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을 찾자 : Sleuth (1971) Sid Sackson의 명작

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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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23 오전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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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재 보드게임을 공식적인 취미로 인정하고, 그들의 덕력 기운을 몸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할 즈음이다.

완전한 덕후라고 하기에는 스스로가 인정하지 못하고, 일반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다.

일반인들이 알아서는 안되는, 덕후에게만 주어지는 정보들이 있는데, 그 예로 다양한 보드게임의 작가들이 있을 것이다.

우베, 비딸 등 다양한 디자이너(작가?)가 있다. 이 작가들은 보드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연예인 급이 되는 듯 하다.

사실 그들의 싸인이나 같이 찍은 사진이 너무 갖고싶은 것은 아니지만, 분명 만날 기회가 있으면 티셔츠를 벗어던지고 가슴팍에 싸인해달라고 하고 있을지도.

각설하고, 이런 보드게임 업계를 끊임없이 끌고가는 창작자들 가운데에서

아쉽게도 우리의 곁을 떠난지 오래된 작가가 있다. 오늘은 그 작가와 그 작품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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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 Sackson (February 4, 1920, Chicago – November 6, 2002)

was an American board game designer and collector, best known as the creator of the business game Acquire.

시드 색슨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를 해보자. 그는 1920년 시카고에서 태어난 보드게임 디자이너로, 실제로는 디자이너-콜렉터에 가깝다고 했다.

보드게임에 대한 애정이 넘처나는 사람임에는 틀림 없는 듯 하다 뒤에 모은 저 게임들을 봐라. 세상이 아무리 진화해도 보드게이머는 여전할 것 같다.

그가 디자인한 게임은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유명한 게임은 AQUIRE이랑 CANT STOP이 있다.

이 밖에도 그는 무려 70여가지가 넘는 게임을 출시했다.

지금이야 보드게임 커뮤니티가 활발하지만 그때당시는 아직 우편을 주고받는 시대였다는 것을 감안했을때, 그의 독창성. 창의력은 이뤄 말 할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본 포스팅은 시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이 배경을 알고 게임을 구매하면 구매한 게임에 대한 애정도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존경할만한 작가의 작품을 산 느낌이다. 마치 질좋은 책을 하나 산 거 같다고나 할까.

매번 플레이 할때마다 한 챕터를 읽는 느낌이 드니 이 사람은 디자이너보다 작가에 가까운가 보다.

The Case of the Elusive Assassin.

위 제목은 1967년에 출시된 게임의 이름이다. 이후 이 게임은 새로운 타이틀을 얻고 새로이 출판되게 된다.

이름하여 SLEUTH. 한국어로는 슬루스 슬러스 다양하게 읽힌다. 중고거래시 여간 불편한게 아니니 그냥 영문으로 치도록 하자.

1차적으로 매료당했던 표지. 물론 판본이 달라지면서 같이 변경된 표지스타일이지만 뭔가 70년대의 감수성을 그대로 안고 프린트되는 느낌이다.

버버리 코트와 파이프 담배. 뭔가 이질적인 고층빌딩은 뉴욜크를 떠올리게 한다. 느끼한 구렛나룻은 탐정의 상징인가 보다.

SLEUTH는 탐정/형사/추적의 뜻을 담고 있다.

간단명료한 게임 타이틀인 만큼, 게임도 간단명료하다. 구성물들을 보자.

일단 박스 크기 비교.

난 당연히 카드게임이라길래 작은 박스일줄 알았지. 생각보다 큰 박스에 1차 당황

게임 박스의 뒷면. 게임 방법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있다. 무심한 카키색과 공들여 그린 보석들의 부조화가 참 맘에 든다.

이 리뷰를 쓰는 이유중 하나는, 이 게임에 대한 정보가 보드라이프에 많이 부족해보여서가 첫번째고, 재밌는건 같이해야 한다는게 두번째다.

사실 구성기/리뷰도 게임이 재미 없었다면 쓰지 않았을꺼다. 시드건 씨앗이건 중고나라고 직행했을듯.

개봉 후 첫샷. 룰북과 핸드아웃을 가리고 있는 저 흉물스러운 책자의 정체는 이글그리폰의 홍보책자.

홍보책자 버릴려다가 눈에 들어온 부분이 있어서 일단 킵.

(이거 재밌어보이는데 아시는분 있나요?)

트레이가 있고

카드들이 있다

카드의 종류는 크게 2가지인데.

하나는 보석카드.

다른 하나는 질문카드이다.

개인 조사판.

자세히 보면 3개의 보석/ 3개의 갯수/ 4가지 색 총 3가지 종류의 변수가 있다.

따라서 3*3*4 = 36개의 보석카드가 있다.

게임은 36개의 보석카드 한장을 뒤집어 놓고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나머지 카드들을 균등하게 나눠준다.

서로 질문을 하면서 남보다 먼저 내려놓은 카드를 맞추는 것이 게임의 목적.

조사카드는 위와 같이 돋보기가 그려져 있다.

상대방에게 질문을 할때 그냥 아무 질문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라, 자신 앞에 놓여진 4장의 질문카드 중 하나를 사용해서 그 카드에 명시된 내용으로만 질문 할 수가 있다.

이를테면 위에 REDS라는 카드를 쓰면 "너 빨간색 카드 몇개 들고 있어?" "나? 2개" 식으로 서로 질문을 주거니 받거니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게임은 운 요소가 완전히 배제되었다고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운과 승리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하냐 라고 때졌을때 아마 운이 차지하는 비중은 2퍼센트도 안될 것이다.

고인물들 사이에서는 더욱 심하겠지. 어떤 질문을 통해 어떤 대답을 먼저 얻어내야 편한지 알테니까.

