순간이 찾아올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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