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카페의 요금 체계에 대해서

CafeANAT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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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6 오후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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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보드게임 카페 가면 이런것도 설명해주나요'를 읽고, 뭔가 하나 적고싶어졌습니다.

현재 업계의 현실과, 제가 평소 생각해오던 것들.. 뭐 그런겁니다.

그냥 심심풀이로 한번 읽어보고가세요 ^^;

일단 해당글에대해서 제 대답은 '그때그때 다르지만 안되는쪽'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왜 그런지 한번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1. 해당 게임을 찾는 손님이 없습니다.

과장 좀 보태서, 오는 손님의 90%는 할리갈리 젠가만 찾습니다. 다빈치코드, 루미큐브, 클루 알려드리면 재밌게 하고 가십니다.

나머지 10% 중에 한 9% 정도는, 뱅, 시타델, 카탄정도 해봤을것같습니다.

나머지 1%.. 음.. 솔직히 1%도 많습니다. 한 0.1%도 많은것 같은데, 이정도 손님들이 그런 게임을 찾습니다.

1000명 중 1명이 찾을 게임을, 매장입장에서는 갖다놓을 필요가 없습니다.

위치스 같은 경우는, 사장님이 열혈 보드게이머라 본인이 하기위해 구매하셨고, 본인 가게니 그냥 갖다놓으셨을것같습니다.

애초에 손님에게 이걸 들이밀어야지, 손님이 찾으면 줘야지 할만한 게임이 아니라..

그래서 익힐 필요도 솔직히 없습니다.

게임 주인은, 하려고하니 당연히 익히지만, 구지 그런걸 알바에게 알려줄 필요는 없죠.

2. 설명이 너무 오래걸립니다.

황투, 갤러리스트, 쓰루디에이지스..

뭐, 해본게임은 쓰루밖에 없긴한데, 나머지 게임들도 설명이 적게 걸리진 않을것같습니다.

최소 30분 이상씩은 걸립니다.

당연히, 알바들은 모를거니, 사장이 직접 그 테이블에 가서 30분 이상 붙어있어야합니다.

그동안은, 알바들이 가게의 여러 일들을 처리해야하죠.

매장에 유일한 손님이시면 해드릴수도 있을듯합니다.

단, 손님이 언제 올지 모르고, 알바가 할 수 없는것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설명한다쳐도 끊길 수 있습니다.

규칙 A-Z까지 알려주는데만 30분을 잡은거고, 게임 해본적이 없는 분들이라면, 알려주기만 한다고 게임을 할 수 있는게 아니라,

설명 끝나고도 라운드 돌아가는것도 좀 봐줘야하고, 질의응답도 받아줘야하고 하면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리겠죠.

거의 게임 같이하는급입니다.

주말 이런때는 바쁘니까 절대 안된다고 하는 입장입니다.

그렇다고해서 그런 게임을 설명하기위해 직원을 더 쓸수는 없습니다.

1번처럼 찾는 손님이 없거든요. 일년에 몇번 오지도 않을 손님을 위해서(심지어는 단 1번도 그런 손님이 안올수도있습니다 ^^;) 인력을 늘릴 순 없어서..

3. 수지타산이 안맞습니다.

손님 4명씩 2테이블이 왔다고 하겠습니다.

1테이블은 2시간동안, 할리갈리, 젠가, 루미큐브만 하다가고,

다른 테이블은 2시간동안 푸코랑 아콜하면서, 설명 듣고, 이것저것 물어보는것도 많습니다.

근데 나갈때 요금은 똑같죠. 품은 당연히 2번째테이블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가지만요.

왜냐면 현재 보드카페들은 대부분(전부?) 시간제 요금을 책정하고있습니다.

카페 입장에서는 할리갈리 젠가 하는 손님들이 훨씬 더 돈이되기때문에 거기에 더 집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돈만 바라고 일하냐.. 라고 하시면 할말없습니다 ㅠ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잖아요..

뭐 평소에는 몇가지 이유가 더 있었던것 같은데, 지금 쓰려니까 이정도밖에 생각이 안나는군요 ^^;

이런 이유들 때문에, 보드카페가서 어려운 게임을 배우기 어렵고, 보드카페에서는 어려운 게임을 가르쳐드리기 어렵습니다. ㅠ

보드카페는 사실 매니아들을 위한 공간이 아닙니다. 지금은요. 아이러니죠.

