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굴너굴

블로그

쪽지

[삼삼리뷰] #210 - 인덜전스 리뷰 : "나도 좀 사자 제발..."

2,028 조회

2018.05.25 23:59

발매년도 : 2017년

게임 타입 : 트릭테이킹

플레이 타임 : 40-60분

플레이 인원 : 3-4인

=====

시작하며

=====

오랜만에 트릭테이킹 게임을 리뷰하는 군요. 트릭테이킹 게임은 웬만해선 실패하는 일이 없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게임보다 뛰어난 인상을 주는 편도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Not bad ~ Quite good 사이를 오가는 편인데, 인덜전스는 어떤 평을 받게 될지 함께 살펴봅시다!

=====

규칙

=====

인덜전스는 트릭테이킹 게임입니다. 앞 사람이 낸 카드를 보고 수트(모양)을 따라서 낸 뒤 숫자의 크기를 비교하여 승패를 비교하고 트릭(플레이어들이 낸 카드)을 가져가는 방식을 뜻하지요.

게임은 일정 금액의 플로린(돈)을 가지고 시작하며 누군가 돈을 모두 잃지 않는 한 총 3 라운드(각 플레이어마다 군주를 3차례씩 함)에 걸쳐 진행되며, 게임 종료시 소지한 금액에 따라 승패를 가립니다.

군주 역할을 맡은 플레이어는 포교령을 한장 뽑아 총 3의 포교령이 바닥에 깔리도록 합니다. 그리고 카드를 똑같이 나눠 받은 뒤 어떤 포교령으로 게임을 진행할 지 결정하죠. 여기에서 포교령이란 게임에서 해서는 안 될 행동(특정 트릭을 가져가는 행위 등)을 지시하는 특별 규칙을 뜻합니다.

군주의 왼쪽부터 포교령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죄악을 저지를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죄악은 선택한 자는 포교령 카드를 뒤집어 죄악 규칙에 따라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죄악을 저지른 플레이어는 1회용 면죄 반지를 얻게 되는데 이 반지를 사용하면 자신의 내려놓은 카드를 10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계속 트릭테이킹을 진행하여 모두 카드를 사용하고나면 포교령 / 죄악 카드에 나와있는 대로 돈을 지불하거나 거둬들입니다. 그리고 다음 플레이어가 새로운 군주가 됩니다.

=====

감상

=====

요즘 스컬킹, 슈티헤른, 보틀임프를 하도 많이 즐겨서 조금씩 지루함 & 진부함을 느끼기 시작 했습니다. 그 와중에 만난 인덜전스는 트릭테이킹에 대한 재미를 다시금 일깨워 주었는데요. 인덜전스가 가진 재미와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 해봅시다.

1. 기본에 충실한 정통파 트릭테이킹

인덜전스는 정통파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트릭테이킹의 왕도를 따르고 있습니다. 복잡한 특수 카드는 일절 없으며 카드의 강약은 리드 수트만으로 결정 합니다. 점점 규칙이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는 현대식 트릭테이킹과는 정반대의 노선을 타고 있죠. 이렇게 기본에 충실한 게임은 설명이 수월한데다 자극적인 맛이 덜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트릭테이킹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아 이것이 트릭테이킹이구나’ 하는 인상을 깔끔하게 전달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

물론 시중에 훌륭한 트릭테이킹 게임은 많이 나와있습니다. 감점을 피하기 위해 / 먹이기 위해 복잡하게 꼬아 생각해야 하는 슈티헤른, 카드의 강약 및 패 분석을 정확히 해야 하는 스컬킹, 먹을 때 먹고 빠질 때 빠져야 하는 타이밍을 칼 같이 노려야 하는 보틀임프. 하나 같이 훌륭한 게임들이지만 아무래도 자극적인 맛이 강한데다 일반 트릭테이킹에선 찾아볼 수 없는 변형 규칙이 많기에 초심자들에게 트릭테이킹의 뿌리를 가르치기 위한 입문용으로 적합하진 않습니다.

그렇다고하여 인덜전스가 평범한 게임이느냐? 그것은 아닙니다. 후술 할 포교령 때문이예요.

2. 포교령의 딜레마

이 포교령이라는 컨셉이 상당히 재밌습니다. 매 라운드마다 군주 역할을 맡은 플레이어가 3가지 포교령 중 하나를 고릅니다. 그리고 왼쪽사람부터 시작하여 포교령을 따를지 아니면 죄악을 저지를지 선택을 하게 되죠.

대체로 군주는 본인에게 유리한 포교령을 선택 합니다. 포교령을 어긴 자들에게 삥(…)을 뜯어낼 심산이기 때문이죠. 플레이어들은에겐 무난하게 포교령을 따르며 머리를 숙일 것인가. 아니면 위험을 감수하고 죄를 범함으로써 막대한 이득을 노릴 것인가. 두 가지 선택지가 존재 합니다.

군주가 되어 돈을 뜯어낼 계획을 세우는 것도 재밌지만, 피해자가 될지 반역자가 될지 선택하는 쪽도 상당히 재밌더군요. 머리를 숙이고 포교령을 따르기로 결정한다면 군주에게 삥(…)을 뜯기지 않기 위해 계획을 짜야하고, 죄를 범하기로 결정했다면 절대반지(…)와 함께 압도적인 힘으로 모두를 굴복 시킬 계획을 짜야 하거든요.

