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향기 풍기기

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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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17 오전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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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빌더는 도미니언으로 잘 알려진 도날드 바카리노씨가 디자인한 게임입니다. 이 게임으로 인하여 도미니언에 이어 두 번째로 바카리노씨에게 SDJ 수상의 영예를 안겨줍니다. 하지만 킹덤빌더는 도미니언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국내에서 끌지 못하는 비운의 게임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도미니언으로 인하여 국내 보드게이머들에게 그의 다음 게임에 대해 잔뜩 기대를 가진 상황에서 킹덤빌더는 뭔가 많이 심심한 듯한 인상과 함께 혹평을 많이 받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과연 많은 혹평을 받을 만큼 킹덤빌더는 많이 심심한 게임일까요? 누군가 저에게 킹덤빌더라는 게임을 정의해 주세요 라고 질문한다면 최고의 교집합을 찾아내는 퍼즐 찾기 게임입니다 라고 답을 할 것 같습니다. 킹덤빌더는 기본판을 기준으로 10장의 왕국건설자 카드 중에 매 게임마다 3장의 왕국건설자 카드가 선택되어 지고 그 3장의 왕국건설자 카드가 요구하는 위치에 정착촌 마커를 건설하려고 노력하게 되는데 가급적 여러 장의 왕국건설자 카드가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위치에 정착촌 마커를 건설해야만 고득점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기본판을 기준으로 8개의 구획보드 중 4개를 무작위로 선택 후 조립하여 게임판이 만들어 지며, 각 구획보드가 제공하는 특정지역 타일을 게임 중에 다른 플레이어 보다 더 많이 획득하여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매 게임마다 이렇게 무작위로 선택되는 특정지역 타일은 마찬가지로 매 게임마다 무작위로 선택되는 왕국건설자 카드와 상성이 잘맞는 타일이 많을 때도 있고 적을 때도 있는데 얼마나 왕국건설자 카드와 상성이 잘맞는 특정지역 타일을 가져올 수 있느냐가 승부를 크게 가를 수 있는 주요 포인트가 됩니다. 하지만 킹덤빌더에서 고득점을 올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착촌의 건설 강제성을 얼마나 잘 피할 수 있느냐가 됩니다. 킹덤빌더를 해 보시지 않으신 분들은 도대체 건설 강제성이 무슨 말이야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킹덤빌더는 매우 심플한 룰을 가지는데, 자신이 이번에 내려놓는 지형카드와 일치하는 게임판의 지형칸에 정착촌을 기본적으로 3개를 짓는 것이 자신의 순서에 하는 것의 전부입니다.(물론 특정지역 타일을 획득하면 자신의 순서마다 더 많은 정착촌을 추가로 건설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매우 중요한 건설규칙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이 이미 건설한 정착촌의 옆 칸에 이번에 내려놓은 지형카드와 일치하는 빈 지형칸이 있다면 반드시 그 빈 칸(또는 그 빈 칸들 중 하나)에 정착촌을 지어야 하는 규칙입니다.(이 규칙이 아까 말했던 건설의 강제성 부분입니다.) 이 규칙으로 인하여 처음 킹덤빌더를 해 보는 분들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꾸 원하지 않는 지형칸에 정착촌을 짓게 되는 경우가 많게 되고 이러한 강제성 부분이 이 게임을 전략적이지 못한 게임으로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강제성은 게임 초반에 여러 지형칸과 맞물리지 않는 지형칸에 정착촌이 건설될 수 있도록 할 때,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며, 이러한 스킬을 터득하면 비로소 킹덤빌더의 교집합 퍼즐 찾기의 재미에 빠지게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건설의 강제성을 게임이 끝날 때까지 인지하지 못하게 될 경우, 킹덤빌더는 내 의사와 별 상관없이 지형카드에 나온 대로 정착촌만 어쩔 수 없이 짓다가 끝나는 매우 재미없는 게임으로 기억될 수 있습니다. 이 점이 정말 킹덤빌더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너무나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킹덤빌더는 빅박스도 나왔지만 기본판에서 굳이 확장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본판만으로도 굉장히 완성도 높은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혹시라도 킹덤빌더의 이런 강제성으로 인하여 이 게임에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한 분이 있으시다면, 기회가 되실 때, 이 게임을 다시 한번 즐겨보시길 기대하며, 이 게임의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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