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부터 서버비아까지 짧은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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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1 09:16

저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하는 익숙한 게임이 좋습니다. 그래서 모임을 잘 안 나가고, 그래서 다들 이미 즐길대로 즐기신 게임을 혼자 안해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드물게 모임이 나가고 싶은 날이어서 간만에 사당의 사랑방을 찾았습니다. 아마도 저에게만 첫만남일 게임 몇 가지의 짧은 인상을 적어보겠습니다.

골드! (재밌음)

워밍업으로 레이지니님과 2인 골드!를 플레이했습니다. 간단한 구성의 카드게임인데, 룰도 참 간단해서 젝스님트나 컬러레또 정도의 난이도였습니다. 전체적인 매커니즘은 자이푸르와 비슷하지만 훨씬 간결합니다. 그래서 자잘한 것에는 신경 쓸 필요 없이 내게 주어진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하는 깔끔한 재미를 줍니다. 다만 필러게임으로 삼기에는 웃음 요소가 없고 생각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하나의 작은 메인게임으로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7원더스: 대결이나 패치워크와 비슷한 포지션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 간단한 룰과 구성물로 뽑아내는 선택의 고민

▶ 필러 게임을 기대했다면 애매할 수 있다

조키 (게임아님)

퍼즐 게임을 좋아하는 제 취향에 맞춰 잠깐 해본 게임입니다. 레이지니님이 퍼즐+타일놓기 키워드로 긱에서 발굴하셨다는 마이너한 게임으로, 보드라이프에는 등록조차 되어있지 않네요. 9 혹은 16개 타일을 주고 가장 빨리 모순 없이 3X3 또는 4X4 배치를 완료하면 승리하는 게임이었습니다. 퍼즐 그 자체라서 보자마자 설레더군요. 그런데 한참을 해도 둘 다 4X4를 완료하질 못했습니다 ㅋㅋ 처음에는 효율적인 풀이법이 있을거라 생각해서 한참 고민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열심히 손으로 맞춰보는 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더라구요. 그런 결론에 이르니 급격하게 흥미가 식었습니다.

▶ 머리 안 쓰는 퍼즐게임 = 몸 안 쓰는 운동

베런파크 (별로)

역시 퍼즐 게임인데 조키와는 반대로 요즘 가장 핫한 퍼즐 게임이죠. 3인으로 플레이 해봤습니다. 기존 리뷰에 다인용 패치워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그렇게 기대를 했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거리가 멀었습니다. 패치워크는 게임의 근본을 엔진빌딩(단추 수입)과 자원관리(단추 & 시간)에 두고 있습니다. 퍼즐은 여기에 고민을 깊게 만드는 향신료이자 마지막 조각이죠. 반면 배런파크는 근본부터 퍼즐 맞추기입니다. 거기에다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요소와 조각을 선점하는 인터액션을 첨가해서 좀더 단맛이 나게 만들었더군요. 대단한 게임성이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 근본있는 유로게임 가문의 패치워크 VS 테트리스 동네 출신 배런파크

간츠 숀 클레버 (할만함)

이미 물 다 빠진, 핫했던 게임 간숀클을 해봤습니다. 야찌류 게임으로 큐윅스 정도만 플레이해본 저에게는 다양한 점수내기 방식과 현란한 콤보가 신선했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가까워올수록 계획했던 칸을 모두 채우기 위해 기를 쓰고 맞춰가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다만 제 게임 역량으로는 이정도 게임을 필러로 하긴 어렵겠더라구요. 그렇다고 메인 게임으로 하기에는 차라리 주사위 유로게임을 하고 싶었습니다.

▶ 이 쪼끄만 게임에서 버건디의 냄새가 난다

▶ 냄새 맡은김에 그냥 버건디 할래

대도시의 희망찬 시작

호수 컨셉에 빠져버린 중반부

강이 흐르는 살기좋은 우리도시

서버비아 (재밌음)

최근 한글화 소문이 돌고 있는 서버비아를 해봤습니다. 주식회사 확장이 포함되어 있었고, 3인플이었습니다. 저는 이 작가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미친왕 루드비히의 성을 싫어합니다. 난잡해서요. 그래서 서버비아도 별로 기대감이 없었는데 웬걸 꿀잼. 보드게임에 테마가 얼마나 중요한가 누가 묻는다면 저는 서버비아를 내밀 것 같네요. 그냥 내 도시 만드는 것이 참 설레어요. 엔진빌딩과 퍼즐의 재미는 오히려 덤이에요. 주식회사 확장은 라운드 목표 타일은 좋았지만, 테두리 타일은 도시 모양이 헝클어져서 별로 좋지 않았어요 (테마상). 그리고 중간중간 돈이나 점수 얻는 부분이 난잡한 건 여전하더군요. 이건 한글판이 나오면 어느 정도는 해소될 수 있는 단점인 것 같습니다.

▶ 내 도시를 만든다는 재미

▶ 근데 여전히 난잡하긴 하다

전부 처음 해본 게임인데다 단 1회 플레이한 감상이니, 아니다 싶은 부분이 있더라도 이해해주세요^^ㅎㅎ 사진 출처는 서버비아 제외 전부 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