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렉 테마 게임 리뷰 #4 - 스타트렉 패닉

하이텔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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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2 오후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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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리테마 게임입니다.

캐슬 패닉이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보드게이머들 사이에서 그렇게 유명한 작품은 아니지만 나름 괜찮은 평가를 받는 게임입니다. 대단한 게임은 아니지만 가볍고 짧게 하기에는 괜찮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캐슬 패닉은 디펜스 게임입니다. 중앙에 성이 있고, 주변을 오크/고블린들이 공격해옵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앞으로 오고 성을 박살냅니다. 플레이어는 카드로 이들을 공격하고 부서진 성을 수리해 모든 적을 격파할 때까지 생존하는 게 목표에요. 규칙도 양이 많지 않고 직관적이라 보드게임 초보자들도 돌리기 쉬운 게임입니다. 운의 요소가 크게 적용한다는 게 단점이지만, 쉽고 빠른 게임으로서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사실 전 캐슬 패닉을 스타트렉으로 리테마한다는 소식을 처음 듣고 이게 뭐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디펜스 게임과 스타트렉은 안맞으니까요.

그리고 이 스타트렉 패닉을 구해서 번역하고 돌리면서 감탄했습니다. 게임의 기본 구조는 유지하면서 두 가지 중요한 요소의 도입으로 탐험에 정말 어울리게 만들었습니다.

<1인플 예시.>

바로 이동 시스템과 임무 시스템입니다.

먼저 이동 시스템부터. 캐슬 패닉은 디펜스 게임으로, 보통 디펜스 게임은 고정된 방어 위치가 있어서 그 위치를 막는 게 목표입니다. 방어 위치를 이동하는 게임은 처음부터 그걸 고려한 게임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캐슬 패닉은 근본적으로 그게 안되는 시스템입니다. 게임판부터 이동을 전혀 고려하지 않게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 게임에 기막히게 이동을 넣었습니다. 실제 함선을 전진하는 게 아니라 적들을 이동한다는 역발상으로요. 일단 함선은 방향을 만들어서 회전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전진하면 적 토큰의 위치를 변경합니다. (앞의 토큰들이 모두 한 칸 전진) 실제로는 전진하지 않으면서 전진하는 효과를 낸 겁니다. 이동과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이동과 다를 게 없는 시스템이 만들어진 겁니다.

<방향을 이렇게 직관적으로 표시합니다. 열심히 공격당해서 접시부 좌현이 박살난 상황...>

이렇게 생성된 이동 시스템으로 임무 시스템을 추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캐슬 패닉이 적 토큰을 모두 격파하면 종료되지만 이 게임은 적 토큰을 모두 격파하면 토큰을 모두 다시 사용합니다. 게임의 목표가 단순히 적을 방어해내는 게 아니라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 됐어요. 정해진 숫자의 임무를 완수하고 현재의 적을 모두 격파하면 게임에서 승리합니다. 그리고 그 임무도 탐사임무, 구출임무, 연구임무 등 다양하게 있고, 이 모두가 오리지널 시리즈에 있는 에피소드에서 따왔습니다. 스타트렉의 느낌이 살아있게 되는 거죠.

<임무의 예시. 3턴 동안 클링온 함선은 공격할 수 없지만 3턴 후 자동 성공. 원작에서는 연방과 클링온이 서로 싸우지 않아야 된다는 게 핵심인 에피소드>

<다른 임무의 예시. 트리플, 칸, 네이키드 타임.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유명한 에피소드입니다. 그리고 임무의 원작 반영은 훌륭하다고까지는 못해도 시스템의 한계 안에서 괜찮게 되있습니다. 예를 들어 네이키드 타임은 원작에서 알 수 없는 전염병 때문에 승무원들이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에피소드인데, 확률적으로 병이 발병되고,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병을 연구하기 위한) 과학 카드와 의술 카드, 그리고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승무원들을 제압하기 위한) 보안팀 카드를 사용해야 됩니다.>

승무원들의 능력도 원작 재현도가 높습니다. 이동을 추가로 하게 하는 슬루, 함선 수리 능력을 가진 스코티 같이 말이죠.

<중요 승무원은 전부 등장합니다.>

물론 게임 자체는 여전히 디펜스 게임입니다. 꾸준히 적 토큰을 뽑아 클링온과 로뮬란들이 등장하고 이들이 엔터프라이즈에 피해를 주고 그걸 막기 위해 적을 격파하는 진행 그 자체는 똑같습니다. 그래서 그 한계는 뚜렷하게 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혼자 한번에 적 함선 서너척과 대치하고, 한 임무에서 적 수십척을 격파 o.O) 하지만 그 한계 안에서 정말 좋은 느낌의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쉬운 규칙이라는 강점은 죽지 않았습니다.

<임무 완수 직전. 누더기가 된 엔터프라이즈...>

>개인 평점

원작반영 : 5

물리적으로는 중앙에 고정된 형태 때문에 실제 임무를 수행한다기보다는 전략 시뮬레이터에서 임무 연습을 한다는 느낌이 있지만, 분명히 디펜스 게임임에도 임무를 수행한다는 느낌은 괜찮게 납니다.

전략성 : 2

플레이어들의 협력이 중요하지만, 근본은 카드운 타일운 게임.

접근성 : 8

규칙 쉽습니다.

완성도 : 6

근본적으로 다른 게임을 훌륭하게 스타트렉으로 옮겼습니다. 그러면서도 번거롭지 않습니다.

개인취향 : 4

운이 강한 게임 시스템 자체는 개인 취향과 안 맞지만, 1인플 가능하다는 점에서 +입니다.

총합 : 25 (7/10)

>최종평가

성공적인 리테마의 훌륭한 예시.

순수한 게임으로만 봐도 좋은 디펜스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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