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쓰 - 2시간으로 즐기는 서사시

발가락

2,844

2018-10-13 오전 4:35

IP: 121.144.***.***

블로그 방문

팔로우

BEST

쪽지발송

내용 댓글9

반갑습니다. 여러분!

이것이 제가 보드라이프에 남기는 첫 리뷰입니다. 저는 보드게임을 즐긴지 몇 년 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보드게임을 즐겨왔고 최고라 불리는 보드게임들도 여럿 접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현재 긱 순위 7위에 빛나고 있는 사이쓰를 해볼 기회를 최근에 가질 수 있었고 그 소감을 한 마디로 말하면...

멋졌습니다! 이에 큰 감명을 받은 저는 보드게임 하수임에도 간략하게 제 감상평을 소개하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이쓰는 1920년대 경 고도화된 기계가 등장하는 동유럽의 설정을 가집니다.

이곳에서 플레이어는 타세력을 이기기 위해 자원을 채취하고, 상품을 생산하고, 지역을 정복하고, 평판을 쌓아야합니다.

플레이어는 각자 자신의 국가로 시작하여 서로 다른 지도자, 체제, 본거지,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잘 활용하여 여러 목표를 달성하고 6개의 별을 올려놓으면 게임이 종료됩니다.

이 모든 것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많은 돈을 버는 것입니다.

게임이 끝났을 때 가지고 있는 돈에 미션 수행, 영향력등을 돈으로 환산하여 더한 것으로 최종 승자를 가립니다.

사이쓰에 대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을 봐온터라 게임을 하기전에 걱정이 들었으나 게임이 끝난 후에는 저와 정말 잘 맞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 제가 보기에 긍정적인 부분부터 나열해보겠습니다.

1. 멋지고 독창적인 테마 & 예술적인 디자인

사이쓰의 아트웍들입니다. 보시다시피 보기만 해도 멋지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인데, 이런 일러스트들이 박스부터 시작해서 보드, 카드 하나하나까지 게임 전반에 걸쳐 그려져있습니다.

그에 더해 뛰어난 품질로 각 국가별 지도자와 메크의 피규어가 제작되어 있고 컴포넌트들이 업그레이드가 필요 없을 만큼 전체적으로 아주 우수합니다.

눈을 사로잡는 이러한 구성물들이 게임에 사실감을 부여하고 더욱 더 빠져들도록 만들어 준다는 점이 사이쓰의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정도면 보드게임에 예술을 입힌 게 아니라 예술에 보드게임을 입힌 수준..)

이러한 피규어들과 아트웍이 만들어 질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독창적인 테마입니다.

사이쓰의 테마는 18세기~19세기에 산업혁명의 산물인 증기기관이 극도로 발달했을 때를 가정한 SF 장르인 스팀펑크를 기반으로 합니다.

스팀 펑크라는 장르는 기존에 존재했지만 SF답게 작가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여 다양한 기술력이 존재하고 있는 테마가 사이쓰가 가진 인기의 핵심이며 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서양권 국가의 취향을 저격한 것인지 품절 대란이 일어날 만큼 말그대로 사이쓰 열풍을 불러왔죠. 이처럼 스팀펑크라는 테마가 사이쓰의 매력을 크게 더해주고 있습니다.

(스팀펑크 장르의 파급력과 인기는 어마어마한 흥행실적을 낸 파이널 판타지6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죠.)

2. 치밀한 계획 속에서 쓰여지는 서사시

기계 로봇과 일꾼들로 지역을 마구 정복해대는 게임이라 언뜻 전쟁의 비중이 커보이나 사실은 전쟁보다는 다른 요소에 더 중점을 둬야합니다. 자원, 메크 배치 등의 목표 달성을 위해 자기 국가의 가장 효율적인 전략을 찾아 계획하고 이를 실천에 옮겨 점수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두뇌 회전은 게임의 집중력을 높이고 적당히 찌릿찌릿한 기분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테마가 짙고 피규어가 포함되어 있는데도 (일반적으로 이런 게임에 대해서는 엉성한 룰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죠.) 머리를 지끈지끈하게 만드는 전략성까지 갖춘 점을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국가와 국가 관계이기 때문에 섣불리 전쟁을 치르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게임 내에 잘 녹여놓았고 그렇기 때문에 계획대로 목표를 향해 달리면서도 전쟁을 억제할 수 있는 선 안에서 전투력을 유지하는 줄타기가 저에게는 무척 인상깊게 다가왔습니다.

여기에 테마성을 더해주는 조우 카드도 재미있는 요소였습니다. 실제로 여정 중에 일어날 수 있을 만한 일들이라 하나씩 읽어보는 것 만으로 즐거웠고 그 결과도 인과관계가 뚜렷하여 몰입도를 높여 주었습니다. 거기에 카드에 그려진 수려한 일러스트가 저 당시의 상황을 상상해볼 수 있게 해주어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있어 한 국가의 서사시를 여러 고민들과 함께 직접 체험해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2시간 내외의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내에 이런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이 과연 몇개나 될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러웠으나 완전 무결한 단점 없는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인 부분을 살펴봤으니 이제 부정적인 부분들을 짚어보겠습니다.

1. 이도 저도 아니다?

게임이 끝나고 난 뒤 "만약 내가 이 테마에 몰입할 수 없었다면?"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테마를 걷어내고 봐도 이 게임은 할만한 유로 게임은 맞습니다만, 비슷한 경영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사이쓰가 시스템 자체로 엄청난 재미를 준다고 보기엔 살짝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이 게임을 테마 게임으로 보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게임은 지역 통제, 일꾼 배치, 행동 선택과 같은 전략게임 시스템에 크게 치우쳐 있습니다. 따라서 사이쓰를 시스템 적인 부분과 테마 부분을 각각 분리해서 본다면 "과연 이 게임이 전세계적인 흥행을 할만한 게임인가?" 하는 의문도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

아메리카 스타일과 유로 스타일 그 어딘가에 있기에(유로 쪽에 좀 더 기울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둘 중 하나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이도 저도 아닌 게임이 될 것같다는 걱정이 듭니다.

2. 엄청난 혁신은 없다.

출시부터 어마어마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순식간에 긱순위가 올랐지만, 보드게임에 새로운 시스템을 제시했던 푸에르토리코, 버건디의 성, 도미니언, 아그리콜라 등과 비교하면 게임 시스템에서 독창성은 낮았습니다. 하지만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으며, 모든 시스템들의 균형이 잘 잡혀있다고 봅니다. 모든 게임이 반드시 대담하고 혁신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기에 크게 단점으로 생각되지 않습니다.

장단점을 따져보았지만 저에게는 단점이 거의 느껴지지않는 게임이었습니다. 조만간 다시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가 제 감상입니다. 댓글로 여러분들의 감상도 적어주세요!

*게시글의 모든 사진은 보드게임 긱에서 가져왔습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

팔로우

피드

저장

발가락

님에게 댓글 작성

댓글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