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하고 싶었던 게임들을 배워봤습니다.

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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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5-11 오후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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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잨씨입니다.

보드게임으로 맺어진 지인분께서 저에게 가이아 프로젝트와 엘드리치 호러를 가르쳐주신다고 하여, 석촌호수쪽에 있는 고전게임까페를 방문했습니다. 보라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모임 3곳 정도가 이곳을 근거지로 삼고 계시죠.

다른 보드게임 까페와 비교해서 게임들이 정말 엄청 많더군요. 최신작, 시리어스 게임, 전략게임 할 것 없이 제가 눈여겨 보고 있었던 게임들이 거의다 있었습니다. 정말 투자를 많이 하신 곳 같습니다;

위에 찍힌 것이 일부밖에 안되요.

수요일 저녁에 가서 사람이 별로 없어서 쾌적하게 게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밥을 먹고 올 필요가 전혀 없었는 데 (김치볶음밥을 먹었어야 했는 데) 이미 저녁을 먹고와서 바로 지인분을 만나 게임을 해보았습니다.

<엘드리치 호러>

엘드리치 호러 같은 경우, 저에게는 영문판이 있으나. 외국인 친구에게 선물을 받고는 한번도 돌려본 바가 없어서 도통 어떻게 게임 플레이를 해야 하는 지 1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박스를 까보니 정말 저 거대한 테이블을 거의다 덮는 어마무시하게 큰 보드판이 나오더라구요. (너무 커!) 일반 까페에서는 생각도 못할 녀석이죠.

저는 모험가 레오 엔더슨을 데리고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용역 깡패를 달고 다니는 거친 사나이(...)였죠. 나중에는 도벽이 생겨 물건을 훔치다가 시드니 경찰들에게 잡혀 감옥도 다녀왔습니다(아 인생)...

그러다가 '끔찍한 고문'을 받을 뻔 했는 데, 겨우겨우 딜을 잘해서 풀려났었죠.

시드니에서 뱀파이어와 사투를 벌이다가 차원의 문을 닫고 뱀파이어는 도망치고...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들의 연속이었습니다.

게임을 해보니 제가 외국에서 해봤던 '천일야화'가 생각나더군요. 프로세스가 상당히 비슷하며, 테마와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최상의 게임일 듯 싶네요. 제가 그런 게이머라 이야기와 사건들을 꼬박꼬박 읽으며 무척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천일야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엘드리치 호러는 카드로 여러 사건들을 서술하는 데 반해, 천일야화는 백과사전...두께의 책을 던져주죠... 알아서 찾아 읽어.)

이런 류의 게임이 저에게 맞는 것 같습니다. 뭔가 사건의 아귀가 계속 맞으며 사건이 발생할 때 지금까지 있었던 여러 로그들과 합쳐져 거대한 이야기를 이루는 류의 게임을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글 계속 읽기 싫어하시고, 이야기보다는 게임의 승패나 전략 승부, 게임 조작에서 오는 재미 등등을 선호하시는 분들에게는 맞지 않는 게임 같아 보입니다.

단숨에 제 위시리스트(제 지갑을 노리는 흉악한 악당들)에 등록!

<가이아 프로젝트>

가이아 프로젝트는 너무 정신없이 배워놓은 터라 사진조차 못 찍었습니다. 집중하느라고;; 설명하시는 지인분께서도 지쳐서(ㅡㅜ) 그로기 상태로 설명을 해주셨답니다. 아이콘들이 나름 직관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으나, 문제는 인터페이스였다고 봅니다. 중요하게 '함께' 봐야할 정보들이 테이블 여기저기에 멀찍멀찍 산재되어 있습니다.;; '이게 뭐였지? -> 어디에 정보가 있었지?'라는 과정에서 한참을 찾게 되네요. 여기봤다가 저기봤다가...

종족마다 강점으로 있는 특성들에 맞춰 이를 간파해내고, 우주를 항해하며 연방체를 만들어내는 재미, 칩과 퍽을 통해 '이번 라운드에는 내가 뭘 좀 할 수 있겠어!'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주는 것에 재미요소들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여러 선호요소들을 많이 비껴나가면서, 뭐랄까, '이런 게임 같다'라는 부분들이 실제로 해보니까 많이 다르더라구요. 익숙해지면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뭔가 제 성향이라는 맞지 않는 게임이었던 것 같습니다. 룰 전체를 해박하게 알고, 전략들을 여러가지 파악해 놓은 상태에서는 점수 승부로 다른 플레이어들과 경쟁을 할 수 있겠습니다만, 제가 그 정도로 이 게임을 파고들것 같지도 않고, 주변 친구/지인들이 이쪽 계열의 게이머들이 아닌 지라, 실용성이 없어보였습니다. ㅜㅜ 저에게는 학습난이도, 게임 난이도 둘다 높았던 것 같습니다. (버건디는 그나마 학습난이도가 낮았는데...)

PS: 저에게 시간을 선뜻 내주셔서 즐거운 게임 플레이 시간을 가지게 해주신 지인 분께 감사드립니다. 일 끝나고 오셔서 피곤하셨을 텐데 두 게임을 설명해주시느라 에너지 고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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