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퓨의 2018 Top 100 - º1~10
* 지니님, 너굴님과 함께 Top 100을 작성해 봤습니다.
* [Top 100]이라는 게, '이 게임들이 최고다!'라기보다는 '나는 이 게임들을 좋아한다'에 가깝습니다. Top 100 리스트를 작성하던 때, 머리에 떠오른 100가지 게임들입니다.
* 순위 역시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물론 1위로 뽑은 게임과 100위로 뽑은 게임을 비교하자면 단연코 1위의 게임을 더 좋아하지만, 30위 정도의 차이라면 상황에 따라 선호도가 바뀔 수 있습니다.
* 이번 리스트에는 특히, 게임 외적인 이유가 선정기준에 큰 영향을 끼친 게임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º10 Aquire(1964) by Sid Sackson
<어콰이어>는 저에게 보드게이머로서의 자각을 갖게 해준 게임입니다.
<카탄>이나 <카르카손> 등도 재밌게 했었지만, <어콰이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보드게임을 취미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콰이어>는 사실 주식게임이라기보다 회사 합병 게임에 가깝습니다.
이 게임은 적당한 회사를 지정해서 투자한 이후, 대주주인 상태에서 다른 회사에 합병시키는 전략이 왕도인데요.
각 회사의 주식은 25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누가 대주주인지를 카운팅하면서 플레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일배치입니다.
회사를 확대시켜 회사 주식의 가치를 높이는 것도, 회사끼리 합병시키는 것도 모두 타일을 특정 위치에 배치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타일을 원하는 위치에 배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타일마다 이미 정해진 위치에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타일 뽑기가 운명을 좌우합니다.
그런데 타일은 랜덤으로 매 턴 한 개씩만 뽑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운의 요소가 너무 크게 개입합니다.
적당한 타일을 뽑지 못하면, 카운팅을 열심히 해도 엘리와 다름 없는 상황에 처해지는 경우도 왕왕 생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 무려 1964년에 출시된 게임입니다. 64년에 이 정도 게임성이라면 어마어마한 거죠.
지니: 높을 걸 예상하긴 했는데 코멘트 첫 시작부터 전 흥미를 잃어버렸어요.
너굴: 시드 색슨의 명작 어콰이어! 제 순위에도 모습을 드러낸 좋은 작품입니다. 요즘에 나오는 게임에 비하면 초라할 정도로 룰이 단조롭고 게임이 직선적이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깔끔하면서도 주식의 정수를 살렸단 인상을 받습니다.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크게 두가지가 있다고 보는데, 주식카드 갯수를 크게 신경쓰지 않고 여기저기 투자하며 1장차이로 대주주와 소주주가 갈리는 운명을 즐기는 법과 카드를 모두 카운팅하며 이길 수 있는 곳에 집중투자하는 방법이 있죠. 익퓨님은 후자겠죠?
º9 Tragedy Looper (2011) by Bakafire
너굴님의 이전 글의 코멘트로 잠깐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추리 게임에 '타임 루프'라는 테마를 입힌 게임입니다.
마스터마인드라고 부르는 게임마스터 1인과, 그 외 플레이어들 사이의 일대다 게임인데요.
정해진 시나리오 중 하나를 고르거나, 마스터마인드가 만든 시나리오 하나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됩니다.
시나리오는 여러가지 세팅을 포함합니다. 여러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플롯이나 서브플롯에 따라 각각의 캐릭터에게 저마다의 역할을 할당합니다.
기본적인 정보들이 주어진 상태에서, 마스터 마인드가 문제를 내게 되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문제라는 건, 플레이어들이 패배하는 여러가지 방법들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패하지 않는' 길을 골라야 합니다.
패배라는 건, 요새 많이 보이는 '게임북'에서 배드엔딩을 본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겠네요.
예를 들어 '살인 계획'이라는 플롯을 사용한 시나리오에서는 '주인공' 역할을 맡은 캐릭터가 죽으면 패배하게 됩니다.
플레이어들이 추측해야 할 것은, 1. 현재 시나리오가 어떤 플롯과 서브플롯을 사용하고 있는지, 2. 각 캐릭터들은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로 축약할 수 있습니다.
마스터마인드와 플레이어는 카드를 플레이하면서 게임을 진행하는데요. 마스터마인드의 카드 플레이를 통해 플레이어들은 추리의 단서를 얻게 됩니다.
다양한 패배조건 중 하나라도 트리거가 되면, 플레이어들은 즉시 패배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스터마인드는 패배한 사실만을 알려줍니다. 이유는 알려주지 않죠.
이런 작업을 정해진 루프 수만큼 반복하여 한 번이라도 패배하지 않는 것이 플레이어들의 목표입니다.
