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샵이 또 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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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9 10:13

오늘부로 밴쿠버에 위치한 스탈릿 시타델(별빛 성채)이 문을 닫았습니다. 지난번 보드게임워리어즈에 이어 두번째로 문을 닫는 가게가 되었네요.

이 곳 또한 보드게임에 초보티를 벗어나기 시작할 때 참으로 많이 이용했던 곳인데...

이렇게 또 하나의 추억이 사라진다는게 참 아쉬워요. 이름이 예뻐서 특히나 애착이 있던 곳인데... : (

(뭔가 제가 자주 가던 샵들만 닫는 느낌이... 밴쿠버의 주호민이 되는건가요...)

어쨌든 오늘은 스탈릿 시타델이 창고 개방을 하는 날. 모든 악성 재고를 무료로 풀어버리는 날이었습니다.

이벤트 자체는 선착순인데다 원하는 만큼 가져갈 수 있는 방식이라서 굉장히 난잡하고 정신없는 상황이 벌어질까 조금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다들 오랫동안 밴쿠버를 지켜온 보드게임 샵에 대한 예우인지...

서로 보드게임을 챙기면서도 팔이 닿지 않아 뒤에서 끙끙대는 친구가 있으면 "뭐 집으려고? 아, 저거? 내가 집어줄게" 라며 대신 전달해주거나,

둘이 동시에 보드게임을 건드리면 "아- 나도 이거 원했던건데. 너 필요하니? 그럼 네가 가져. 대신 나중에 팔 때 내게 연락 줘." 라며 양보하고,

미처 오지 못한 친구들 것도 대신 챙겨주는 모습들이 많았습니다.

아예 대놓고 가져가라고 종이박스도 준비했더군요.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더 늘어나더군요. 하지만 이벤트 내내 고성방가 / 다툼 / 분쟁은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만난 친구들과 함께 전리품을 한켠에 모아두고 찍은 사진입니다. 일단은 보드게임이 메인이긴 하지만 코믹스, 바인더, 슬리브, 롤플레잉 북, 포스터, 잡다구리한 악세서리 등 별의 별걸 다 팔더군요.

이 사진만 보면 전쟁터 같지만... 실제론 꽤 평화로웠습니다.

전리품이예요. 가치를 대략 따져보니 약 $733 정도네요. 넵. 모두 공짜였습니다.

각각 하나씩 가져온 이유를 설명하자면...

산고쿠(좌상단)는 서유기 테마가 신기해서 가져왔는데 점수를 보니 영 좋은 게임은 아닌거 같더군요. 그냥 테마가 독특하다는 점이 끌렸습니다.

메이지워즈(가운데 상단)는 유명한 게임이죠. 스펠북에 미리 스펠을 준비해놓고 책을 이리저리 열어보며 준비한 스펠을 이용. 상대방을 제압하는 듀얼 게임입니다. 늘 구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구하게 되네요.

넷러너(산고쿠와 메이지워즈 앞) 확장 팩은 뭐... 그냥 기존에 가지고 있던 넷러너에 카드나 더 보충하려고 챙겨왔습니다. 지인들에게 넷러너를 가르칠 떄 선물로 좀 주려고요.

페이퍼백 확장(중앙 좌측)은 존재하는지도 몰랐던건데... 마침 가지고 있던 게임이라 입수!

스타렐름즈 확장(중앙 좌측)은 1개는 제가 챙기고 나머지는 지인에게 선물로 주려고 두 개를 가져왔습니다.

서머너워즈 종족팩(중앙)은 지인들에게 ~~주사위의 고통~~ 서머너 워즈의 재미를 가르쳐 주려고 집어왔어요. 저는 이미 다 있는 종족이라 딱히 소장할 것은 없습니다.

히어로 클릭스(우측)은 브이님의 후기를 평소에 흥미롭게 읽어서 한아름 가져왔는데... 설마 다 똑같은 피규어라곤 생각치도 못했습니다. 제 후기에 등장하던 눈알빌런 기억하시나요? 도시 여기저기에 눈알모양 스티커를 붙이는... 저도 히어로클릭스 빌런이 되려 합니다. 매일 밴쿠버 도시 여기저기에 히어로클릭스 박스를 1개씩 살포시 놓아두려고요. 배트맨 프랜차이즈는 인기가 높으니까 누군가 가져가겠죠 ㅎㅎ

밀레이넘 블레이드 확장(하단)은 제가 밀레니엄 블레이드를 좋아해서 가져왔습니다. 다만 이 두 확장을 넣었던가 안넣었던가 아리송... 하네요. 이미 넣은 확장이라면 그냥 보관하고 있다가 지인에게 선물로 주려고요.

아젠트 확장(하단)은... 이 게임 가지고 있지도 않은데 왜 가져온건지;;;

슬리브야(우하단) 뭐 적당히 집어왔습니다.

코믹스(우하단)도 적당히 아는 이름이 보이는 것만 집어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