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보드게임 모임 후기 #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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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9 05:25

저희 모임 페이스북 그룹 https://www.facebook.com/KoreanBostonBoardgame/ 에 올린 후기입니다.

2019년 1월 26일 후기

오늘은 7분이 참여를 신청하셔서 전략 게임 두 테이블을 돌리면 딱 적당할 것 같았습니다. 보통 1시부터 모이는데 열성 회원님이신 EA님이 모임이 너무 짧다고 항의하셔서 오전 10시부터 모였습니다. 마침 오전반 회원분들이 판데믹 레거시 멤버라서 이 기회에 판데믹을 돌렸는데 아쉽게도 1승 1패로 지지부진하게 진도가 나가고 있습니다. 펀드가 항상 0 아니면 2라서 한 판만에 승리하기가 정말 힘드네요.

판데믹을 12시반쯤 마쳤는데 YM씨가 일찍 오셔서 짧게 돌릴걸 찾다가 최근에 아내랑 많이 돌린 수목원을 4인으로 해봤습니다. 역시 카드를 보는 순간부터 예쁘다는 찬사가 쏟아지더군요. 저도 2인으로만 주로 돌려서 4인이 어떨지 궁금했었는데, 4명이 분산되서 카드를 가지고 있다보니 손에 들고 있는 카드를 예측할 수가 없어서 내가 승점을 받을 수 있는지 확실히 알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여기저기서 0점이 난무하고 10종류의 나무가 있었는데 고작 4종류의 나무에서만 점수가 나왔네요. 다들 버릴 카드가 없어서 고통 받더니 게임이 끝나고 나서는 이건 자기 취향이 아니라네요 ㅠ.ㅠ 예쁘고 고민할 거리도 있는데 왜 안 좋아하는거죠!

오전반이 지나치게 매운 치킨으로 점심을 때우는 동안 다른 분들이 다 도착하셔서 제가 좋아하는 카드 게임인 기차섬을 설명해드렸습니다. 간단한 카드만 가지고도 훌륭한 전략게임을 만들어내서 무척 좋아하는 게임인데, 그렇다보니 의외로 설명할 것도 많고 잔룰도 좀 있는편이라서 카드를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테이블에 앉으셨던 분들이 당황을 하시는게 보였습니다. 그래도 꿋꿋하게 설명을하고는 치킨을 먹으면서 플레이 하는걸 지켜봤는데, 역시 원래 게임도 잘하고 기존에 플레이 경험도 있으신 SK씨께서 압도적으로 1등을 하셨네요. 보통 이 게임에서 특수한 효과를 주는 빨간색 기차를 먼저 깔게되면 남들이 자원을 실어주질 못해서 게임 내내 고통 받게 되는데 JH씨가 빨간 기차를 깔고는 그 카드 버리고 싶다는 이야기만 반복하시다 게임이 끝나버렸네요. 카드 게임치고 게임 설명도 길어서 초반 가이드는 잘 안 주는편인데 이 게임에서는 가이드를 주느냐 마느냐가 항상 딜레마인 것 같습니다.

기차섬이 끝난 테이블에서는 제가 진짜 해보고 싶어서 SJ씨에게 요청했던 Turn the tide를 플레이 했는데, 저는 다른 테이블에 있느라 결국 못해봤네요. 미국에서는 구하기가 힘들어서 이번에 독일 갔을 때 꼭 구한다고 생각하고서는 까먹어서 안 사고 그냥 왔는데 다음에는 꼭 해보고 말겠습니다!

옆에서 Turn the tide를 하는 동안 언제나 가볍게 꺼낼 수 있는 Ganz Schon clever를 했습니다. 이제 많이 플레이 해봐서 점수가 좀 안정화가 될 것 같은데 300점을 넘어 보겠다고 매번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오히려 점수를 더 깎아먹었네요. 첫판은 IE씨가 승리를 하셨는데, 300점도 넘을 수 있다고 했더니 승부욕이 강한 EA씨가 300점을 넘어보겠다고 해서는 바로 한 판을 더 했습니다. 그러더니 진짜 300점을 넘기셨네요! 몇 판 안 해 보셨는데 엄청나네요.

마지막 게임으로는 에센에서 사와서 아직도 못 돌려본 뉴턴을 처음으로 꺼내봤습니다. EA님이 엄청 해보고 싶어하셨는데 시간이 안 맞아서 옆에서 혼자 Ganz Schon clever를 하시고 SK, IE, SJ님과 함께 4인플을 했습니다. 에센에서 무려 작가 사인도 받아 왔는데 이제서야 처음 돌려보네요. 여러 후기를 통해서 이 게임은 책장을 채워야 점수를 많이 버는 게임이라고 해서 룰 설명도 처음부터 책장을 채우는데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룰 설명이 끝난 다음에는 무얼 해야할지 몰라서 다들 멍해지시더라구요. 그래도 한 라운드가 돌아가기 전에 더 이상 추가적인 질문이 거의 없이 게임이 돌아갔습니다. 저는 첫 라운드에 멋도 모르고 레슨 카드를 밑으로 뺐더니 더 이상 카드를 가지고 올 수가 없어서 조커 카드를 매번 레슨으로만 사용하면서 고통을 받았네요. 그래도 여행에 특화된 보드라서 여행을 통해서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고 그걸 바탕으로 연구를 해서 점수를 많이 벌 수 있었습니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보너스로 학생들도 잔뜩 고용을 했는데, 의외로 학생 테크가 별로 쓸모가 없더라구요. 그게 없어도 책장을 채우는데 별 지장이 없어서 처음부터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게임을 했네요. 중간중간 마스터 카드의 연계도 잘 터져서 게임은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좀 아쉬운 점이라면 선점의 요소가 거의 없어서 같이 게임 한다기 보다는 서로 자기 할 일만 하다가 게임이 끝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거기다가 Terraforming Mars처럼 서로 다른 기업을 하거나 서로 다른 테크를 탈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어서 자주 돌릴 것 같다는 느낌은 안 들더라구요. 역시 리플레이성을 위해서라면 플레이어간에 무언가 차이를 두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거의 8시간을 연달아 게임을 했는데도 항상 무언가가 아쉽네요. 다음주에는 슈퍼볼이 있는데 저는 미식축구에는 관심이 없는지라 모임은 쭈욱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