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해머 언더월드 리뷰 #4: 점령전과 스파잇클로의 무리들(스케이븐)

메피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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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30 오후 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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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찌 연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 아침에 올라온 요 글에서 언더월드를 올해의 게임 1위로 평가받았다는 것을 알고 내심 기분이 좋았습니다. 정말 재밌는 게임이니 더 많은 분들이 즐기시길 바라며, 워해머 언더월드 리뷰 4부입니다. 혹시나 1부, 2부, 3부를 보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먼저 보고 오시길 권해드립니다. 오늘도 지난번에 이어 제가 선호하는 팩션을 하나 소개한 후, 게임의 승리 방법 중 하나인 점령에 대해 잠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오늘의 소개 팩션인 스파잇클로의 무리들입니다. 이 녀석들은 설정상 워해머 세계관에서 쥐와 인간의 중간형태인 스케이븐이라는 종족의 일원으로, 부를 찾아 셰이드스파이어 내를 배회하는 탐욕스러운 무리들입니다. 스케이븐이라는 종족의 특성상 비열함과 뒤통수치기, 배신은 권장되는 덕목이나 다름 없고, 수가 많으면 의기양양해졌다가 적어지면 금새 겁에 질려 달아나는 비겁함까지 갖춘 아주 탁월한 악역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게도 그런 주제에 본인들이 가장 우월한 형태의 생명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근자감까지 더해져 뭔가 미워할 수 없는 악당 느낌이랄까요. 여튼 스케이븐은 한명 한명은 강하지 않지만, 누가 쥐 아니랄까봐 번식력이 아주 강해서 수로 상대방을 압도하는 일종의 호드 아미(엘리트 아미에 대비되는 개념. 소수 정예가 아닌 인해전술로 상대를 압박하는 전술을 주로 사용하는 아미)로 분류됩니다.

워해머 언더월드 게임상에도 스케이븐의 이런 속성은 잘 살아있습니다. 팩션의 리더인 스파잇클로의 부관격인 크르르크는 언제나 리더를 뒤통수치고 본인이 리더가 되길 갈망하는 야심가(?)입니다. 그래서 리더가 죽을 경우 드디어 리더로 승극된 크르르크가 종전 리더가 사용하던 능력을 승계하는 카드도 있고, 무리지어 있을 경우 평소보다 마구 용감해져서 상대를 향해 돌격하는 카드도 있습니다. 개개의 모델은 아주 허약하다는 점 또한 언더월드에도 반영되어 워밴드의 구성원인 5 모델 중 3 모델이 각성을 해도 1 데미지에 2 체력밖에 안되는 게임 내 최약체 모델에 속한다는 점 또한 스케이븐의 모습을 충실히 그리고 있습니다.

스파잇클로의 무리들. 대장만 베이스 사이즈가 다르다는 것이 꽤 특이합니다.

하지만 고작 5 모델밖에 안된다는 점은 조금 의아스럽습니다. 현재는 7 모델, 9 모델짜리 워밴드도 있기 때문에, 인해전술을 컨셉으로 하는 스케이븐치고 조금 수가 적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 5 모델은 단순한 5 모델이 아닙니다. 바로 번식력이 강하다는 설정을 언더월드에서 살려, 죽은 모델을 지휘관 모델이 무제한으로 부활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보기엔 죽은 모델을 판에 다시 올리는 사실상 부활이지만, 게임의 내러티브 상으로는 번식행위를 통해 새로 태어난 것입니다. 무제한으로 모델을 부활시킬 경우 스케이븐과 싸우는 상대방이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이렇게 부활시키는 행위 역시 리더의 행동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그만큼 공격이나 점령 등의 행위를 포기해야 하므로 번식에만 집중하는 경우는 게임 내에서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또 쥐들은 시궁창의 터널들을 자유롭게 활보한다는 점을 살려, 부활하는 장소는 보드 전역에 가깝습니다. 그만큼 전장을 장악하는 능력이 뛰어낸 워밴드입니다.

그 외의 특징으로는 게임 내에서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종족이라는 점입니다. 기본 이동력이 전원 5 인데, 이는 전 팩션 평균인 3 의 두 배 가까운 수치이자, 해 보시면 알겠지만 사실상 보드 중앙에서 원하는 곳을 어디든 갈 수 있을 정도로 빠른 발입니다. 이 빠른 발이야말로 부족한 전투력을 아군 지원으로 보완해주고, 신속히 점령전을 펼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입니다.

스파잇클로의 무리들의 최대의 장점은 아주 유연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팩션이 덱을 구성할 때 공격 위주로 갈 것인지, 방어 위주로 갈 것인지, 점령 위주로 갈 것인지를 정하고 짜는 것이 정석이지만, 이 친구들은 공격과 점령 양측에서 왔다갔다 상황을 봐 가면서 대처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열심히 도색한 제 스크리치입니다. 작례대로 칠했는데, 베이지와 크림슨 계열의 붉은 색이 무척 잘 조화되는 컬러스킴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점으로는 우선 매우 리더 중심적인 팩션이라는 것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부활시키는 명령을 리더가 내리기 때문에, 리더가 제거되면 더 이상 번식으로의 지원은 없습니다. 또한 부관이 그나마 낫긴 하지만, 전투력이 전부 개차반이라서 리더 없이는 딜링이 안됩니다. 리더는 확실히 잘 싸우는 편이긴 합니다. 창이 길기 때문에 한 칸 떨어져서도 공격이 가능하고 데미지도 각성시 3 이기 때문에 높습니다. 전용 업그레이드를 해줄 경우 적진으로 들어가서 여포의 방천화극마냥 한번에 주위를 전부 쓸어버리게 해주는 공격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리더가 제거되면 팩션 전체의 타격능력이 급감하면서 설정상의 스케이븐처럼 적당히 도망다니며 게임을 점령전으로나 몰고 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스파잇클로의 무리들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주제를 이어 나가면서 오늘은 예정과 달리(사진을 못 찍어서요..) 점령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점령지 토큰들과 기타 장애물 토큰. 점령지 토큰은 6각형의 끝에 모두 숫자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전 리뷰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언더월드에서는 상대방보다 높은 승점을 얻어야 승리할 수 있습니다. 승점을 얻는 방법에는 상대방을 제거하거나(1점), 일종의 미션 카드인 오브젝티브 덱의 조건을 달성하여야만 합니다. 대부분 상대방을 제거하는 것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오브젝티브 카드의 조건을 달성했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립니다. 상대 모델을 제거해봐야 고작 1점의 승점만 주는 반편, 오브젝티브 카드의 조건은 최소 1점에서 최대 10점(?)에 이르기에 상대를 단순히 죽이는 것보다 훨씬 보상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 중 점령과 관련된 오브젝티브 카드 위주로 편성을 해서 점령을 통한 승리를 노리는 것은 어느 정도 검증된 전략입니다.

