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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중고거래 및 부부모임 후기

3,650 조회

2019.03.10 17:26

후다닥 올리는 몇가지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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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건 최근에 이스탄불과 티켓투라이드를 판매하기 전에 찍은 사진이로군요.

BC주 외곽에 사는 사람과 거래를 했는데 이 거래자는 남편이 좀처럼 게임을 해주지 않고 아이들은 간간히 딕싯정도만 해주는 편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윙스팬을 구입하려고 하고 있으며 최애 게임은 버건디, 그오호, 그웨트 같은 중급 게임이예요.

이걸 어찌 알고 있냐면... 투머치토커. 투머치인포메이션 타입의 게이머더라고요 -_-;;;

말이 통하는 사람을 오랜만에 본 것일까요...?

거래 이메일은 대략 이렇게 흘러갔습니다.

너굴 >> "이거 손상 되었어. 그러니까 조금 싸게 해줄게."

거래자 >> "헐 쪼개지는건 아니지? 우리 아이가 예전에 박스를 손상시켰는데 어쩌구 저쩌구 (중략) 근데 그 게임이 꽤 재밌더라고. 그 게임에서 좋았던 점이 뭐냐면 어쩌구 저쩌구 (생략)"

너굴 >> "어... 그렇구나. 그래도 잘 쓰면 괜찮을거야. 참고로 그 게임은 나도 좋아했어"
거래자 >> "그 게임을 좋아해? 우리 첫째 딸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인데 블라블라블라~~~~~"
너굴 >> (말이 너무 많아서 지침. 일부 투머치인포는 무시 시작) "그 딸 아이가 그런 게임을 좋아한다면 OOO 도 해봐"
거래자 >> "아 그건 알고 있어. 이번 주말에 이웃 동네 주민들과 OOO을 할건데 어쩌구 저쩌구 어쩌구 저쩌구~~~~~~"

너굴 >> (포기) "어어. 그것도 좋은 게임이지. 재밌게 즐기렴"
거래자 >> "그런데 혹시 !@#!@#는 해봤니? 최근에 리뷰를 읽은게 있는데 어쩌구 저쩌구~~~ 우리 네째 아들이 왈라왈라~~~~~"
너굴 >> (제발 좀...) "아니..."

조금만 더 대화하면 가족, 친척, 사촌팔촌에 오늘 저녁 식사 메뉴까지 알수 있을 것 같은 정보제공량 때문에 꽤나 피곤하면서도 인상 깊었던 거래 케이스였네요 -_-;;

아 이것도 판매하려고 내놓은 게임입니다. 각각 정가의 절반값에 내놓았던 게임이예요. 그런데 웬 사람(밴쿠버 사람)이 연락을 취하더니 느닺없이 로우볼(말도 안되는 값으로 깔아 부르는 행위)을 던지더군요.

거래자 >> 피냐타가 1.5 캔트스탑이 2.0이네? 그거 두개 합쳐서 2.0 어때?

너굴 >> (잠시 어안이 벙벙).... 그럼 피냐타를 그냥 공짜로 주는건데?

거래자 >> 우리 와이프가 너무 하고 싶어해서 그래. 안될까?
너굴 >> (어이없음) 흠, 그건 좀 그러니까 0.5 더 줘.

거래자 >> 2.0에 해주라.

너굴 >> 허허... 너무 싸지 않아? 그래도 아내가 그렇게 하고 싶어 한다니 2.3에 타협해줄게. 어차피 자주 즐기는 게임도 아니고...

거래자 >> 아싸뵹

너굴 >> 근데 조금 손상 있으니 알아두렴 (사진 보냄).

거래자 >> 헐... 난 OCD (강박장애) 인데... 나는 항상 완벽한 상태의 게임만 찾거든. 걍 20에 해줘.

너굴 >> 이미 반값에 내놓은건데 공짜로 주는건 좀 그러네. 캔트스탑 하고 싶으면 보드게임아레나 가서 해봐. 취향에 맞으면 사려므나.

거래자 >> 하. 그거 아쉽구만. 맘 바뀌면 연락하렴.

너굴 >> 연락줘서 고마워.

( 30분 뒤 )

거래자 >> 윽! 우리 와이프가 피냐타를 꼭 하고 싶대. 아까 우리 어디까지 이야기 했지? 20 이었나? (그 와중에 또 깎기 시도)

너굴 >> ..... (무시)

반값에 내놓은 게임을 반값으로 깎고 시작하는 독특한 거래자. 여러 의미로 꽤 오래 기억에 남을 듯 하네요 ㅋㅋㅋㅋ

아 이건 다크소울 원화집과 피규어네요. 동생이 다크소울을 워낙 좋아하기에 이번에 한국 가는 친구가 있으면 피규어 + 원화집을 싹다 구매해서 줄까 생각중입니다. 피규어나 수집하는걸 별로 안좋아하는 동생인데 "오호~" 하며 관심을 보이는걸 보니 정말 엄청난 팬심이예요.