굉장히 독특한 추리게임인데요. 마스터마인드로 할 때와 플레이어로 할 때 모두 재밌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그리고 '타임 루프' 물이라는 장르 자체를 굉장히 잘 구현했는데요. 게임을 하다 보면 실제로 이런 타임 루프 장르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다만 마스터마인드가 미리 준비를 많이 해야한다는 점이 부담입니다.
플레이어들이 너무 쉽지 않게, 너무 어렵지 않게 재밌게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마스터마인드의 게임 및 시나리오 이해가 필수거든요.
그래서 초심자분들이 이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기 힘들다는 것이 큰 진입장벽이 됩니다. 이 진입장벽을 넘기 위한 마스터마인드 역할이 초심자 분들께는 벅찰 수도 있기 때문이죠.
지니: 마스터 역할이 더 재밌으려나요? 순위가 이렇게나 높다니.. 언젠가 마스터도 한번 쯤 해보고 싶긴 하네요
너굴: 테마가 정말 독특한 게임이죠. 이렇게 순위가 높은걸 보면 익퓨님도 언제나 마스터마인드 역할을 맡으시겠네요 ㅋㅋㅋㅋ 트레지디 루퍼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운명인가봅니다.
º8 Yabunonaka(2011) by Jun Sasaki
개인적으로 소설보다는 시에, 드라마보다는 영화에 더 매력을 느낍니다.
부차적인 것들을 제거하고, 정수만으로 이루어진 것들을 볼 때 느껴지는 희열 때문인데요.
<야부노나카>는 이런 시 같은 게임입니다.
개인 칩과 보조 칩을 제외하면, 이 게임의 컴포넌트는 고작 타일 8개입니다. 타일은 사실상 카드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8장의 카드로 하는 게임이라는 얘기지요.
만약 게임의 재미를 컴포넌트 수로 나누는 스탯이 있다면 이 게임은 그 스탯의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 게임이 추리게임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 게 너무 아쉽습니다.
룰을 잘 살펴보면, 이 게임에서 정답을 맞추는 행위는 개인칩의 관점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입니다.
반면 자신이 선택한 오답을 다른 플레이어가 선택하게 하는 행위는 개인칩의 관점에서 자신은 +1, 상대는 -1이기 때문에 총 2의 이득입니다.
이 게임은 '정답을 맞추는' 추리게임이 아니고, '다른 플레이어를 틀리게' 만드는 낚시게임입니다.
즉, 정답을 맞추려고 플레이하는 것은 수비적인 행위이고, 상대를 낚으려고 플레이하는 것은 공격적인 행위입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수비적으로 게임하면 <야부노나카>는 그저 그런 추리게임에 그치지만,
모든 플레이어가 공격적으로 게임하면 <야부노나카>는 독특한 낚시게임의 본모습을 보여줍니다.
<알케미스트>에서도 비슷한 실수가 종종 일어나는데요. 추리가 기본이 되는 게임이라고 해서 모든 게임을 <클루>나 <슬루스>처럼 하면 재미가 없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 지금까지 <야부노나카>가 그저 그런 게임이라고 생각하셨다면, 방금 드린 말씀을 고려하시고 다시 한 번 플레이 해 보세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재미가 없다? 그렇다면 취향에 안 맞는 겁니다. 헤헤.
지니: 제 생각이 틀렸어요. 탑 10쯤 되면 모든 리스트에 공감을 할 줄 알았는데 말이죠. 뭐 워낙 좋아하시니까 나올 건 예상을 했는데 8위일줄이야, 두 분이 제 리스트를 볼때도 이런 마음이겠죠.
너굴: ...8위요? 음... 저도 야부노나카를 즐길만큼 즐겼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미처 알아채지 못한 블러핑 / 견제 / 속임수 방법이 더 있는걸까요? 그렇게까지 깊이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º7 Race for the Galaxy(2007) by Thomas Lehmann
엔진 빌딩 카드 게임 류 갑. <레이스 포 더 갤럭시>입니다.
이건 그냥 무조건이에요. 무조건 재밌습니다. 만약 테마 때문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재미없게 느껴지신다면, 엔진 빌딩을 싫어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근 게임들은 대부분 엔진 빌딩의 요소가 들어 있기 때문에, 요새 게임들을 좋아하시는 분들께서는 웬만하면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게임 메카니즘 자체가 다른 게임들과는 좀 다른 편이기 때문에, 이 게임 고유의 아이콘을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아이콘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꽤 많이 걸리는데요. 한 번 익숙해지면 이만큼 설명이 잘 되어 있는 아이콘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악성재고로 취급되어서 그런지 한글판 가격이 정말 싸던데.. 왜 이렇게 인기 없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SF 테마 때문에 그런가..
본판의 경우, 파란색이나 갈색 자원을 수송해서 점수를 얻는 테크가 강한 면이 있어서 처음 나온 확장 2개 넣으시면 테크 간의 밸런스가 대강 맞습니다.
