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떠나보내는 법
저는 어릴 적부터 수집욕이 참 많은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어떤 것에 한 번 꽂히면 읽지도, 하지도 않으면서 계속계속 모으곤했어요.
PC게임잡지, 비디오게임잡지, 스팀게임 등등.
그러던 제가 보드게임을 취미로 가지게 되면서 정말 수집욕에 불이 붙었습니다.
이 게임은 명작이라던데! 하면서 버건디, 푸코, 라 등을 사고
이 게임은 상을 받았다고?! 검증된 게임이네 하면서 SDJ, KDJ, DSP 수상작들을 사모으고
이 게임이 요즘 핫하다던데? 하면서 미스틱베일, 하나미코지를 사고
한글판이 나왔네? 이건 사줘야지 하면서 우수수
에센신작이라니! 신상은 사모아야 제맛 하면서 해구를 하고
와 이건 일러, 컴포가 취향 저격! 하면서 이쁜 쓰레기(^^;)도 모으고
한도 끝도 없네요.
처음 보드게임 세계에 들어왔을 땐 100개씩 가지고 계시는 분들을 보며
'와 정말 대단하다, 열정이 부럽고 재력이 부럽다'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젠 저 스스로가 거의 200개를 모아가고 있습니다.
100개 넘는건 순식간이더라구요.
중요한 것은 이렇게 많은 게임들 중에 개봉노플이 거의 절반, 1회플이 나머지 절반입니다.
거기에 이젠 더이상 보드게임을 놓을 공간도 부족해지네요.
아마 대부분의 보드게이머들이 한 번씩은 고민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오늘 친구들과 게임을 끝내고 집에 오는길에 문득 현타가 왔습니다.
이렇게 게임을 모아봤자, 결국 친구들과 돌리는 건 가벼운 게임들 위주인데 이렇게 덮어놓고 사모으는건 내 욕심이 아닌가 하구요.
플레이타임 1시간넘는 게임 저도 해보고싶어서 빌리지, 아그리콜라, 촐킨등을 가지고 있지만 오늘도 결국 아침에 선정한 게임은 티투알, 카루바, 슈티헤른이었습니다. 물론 엄청 재미있는 시간이었어요. (카루바 오늘 처음 해봤는데 정말 쉽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큰맘 먹고 보드게임 파격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그런데 막상 정리하려고 책장을 여니, 팔 게임이 참 없네요.
이 게임은 내가 직접 한글화 자료를 만들었던 게임,
이 게임은 고퀄 한글화 인쇄소에서 뽑아서 2시간동안 오려붙였던 게임,
첫플때는 별로였지만 다시 해보면 재밌을 것 같은 게임,
명작이라는데 언젠간 꼭 해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게임 등등.
특히 개봉노플 게임들이 참 떠나보내기 어렵네요. 그래도 한 번은 해봐야 재밌는 게임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방출여부를 결정할텐데.
보드게임은 PC, 콘솔게임등과는 달리 체험판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보드카페나 행사에 친구들 데려가는 것이 참 여의치 않습니다.)
선배 보드게이머분들은 게임을 어떻게 잘 떠나보내시나요?
떠나보내시는 기준이나 마음가짐, 팁 같은 것 있으면 서로 공유해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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