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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 알파카 파카파카 리뷰 : "얘 뭐야?"
너굴너굴 쪽지보내기   | 조회수 873 | 추천 2 | 작성 IP: 24.84.***.*** | 등록일 2018-10-09 05: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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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카 파카파카

 (2013년)
Alpaka Pakapaka
평가: 22 명 팬: 0 명 구독: 1 명 위시리스트: 3 명 플레이: 58 회 보유: 83 명




 

발매년도 : 2013년

게임 타입 : 푸쉬유어럭, 셋콜렉션

플레이 타임 : 15분

플레이 인원 : 2-6인


=====

 

시작하며

 

=====

 

이런 저런 게임을 하다보면 정말 기괴한 작품을 만나기 마련입니다. 디자이너의 의도를 읽을 수도 없고, 플레이어들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던건지 알 수 없으며, 가격을 보고 어처구니 없어하는 일이 드물게 있습니다.

 

이런 게임의 리뷰를 쓰다보면 직설적이고 비수 같은 말을 쓰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냉정과 분노의 사이에서 적당히 타협을 보는데요. 오늘 리뷰가 그런 편에 속할 것 같습니다.

 

내용을 미리 밝히자면 하자면 2번 단점이 매우 깁니다. 알파카의 자라나는 목처럼요. 데스크탑으로 읽으시길 추천합니다.


=====

 

규칙

 

=====

 


 

 

플레이어들은 자신만의 아름다운 알파카를 키워야 합니다. 뽑기 더미가 다 떨어지면 마지막으로 한 차례씩 더 진행한 뒤 게임을 종료합니다. 최다득점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승리하지요.

 

자신의 턴에 세가지 중 하나의 액션을 하면 됩니다.

 

1) 뽑기 더미에서 두 장을 뽑아 그 중 한장을 자신의 알파카에 붙이고 나머지는 비공개로 버린다.
2) 버린 더미에 있는 카드를 모두 가져와 자신의 알파카에 붙인다.
3) 다른 플레이어와 거래를 시도한다. 실패시 1번이나 2번 행동을 한다.


점수 계산은 단순합니다.

 

미완성 리본과 머플러는 모두 제거한 뒤, 가장 목이 긴 알파의 주인이 4점을 받고 두번째로 긴 사람이 2점을 받습니다. 이후 완성된 리본 / 머플러 / 악세서리 당 세트 점수를 받은 뒤 진흙 목 한장마다 1점씩 잃습니다. 아기 알파카는 부모의 알파카가 리본/머플러 세트당 추가 점수를 줍니다.


간단하죠? :)

 

 


=====

 

감상

 

=====

 

하고 싶은 말이 굉장히 많은 게임입니다. 바로 장단점을 이야기 해보죠.

 

 

1. 귀여운 알파카

 

 


 

 

사람들은 시각에 약합니다. "OOO에게 보드게임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무엇이 좋을까요?" 라는 질문에 타케노코, 티켓투라이드, 카탄, 패치워크 같은 작품이 자주 언급되며 "예쁜 게임이다" 라는 부연설명이 붙는걸 알 볼 수 있죠. 아무리 재밌는 게임일지라도, 무거운 모노톤의 게임 박스보다 화려한 색상을 활용한 게임 박스에 시선이 가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알파카 파카파카는 압도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귀여운 알파카가 있는데 목이 쭉쭉 늘어난다? 그 옆에 귀여운 알파카 새끼들이 머플러 / 리본을 단 채 부끄러운 듯 서있다? 보드게임이 뭔지 모르는 사람조차 흘끗흘끗 쳐다보며 '저게 뭐지?' 하는 호기심이 생기지요. 게다가 게임 제목도 재밌으니 상대방이 관심을 보일 때 슬쩍 "같이 해볼래?" 라고 말하는 것만큼 성공 확률이 높은 권유도 없습니다.

 

보드게임이란게 어렵고 무서운(?)거란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알파카 파카파카를 들이밀어 보세요. "해보자"는 말을 듣기 쉬울거예요.

