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중고장터 후기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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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7-18 오전 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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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급하게(?) 컬렉션 영상 리뷰 #방출게임 편(링크)을 찍어올렸던 이유는 오늘 일었던 대규모 중고매매 이벤트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팔아버리면 그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없으니까요.

밴쿠버엔 1년에 단 두 번! 대형 중고장터가 세워지는데요. 평소엔 좀처럼 볼 수 없는 지역의 사람들도 모두 와서 서로의 게임을 교환 & 판매한답니다.

사진과 간략한 설명들을 첨부할테니 외국엔 이런것도 있구나~ 하고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ㅎㅎ

장터가 열리길 기다리며 강을 구경하고 있는데 한쪽 구석에서 포켓몬 컬렉터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게임을 하고 있더군요. 표지판이 있길래 자세히 살펴보니 어떤 포켓몬을 어디에서 잡을 수 있는지 설명이 씌여 있었습니다. 게임 중고장터가 열리는 쇼핑몰은 꽤 규모가 작은 편이었는데 손님들을 끌어모으려는 한가지 마케팅 전략인거 같았어요.

장터는 깨끗하고 쾌척한 공간은 아닙니다. 쇼핑몰 2층의 한쪽 구석을 통째로 빌리게 되는데요.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참석했던 그 모임장소이기도 합니다. 매매가 이루어지는 시간은 딱 11시부터 2시까지! 그 사이에 폭풍같은 매매가 이루어지고 모두 각자의 집으로 떠나거나 쇼핑몰에 남은 사람들끼리 같이 게임을 하게 돼요.

게임의 종류는 정말 다양합니다. "이런 게임도 있었어?" 싶을 정도로 낡은 게임도 있고 정말 찾기 힘든 게임이 나오는 일도 있죠. 모든 매매는 현찰 또는 게임대 게임의 교환으로 이루어집니다.

재밌는 점은 "쇼핑몰"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라 지나가던 가족들이 흥미가 생겨 찾아왔다가 게임을 구입하는 경우도 많아요.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낯선 게임을 뒤적거리고 있으면 판매자가 친절하게 "보드게임은 처음이시군요!" 하며 어떤 것들이 초보자들에게 좋은지 친절하게 추천해주죠.

지나가는 여행객이 게임을 사가는 경우도 많구요. 판매자가 평소 같이 게임을 즐기던 사람이기도 하다보니 서로 한푼이라도 깎으려 하기보단 오히려 넉넉하게 얹어주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보드게임 샵 주인들도 직접 찾아와 개인 소장품을 내놓기도 합니다.

전체적인 가격대는 상당히 싼편입니다. 정말 많게는 70%까지 싼 보드게임들을 구경할 수도 있구요. 심지어 리코쳇로봇을 겨우 3천원에 파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나의 사랑 리코쳇 로봇을 그런 과자 가격에 팔다니!!!!

모두가 보드게이머인지라 게임의 상태는 전반적으로 상당히 훌륭합니다. 가끔 박손 / 백화현상 같은게 있긴 하지만 가격을 생각해보면 그 정도 손상은 납득할 수 있죠. 현장에서 직접 박스를 열어보고 내부를 살펴보거나 이런저런 질문을 해도 OK! 즉석에서 게임에 대한 평가를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는데, 솔직하게 왜 자신이 이 게임을 팔려고 하는지 설명해주는걸 보고 약간 놀라기도 했어요.

사진엔 안나왔지만 여러 어린이들이 부모님 손을 끌고와서 직접 고르는 모습도 많이 보였구요. 반대로 "여보, 오늘 사고 싶다던 게임이 뭐였어? 누가 사간거 아냐?" 하고 유모차를 끌며 남편을 따라다니는 어머니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스시고를 팔았던 상대는 학교 선생님인데요. 보드게임 경력이 약 6개월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뭔가 풋풋한 모습에 8천원에 팔걸 5천원으로 깎아주었죠. ㅎㅎ 이 사람은 도미니언을 만원에, 아콜을 2만원에, 푸코를 2.5만원, 리코쳇을 3천원(네, 이 리코쳇이 그 과자값 리코쳇입니다)에 더 구입했더라구요. 그러면서 제게 "난 오늘 아내한테 죽었어 ㅠㅠㅠㅠㅠ" 하고 울부짖는걸 보니 사람사는건 다 비슷한가 봅니다 -_-;;; ㅋㅋㅋㅋㅋㅋ

후기는 여기까지 줄이기로 하고~ 오늘의 전리품입니다.

하나비 & 스시고 판매.

애쉬 - 라이즈 오브 피닉스본 = 포뮬라D와 교환

쓰루디 에이지스 = 2만원

탄호이저 (생산중단) = 3만원

던전 트위스터 2 프리즌 (생산중단) = 4만원.

이 정도면 꿀이득이죠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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