위에서 보여드린 점령지 토큰들은 게임이 시작되기 전에 전장 배치시 토큰을 (번호가 보이지 않게) 뒤집은 상태에서 (2인전의 경우) 5 개를 플레이어들이 번갈아 배치한 후, 전부 배치하고 난 다음에 앞면으로 뒤집습니다. 게임 도중 점령토큰의 모습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점령지 토큰이 올라가게 됩니다. 그런데 구글에서 긁어온 위 사진의 점령지 토큰 배치는 에러플입니다. 점령지 토큰은 토큰 사이 최소 2칸은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전에 설명드린 것처럼 언더월드 게임은 3 라운드로 구성되어 있고, 매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오브젝티브 카드를 득점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 때 손에 아래와 같은 카드가 있고, 해당 번호의 점령 토큰 위에 아군 모델이 대기하고 있다면 득점을 하는거죠.

점령지 점령시 점수를 주는 카드의 예시. 1번부터 5번까지 있습니다. 극단적인 점령덱에는 1번부터 5번까지 다 집어넣기도 합니다.

처음에 점령지를 배치할 때 토큰을 숫자가 안 보이게 뒤집은 상태에서 배치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덱에 미리 편성한 번호의 점령지 토큰만 아군 영토에 쏙쏙 빼가면 공평하지 않겠지요. 각 1점씩 밖에 주지 않지만, 아군 영토에 최소 2개 이상의 점령지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비교적 손쉽게 득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점령전의 필수 카드로 여겨집니다. 물론 훨씬 더 많은 보상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른쪽의 카드가 스타터 세트에 들어 있는 점령전의 필수 카드인 패권입니다.

패권과 거의 동일한 카드도 있습니다. 스파잇클로의 무리들 세트에 들어있는 카드로, 지금 당장 제 손에 없어서 사진은 못 보여드리겠지만, 패권과 완전히 동일한 조건으로 종료 단계에 3개 이상의 점령지를 점령시 득점하는 카드입니다. 부여 승점은 2점이라는 점만 다르지만요. 그런데 언더월드 룰 상 효과가 같더라도 카드 번호가 다르면 다른 카드로 간주하기 때문에, 한 덱에 조건이 같은 카드를 여러 장 집어넣을 수 있습니다. 하나의 조건을 성취함으로 수 개의 카드를 득점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격이지요. 그 외에 "전략의 천재"라는 카드와 같이 3,4,5 번 토큰을 동시에 점령시 3점을 주는 카드 등 점령전과 관련된 오브젝티브 카드는 무궁무진합니다.

하지만 점령전이 필승의 전략은 아닙니다. 일단 점령전을 원활하게 수행하려면 대부분의 경우 보드 위에 생존 중인 아군이 많아야 합니다. 바로 이전 번에 보여드린 파스트라이더처럼 모델 수가 3개밖에 안되는 소수 정예 팩션의 경우 한 명만 제거되더라도 점령지를 3 개 이상 점령해야 득점할 수 있는 카드들이 전부 똥이 되어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소수 정예가 아닌 모델 수가 넉넉한 팩션에서 주로 활용하는 전법입니다. 또한 모델들이 죄다 상대를 공격할 생각은 안하고 앞다투어 점령지에만 올라가고 있다면 점령전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아주 쉽게 알 수 있겠지요? 그런 경우 굳이 점령을 노리는 모델을 힘들여서 제거하기보다, 상대방을 밀어내는 카드를 사용하거나, 공격을 하더라도 데미지가 높은 확률이 낮은 공격보다 넉백 등 상대를 밀어내는 데미지는 낮지만, 확률이 높은 공격 위주로 진행한다면 점령이 쉽지 않습니다. 이런 식의 수 읽기도 워해머 언더월드의 재미 중 하나입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 시간에야말로 보드 위에서 공격과 지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사진과 함께 알아볼까 합니다. 혹시 더 아시고 싶은 내용이 있으시거나, 소개를 원하는 팩션이 있으실 경우 댓글에 적어주시면 글을 쓰는데 열심히 반영해보겠습니다. 다만 뭔가 제가 많이 아는 것처럼 주저리주저리 적긴 하지만 사실 전 풀셋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요. 풀셋은 커녕 한 절반은 갖고 있으려나..첫 글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지금 갖고 있는 팩션들만 해도 도색하고 하나씩 분석하면서 놀기에도 상당히 깊이가 있는 게임이라, 그래서 제가 잘 모르는 팩션은 설명드릴 수가 없습니다 하하. 여튼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연말연시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리뷰에 사용하는 한글 카드는 갈가마귀님이 올려주신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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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5부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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