 

 

 

 

자, 그럼 단점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응? 장점이 이것 밖에 없어?" 라고 생각하시겠죠?

 

알파카 파카파카의 장점은 단점을 설명하며 함께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1. 허술한 규칙에 관하여...

 


 

게임에는 헛점이 있으면 안됩니다. 디자이너 & 출판사가 게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 일인데, 이를 허술하게 하면 소비자인 플레이어들에게 부담이 생깁니다. 제작자의 의도를 알 수 없으니 유저간의 의견차가 생기고 소모적인 논쟁 끝에 영어 능력자가 디자이너 & 퍼블리셔에 문의를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생기지요.

 

물론 먼치킨처럼 "규칙에 대한 분쟁이 있을 경우 게임 주인이 하라는 대로 하십쇼" 라며 책임을 플레이어에게 대놓고 떠넘기는(?) 특이한 게임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유머의 일부입니다. 말은 그렇게 해도 FAQ를 제공한다던가, 웹 기반의 먼치킨 데모버전을 제공한다거나, 자체적인 포럼을 제공하여 유저들끼리 활발한 토론 및 자료 공유를 통해 규칙을 다듬어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거든요.

 

알파카 파카파카에는 간단한 규칙으로 이뤄져 있음에도 헛점이 있습니다. 뽑기 더미가 비는 순간 플레이어들에겐 (B)버림 더미 가져가기 / (C)트레이드 하기 밖에 선택지가 없는데, 다음 플레이어는 트레이드가 성사되지 않는 이상 버림 더미를 가져가야만 하고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의미없는 트레이드만 하게 돼요. 심지어 트레이드를 성사시키지 못했을 때 턴을 그냥 넘길 수 있는지 조차 언급되지 않습니다. 아마 그게 맞는 거겠지요.

 

처음엔 번역의 문제라 생각했습니다. 그러길 바랬어요. 그러나 이것저것 조사해봐도 번역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만약 이게 제대로 된 룰이라면 이런 상황은 디자이너가 의도 했거나 혹은 의도치 않은 상황이란건데... 어느 쪽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의도한 것이라 친다면, 왜 한 플레이어가 버림카드를 '강제로' 가져갈 수 밖에 없는 마지막 턴을 만들었으며,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패가 모조리 공개 된 상태- 즉, 손익 및 승패가 뻔히 보이는 상황 + 카드가 다 소비되어 변수를 만들어 낼 수 없는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트레이드 하란걸까요. 물론 교묘한 화술로 트레이드를 통해 점수를 조금 더 끌어오는 경우가 있긴 하겠지만 그런 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날까요.

 

제겐 이 마지막 턴이 굉장히 무의미하게 느껴졌습니다. 차라리 뽑기 더미가 비면 게임을 바로 끝내도록 강제하여, 게임 종료 전에 트레이드를 마치도록 유도하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러한 상황을 의도하지 않은 것이라 한다면, 그것도 이해되지 않습니다. 플레이 테스트를 하면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을 알게 될텐데 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걸까요?

 

 

 

 

2. 진행에 관하여...

 


 

<< 출처 :: 익퓨님의 리뷰 - 링크 >>
 

당연한 말이지만 게임을 게임답게 만드는 것은 규칙입니다. 목표, 갈등, 경쟁, 전략, 확률, 진행... 이런 여러 요소를 오묘하게 섞음으로써 그 게임만의 고유한 성격이 생기죠. 이 규칙이 얼마나 탄탄하고 잘 설계 되었느냐에 따라 게임이 가지는 깊이가 달라집니다. 아무리 테마가 특이하고 일러스트가 예뻐도 규칙이 허술하게 짜여있으면 게임이라는 명칭에 물음표를 달 수 밖에 없죠.

