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2 나폴레오닉 워, 프러시아 몰락기

베크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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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3 오전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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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베크렐입니다.

나폴레오닉 워(Napoleonic War)를 플레이할 기회가 생겨 신나게 게임하고 후기를 적습니다.

오후 2시부터 송파 푸른하늘 고전게임 카페에 다섯 게이머가 모여 진행하였습니다.

프랑스 - 야구조아님

영국 - 지엠티님

오스트리아 - 슷님

러시아 - 지엠님

프러시아 - 베크렐

저는 이 게임을 처음 플레이해보았고, 전체 정세를 전부 기억하기는 어려워서 프러시아의 입장에서 게임의 흐름을 서술하고자 합니다.

제목에서 언급드렸지만, 프러시아는 이번 게임에서 놀라운 몰락을 겪게 됩니다.

게임 세팅은 슷님과 지엠티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

유럽의 정세를 다룬 여러 게임을 하다보니 이젠 지명도 대부분 외울 지경입니다.

슷님과 지엠티님의 핵심을 짚어주는 룰설명을 다같이 경청하고 게임에 돌입합니다.

실제 역사에서는 진군하는 나폴레옹의 군대 앞에 오스트리아 다음으로 무릎을 꿇은 프러시아입니다.

현재 독일 지역을 근거지로 하고 있으며, 수도는 베를린입니다.

첫 게임이라 감을 잡는 느낌으로 본토 카드를 사용하며 이곳저곳 병력을 배치해 봅니다.

나폴레옹은 영향력을 과시하며 덴마크와 스페인을 모두 동맹으로 만듭니다.

첫 턴동안 프러시아는 중립을 지키며 프랑스 vs 영국, 러시아, 오스트리아의 싸움을 지켜봅니다.

나폴레옹이 Linz 까지 행차하셨습니다.

아마도 자신의 거대한 제국을 형성하기 전 변방을 순시하러 마실 나온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를 맞이한 러시아와 오스트리아의 군대입니다.

나폴레옹의 위세를 꺾기 위해 일찌감치 공격을 시도합니다.

충격적으로 나폴레옹은 1턴이 끝나기도 전에 합공을 받아 유럽을 떠나게 됩니다.

프러시아는 혼란한 정세 속에서 터키의 술탄과 친분을 쌓습니다.

러시아의 견제로 동맹을 맺지는 못했지만 파트너로 인정 받을만한 수준의 친분을 쌓았습니다.

터키의 군사력은 항상 탐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외교에 많은 CP를 투자했습니다.

영국은 이탈리아 남부에서 소규모 게릴라전을 펼칩니다.

신나게 로마에 깃발을 꽂았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프랑스의 철퇴를 맞습니다.

군사력에서 압도당한 영국은 이탈리아 남부에 혼란을 심어준 것으로 충분히 만족한 모습이었습니다.

2턴이 시작되고, 게임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알프스 북쪽 지역이 핫 플레이스로 떠오릅니다.

나폴레옹을 일찌감치 암살한 러시아와 오스트리아 연합군은 꾸역꾸역 알프스를 끼고 프랑스로 진격합니다.

깨지지 않을 동맹으로 여겨진 대불동맹에 프러시아도 숟가락을 얹습니다.

이때부터 프랑스는 4:1의 힘겨운 싸움을 시작합니다.

문제는 프랑스의 지도자 나폴레옹이 장기간 부재중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알프스 북부는 러시아군, 프랑스군, 오스트리아군이 얽혀 혼잡도가 극에 달합니다.

밀고 밀치는 와중에 러시아는 취리히를 차지하고 오스트리아 군대는 이탈리아를 향해 진군의 방향을 선택합니다.

남쪽으로는 밀라노로 진격한 오스트리아군을 막아서고, 북쪽으로는 프러시아와 영국의 군대를 격퇴하기 위해 프랑스는 동부 지방에 길게 군대를 펼쳐 방어선을 형성합니다.

오스트리아 군대는 점점 이탈리아를 점령해갑니다.

남쪽으로 내려가는 와중에 이탈리아가 지독한 산악 지형임을 깨닫고 오스트리아 군주는 병사를 많이 잃게 됩니다.

프러시아는 2턴에 와서야 터키와 동맹을 맺습니다.

영국은 지브롤터 해협을 기점으로 이베리아 반도에 게릴라전을 펼칩니다.

심지어 마드리드까지 점령한 영국은 스페인의 동맹자 프랑스의 심기를 매우 불편하게 만듭니다.

프러시아는 동맹국 터키의 군대를 북상시킵니다.

매 임펄스마다 꾸준히 생산된 터키의 대군은 그 수가 굉장합니다.

문제는 터키에 이렇다할 장군이 없다는 점입니다.

지도력은 세 장군이 모두 4뿐이기 때문에 대규모 군대를 이동시키려면 CP를 많이 소모해야 합니다.

흔치 않은 해전이 벌어졌습니다.

영국은 프랑스의 함대가 항구에서 나오는 것을 막으려 안간힘을 썼으나, 서로에게 피해를 입히지 못하고 '좋은 싸움이었다'고 서로를 칭찬하며 공생하게 됩니다.