매 라운드마다 바뀌는 포교령은 같은 패를 들고도 게임을 다르게 운영하도록 유도 합니다. 사실상 매 라운드마다 비슷한 생각을 해야 하는 다른 트릭테이킹 게임에 비하면 꽤 신선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어요.

3. 1~9 라는 좁은 범위

트릭테이킹은 단순한 카드게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카드카운팅을 기반으로 한 두뇌 싸움이기도 합니다. 어떤 카드가 남았는지 전혀 기억하지 않는 플레이어와 어떤 카드가 남아있어 내게 위협이 될 수 있는지 파악하고 있는 플레이어의 실력차이는 상당하지요.

일반적인 트릭테이킹은 1부터 13이라는 상당한 폭의 숫자 범위를 사용하는데 비해, 인덜전스는 1에서 9라는 상당히 좁은 범위의 숫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카드 카운팅이 쉽지만 반대로 눈치 싸움이 더욱 격렬 합니다. 농구로 비유한다면 하프코트에서 정신없이 공수를 바꿔가며 다투는 꼴이요. 복싱으로 친다면 어깨를 맞댄채 근접전으로 치고 박는 셈입니다.

타 트릭테이킹 게임에 비하면 인덜전스 내 카드카운팅은 그 치열함이 더한 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게임 내내 손가락을 까딱이며 쉴새없이 무슨 카드가 빠졌는지 생각해야 했는데, 피곤하긴 커녕 그 긴장감 때문에 훨씬 더 트릭테이킹의 재미가 느껴지더군요. 아주 만족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

자, 그럼 인덜전스가 가진 단점에 대해 알아봅시다.

1. 카드빨이란 이름의 운명

최근 트릭테이킹 게임은 나름의 방법으로 운을 보정하려 합니다. 좌 / 우 / 맞은편 사람에게 카드를 한장씩 건네주거나, 가져올 수 있는 트릭의 수를 정확히 예측해야 하거나, 일부러 한명에게 감점을 몰아주는(…) 식으로 말이죠. 그러나 인덜전스엔 그런 요소가 전혀 없습니다. 좋은 패가 들어오면 큰 노력 없이도 슛 더 문(한 종류의 패를 모두 모으는 것)을 하거나 포교령/죄악의 조건을 가볍게 달성 할 수 있지요. 뭐 카드게임인만큼 카드 운이 아예 배제 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니 게임의 재미를 망칠 정도의 단점은 아닙니다.

2. 카드가 큰건 좋은데…

일러스트에 공을 들인만큼 보여주고 싶단 욕심은 이해가 갑니다만… 카드가 좀 과하게 크지 않은가? 싶은 느낌을 줍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손 안에 들고 있는 패가 9장 남짓으로 상당히 적기 때문에 손에 쥐는데 불편함은 없었어요. 그래도 휴대성을 충분히 살렸다면 들고다니며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카드의 한쪽 구석에만 가문(수트) 마크가 그려져 있습니다. 펼치는 방향에 따라선 가문의 모양과 숫자가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요. 카드를 오른쪽으로 펼치는 분들은 불편함이 없겠으나, 카드를 왼쪽으로 펼치는 분들은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 있겠습니다. 왜 한쪽에만 숫자와 가문 마크를 박아넣은건진 잘 알 수가 없네요.

그 외에 카드 퀄리티나 동봉된 반지의 품질은 가성비가 꽤 좋은 편입니다.

인덜전스는 단 한번 즐겨보고 구매하기로 결정 했을 정도로 재밌게 즐긴 작품입니다. 트릭테이킹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매 라운드마다 미션이 주어지고 결과에 따라 상대방에게 돈을 지불한다는 개념과 군주의 포교령을 어기고 죄인이 되어 독자적인 미션을 수행한다는 점이 아주 흥미로웠거든요. 특히 숙련자 규칙에선 황제의 칙령이란 카드를 통해 포교령 3개 혹은 죄악 3개를 모조리 적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성공/실패 여부에 따라 상당한 금액의 돈이 오가기 때문에 굉장히 스릴 넘치더군요. 기본게임도 충분히 좋지만 이런 극단적인 게임의 진행도 꽤나 색다르게 느껴져 참 좋았습니다.

다만 이렇게나 재밌게 즐긴 작품인데 손에 넣기란 여간 힘든게 아니네요. 처음 인덜전스를 즐긴 이후 구매 하려고 최소 반년 이상을 벼르며 지내왔지만 소식은 없고… 그나마 최근 캐나다 상점에 입고 되었는데 귀신처럼 냄새를 맡고 찾아온 게이머들 때문에 순식간에 눈 앞에서 품절 되는 통한의 경험까지 해야 했습니다.

스컬킹, 슈티헤른, 보틀임프처럼 규칙을 크게 뒤틀지 않고 정통파 규칙을 따르더라도 충분히 재밌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걸 보여준 작품입니다. 추천 합니다.

아아… 다음 입고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요?

블로그 :: https://www.raccooncave.com/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