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보드게임 모임 후기 #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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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1 03:41

저희 모임 페이스북 페이지에 꾸준히 올리던 후기인데 주사위 눈금 욕심이 나서(...) 보라에도 같이 올려봅니다. 예전 후기들을 보고 싶으신 분은 https://www.facebook.com/KoreanBostonBoardgame/로 들어와 보세요.

2018년 12월 15일 후기

이번 모임에는 10시부터 시작했지만 중간중간에 오고 가시는분들이 계셔서 총 10분이 오셨습니다. 놀고자하는 의욕에 불타서 아침 10시에 4분이 오셔서 첫 게임은 나무를 가지런히 심어서 수목원을 만드는 ‘수목원’이라는 카드 게임을 했습니다. 다들 자기 수목원은 예쁘게 가꾸셨는데 점수를 받으려면 핸드에 카드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깜박하셔서 나무는 잘 가꿔놨는데 점수는 못 받는 불쌍사가 여기저기서 발생했습니다. 그 와중에 중국분이 한 종류의 나무로 길게 수목원을 가꿔서 1등을 하셨네요.

두 번째로는 기말고사로 인해서 그동안의 게임 갈증을 풀고자 신작을 잔뜩 들고 온 약대분이 합류하셔서 5명이서 트랩워즈라는 게임을 했습니다. 저도 처음 해보는 게임이었는데, 코드네임처럼 두 팀으로 나눠서 팀장이 불러주는 설명을 듣고 그 단어를 맞추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냥 설명만 하면 매우 쉽게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이 게임에서는 상대방이 함정 단어를 선정해놓기 때문에 설명하는 사람은 함정 단어를 예측해서 그걸 피해서 설명을 해야합니다. 우연히 덕후 2명이 한 팀이 되고 나머지 3명이 다른 팀이 됐는데, 역시 덕후들이다보니까 우리가 설치해놓은 함정에는 상대팀이 족족 걸리고, 우리팀은 대부분 절묘하게 피해갔네요. 이날 게임의 백미는 정답이 ‘곰’이었는데 약대분이 ‘최근에 나온 보드게임. XX파크’라고 문제를 내셔서 제가 답을 맞췄습니다. 둘만 보드게임 이름을 알고 있었으니 다른팀에서는 그걸 함정으로 생각했을리가 없었거든요. 중국분도 설명을 몇번 하셨는데 엉뚱한 길로 막 세서 팀원들이 고생을 했네요 ㅠ.ㅠ 아보카도에 아침에 먹는 것이라고 설명하시고, Bandage에 교통사고 당했을 때 쓰는 것이라니(...)

그 다음 게임은 또 처음 해보는 Shadow: Amsterdam이라는 게임을 했습니다. 딕싯이 공전의 히트를 친 후에 그와 비슷한 게임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졌는데, 이 게임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게임인 것 같습니다. 대신 이건 팀전인데다 실시간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달랐는데, 실시간으로 진행되다보니까 차분하게 카드들을 살펴보고 최선을 답을 찾는게 무척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우리편은 내 마음도 모르고 자꾸 엉뚱한 길로만 가더라구요. 에러플이 있어서 두 팀 모두 승리를 할 수가 없었는데 나중에 에러플 없이 한 번 더 해보고 싶네요.

다음 게임은 올해의 보드게임상을 수상한 Ganz Schon Clever! 번역하면 ‘매우 똑똑한’이라는 이상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주사위 게임입니다. 요즘 주사위 게임이 범람을 하고 있는데 주사위를 쓰면 운에 많이 좌우한다는 편견을 깨고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하는 게임들이 늘어났습니다. 이 게임도 그 범주에 드는 게임으로, 그걸 증명해주는 증거로 하면할수록 점수가 높아집니다. 오늘도 제가 1등을 했지만, 전에 한 번 해본 중국분이 다른 두분을 제치고 2등을 하셨네요. 마지막 라운드에 콤보가 빵빵터지는 재미가 있어서 초보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다음은 카멜업 신판! 보드를 펼치면 일단 나무에 눈길이 갑니다. 물론 에버델의 나무 같지는 않겠지만요. 신판 구판 포함해서 처음 해봤는데 마헤에 나온 업기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더라구요. 게임 주인분이 사막에 부동산 투자를 잘하셔서 모든 낙타들이 사막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헤매면서 주인장에게 돈을 가져다 바쳤네요. 거꾸로 달리는 미친 낙타는 신판에만 있는거라고 들었는데, 이 덕분에 운 요소가 좀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주사위가 총 6개 있고 그 중에서 5개만 사용하게되어 있는데 그냥 6개를 다 굴리게 하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어쨌든 신묘한 부동산 투자와 절정의 1등 배팅 실력을 가지신 게임 주인분이 두 판 모두 승리! 저는 주인장 따라서 배팅했더니 돈도 얼마 못 벌고 가끔은 저만 틀리더라구요 ㅠ.ㅠ

선수 교체가 몇명 이뤄지고 그 다음으로는 또 다른 에센 신작 ‘미친왕 루드비히의 두 성 사이에서’를 플레이 했습니다. 두 게임을 짬뽕해 놓은거다보니 이것도 이름이 괴상하네요. 드래프팅 후 동시 액션이기 때문에 인원수를 크게 타지 않아서 7명이서 같이 진행을 했습니다. 다른데서도 한 번 언급됐지만 타일에 아이콘이 너무 작아서 알아보기가 힘들었습니다. 드래프팅 게임이지만 팀 게임이다보니 팀원들과 상의를 할 수 있는데 원래는 타일을 넘겨주기 전에는 상의를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모임에 초보분들이 많다보니까 타일을 고르는 단계에서도 옆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옆에서도 무슨 타일 있으면 깔라고 하면서 무척 화목하게 게임을 진행했네요. 게임하는데 큰 에러플이 있어서 중간이 비어버린 타워도 만들어지고 공중정원도 생기는 등 현대 건축물의 총집합을 보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점수 계산이 좀 번거로운 것만 빼면 게임은 재밌었습니다. 나중에 게임에 익숙해진 분들과 수담을 나누듯이 옆 사람의 생각을 읽어가면서 드래프팅을 해보고 싶네요.

그리고는 팀을 나눠서 3명씩 두 테이블을 했는데 저희쪽에서는 우베의 에센 신작인 레이크홀트를 했습니다. 처음하시는 분이 계셔서 룰에서 추천해준대로 A덱으로 진행을 했는데, A덱이 서비스 카드들이 엄청 강하고 콤보가 쉽게 나와서 처음하시는 분이 무려 트랙의 끝까지 가는 기염을 토하면서 1등을 하셨습니다. 익숙한 분들과 다른 덱의 서비스 카드도 써보고 스토리 모드도 얼른 한 번 열어보고 싶네요. 다른 테이블에서는 또 다른 에센 신작들인 아줄 스태인 글라스와 진저브레드를 플레이 했는데 제 테이블을 설명해야해서 다른 분이 가지고 온 신작을 돌려볼 기회가 없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