3번째 확장을 넣으면, '명성' 레이스에 강제 참여해야 돼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번째 아크 확장인
지니: 이번만큼은 너굴님에게 공감합니다. 31위인 롤포갤과 순위 차이가 엄청나군요.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지 궁금합니다.
너굴: 롤포갤은 어디갔죠? 왜 밑에 있죠? 롤포갤 완전 잘 만든 작품인데요!
º6 Pandemic Legacy Series by Rob Daviau, Matt Leacock
레거시 붐을 일으킨 게임, <팬데믹 레거시>입니다.
저에게 <팬데믹>은 그저 그런 협력 게임이었는데요. <팬데믹 레거시>는 정말 좋은 게임입니다.
이 게임을 접하기 전까지는 서사가 게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 게임을 계기로 그 생각이 완전히 뒤바뀌게 되었습니다.
특히 시즌 2까지 플레이하고 나면 마블 영화 기다리듯 어느덧 다음 시즌을 기다리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시즌 1은 <팬데믹> 시스템을 이용하여 스토리를 잘 입힌 게임이었는데요. 시즌 2의 시스템은 시즌 1의 아쉬웠던 점들을 보완했습니다.
스포의 위험 때문에 깊게 말씀드릴 수 없는 점이 아쉽네요.
지니: 시즌1&2 합쳐서인가요?
너굴: 와우 6위로 배정될 정도로 인상깊게 즐기셨나요? 재밌긴 했는데 1편 2편 모두 중반부가 살짝 늘어지는게 아쉬웠어요. 시즌 3은 언제 나오려나.
º5 Brass(2007) by Martin Wallace
아직 마틴 옹의 총기가 남아 있을 시절의 게임,
제가 최초로 '파고 든' 게임입니다.
처음 몇 판을 해보고 너무 감이 안 왔었거든요. 뭐하는 게임인지 감도 안 오고, 근데 할 때는 이상하게 재미는 있고..
그래서 파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가지 오프닝과, 플레이 복기도 해보구요.
그래서 지금은 카드가 나오는 대로 상황에 따라 최적화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새로운 버전인 <브라스: 버밍엄>이 출시되었는데요. 버밍엄에는 약간의 '요새 게임'스러움이 묻었습니다.
기존 버전인 '랭카셔'의 빡빡해서 힘들었던 점들을 많이 줄였어요. 랜덤 요소도 강화시켰구요. 마치
오래된 게임은 오래된 게임만의 맛이 있는 법이죠.
지니: 온라인을 포함해 몇 백판을 돌리셨다는 걸 알기에, 이 정도 순위는 예상했습니다. 그만큼 엄청난 리플레이성을 갖고 있는 게임이겠죠. 저는 익퓨님 포함해서 몇 백판 했던 세 분과 플레이 한 뒤로 브라스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브라우마 극복하고 싶네요.
너굴: 마틴 월래스이 명작 브라스가 5위군요. 최근 펀딩을 통해 랭커셔와 버밍햄을 받았지만 아직 돌려볼 생각은 못하고 있습니다. 익퓨님에게 배워볼 수 있다면 좋았을텐데!
º4 Android: Netrunner(2012) by Richard Garfield, Lukas Litzsinger
Living Card Game. LCG의 약자입니다. FFG 사에서 만든 자사의 일련의 카드 게임 장르입니다.
<매직 더 개더링> 류의 CCG가 카드들이 랜덤하게 들어 있는 부스터를 구입하기 위해 돈을 많이 쓰는 데 비해, LCG는 구성이 정해진 팩을 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돈을 덜 쓰게 되죠.
그렇다면 왜 LCG냐, 뭐가 살아있느냐, 하면 '카드 풀'이 변화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말은 결국 LCG에도 '로테 아웃'이 있으니까 돈을 계속 쓰긴 써야 돼. 라는 뜻이구요.
그런데.. <안드로이드: 넷러너>는 더 이상 새로운 카드가 나오지 않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이런 게임을 저는 조롱의 의미로 DCG라고 부릅니다. Dead Card Game이죠.
뭐 어찌 됐건, 이 게임은 파고 드는 것을 넘어서, 모임도 만들고 대회도 개최한 게임입니다.
개최한 대회에서 TO도 하고, 우승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히 남아 있습니다.
그만큼 저에게 있어 애틋한 게임입니다.
게임성 또한 뛰어납니다. 우선 진영 자체가 비대칭이기 때문에, 각 진영(기업/러너)의 목표가 다릅니다. 그런데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이 각 진영 별로 각각 2가지 정도로 나뉘어 있습니다.
거기에 같은 진영이라고 하더라도, 팩션이 달라서 덱마다 정말 다른 느낌으로 플레이할 수 있거든요. 팩션마다 승리를 하기 위한 방법이 전혀 다릅니다.
