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03] 게임을 잘 이해 못하는 사람들과 같이 할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에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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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5 오전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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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국에서 한국 사람들끼리 작은 보드게임 모임을 하고 있는 에밀로입니다.

주로 보드게임 잘 아는 후배 한명과 가까운 지인 1,2명 정도는 더 불러서 게임을 하곤 했는데, 이렇게 하다 보니 시간이 맞지 않은 경우가 있어서 모여서 게임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온라인으로 홍보를 했더니 사람들이 좀 더 모였습니다. 그 중에는 예전부터 보드게임을 좋아하던 사람도 있고, 전혀 접해보지 못했지만 한국 사람들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아서 그냥 놀러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처음 해본 사람들이 끼어 있어서 첫 모임에서는 다 빈치 코드, 바퀴벌레 포커, 하나비, 모던 아트를 돌렸습니다. 한 분이(편의상 A씨라고 하겠습니다) 게임을 잘 이해를 못하셔서 다 빈치 코드는 찍기 게임이 되어 버리고, 모던 아트에서는 그림을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에 사서(그 라운드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 수익보다 훨씬 비싼값에...) 그 그림을 판 분이 대박을 치시더라구요. 모던 아트 같은 경우에는 경매의 적정가를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 들이밀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었기 때문에 제가 실수했다는 생각도 좀 들었습니다.

어쨌든 그날 모임이 끝나고 A씨는 보드게임이랑 잘 안 맞나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음에 모임을 열었더니 또 참석을 하시더라구요. 이번에는 브룸서비스를 했습니다. 제가 하는 용감한 액션마다 계속 A씨한테 밟히는데, 문제는 A씨는 저를 밟은 액션으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게 저를 노려서 작정하고 밟겠다고 그 액션을 선택한거면 차라리 이해를 하겠는데, 그냥 본인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을 못해서 엉뚱한 카드를 뽑았는데 제가 거기 당하니까 좀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게임이야 어차피 즐겁자고 하는거니까 못 이기는건 상관 없는데, 제대로 게임을 이해를 못해서 엉뚱한 액션 때문에 게임이 망가지니까 속상합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비슷한 수준의 실력을 갖기를 바라는건 무리고 저도 안 풀리는 날은 트롤짓도 많이 합니다만, 최소한의 게임 방법 정도는 제대로 이해한 사람들과 게임할 때 즐겁게 게임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미 단톡방을 만들어서 모임 공지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A씨에게 오시지 말라고 이야기할 수도 없지만, 사실 이렇게 게임이 이해가 안되는데도 보드게임이 재미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에 게임을 잘 이해 못하는데도 계속 즐겁게 참여하시는 분들도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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