저도 처음에는 카페에 많이 다녔습니다. 그런데, 시간제 요금이 꽤나 부담됩니다.

게임을 사면 더 싸다는걸 알게되고 나서는 카페에 절대 가지않습니다.

어차피 나는 내 게임있고, 설명도 필요없고, 자리만 있으면 되는데, 카페 가서는 할리갈리 젠가 하는 손님들이랑 돈 똑같이 내거든요.

손해보는 느낌이죠. 그래서 보드게임을 알면 알수록, 보드카페는 가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카페에서도 뜨내기 손님들 위주로 게임을 구성하고, 맞춰나가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악순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이제 요금체계 얘기를 좀 해보려합니다.

다른 업주분들께서는 생각해보신적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래 질문글에서도 나왔던, 설명비.. 이게 꼭 있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단, 시간제 요금에 설명비까지 추가하게 된다면, 설명하는 시간에도 시간이 가기 때문에, 이중과금이 됩니다.

따라서 설명 시간을 빼주거나(근데 이거 일일이 체크할수가 없습니다.), 시간제 요금을 폐지하는겁니다(저는 이쪽파입니다).

보드게임은, 많은 시간을 요구합니다. 전략게임 펼쳐놓고 장고좀 하려고하면 5분 10분 순식간에 가죠.

근데 지금 요금체계는, 그 시간에 요금을 부과해서 손님들이 여유롭게 생각하는 오래걸리는 전략게임을 할 수 없게끔 합니다.

뭐 어쩔수 없긴합니다. 자리는 한정되어있는데, 시간제 요금이 없다면, 테이블 회전이 안되니 매출이 나올수가 없겠죠.

그런데, 평일에 자리가 만땅 차는 보드카페가 몇이나 될까 궁금합니다.

저같은경우는, 자리가 충분히 널럴한데도, 시간제 요금으로 손님 쫒아내는 기분이 들거든요..

이런것들을 고려해서 대충 요금제의 뼈대를 짜보자면..

1. 1인 1음료에 1시간씩 기본 제공.

커피값은 테이크아웃에 맞출순 없으니, 이디야정도 맞추면 될것같습니다.

2. 테이블 널럴하면 하루종일 계셔도 됩니다.

1시간 지나도, 테이블있으면 추가요금을 카운팅하지 않습니다.

자리가 좀 빡빡하다.. 그럼 가서 애기해야죠.. 지금부터는 추가요금이 나오는데 괜찮으세요??

근데 2번에 하루종일 계시면서, 모든 게임을 다 설명해야한다면, 매장 입장에서도 힘들겠죠?

이제 설명비가 나올 차례입니다.

뭐 다빈치코드, 루미큐브 2천원, 푸코 1만원 이런식으로 말이죠. (물론 인당 아니라 테이블당입니다 ^^;)

푸코 1만원 비싸보이는데, 4명이서 설명 들으시면 2500원씩만 내면 됩니다.

심지어는 게임 알고계시면 돈안내고 할 수 있죠.

처음 배울때만 살짝 부담되고, 잘 배워두면 두고두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루미큐브 배워놓고, 퇴근하고 커피한잔 하면서 가볍게 한판하고 가실수도있겠죠.

매장과 손님(심지어는 매니아도)이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하는데, 뇌내망상이라 또 모릅니다 ㅋ

물론 매장에서는 설명의 질을 늘려야겠죠.

매장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그래서 단골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오히려 일거리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아는 손님들은 와서 그냥 알아서 할테니까요. 그럼 그만큼 인건비를 줄일수도 있겠죠.

루미큐브, 클루같은거, 3명 알고, 1명이 모르는데 설명해달라고 하는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설명 일단 듣고, 못하겠으면 안하는 경우도요.. 15분 30분 설명했는데, 그러면 좀 김빠집니다.

설명비가 도입된다면 이런부분들이 줄어들겁니다.

매장 입장에서도 좀더 열성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거구요.

물론 뜨내기 손님 입장에서는 거부감이 들수있습니다.

기존 카페에서는 음료 1개씩 시켜놓고 1시간동안 게임 10번 바꿔도 뭐라안하거든요 ^^;;

현재 업계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게 아니라, 그냥 이런식으로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제안한다는 느낌으로 썼는데, 잘 전달이 되련지 모르겠습니다.

여기까지 제 뇌내망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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