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 - 조라쿠 리뷰 : "아아, 신들이시여! 누가 이런 괴물을 만들었단 말인가!"

너굴너굴

2,471

2018-3-26 오후 5:01

IP: 24.84.***.***

블로그 방문

팔로우

BEST

쪽지발송

내용 댓글4

발매년도 : 2013년

게임 타입 : 트릭테이킹, 영향력

플레이 타임 : 45-60분

플레이 인원 : 3-4인

=====

시작하며

=====

최근 열심히 즐기고 있는 게임이 하나 있습니다. 조라쿠라는 간단한 트릭테이킹 게임인데요. 어떤 게임인지 살펴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봅시다.

=====

규칙

=====

플레이어들은 3라운드에 거쳐 전쟁을 벌입니다. 트릭 별로 승자를 결정하는 카치도키 점수와 라운드 별로 지역 점수 따게 되며 최종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딴 사람이 승리합니다.

플레이어들은 다이묘 카드를 무작위로 뽑아 해당 번호 위에 자신의 다이묘 토큰을 올려놓습니다. 그리고 카드를 동일하게 나눠 받은 뒤 좌측 사람에게 두 장의 카드를 넘깁니다. 그리고 카치도키를 가진 사람부터 차례를 진행 합니다.

선 플레이어가 카드를 낸 뒤 카드의 숫자에 따라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1) 해당 번호의 지역에 최대 3개의 사무라이 토큰 올려놓기

2) 다이묘 이동(2AP), 사무라이 이동(1AP), 다이묘를 이용하여 상대방 사무라이 1개 제거(1AP) 중 카드의 숫자만큼 수행

닌자 카드는 숫자가 없는 대신 6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이자 카드 전역에 최대 3개의 사무라이를 놓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 사람은 동일한 색상의 카드 중 한 장을 내야 합니다. 없다면 아무 색의 카드나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든 사람이 카드를 내고 행동을 완료 했을 때 가장 높은 숫자를 낸 사람이 해당 트릭을 승리한 사람이 카치도키 카드를 가져가며 해당 플레이어의 다이묘 토큰이 있는 곳에서 전투가 벌어집니다.

다이묘 토큰은 2로, 사무라이는 각 1로 계산하여 해당 지역에서 가장 군사력이 높은 사람 3명이 카치도키 점수를 차등 지급 받습니다.

이렇게 승리한 사람이 카드를 내려놓고 행동을 함으로써 다음 트릭을 시작하며, 모두가 카드를 완료하면 라운드 점수 단계에 들어갑니다. 카치도키와 마찬가지로 지역에 따라 점수를 차등 지급하되, 모든 지역을 하나씩 훑으며 점수를 지급 합니다.

3 라운드가 되면 게임이 끝나며 가장 높은 점수를 가진 사람이 승리합니다.

=====

감상

=====

가끔 뜬금없는 두 시스템이 만나 독특한 게임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TCG + 백 빌딩이 만난 다이스 마스터즈와 덱빌딩 + 액션 포인트가 만난 클랭크! 가 대표적인 예네요. 오늘은 액션 포인트 + 트릭테이킹이 만난 조라쿠에 대한 이야기를 해봅시다.

1. 액션 포인트와 트릭테이킹의 만남

액션 포인트와 트릭테이킹. 참으로 신묘한 조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주어진 포인트를 알뜰살뜰 침착하게 사용하는 액션 포인트와 남은 카드를 머리 속에서 세어가며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트릭 테이킹. 온도가 다른 두 게임이 만나 불협화음을 만들 것 같지만 생각보다 잘 어우러져 깜짝 놀랐어요.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액션을 처리하기 때문에 더딘 느낌을 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다이묘 이동 (2AP) / 사무라이 이동(1AP) / 사무라이 제거(1AP) 라는 간단하고 제한된 선택지와 트릭테이킹에 사용되는 숫자의 범위가 1~6에 국한되어 빠른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액션을 이행하는 대신 병력 생산에 치중하는 경우도 있기에 생각보다 쾌활한 진행을 보입니다.

특히 액션 포인트와 트릭 테이킹의 조합에서 나온 숫자의 변화무쌍함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액션포인트이든 트릭테이킹이든 각 시스템에서 숫자는 한 가지 의미만을 가집니다. 할 수 있는 액션 수. 상대를 짓밟을 수 있는 힘. 그 뿐이죠. 그러나 조라쿠에선 두 시스템이 만나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가지게 됩니다. 이 흥미로운 변화에 대해선 다음 장점과 함께 이야기 해볼까요.

2. 전쟁의 흐름

시간이 흐를수록 전쟁의 불길은 교토로 번져갑니다. 중요한듯 보이던 변방의 전투는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를 잃고, 반대로 전쟁의 영향이 미미했던 수도권 지역은 어느순간 중요한 격전지로 떠오르지요. 이러한 전쟁의 흐름에 따라 각 카드가 가진 숫자의 가치는 점차 달라집니다.

게임 초반에 있어 1~2는 변두리 지역에 사무라이를 투입하여 점수를 먹는게 고작입니다. 액션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지만 큰 영향을 주지 못하죠. 그러나 후반이 되면 교토 근처에 사무라이를 즉각 투입하며 종반의 전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초중반에 약하지만 후반에 크게 강해질 수 있는 카드 입니다.

5~6은 초반부터 변두리 지역에 사무라이를 투입하거나 적극적으로 다이묘와 사무라이를 움직이며 점수 쟁탈전을 벌이는데 도움을 줍니다. 후반부에도 다이묘와 사무라이를 도심지로 움직이는 중요한 역할을 맡죠. 그러나 후반부에선 교토에서 가장 먼 곳에 사무라이 투입하기 때문에 병력 증강의 효율이 크게 나빠집니다. 결국 병력 운송용/상대 병력 제거용으로만 쓰이게 되는데, 활용의 폭이 절반 가까이 깎여나가는 셈이죠. 초중반에 매우 강하지만 후반엔 크게 약해질 수 있는 카드 입니다.

