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드리치 호러/화성인 주사위.

로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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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4 오전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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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드리치 호러>

구입할 때는 과연 돌릴수 있을가 걱정되는 겜이었는데 다행히 모임원분들 중에 러브크래프트 세계관을 열렬히 좋아하시는 분이 계셔가지고 성공적으로 돌릴수 있었습니다. 다만 한번 플레이하니 너무 진이 빠져서 당분간은 돌릴 일이 없을듯 하네요. 확장 나온담에나 돌릴지도. 아이러니한건 플레이를 시작한건 제가 산게 계기인데 정작 플레이는 보겜 까페에서만 했네요. 제가 구입한건 개봉노플상태...

보드겜 좀 하신다는 분들은 알만한 유명한 겜이지만 모르실지도 모르는 분들을 위하여 간단하게 겜의 태마등에 대하여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에 H.P.러브크래프트라는 작가가 있습니다. 인종차별도 하고 정신병도 있고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고 인생까지 불행한 사람이었지만 코즈믹 호러 라는 신장르를 개척하여 서브컬쳐에 압도적인 영향을 끼친 작가입니다. 코스믹 호러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공포의 존재를 만나 미치고 절망하면서 파멸하는 것을 그려내는건데 본격 꿈도 희망도 없는 장르라고 말할수도 있겠죠.

러브크래프트가 창조한 세계관에서 겉으로 보이는 세계는 평범합니다. 하지만 진실은 우주에서 인간은 하등동물에 지나지 않으며 수많은 괴물들이 어둠속에서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존재자체만을 알아도 자살해버리는 악신들이 우주를 거닐며 이러한 악신들은 인간을 장난감으로 조차 보지 않습니다. 관심을 둘 가치도 없는 벌레들이죠.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무관심덕분에 인류는 아직까지 존재할수 있으며 악신이 관심을 두기만 해도 세계는 깨어지는 유리조각처럼 산산이 부서져 흩어질 것입니다.

엘드리치 호러는 이러한 세계관에서 인류멸망을 막고자 발악하는 조사자들의 이야기입니다. 테마자체가 항거불가능한 절망이기에 게임의 난도는 높습니다. 그래야 조사자들이 겪는 절망을 체감할수 있기 때문이죠. 난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게 6면주사위에서 5,6만을 성공으로 간주하며 나머지는 실패입니다. 특히 1,2가 나오면 대실패라 상황에 따라서 더한 패널티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툭하면 조사자들을 파멸시키려는 함정카드가 곳곳에 위치하며 함정에 걸리면 치명적인 효과를 제공합니다. 우

*룰설명

자세한걸 알고 싶으시면 나무위키를 참고해주세요.https://namu.wiki/w/%EC%97%98%EB%93%9C%EB%A6%AC%EC%B9%98%20%ED%98%B8%EB%9F%AC

혹은 룰북이 자료실에 올라와 있으니 그걸 참고하셔도 좋고요.

겜은 다음 3단계로 나누어집니다.

1.행동단계: 각 조사자들은 다음의 6가지 행동중 2가지를 선택해서 할수 있습니다.

1)이동: 한칸 이동을 합니다.

2)휴식: 정신력과 체력을 1씩 회복합니다.

3)티켓획득: 이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이동티켓을 획득합니다. 이로써 2칸이동이 가능해집니다.

4)지역행동 구성물행동: 적합한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면 할 수 있습니다.

5)자산획득: 돈을 벌어서 아이템을 구입할수 있습니다.

6)교환: 가지고 있는 아이템을 서로 교환하거나 무상으로 주고받을수 있습니다.

2. 조우단계: 각자 머물고 있는 지역에 따라서 이벤트 카드를 열어서 마주친 이벤트를 해결합니다. 괴물과 같은 칸에 있다면 전투를 한후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전투를 한다면 테마답게 먼저 정신력 테스트를 합니다. 보기만 해도 미치는 괴물들을 만났으니 미치지 않을 정신력을 가지고 있는지 테스트 하는거죠. 테스트하다가 정신력 HP가 다 없어져 버리면 해당 조사자는 미쳐버리게 되고 게임에서 제거됩니다. 해당 플레이어는 새로운 조사자를 뽑아서 플레이해야합니다.