 

대표적인 예가 오마이굿스 입니다. 이 게임은 발매 당시 엄청난 혹평을 받았습니다. 게임 내내 규칙이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인상이 컸어요. 카드 빨도 심했고 커다란 엔진을 지어 한방을 노리느니 작은 엔진을 돌리는게 훨씬 나았으며 심지어 열심히 지은 엔진을 2~3번 채 써보지도 못한게 게임이 끝나는 일도 많았거든요. "테스트 플레이를 한 것인가?" 하는 의견이 여기저기에서 속출했죠.

 

얼마 후 디자이너는 개정된 규칙을 발표하였으며, 새로운 규칙으로 게임을 다시 해본 게이머들은 "재밌다" / "이제야 좀 게임답다" / "왜 진작에 이렇게 하지 않았는가" 라며 호평 했습니다. 원작에 돌팔매질을 한 리뷰어들도 게임을 재평가하며 지난 리뷰를 정정했죠. 이렇게 다듬어진 규칙은 이후 나온 확장과의 연계도 좋아 평은 더더욱 좋아졌어요. 구성물은 똑같은데 세부적인 규칙을 고친 것만으로 이렇게 평이 달라집니다.

 

알파카 파카파카는 일단 게임으로 불릴만한 최소한의 조건은 충족하고 있습니다. 

 

1) 카드를 두 장 뽑아 원하는 것을 하나 가져간다는 선택지
2) 리스크를 감수하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버린 더미 가져가기
3) 플레이어들과 적극적인 교류를 통하여 알파카를 키우기

 

플레이어에게 선택지를 주죠. 그런데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고 전략적으로 보이지만 이면을 보면 대부분 뭔가 밋밋하고 허무합니다.

 

첫째, 2장의 카드 중 1개를 가져가는 액션은 번지르르하게 보이지만 사실 굉장히 따분합니다. 고민의 요소가 없어요. 2장의 특수카드가 뽑혔을 때만 약간 고민을 할 뿐이죠. 생각해보죠. 특수카드 혹은 일반 카드와 진흙카드를 뽑았다면 무엇을 고르실건가요? 둘 다 똑같은 카드라면? 둘 다 진흙 카드라면? 뻔하죠. 진흙 카드는 가져갈 이유가 없으니 버리고 나머지를 취하면 됩니다. 이처럼 플레이어의 선택은 사실 거의 강요된 것이예요. 

 

비슷하게 2장 중 1개를 사용하는 게임으로 러브레터가 있습니다. 이 게임도 때로는 뻔한 선택지 밖에 없는 상황을 맞긴 하지만, 대부분 내가 내리는 결정은 누군가의 생사를 쥐고 흔들 정도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의 재미가 있지요. 알파카 파카파카엔 그런 선택의 재미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둘째, 리스크를 감수하고 일확천금 노리기는 의외로 재미납니다. 알파카의 목을 쭉쭉 늘려주는데다 운이 좋으면 누군가 어쩔 수 없이 버린 특수카드를 주워갈 수 있거든요. 카드를 버리는 플레이어들의 표정, 반응, 타이밍, 바닥에 깔린 진흙의 갯수 등 보물더미에 손을 대는 타이밍을 보는 것은 꽤 재밌는 요소였어요. 특히 '설마' 하며 뽑은 버린 더미에 진흙이 가득 담겨있을 때의 좌절감은 정말 커다란 재미입니다. 이 부분은 딱히 뭐라 할 거리가 없군요.

 

셋째, 트레이드 자체는 괜찮은 시도입니다만 주 장르는 아니기 때문에 게임의 재미를 책임지는 축이 되진 않습니다. 아임 더 보스, 보난자, 차이나 타운 같은 거물급 거래 게임에 비하면 알파카 파카파카는 소꼽놀이처럼 느껴져요. 대부분 장식물과 장식물을 바꾸는 트레이드거나 장식물과 일반카드 여러장을 바꾸는 정도가 전부죠. 차이나타운이나 보난자처럼 하나의 물건을 두고 내게 달라며 격렬한 신경전을 벌이고, 물건을 하나라도 더 얹어주는 사람에게 팔겠다며 판매자가 갑질을 하며, 다수의 물건이 대규모로 거래되는 일은 드뭅니다.

