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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속 "가벼운 게임 모임" 벙개의 신속한 후기

2,909 조회

2018.08.02 04:15

요즘 게임도 많이 못하고 모임도 못나가고 열대야로 시들시들해져 가는 중에 하루 쉬는 날이 생겨서 집 모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열대야속 에어컨바람 같은 쉼을 누렸네요.

(1) 타르기 & 타르기아

지 가르시아의 일꾼놓기 게임 TOP 1에 올라간 게임이기도 하지요. 지난번에는 타르기만 플레이 했었는데 이번에는 타르기아 확장을 함께 넣고 해보았습니다.

타르기는 본판만으로도 너무나 만족스러운 게임이었는데 확장을 넣으니 “오” 하는 정도의 만족감이 상승하였습니다. 물이라는 요소가 추가되면서 자원관리에 살짝 여유가 생겼고 사막카드라는 요소가 추가되면서 일꾼놓기 공간이 세 개가 더 생겼습니다. (빡빡함은 줄어들고 선택지는 더 많아졌습니다)

큰 틀이 변하지 않는 선에서 추가요소를 포함하여 다시 리밸런싱이 되었고 또 한가지 변화한 것이 있다면 기존 16라운드에서 12라운드로 줄어든 것입니다. 도적이 약탈 칸에 들어가면 약탈 후 바로 다음 칸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매 라운드마다 도적이 하나의 일꾼놓기 칸을 막게 됩니다. 원래부터 12라운드가 더 적절한 길이라고 생각했기에 규칙의 변화가 매우 좋았습니다.

타르기에서 사용되는 자원으로 대추, 후추, 소금이 있는데요. 덥고 건조한 기후에서 자라는 야자나무에서 바로 이 대추들이 열리는 거라고 합니다. 야자나무에서 코코넛만 열리는 게 아니었어요. 오늘은 두바이에서 날라온 대추야자를 먹으며 플레이 하였습니다.

(2) 페이퍼링 듀얼

룸메이트끼리 서로 지가 좋아하는 벽지를 바르겠다고 싸우는 테마의 게임입니다. 와이프와도 몇 번 플레이 했던 게임인데 간단하면서도 최고의 묘수를 찾기 어려운 게임입니다. 그걸 보기가 어려워서 이길 수 있었는데 패스해 버리는 경우도 있어요. 같은 색이나 같은 모양을 한 줄로 만들면 그만큼 카드를 드로우 합니다. 처음에는 핸드에 3장을 가지고 시작 하는데 하다 보면 2장이 되기도 하고 4장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다 1장이 되고 GG

이 게임에서 핵심은 상대방의 핸드 수를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많이 가지고 있는 색이나 모양을 먼저 내 것으로 선점하면 당황하게 되지요.

이 게임의 또 다른 핵심은 나의 핸드 수를 늘려나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아요.

이 게임의 묘미는 한 턴에 3개의 빙고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한방에 승리를 거머쥐게 되는데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부어 3가지의 스타일을 만들 수 있는지를 매 턴 주의 깊게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테라포밍 마르스 + 두 확장

본판만 해보았던 테포마에 확장을 넣어 플레이 하였습니다. 테라포밍은 늦추면서 비너스로 승점을 얻어보려고 했는데 후반이 순식간에 끝난 느낌이었습니다.

카드로 점수를 좀 뽑긴 했지만 1대1로 하다 보니 에코기업 녹지+도시 사업 견제를 같이 할 사람이 없어 그쪽 점수를 크게 내주었네요.

(4) 대국

다음은 밥 먹고 와서 다른분들 기다리며 짧게 해볼 게임을 찾고 있었는데 제가 만든 또 다른 게임을 해보고 싶다고 하셔서 공성전 게임인 “대국”을 플레이 하였습니다.

심리전은 둘 다 헛다리를 집었는데 필드장악을 Griseo님이 더 잘 하셔서 이기셨네요.

승리하는 방식이 두 가지라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필드장악만으로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중간에 전략을 전환하셨다는데 그게 되어 신기했다고..

저는 왕과 왕자를 암살하는 쪽으로 노려보았지만 실패하였습니다 ㅠ_ㅠ

(5) 비블리오스

한 분이 도착하셔서 3인일 때 가장 빛을 발하는 비블리오스를 꺼냈습니다.

카드 한 장으로 2점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결국은 모두가 달려들었던 4점짜리 주사위를 획득하신 SJ님이 이기셨습니다.

비블리오스는 전반부에서 카드를 나누는 방식이 굉장히 독특하고 후반부 경매단계에서도 심리전이 펼쳐지는 묘~한 매력을 가진 간단한 카드게임입니다.

마지막까지 누가 이길지 모르는 점이 참 좋은 것 같아요. 마지막까지 모두가 “왠지 내가 이길 거 같아”라는 느낌을 가지게끔 만들거든요 ㅋㅋ

(6) 정령섬

4인으로 정령섬을 해보니 뇌가 가열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같이 하신 분들 모두 고통을 호소하였어요 ㅎㅎㅎ

그나마 “번개의 신속한 타격”이라는 정령은 빠른 권능을 많이 사용 할 수 있어서 괜찮아하셨던 것 같아요. 서로 여기 좀 긁어줘 저기 좀 긁어줘 하며 바퀴벌레 같은 확산력을 자랑하는 침략자들에 맞서 싸워나갔습니다.

중반이 지나면서는 정령들이 성장하여 숨통이 트이는가 했는데 바퀴벌레들의 번식력도 덩달아 성장하여 결국에는 오염으로 인한 패배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게임 세팅 할 때 피규어를 보면서 “아이 예쁘다~” 하셨는데 끝나고 나서 “아직도 예쁘세요?”라는 질문에 강한 도리도리를 시전하셨죠.

(7) 스컬킹 주사위 게임

의외로 평점이 좋지 않아서 별로 일거라 생각했던 게임입니다. 스컬킹 카드게임은 정~말 잘 만들어진 게임이고 2017년 저의 보드라이프를 풍요롭게 해준 게임 TOP5로 선정했던 게임이기도 하지요.

주사위 게임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는데 이날 해보게 되었습니다. 해보니 재미난 연출이 나오기도 하고 파티성도 있으면서 때때로 고민스러운 선택지도 주어지는 괜찮은 게임이었습니다.

사실 그렇게 많이 생각할 필요 없는 게임이라 가볍게 즐겼던 거 같아요. 다이스 게임이잖아요! ㅋㅋ 정령섬 이후 머리 식히는 역할을 잘 감당해준 친구였네요.

특수 주사위 개수가 더 많았더라면 전략적인 선택지가 늘어나서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두 개 사서 특수 주사위 개수를 늘리는 방법도 있어요…는 돈 낭비;;

(8) 카야낙 얼음낚시

스컬킹 다이스로 머리를 식혔지만 이번에는 좀 더 격렬하게 뇌를 쉬게 하고 싶어서 카야낙 얼음낚시를 하였습니다.

낚시는 요령이라고 했던가요..? 잘 잡는 사람만 계속 잡고 못 잡는 사람은 어떻게 해도 안되더군요. 심지어는 구멍에 물고기를 다시 풀어 넣고 잡으려 해도 다 도망가고 없어요.

운명의 장난질을 보면서 배꼽 잡았습니다. 푸슉푸슉 구멍 뚫는 맛도 있어요. 부푼 기대를 가지고 바늘을 넣었는데 허탕 칠 때의 그 허탈함.. 세상을 다 잃은 표정.. 넘나 좋은 구경이었습니다.

마지막은 너도!나도!를 외치며 마무리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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