처음으로 만년필을 하나 구했습니다.

친구가 쓰는 20~30만원대 만년필의 필기감이 너무 좋아서 겸사겸사 펜샵에 따라갔는데... 여러가지 펜을 진열해놓고 테스트 하는 공간이 있더라고요. 이것저것 쥐어보고 끄적이다보니 유독 손에 맞는 만년필을 하나 발견.

가격을 알아보니 그 중에서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하는 브랜드더군요. 2만원에 싸게 하나 구입했습니다. 사람들이 만년필을 쓰기 시작하면 일반 볼펜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그러던데... 사각사각거리는 소리와 종이를 스치는 필기감이 너무 좋네요.

인생 첫 만년필로 신중하게 쓴 것은 '메롱' 이군요.

버스 노선을 만들자라는 게임이예요. 범람하는 드로우 앤 라이츠 / 롤 앤 라이츠 속에서 독보적인 높은 가격(?)으로 잘 알려진 게임이기도 하지요.

공용 덱에서 루트 카드를 하나 뽑은 뒤 개인보드에 파/빨/녹/회/보/주 색상 별로 루트를 보고 메인보드에 버스 노선을 그리는 간단한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끼리 노선이 겹치면 나중에 감점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노선을 최대한 겹치지 않으면서 필요한 것을 골라먹어야 합니다.

게임이 가진 재미에 비하면 다소 가격대가 높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두툼한 보드와 귀엽고 눈이 즐거운 아이콘들은 뭔가 따뜻해서 좋네요. 자주자주 할 수 있는 간단하고 즐거운 게임인듯 합니다.

버스 노선이 겹치면 안된다는 규칙 때문에 다인플일수록 재미는 급격히 올라갈 듯 합니다.

보담에서 굉장히 푸시를 해주던 베런파크예요. 저도 드디어 해보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인디언서머가 생각나는 재미난 퍼즐/타일놓기 게임이었어요.

블럭마다 주어지는 다양한 점수, 매 게임마다 달라지는 점수, 보드를 덮을 때마다 발생하는 타일 가져오기 / 타일 연장하기 액션 등 간단하면서도 여러가지 일이 벌어지는 점이 굉장히 재밌더군요.

인디언 서머에 비하면 콤보를 파파파파팍- 터뜨리면서 개인 보드를 채우는 맛은 없는 편이지만 보드를 꼼꼼히 채워가는 과정이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이것도 리뷰를 써보고 싶네요.

게임 내내 지인들이 '킹런갓크' / '갓런갓크' / ' 갓런킹크' 등 온갖 합성어(?) 유행어(?) 같은걸 외치며 게임을 하는데... 보담을 자주 청취하는 저지만 도저히 이런 유행어는 익숙해지질 않더군요 ㅋㅋㅋㅋ

아저씨가 되어가고 있나봅니다.

아, 이건 발레타네요. 지난번에 보드게임샵이 망했을 때 지인이 라마나타님을 언급하며 가져온 공짜 게임이죠.

도미니언처럼 덱빌딩 요소는 있지만 그 비중이 크게 높진 않더군요. 덱빌딩이 핵심이긴 하나 게임의 전부는 아니라는 인상이 강했어요.

덱을 계속 굴려가며 자원을 모으고, 건물을 짓고, 그렇게 지은 건물과 카드를 연계하며 엔진을 점점 더 키워나가는 꽤 좋은 게임이더군요.

건물카드 위에 덱빌딩용 카드를 얹기 때문에 매번 조합이 달라진다는 점과 게임 종료 조건이 맞아떨어지는 순간 모든 플레이어는 자신의 가진 덱 + 버린덱을 합쳐서 한번 더 덱을 회전 시킬 수 있도록. 즉, 마지막으로 점수를 한방 더 뽑아낼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독특해요.

도미니언을 할 때 덱을 압축하며 효율을 극대화 시키는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 게임에선 덱을 압축하는게 크게 의미가 없다고 느껴집니다. 안쓴 카드는 손에 유지하고 있다보니 덱이 회전하는 횟수가 도미니언처럼 많지 않거든요.

엔진의 형태도 제법 다양한 것 같고. 생각보다 꽤 재밌게 즐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