 

물론 별거 아닌 것 가지고 최대의 이득을 뽑아낼 수 있는 세치의 혀를 가진 사람들만 모인다면 알파카 파카파카 내에서 치고받는 공방의 재미가 제법 생깁니다. 하지만 이런 능력자들(?)이라면 무슨 게임을 줘도 재밌게 하겠죠. 고로 알파카 파카파카의 재미라 보긴 어렵습니다. 

 

결국 지루한 1번 액션. 재밌는 2번 액션. 어중간한 3번 액션이 균형있게 배치된 셈이네요. 1번과 3번을 다듬어 좀 더 재미난 선택지가 많았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3. 인원에 관하여...

 



 

 

굳이 알파카 파카파카를 해야하는 상황이 있다면 인원을 최대로 채워서 즐기세요. 게임 박스에는 2인부터 지원한다고 쓰여있지만 말 그대로 2인부터 '가능하다'란 뜻이지 그게 재밌다는 뜻은 아녜요. 속지 마시길 바랍니다.

 

게임은 최소 4인부터 즐길만합니다. 인원이 적으면 자연스럽게 트레이드 액션의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거든요. 인터액션이 강한 게임이 아닌데 트레이드 액션마저 잘려나가면 이 게임은 그냥 혼자 알파카 만드는 솔리테어 게임이 되고 맙니다.

 

 

 

 

 

 

 

 

 



 

 

게임을 고를 때 자기만의 기준이 있습니다. 게임성, 테마, 플레이타임, 인원, 콤포넌트, 창의성 등등. 어떤 사람은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만 보고 믿고 구입하죠.

 

저는 독창성과 게임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편입니다. 고유한 개성이 없다면 비슷한 게임을 내버려두고 구태여 그 게임을 구입할 필요가 없으며, 보드게임이란 탈을 쓰고 있는데 게임성이 크게 떨어지면 그건 장식이나 진배없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허접한 디자인의 게임을 보아도, 설령 그것이 이면지에 끄적끄적 그려서 만든 작품이라고 해도 독창성과 게임성만 살아있다면 호평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알파카 파카파카는 반대노선을 타고 있는 게임입니다. 

 

앙증맞은 카드 사이즈, 흰눈처럼 하얀 알파카의 털, 귀여운 알파카의 외모, 점점 늘어나는 목, 몸뚱이 만한 머플러 / 리본을 매고 있는 새끼들. 많은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어필 할 수 있는 요소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귀여움이 게임이 가진 단점- 즉, 게임성을 덮어줄 정도로 뛰어나진 않습니다. 게임 내에 구멍이 너무나 많아요.

 

알파카 파카파카를 즐기며 여러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디자이너는 어떠한 것을 계기로 알파카를 주제로 삼았을까? 목이 늘어난다는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스템을 덧붙여 만든 것일까? 플레이 테스트는 얼마나 했을까? 개발을 하며 난항을 겪은 적은 없을까? 테스터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그리고 한글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만든 계기가 무엇이었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건 정말 최고의 작품을 접했거나 최악(혹은 기괴한)의 작품을 접했을 때 뿐입니다. ...제가 알파카 파카파카가 어느 쪽이라 생각했는지는 뻔하죠?

 

이런 류의 게임을 비어 & 프레첼 게임(Beer and pretzels game)이라 부릅니다. 아주 가볍게 즐기는 게임으로써, 술과 안주를 곁에 두고 담소를 나누며 곁들여 즐기는 게임을 뜻하죠. 이런 게임은 복잡해선 안됩니다. 플레이 타임이 짧고 규칙이 직관적이며 소소한 웃음을 터뜨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요. 기대치를 낮추고 알파카 파카파카를 그런 용도로 쓰고자 한다면 의외로 쓸모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능성이 참 많아보이는 게임인데 규칙을 좀 더 가다듬었다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좋은 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귀여움만으로 승부하기엔 이 세상엔 좋은 게임이 너무나 많습니다. 

 

 

 

 

 

 

블로그 : http://raccoonca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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