닌자는 일본 전역에 사무라이를 투입할 수 있는 카드 입니다. 병력이 열세인 곳에 사용하여 전투의 향방을 한 방에 뒤집을 수 있는 카드인데다 게다가 상대방의 6을 짓밟을 수 있기 때문에 카치도키를 노리는데도 유용하죠. 그러나 병력이 모두 투입된 상태에선 가치가 전혀 없기 때문에, 계획 없이 사무라이를 투입했다간 닌자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처음 게임을 접했을 때 1~2은 쓸데없는 카드라고 생각했습니다. 게임 내내 1~2를 받으며 인해 빌빌 대던 상대방이 후반부에 1~2를 연타로 내려놓으며 고득점을 챙기더군요. 이렇게 전쟁의 흐름과 함께 카드의 역할이 달라지는 걸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3. 마지막 턴 잡기

트릭테이킹에 있어 선을 잡는 과정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특정 색을 집요하게 사용하며 상대방의 손에서 강제로 해당 색을 뽑아낸 뒤 보잘것 없는 카드로도 다수의 트릭을 따내며 우위를 점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조라쿠는 특이하게 마지막에 턴을 잡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카치도키 입니다. 트릭의 승자가 결정되면 해당 플레이어의 다이묘가 있는 곳에서 소규모 전투가 벌어지고 3명의 승자를 가립니다. 해당 지역의 병력 수에 따라 점수를 차등 지급 받지요. 5~6회의 트릭테이킹을 통해 전부 1등을 차지했다면 무려 15~18점을 먹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카드를 내는 사람이 완급 조절을 하며 전세를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늦게 낼 수록 선택지가 많아서 유리합니다.

두번째 이유는 라운드 종료 때마다 주어지는 지역별 점수 입니다. 카치도키와 마찬가지로 가장 마지막에 카드를 낸 사람이 전세를 결정할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1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중요한 영토싸움에서 승리하거나, 어찌해도 패배가 확실하다면 차라리 분쟁이 적은 지역에 병력을 대신 투입하여 작은 점수라도 따내는 등 선택의 폭이 넓지요.

계속해서 주인이 바뀌는 카치도키. 한 방을 위해 마지막 턴잡기 눈치싸움. 두 특징 모두 게임을 재밌게 만들어주는 요소들이었습니다.

자, 그럼 단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1. 헷갈리는 스코어링 트랙

조라쿠는 두 가지 버전이 존재하는 것으로 아는데, 스코어링 트랙 디자인 문제는 TMG 만의 문제입니다. 스코어링 트랙이 ㄹ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렇다보니 일반적인 게임을 통해 한방향으로 점수 큐브를 미는데 익숙해진 사람들은 점수계산 도중 방향 착오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줄마다 방향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어느쪽이 점수가 높아지는 방향인지 꾸준히 확인해야 하죠. 익숙해지면 크게 거슬리는 문제점은 아닙니다만, 구태여 ㄹ 모양으로 스코어링 트랙을 디자인해야 했었나? 싶은 의문은 듭니다.

2. 비슷한 느낌

트릭테이킹은 변화무쌍한 게임 입니다. 누가 언제 어떤 카드를 내느냐에 따라 상황이 계속 변화하죠. 그러나 조라쿠엔 흐름이 존재 합니다. 다이묘와 사무라이가 교토를 향해 슬금슬금 이동하는 방식이다보니 초반부는 4~6 지역에서. 중반부는 2~4에서. 후반부는 교토~2에서. 하는 식으로 전쟁이 벌어지죠. 이 일관된 흐름을 역행하면 점수 싸움에서 밀리기 때문에 모두가 비슷한 전략을 취하게 됩니다. 매 게임이 사뭇 비슷한 느낌을 주게 되죠. 4~5번쯤 하니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디자이너도 이 문제를 느낀 것인지 아니면 게임의 수명을 늘리려는 건지 다양한 변형 규칙 카드를 게임에 넣어두었습니다만 역시 한계는 보입니다.

3. 더딘 진행

위에서 진행이 보기보다 빠르다고 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보기보다’ 입니다. 액션포인트를 배분하여 행동을 취하는 게임 특성 상, 카드를 낼 때마다 잠시 게임이 중단 되는 느낌은 있습니다. 자기 차례를 빠르게 진행하는 사람들끼리 즐긴다면 쾌적한 게임이 되겠지만, 장고를 하는 사람이 1~2명 정도 끼어있다면 상당히 더딘 진행을 보일 것 같습니다.

트릭테이킹 게임은 계륵 같습니다. 세상에 다양한 트릭테이킹 게임이 나와있고 저마다 차별화 된 특징을 가지고 있기에 모두 구입하여 해보고 싶지만… 워낙 트릭테이킹이 서로 닮아있다보니 ‘구태여 사지 않았어도…’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위자드, 위자드 익스트림, 스컬킹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예죠.

그런 점에서 조라쿠는 액션포인트와 트릭테이킹의 조화라는 확연한 개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입 해볼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죠. 특유의 뚝뚝 끊기는 흐름이 모두에게 맞진 않는데다 일관된 흐름이 일부 게이머들에겐 나쁜 인상을 주겠지만 제겐 충분히 좋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가격 대비 이 정도 게임성이라면 훌륭하네요.

블로그 :: https://www.raccooncave.com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

팔로우

피드

저장

너굴너굴

님에게 댓글 작성

댓글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