미치지 않고 괴물을 직시할 수 있게 된다면 괴물한테 쎄게 한방먹여줍니다. 결과에 따라서 체력이 괴물과 조사자의 체력이 달고 마찬가지로 체력이 0이 되면 사망합니다.

3. 신화단계: 신화카드라는 전체이벤트 카드를 오픈합니다. 이후 카드에 적여있는 대로 이벤트들을 발생시킵니다. 재수없으면 조사자 한명 무조건 제거같은 이벤트가 발생할수도 있습니다. 이벤트들은 보통 오픈 될때마다 조사자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선사합니다.

겜의 승리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스터리라고 불리는 이벤트카드들이 있습니다. 이 미스터리들을 3개 해결하거나 혹은 시간이 지체되어 깨어난 최종보스를 해결하면 승리합니다.

겜의 패배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조사자들이 사망하거나 미쳐버립니다.

-더이상 오픈할 신화카드가 없습니다.

-그외 이벤트에서 패배조건이 발생한 경우.

*플레이내용

룰숙지를 하고 4인이서 각자 조사자를 선택후 겜을 시작하였습니다. 참고로 4인을 초과하기 시작하면 겜도 어려워 질 뿐더러 다운타임이 길어져서 겜하기가 더 힘들어지니 보통 4인플을 추천합니다.

각자 정치가(자산셔틀) 무술가(성장형 대기만성 캐릭) 어부(바다에서는 내가 짱이다.) 전직 광신도(광신도처리잘함)를 선택했습니다. 플레이할때는 몰랐는데 겜종료하고 보니 참 균형있게 캐릭을 선택해가지고 겜클리어가 무난했던것 같습니다. 최종보스는 이것저것 안해도 되는 아자토스를 선택했습니다. 체력을 많이 주는 대신 다른 보스들과 달리 깨어나면 겜강종시키시는 분이시죠.

초반에는 괴물들을 무서워하며 열심히 다른 도시들을 돌아다니며 힘을 키우다가 후반들어가서는 각자 능력치 상승도 하고 정치가 캐릭들이 밀어준 자산 덕분에 어마무시하게 강해졌습니다. 전원 축복을 걸고 다니고 한 사람당 자산이나 마법들이 두세개씩 들고 다니니... 특히 무술가의 경우 성장이 눈부셔서 웬만한 애들은 혼자서도 잘잡고 차원문도 잘 닫더라구요. 전직 광신도는 별로 좋은 능력이 아닌 것 같았는데 추종자가 한명 등장하자마자 괴물 학살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 캐릭이 아니었으면 막판에 겜 클리어가 힘들었을겁니다. 어찌저찌하여 차원문도 닫아버리고 꿈틀거리며 일어나던 눈멀고 우둔한 아버지도 다시 잠자러 돌아가셨습니다. 난이도 3위에 랭크된 애를 첫플에 클리어해서 같이 플레이한 분이 에러플 터진게 아닌가 의심했는데 그것보다는 신화카드 운빨이 큰것 같습니다. 신화카드 나온것 중에 최상위 난이도 카드가 한장밖에 없었거든요. 소문형 지속카드 한 3장 정도 오픈되가지고 사람들을 괴롭혀야 테마를 제대로 즐겼을텐데 말이죠. 거기다 상태이상 카드들이 제대로 안터진것도 한몫했고요. 정말 운좋게도 안터지더군요. 저만해도 편집증 카드를 달고 살았는데 말이죠. 이러니 저러니 해도 첫플에 클리어해서 기분은 좋았습니다.

겜을 플레이한 소감은 다음과 같습니다.