하지만 스도쿠가 고인물 게임이 아닌듯 이 게임도 고인물 게임이 아닐 것이라는 믿음이 강하다.

스도쿠 많이 해봐서 잘하는 사람이라고 스도쿠가 쉬운건 아니거든. 요령을 조금 알게 된 것 뿐이지.

2차 3차 4차 그리고 지금까지도 매료된 오팔 그림.

안그래도 오팔이 가장 좋아하는 보석 중 하나인데 맛깔나게도 그려놨다.

필자는 디자인 전공이다. 보드게임에 클래식-모던이 있다면 이거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

화려하거나 아님 강렬한 단순함은 아니지만, 마치 담배연기 자욱한 70년대 미국 호텔의 느낌이 나지 않는가?

폰트부터 색상까지. 그리고 보석들의 플랫 디자인까지. 맘에 안드는 점을 찾기가 힘들다.

룰북. 필자는 어렸을적 외국에 살다왔다.

영어공부 다들 열심히 하는데, 그럴 필요 없이 자본의 힘이 짱이다. 돈칠하면 나같은 언어브론즈도 룰북정도 쉽게 읽는다.

한글화는 기대하지 마시길. 이미 자료가 있는지 찾아보지도 못했지만.

친구의 사타구니가 민망해서 사진 편집을 해줄까 하다가. 지나치게 공을 들이면 안될것 같은 예감에 사진은 그냥 올리도록 한다.

SLEUTH를 이번 주말에 시간이 나서 돌리게 되었다.

사실 산지는 2주가 조금 더 넘은 것 같은데 주변에 할 수 있는 사람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외롭게 혼자 책상에서 만지작 거리기를 몇날.

기회가 돼서 울산에서 서울까지 장장 KTX 2시간 15분 거리를 보드게임을 업어들고 친구집으로 갔다. (무려 깁스까지 하고 목발짚고 갔다)

당연히 보드게임은 2차 목적이었고, 1차 목적은 결혼식 참석.

결혼식가서 축의금도 내고 목발짚고 다시 친구집 가고 생 난리를 치다가.

친구가 안쓰러웠는지 집에 같이사는 친구들을 모아서 보드게임을 해(줬)다.

러브레터와 주사위 뱅을 했다. 술마시면서 하니까 재미도 있고 깔깔거리고 했지만 일반인은 일반인일뿐,

러브레터의 빵빵 터지는 맛과 주사위 뱅의 굴리는 맛을 아직 모르는 듯 하다.

그리고 꺼낸게 SLEUTH다. 잠이 와서 자야겠다는 친구를 사정사정해서 5인플 시작.

룰 설명하면서 깜짝 놀랐다. 5분도 안걸리는듯. 정말정말 단순하다. 어쨌든 나름 정성스러운 리뷰니까 룰 요약을 올리도록 한다.

1. 게임에는 개인 추리판/보석카드더미/추리카드더미가 있다.

2. 개인 추리판을 나눠준다.

3. 보석카드더미 1장을 뒤집어놓는다.

4. 나머지 카드를 플레이어들에게 균등하게 나눠준다(남은 카드는 오픈)

5. 추리카드덱은 중앙에 놓고 인당 4장을 앞에 오픈으로 까놓는다.

6. 선플레이어부터 질문카드로 질문 시작.

7. 제일 먼저 답을 말한 사람이 이긴다.

룰설명도 빨라서 게임도 빠를줄 알았는데.

이거 장고러가 아닌사람도 장고러로 만드는 게임인가 보다. 스도쿠할때랑 똑같은 부분의 뇌가 경련하는게 느껴진다.

기본적으로 슬루스는 디덕션 게임이다. 확률을 줄이고 줄여서 정답에 도달하는 게임.

하지만 심리로 추리하는것도 아니고 단서를 찾는 것도 아니다. 그것보다 더 담백하다.

수리적으로 추리하는 것밖에 답이 없다. 어떤 질문을 해야 확률적으로 더 효율적인지는 수리적인 직감으로 해결한다.

말했다싶이 이 게임은 심리, 단서 추리게임이 아니다. 그만큼 머리를 많이 쓴다. 지면 그만큼 더 짜증난다는 소리.

시험 끝나고 수리영역 정답 아깝게 틀린 그 기분 있지 않나? 딱 그 기분이다.

한번 생각 잘못하면 온통 꼬인다. 매 라운드를 정성껏 해야 헛수고를 하지 않는다.

*담백한 게임이다. 그렇다고 닭가슴살정도는 아니고, 돼지 안심/등심 그정도.

5인플 게임이 끝나고 한명은 피곤해서 자러 들어갔을때

나머지 인원들이 이런저런 게임 후기를 공유하다가

이사람들한테서 난생처음 "한번더"를 들었다. 그때 느꼈지. Aㅏ 이건 공대게임이다.

머리로 승리하고싶으면 좋은 게임이다. 머리쓰기싫으면 안좋은 게임이다.

스도쿠를 인터랙션으로 같이하고싶다면 이게임이다. 지르도록 하자.

*5인플보다 4인플이 훨씬 재미있다. 이유는 구매 후 경험하는 것을 추천.

-나중에 개인 블로그에 올리고싶어서 말투를 -다 라고 썼어요 ㅎㅎ 불편하신 분들께는 죄송한 마음뿐..

https://boardgamegeek.com/thread/258883/sid-sacksons-sleuth-considered

https://gamersalliance.com/sid-sackson-special-tribute/

https://en.wikipedia.org/wiki/Sid_Sackson

https://gamersalliance.com/a-lifes-work-the-games-of-sid-sac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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