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을 활용한 교실 운영기 - 2

별포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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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9-11 오전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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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요즘은 시간이 정말 쏜살 같이 가네요.

오늘은 8월 29일부터 9월 9일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보겠습니다.

#1. 보드게임 활용 수업

① 퀵픽 : 재미있는 표현 활용하기 (국어)

아이들의 표현력을 키워주기 위해 표현과 관련된 활동에 시간을 많이 들이고 있습니다.

원래 퀵픽은 자신의 얼굴로 하는 것이지만, 활동 목적상 짧은 글로 사람들의 얼굴을 표현하게끔 했습니다.

아이들은 "저번에 했던 딕싯이랑 비슷한데..", "우리 했던거잖아요." 등의 반응을 하며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저번에 딕싯을 활용했던 수업에 대한 내용은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1865&id=stareater&tb=board_community&game_category=&b_category=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망설임은 잠깐이었습니다.

활동이 시작되니 이름 모를 사람들의 얼굴을 관찰하고 표현하는 재미에 빠져들더군요. ^^

그리고 딕싯 때와는 다르게 모든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줬습니다.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그림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자석을 붙이면, 맞춘 모둠원의 숫자만큼 모둠에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했습니다.

그 결과 모두가 자신의 생각대로 참여할 수 있어서 좋더군요.

그런데 "모둠 점수"라는게 끼어드니, 자신에게 또는 친구에게 실망해서 흥미를 잃는 경우가 생기더군요.

개인 점수로 바꾸더라도 점수에서 뒤쳐진 아이들이 좌절하고 "나 못하겠어."라며 이탈하는 경우가 발생하죠.

평소에 도전 정신에 대해 강조하고, "잘하든 못하든, 좋아하든 싫어하든, 일단 도전하자."가 저희 반의 모토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마음은 너무나 연약해서 쉽게 다칩니다. ㅠㅠ

이 부분은 다음에 적을 카탄 적용 수업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아무래도 다음에는 점수를 비공개 상태로 유지하는 방식을 써야하겠습니다.

어느 팀이 앞서는지 최대한 감추면 활동 끝까지 열심히 참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딕싯 때처럼 아이들이 우~ 몰려나오는 부분은 좋은 방법을 생각해내서 다음에 다른 활동에서 활용해보려고 합니다.

각 모둠의 대표가 나와서 다른 아이들의 선택을 대신 수행해주는 것이죠.

이러면 20명 전체가 나오지 않고 4~5명만 나오면 되니 칠판 앞의 혼란함이 줄어들 것입니다.

물론 "너 뭐라고 했지?" "OOO에 붙여달라구~" "이거?" "아니이이이~ 저거어어!!" 하면서 대표와 모둠원이 서로 답답해 하는 상황이 나오겠지만,

저 과정을 통해 의사소통 과정을 연습할 수 있으니 괜찮을 것 같습니다. ^^;;

② 옛날 옛적에 : 재미있는 표현을 활용하여 이야기 만들기 (국어)

(학부모 공개 수업으로 한 것이라, 사진 찍을 여유가 없어서 따로 사진이 없습니다.)

아이들의 표현력을 키워주기 위한 활동 세번째로, 이 수업을 끝으로 재미있는 표현 단원을 마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활동들을 통해 아이들의 표현력이 조금이라도 성장했길.. ^^;

각 모둠별로 이야기 카드를 20장씩, 이야기 마무리 카드를 5장씩 주고 모둠원끼리 돌아가며 이야기를 만들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완성한 뒤에는 각자 자신이 쓴 부분을 돌아가며 읽으며 발표하게 했습니다.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고 걱정하길래 괜찮다고 했더니 각양각색의 신비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더군요.

용사가 자기 검 팔았다가 거지가 되는 이야기

거인이 여왕이랑 결혼하는 이야기

뭘 잘못 만져서 눈이 멀어버리는 바람에 이를 해결하려 모험하는 이야기 등등..

이걸 사진으로 찍어 놓는다는게 깜빡해서 못찍었네요.;

다음 글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번엔 따로 점수 같은 것 없이 이야기 만드는 것이 전부라 그런지 다들 부담없이 참여하더군요.