*장점

-러브크래프트라는 훌륭한 세계관을 적용하여 완성된 깊이있는 테마. 보드겜 제작사에서 독자적으로 만든게 아닌 기존에 수많은 작가들이 이어받아 완성된 세계관이기에 세계관이 방대하고 잘짜여있습니다. 특히 이벤트들이 그렇죠. 이게 유기적으로 작용되면서 일종의 사건 흐름을 만들어갈때는 참 좋더라구요. 사실 이거하나에 장점이 몰빵하는 느낌이더군요. 다른 시스템 자체는 전부 이 테마에 결합되어 있어서 더 이야기해봤자 사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단점

-너무나 긴 플레이시간. 플레이시간이 너무 길어요. 어제는 한 2시간 반에서 3시간 플레이한거 같군요. 길어지다보니 사람들의 집중이 깨져가지고 막판에는 글 안읽고 그냥 빨리빨리 테스트만 진행했네요.

-잔룰이 많아요. 단계 마칠때마다 체크해야 할게 너무 많아요. 응보효과도 체크해야 하고 징조효과도 체크해야하고 신화카드도 체크해야하고. 어떻게 체크를 줄일수 있는 하우스룰이 있으면 좋겠네요.

-이벤트들이 겹치는게 있어요. 몇번 조우하다 보면 아까 플레이한 이벤트가 나와서. 이거는 나중에 확장나오면 해결된다고 하니까 크게 문제는 아니기는 합니다.

정리해서 말하면 협력테마겜을 좋아하시면 시스템 자체가 잘 짜여있어서 환장하고 좋아하실 겜입니다. 거기다 러브크래프트라는 테마를 좋아하시면 금상첨화고요. 플레이 하신분 중 한분은 원래 이런 테마협력겜을 안 좋아하나 러브크래프트라서 재밌게 플레이하셨다고 하시더군요. 반대로 테마에 몰입하지 못하고 이런 협력겜을 안 좋아하시면 그냥 지루할 겜이 될겁니다. 다시 생각하니 저희가 워낙 운빨이 좋아서 무난하게 클리어해서 그렇지. 원래는 고통받아서 지루할 틈이 없을수는 있겠군요. 조사자 몇번 죽으면 멘탈 나갈테니.

*마지막 광고.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1677549339 플레이한 부천에 위치한 보겜 까페입니다. 엘드리치 호러+버려진지식+광기의 산맥이 있고 사장님이 룰설명이 가능하니 플레이에 관심있으신 분은 방문 바랍니다. 더불어 메이지 나이트와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도 있으며 룰설명도 가능하다고 하시니 참고하세요. 사장님이 정말 룰설명을 잘하시던군요.

<화성인 주사위>

엘드리치를 하고 시간이 남아서 모임원 분 중 한명이 그날 배송온 화성인 주사위를 굴려봤습니다.

룰은 간단합니다.

주사위에는 우주선 탱크 소 닭 인간이 그려져 있습니다.

주사위 13개를 한번에 굴립니다.

-탱크가 나오면 탱크를 빼놓습니다.

-나머지중 한종류를 선택해 뺍니다. 우주선을 제외하고 한종류를 선택하면 다시는 뺄수 없습니다.

-다시 주사위를 굴립니다. 위의 규칙을 반복하여 더 이상 주사위를 굴릴 수 없을때까지 진행합니다. 뺼수 있는 주사위가 없다면 더 이상 주사위를 굴릴 수 없습니다. 예시: 6개의 인간을 가지고 있어 7개 주사위를 굴렸더니 전부 인간이 나왔다. 인간은 더 이상 가져올수 없음으로 자동종료입니다.

-탱크가 우주선보다 많다면 0점입니다.

-닭 소 인간 하나당 1점입니다. 만약 3종류를 다모았다면 추가 3점을 획득합니다.

-누군가 25점을 모았다면 선을 계산해서 공평하게 굴리고 게임을 끝냅니다. 점수가 제일 많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룰 보고 딱 예상한 대로의 게임이었습니다. 적당히 파티하면서 브릿지스러운 게임이었습니다. 재밌게 플레이하고 나쁘지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더 남자다운 켄트스탑이 더 좋군요. 켄트스탑은 이걸 더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맛이 있었는데 이건 막 지를수 없는 게임이다 보니. 끝이 명확하게 정해져있고 자신의 의지로 멈출수 없는게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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