이와중에 프랑스의 든든한 우방 덴마크는 용기 백배하여 영국 앞바다로 함선 두척을 파견합니다.

영국은 코앞에 도달한 소국 덴마크의 함선들이 날파리 같은지 아주 귀찮아합니다.

2턴이 끝나가는 동안에도 아직 나폴레옹은 부재중입니다.

프러시아는 독일 서부 지역에서 프랑스의 관문을 빼앗을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파죽지세로 이탈리아를 점령해 내려갑니다.

로마까지 진군한 오스트리아는 '과식했다'는 자평을 내리며 더 이상 욕심내지 않기로 합니다.

프랑스는 이 오만방자한 오스트리아를 응징하고자 제노아에서 밀라노를 계속해서 공격하지만 쉽게 허리를 끊어내지 못합니다.

프러시아 몰락의 첫 단추가 꿰어집니다.

프랑스의 관문 Nassau 지방은 프러시아가 한참 전부터 먹고싶어 애간장을 태우던 땅입니다.

브뤼셀 쪽이 방어가 허술한 틈을 타 그쪽을 먼저 공격하던 프러시아 군대는 프랑스의 반격을 맞고 퇴각합니다.

이 틈을 타 주변 경계가 허술해진 Nassau에 영국이 깃발을... 알박기를 성공합니다.

프러시아는 영국이 동맹인지 이웃집 웬수인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영국과 동맹인 이상 Nassau를 빼앗을 방법도 마땅치 않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퇴각한 프러시아 군대는 추격해온 프랑스 군대와의 싸움에서 전군을 잃습니다.

장군까지 잃게 된 프러시아 군대는 회복이 어려워집니다.

3턴이 시작되며 러시아가 프러시아를 유혹합니다.

러시아-프러시아가 손잡고 대불동맹을 깨고 프랑스 편에 서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할 경우 영국과 오스트리아는 그 동맹의 허리가 끊어지고 혼란을 겪게 될 것이 불보듯 뻔합니다.

턴 순서에 따라 러시아가 먼저 프랑스에게 동맹을 요청하고, 흔쾌히 동맹을 수락받습니다.

프러시아가 프랑스에 동맹을 요청하자... 프러시아 몰락의 두 번째 단추가 꿰어집니다.

"프러시아는 너무 약해서 동맹을 해도 프랑스에 도움이 될 것이 없으니 거절하겠다"

흑흑... 약소국은 서럽습니다.

이제 프랑스+러시아 연합과 영국+오스트리아+(프러시아)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서러운 일을 당한 프러시아는 유럽의 모두를 적으로 돌리고 싶어합니다.

유럽의 전장을 진흙탕으로 만듭니다.

이동에 추가로 1CP를 사용해야 하는 Mud 카드를 사용하니, 스페인과 프랑스, 영국, 스페인, 오스트리아가 차례로 열받습니다.

관심을 받게 된 프러시아는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오래 가지는 못합니다.

덴마크가 텅 빈 베를린으로 쳐들어온것입니다.

문제는 베를린은 요새가 아니어서 쳐들어온 덴마크 군대를 물리치기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저놈의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요새는 쳐들어가기에도 껄끄럽습니다.

미리 선수를 쳐서 군대를 없애야 했는데 치욕을 당합니다.

라이프치히에 있던 군사를 이끌고 올라가 베를린을 탈환, 덴마크 군대를 쓸어버립니다.

프러시아가 침투해 온 덴마크 군대를 터는 동안 유럽에는 여러 변화가 일어납니다.

오랜 시간동안 자리를 비우던 나폴레옹이 전장에 돌아옵니다.

프랑스가 동맹을 맺고 있던 스페인을 영국이 꼬셔냅니다.

스페인은 영국 편으로 돌아서자 나폴레옹의 심기를 매우 불편하게 합니다.

프러시아의 분신... 터키군은 동쪽으로는 러시아군을 막아서고 서쪽으로는 이탈리아 북부로 진격하여 베네치아를 공격합니다.

그리고 프러시아와 작당모의하다가 홀로 프랑스편이 된 배신의 아이콘 러시아는 영국과 스웨덴 연합군의 철저한 응징을 받습니다.

키 지역 2개를 잃고 러시아는 허탈해합니다.

프랑스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 프러시아의 관문을 점령합니다.

프러시아는 승리에서 멀어진지 오래라 막을 힘이 없습니다.

다음 턴이 오지 않기를 바라며 프러시아는 평화를 위해 카드 1장을 바치고 게임의 종료를 앞당깁니다.

최종 결과입니다.

오스트리아가 압도적인 자원을 바탕으로 1위를 차지합니다.

영국이 그 뒤를 잇습니다.

나폴레옹 시대의 역사에 대해 잘 아는 편이 아니라 실제 역사와 게임의 흐름이 얼마나 다른지 비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같이 게임을 하던 분들의 반응으로 미루어 짐작컨대...

이번 프러시아는 다방면으로, 열과 성을 다해서 몰락한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이렇게 망하기도 쉽지 않다는 평을 들으며, 제 첫 나폴레오닉 워 후기를 마칩니다.

긴 게임을 함께해주신 야구조아님, 지엠티님, 슷님, 지엠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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