앞으로도 최대한 점수 없이 활동하거나, 어쩔 수 없이 점수가 필요하다면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이번 수업은 학부모 공개 수업으로 진행했습니다.

공개 수업에 활동 중심 수업을 많이 쓰는 것은 일반적이고, 저 역시 워낙 많이 해온 것이라 익숙합니다.

하지만 그 활동의 중심에 보드게임이 있는 것은 처음이라 긴장되더군요.

학부모님들이 수업에 카드 같은거 쓴다고 도끼눈을 뜨진 않으실까 하는 걱정도 있었구요.

아니나 다를까, 옛날 옛적에 카드를 나눠줄 때 학부모님들 표정이 "뭐야 저게?"하는 표정을 짓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ㅠㅠ

하지만 활동이 진행되면서 아이들이 만든 이야기에 빵빵 터지는 상황이 나오자 같이 웃고 즐기셨습니다.

저 역시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심하고 활동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

③ 카탄 : 자원 교류하기 (사회)

현재 사회 과목에서 지역끼리 교류하는 이유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이번 활동을 통해 교류를 직접 해보며 교류의 목적과 방법에 대해 체험하는 것이 수업의 목표였지요.

빽빽하게 들어찬 마을이 보이실지 모르겠네요.

주사위 굴릴 때마다 자원을 받을 마을이 워낙 많아서 찾느라 고생했습니다. ㅡㅡ;;

마을을 1개만 세우게 할 걸..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자원 받을 마을 찾느라 고생한 것을 빼곤 저도 아이들도 참 재미있었습니다.

자원 카드를 주고 받으며 지역간의 교류를 간접 체험해볼 수도 있었구요.

금속 자원이 가장 귀해서 어느 한 모둠이 금속 자원 뽑았다하면 다른 모든 모둠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카드 여러장을 내고 바꿔갈 수 있는 시장이 열렸다치면 금속부터 사가더군요.

"왜 우리 모둠은 통나무만 많지?"

"왜 맨날 6~9 사이 숫자만 나오고 다른 숫자는 안나오지?"

아이들은 궁금해 했지만, 아직 확률에 대해 배울 학년이 아니기에 자세한 원리를 말할 순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선행학습 금지법 때문에 학년 교육과정에 없는 내용을 가르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그래도 자원 교류를 간접 경험해봄으로써 아이들에겐 "교류"에 대한 기억이 강하게 남았을테니,

지금 당장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2. 아이들과 보드게임 즐기기

글이 많이 길어진 관계로, 간단하게 적겠습니다.

퍼레이드입니다.

카드 재질이 참 마음에 들어요. ㅎㅎ

룰이 간단해서 금방 이해하더군요.

스시 고 파티! 입니다.

복잡해보였는데 알고 보니 너무 쉽다고 하더군요.

이제 7원더스에 도전할 수 있겠군요.

다시 한 번 돌아온 셀레스티아입니다.

이건 남자 아이들이 참 좋아해요. 모험하는 느낌이라 그럴까요? ^^;

자기 턴 기다릴 것 없이 계속 게임에 참여하게 되는 부분이 참 좋더군요.

다만 세팅 시간과 게임 시간이 좀 길어서 방과 후에나 꺼내볼 수 있다는게 아쉽습니다.

딕싯입니다.

셋이 했더니 긴장감이 적어서인지 재미없다는 반응.

4명은 있어야 재미가 살아나는 게임인 것 같습니다.

코드네임입니다.

높은 인기에는 이유가 있더군요.

좀더 큰 규모로 해보면 좋겠는데, 아직 그럴 여유가 없어서 아쉬울 따름입니다.

마지막으로 서바이브입니다.

규칙 설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들었지만, 일단 돌아가기 시작하니 정말 재미있더군요.

하지만 제 사람들은 아이들에게 집중 공격을 받고 단 한명도 살아가지 못했습니다.

얘들아 선생님한테 쌓인게 있으면 말로 하렴.. ㅠㅠ

이번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팬데믹 레거시 도착건이나, 한글화 작업 건도 있긴 하지만 적을만한 양은 안되니 이만 줄이겠습니다.

곧 폭풍 연휴네요.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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