거기에 이과 갬성을 부추기는 사이버펑크 테마. 무조건입니다.
본판만으로는 수십 회 플레이했을 경우, 밸런스가 안 맞습니다. 그래서 확장들을 구매하게 되는데.. 이러다 보면 돈이 꽤나 든다는 게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카드를 계속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데도 월에 만원 정도가 듭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네요. 안녕, 넷러너.
지니: 저도 작년에는 이 정도 순위까지 올라갔을거에요.
너굴: 지니님의 8위가 여기에도 나타났네요. 둘이 너무 겹치는거 아닙니까 이거. 그냥 둘이서 많이 하는 게임 고르고 있잖아요.
º3 Mahjong
앉아서 하는 게임 중 가장 재밌다는 마작입니다.
동의합니다.
지니: 올해는 보담 팀들도 마작의 한 해였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마작을 정말 즐겁게 했습니다. 저는 11년동안 마작을 즐기신 탄탄한 내공의 익퓨님께 가르침을 받아서 영광이네요.
너굴: 마작이 3위라... 구관이 명관이라지만 너무 구관으로 가는거 아닙니까 ㅋㅋ 그치만 게임이 가진 중독성은 인정!
º2 Go
바둑을 영어로 Go라고 합니다. 그래서 알파'고' 입니다.
제 보드게임 입문작입니다. 25년쯤 전일 것 같습니다. 더 되었을 수도 있구요.
바둑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이미 보드게임을 좋아할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둑으로 입문했기 때문에, 바둑은 제 보드게임 취향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거의 기준을 만들어 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게임의 룰은 간단해야 하고, 잔룰은 가급적 없어야 합니다. 룰을 익히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이기기 어려운 게임을 좋아합니다. 파고들 여지가 있으면 더 좋죠.
반면 드라이하면서 간단한 추상전략 게임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바둑의 하위호환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죠. 구슬로 하는 <아발론> 같은 게 그 예입니다.
그래서 랜덤 요소가 어느 정도 들어가 있는 게임을 좋아합니다. 경우의 수가 매우 많아서 리플레이성이 높지 않다면, 차라리 랜덤 요소로 리플레이성을 높이는 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게임의 테마보다는 시스템을 훨씬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테마를 잘 구현했느냐는 중요한 고려 요소지만, 테마가 무엇이냐는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동물은 항상 옳습니다.)
테마도 이렇게 신경을 안 쓰는데, 컴포넌트나 일러스트나 아트웍이나.. 그런 외적인 면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닙니다.
바둑은 저에게 첫사랑 같은 게임입니다.
지니: ..........................................? 이걸 누가 궁금해하죠
너굴: ...아아...구관으로 가다못해 신선놀음의 세계로..... 저도 언젠가 배우고 싶지만 수읽기의 진입장벽이 너무나 높게 느껴집니다. 바둑을 누군가와 둔다는건 스타크래프트를 시나리오만 깨보고 배틀넷으로 들어가는 느낌과 비슷한거 같아요. 지니님이 바둑에 관심 많이 보이시던데(근거없음) 매일 서너시간씩 가르쳐주세요(무책임). 정말 기뻐하실 겁니다(아마도) 그러면 내년 지니님 Top100에도 바둑이 올라올거예요(희박함).
º1 Terraforming Mars(2016) by Jacob Fryxelius
제가 생각하는 현대 보드게임의 완성형입니다.
본판의 경우 기업 간 밸런스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확장이 나오면서 많이 해소가 되었구요.
사실 마일스톤/어워즈를 맵과 일체화 시키지 말고 모듈화 했으면 어땠을까 싶긴 합니다.
이것 이외에는 딱히 단점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테마 구현도 잘 했고, 카드와 보드 양쪽을 모두 신경 써가며 플레이 한다는 점도 좋고, 다양한 기업카드들의 능력도 매력적입니다.
거기에 게임 종료를 플레이어들이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좋습니다.
엔진빌딩 게임인데 점수가 곧 수익의 베이스가 된다는 점과 마일스톤/어워즈의 존재로 인해 자칫 천편일률적이 되기 쉬운 엔진 빌딩 게임의 단점을 영리하게 커버하고 있습니다.
확장이 계속 나오면서 점점 볼륨이 너무 커진다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이건 행복한 고민이죠.
삼삼리뷰에도 썼고, 설명이 필요 없는 게임이라 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만약에 죽을 때까지 게임을 딱 3개만 할 수 있다면 테포마, 바둑, 마작 고를 겁니다.
지니: 뭐,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너굴: 뭐야 테포마가 1위라고요? 쳇, 테포마 사랑이 너무나도 갸륵하여 디자이너에게 말해서 보담 프로모 카드라도 만들어달라고 부탁해야겠구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