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명이 함께 한 부족전쟁

4,254 조회

2019.03.28 22:29

32명의 학생이 있는 대학수업시간, 단체게임을 통해 서로 친해지는 계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지난 학기에는 21명의 학생들과 함께 스쿼드 7을 했던 적이 있는데(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1690&tb=community_post&game_id=4399&game_category=&&btv=on), 32명의 학생들과 함께 하기는 무리였습니다.

예전에 보라를 통해 들은 적이 있던 그 게임이 떠올랐습니다. - '부족전쟁' 워크샵 게임

(이무림씨가 게임을 직접 개발한뒤, 워크샵에서 직접 시행해보고 올린 내용입니다.: https://www.slideshare.net/devcatpublications/ndc2017-75456732 )

언젠가 그 게임을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지금이 바로 적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명씩 한 부족을 이루면 딱 4부족이 되니 안성맞춤.

대략적인 게임 방법은 아래 순서와 지도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부족이 각 지역에 분포하면서 매 계절마다 식량과 황금을 채집하기도 하고, 이웃 부족을 습격해서 물품을 탈취하기도 합니다. 습격에 실패하면 습격에 참여한 인원의 절반이 목숨을 잃습니다. 겨울에는 아그리콜라처럼 살아있는 인원당 음식을 1개씩 내야 하고, 부족하면 또 사망입니다. 2년이 지난 후 살아있는 인원 수와 황금 수에 따라 점수를 계산합니다.

일반 보드게임에서는 일군을 배치하는 반면, 여기서는 한 사람이 한 일군의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각 부족원들마다 특정한 역할을 맡습니다.

각 지역에서는 계절마다 서로 다른 양의 자원과 황금이 생산됩니다. 자기지역에서 생산된 자원도 채집을 해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준비물입니다. 맨 위 상자에 든 것은 식량, 그 아래는 황금입니다. 각 부족마다 나눠줄 지도와 진행순서, 그리고 각 부족이 매계절마다 제게 제출할 활동계획서입니다. 그 아래는 참가자들의 이름표, 그 위에 붙이는 스티커는 생명의 불꽃입니다. 불꽃 스티커가 없으면 죽은 것이죠. 스탠드에 세워진 숫자표는 토템입니다. 같은 힘이 충돌할 때 부족의 우선순위를 정해줍니다.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네 부족이 각자 행동을 의논하는 가운데, 다른 부족의 전령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스크린에는 지도와 각 부족의 현황이 나와있구요.

이 게임의 묘미는 8명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작전을 짜는 것, 그리고 다른 부족에 전령을 보내 적절한 협상 "제가 1번 지역 채집 갈테니 괜히 같은 곳으로 오지 마세요." "같이 병만족에 쳐들어가요. 황금을 엄청 많이 갖고 있던데."을 제안하고, 또 배신하는 데^^ 있습니다.

이 부족은 큰 맘먹고 8명 전원이 다른 부족을 습격했다가 1명분의 힘이 부족해서 4명이나 생명을 잃었습니다. 같이 쳐들어가기로 한 부족으로부터 배신을 당했습니다.

열심히 외교를 하고 있는데, 저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알 수 없죠..

2년 후에 부족별 점수를 내보니 13점, 11점, 8점, 1점으로 결정났습니다. 1등 부족에게 상품을 주고 마쳤습니다.

학기초라 아직 서로 서먹서먹한데 서로 의견을 나누고, 웃는 시간으로 좋았습니다. 만일 서로 친한 친구끼리 게임을 했더라면 훨씬 더 난장판이 되었겠죠.

이 게임을 개발하고 게임 내용을 공개해준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75분만에 마쳐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원 게임을 조금 간략화시켰습니다. 혹시라도 관심있을지 모를 분들을 위해 제가 사용했던 자료를 나중에 자료실에 올려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