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간단후기 - 서울 보드게임 페스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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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6 01:01

최근 플레이한 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의 간단후기를 모은 글입니다.

출처 표기가 없는 사진은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하나미코지 (Hanamikoji)

일장일단의 딜레마가 있는 네 가지 액션을 한 번씩 사용하여 셋 콜렉션 스타일로 영향력을 겨루는 카드게임입니다. 분명히 1라운드를 할 때는 각 액션의 독특함 덕분에 고민하는 재미가 있는 아주 재밌는 게임인데, 1라운드에 승부가 안 나서 2라운드 넘어가자마자 재미 없는 운빨 게임으로 변질되네요. 1라운드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점수제든 뭐든 여러 라운드를 진행할 수 있다면 짧으면서도 훌륭한 2인용 게임이 됐을 텐데, 2라운드 넘어가서 정말 심각하게 재미가 없어요.

사진 출처 : 보드게임긱

피니시드! (Finished!)

프리드만 프리제 아저씨의 1인용 게임입니다. '프라이데이'를 재밌게 즐겨서 믿고 샀습니다.

카드의 다양한 기능, 카드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데 필요한 군것질거리를 사용하여 카드를 시간순서대로 정렬하는 목표의 게임입니다. 난이도에 따라 정해진 횟수 이상 덱이 돌고 나면 게임 종료, 그 전에 정렬에 성공하면 승리입니다. 정렬에 성공한 카드는 덱에서 제거되기 때문에 후반에는 게임 속도가 굉장히 빨라집니다.

아직 Very Easy 난이도만 한 번 해봤는데, 시스템을 이해하고 나니 상황을 컨트롤하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프라이데이'를 재밌게 하긴 했지만 1인플 게임은 잘 안 하게 되어서 선뜻 손이 안 갔는데 배송비 무료 받으려고 지르길 잘했네요.

뉴턴 (Newton)

가, 갓겜...

자신의 차례에는 액션 카드를 하나 사용하는데, 자신이 이번 라운드에 같은 액션을 쓴 적이 있거나, 해당 액션이 강해질 수 있는 업그레이드를 해두었거나, 라운드 종료 시마다 하나씩 세팅하게 되는 카드에 해당 액션 아이콘이 있으면 이번 액션이 강해지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액션을 사용하는 순서는 물론이고 자신만의 장기적인 비전도 있어야 하죠. 액션은 다섯 종류가 있는데 다섯 종류가 서로 조금씩 영향을 미칩니다. 여기에 액션 카드마다 붙는 다양한 보너스의 연계, 특정 액션의 달인급이 되면 손에서 내려놓을 수 있는 대가 카드를 통한 시너지 등, 플레이어가 쉴 틈 없이 재미를 느낄 수밖에 없는 요소가 많은 게임입니다.

3인플 한 번밖에 안 해봤지만, 단 번에 최근에 배운 게임 중 코임브라와 함께 가장 재밌게 즐긴 전략게임이 되었습니다.

'웰컴 투... (Welcome to...)'

어제 페스타에서 공수해와서 오후에 바로 플레이해보았습니다. 그만큼 룰을 급하게 읽었더니 좀 큰 에러플을 해서 게임을 상당히 많이 진행했지만 새로 시작했고, 그러고도 제가 룰 하나를 착각해서 처음 몇 턴은 무르고 다시 했네요. 겨우 룰을 지켜가며 처음 플레이한 마을입니다. 1등! ...설마 에러플 더 있진 않겠죠?

주사위 대신 카드를 사용하는 덕분에 숫자 분포 및 특별 액션의 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그래서 장기적인 계획 수립이 중요하고, 그게 성공했을 때의 짜릿함이 매력적이며, 실패했을 때의 안타까움도 운을 마냥 탓할 필요가 없어서 깔끔하네요. 액션들도 하나하나가 개성적이면서 선택과 집중을 적절히 요구하는 밸런스가 좋네요.

기본 규칙으로 한 판 해본 게 전부지만, 이런 스트림스/롤앤라이트 류 게임 중에선 단번에 가장 맘에 드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쉬운 건 'Noch Mal', 조금 복잡한 건 '웰컴 투...'가 가장 재밌네요.

썬플라워 밸리 (Sunflower Valley)

그에 비하면 오늘 페스타에서 배운 '썬플라워 밸리'는 실망스러웠습니다. 주사위 드래프트를 사용하여 전략성을 높이려한 건 좋지만, 주사위의 특정 면이 너무 적게/자주 나와서 게임이 극단적으로 흐르는 상황을 방지하거나 완충해주는 장치가 전혀 없는 게 치명적이에요. 그리고 후반에 자기가 원하지 않는 강제선택을 하게 되는 횟수가 너무 많은 것도 불만. 게임이 끝나면 좋겠는데 턴 수가 정해져 있어서 그냥 아무 거나 채우는 느낌이었어요.

전 날 플레이한 '웰컴 투...'는 제가 '썬플라워 밸리'에서 느낀 단점을 시스템적으로 해결해놓았기 때문에 더욱 아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썬플라워 밸리'의 첫인상이 아주 나쁩니다.

이미지 출처 : 보드게임긱

사건의 재구성 (Chronicles of Crime)

역시 오늘 페스타에서 배운 게임입니다. 튜토리얼과 시나리오 1의 챕터 1을 플레이해볼 수 있었습니다.

재밌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이렇게 재밌을 줄은 몰랐습니다. 사건의 단서를 모으고 단서가 새로운 단서로 연결되는 재미가 잘 살아 있네요.

게임 구성물과 앱을 연계하는 플레이 방식을 보고 이건 보드게임도 아니고 비디오게임도 아니고 대체 뭔가...싶었는데, 이 조합이 생각보다 좋네요. 비디오게임이었다면 여러 명이 모여서 함께 사건을 추리하는 재미를 주기 힘들었을 거고, 보드게임이었다면 이 많은 상황과 텍스트를 전부 표현하기 힘들었겠죠. 만드는 쪽에서도 즐기는 쪽에서도 만족할 수 있는 합리성이 있어요.

앱 의존도가 높은 것에 대한 의구심, 약간 불안했던 자금상황 등으로 다다 선주문을 안 들어간 게 많이 아쉬워졌습니다. 요즘 게임 사들이는 거 보면 이거 사도 할 시간이 없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아쉬워요... 발매되면 아마 사지 싶습니다.

VR이 어느 정도로 시야가 깔끔할진 모르겠습니다만, 만약 VR 없이 즐기실 거라면 태블릿을 가지고 하는 걸 추천합니다. 폰으로는 현장 검증 할 때 한계가 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