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프로그래밍과 폼페이 탈출 (사랑방 번개 180311)

1,549 조회

2018.03.12 01:58

안녕하세요. 레이지니입니다.^^

오늘은 사랑방에서 낮부터 마작을 처음 하시는 분들에게 알려드리는 날이었습니다. 제가 마작을 알려드리고 있을 때, CG님과 SM님이 오셔서 열심히 정령섬 2인플을 하기 시작하셨죠. ㅎㅎ
마작 강좌가 끝나고 어슬렁거리다가 정령섬을 정리하고 저녁을 먹고 돌아오신 두 분과 가볍게 3인플을 두 게임 했습니다. 이때닷! 하고는 제가 최근에 구매하고선 돌려보지 못한 게임 2개를 룰 설명해드리고 플레이했습니다.^^

1. 쌍둥이 양철 로봇

로봇 2개를 동시에 조종해서 크리스탈을 더 많이 본부로 옮겨서 점수를 얻는 프로그래밍 게임입니다. 중요한 것은 로봇 2개가 매 턴마다 프로그래밍대로 움직이는데, 매 턴마다 프로그래밍을 고칠 수 있는게 1번이라는 겁니다. 그게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에게 고민과 좌절을 안겨주는 핵심입니다. ㅋ 두 로봇이 매 턴마다 움직이는데 그 움직임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매 턴마다 한 명이라는 뜻이거든요. 상당히 영리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로봇 2개와 본부 1개를 지도에 배치해두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자기 턴이 오면 프로그래밍 행동을 1번 하고나서, 두 로봇을 프로그래밍된 대로 작동시킵니다. 프로그래핑 행동이라는 것은 로봇에게 행동을 1개 추가하기, 로봇의 행동 1개를 제거하고, 로봇의 행동 모두를 제거하고, 로봇의 행동 2개를 서로 순서를 바꾸기 중에 하나입니다.

하나의 로봇만 신경쓰면 다른 로봇은 놀고 있거나 이상한대로 가기 쉽상입니다. 두 로봇이 모두 효율적으로 행동하게 하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ㅋ

게임은 중앙에서 새로운 크리스탈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중앙이 중요해보였습니다. CG님이 중앙과 자기 본부 옆에 로봇을 두고 가만히 서서 돌면서 본부로 크리스탈을 전달해서 나르는 루트를 만드셔서 중후반 이기셨던 것 같습니다. 이 게임에서 행동 중에서 앞에 있는 로봇을 조종하는 Zap 행동이 있는데, 이 행동으로 대상 로봇을 내가 원하는 행동 1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 로봇 2개를 서로 연결되게 하는 전략이 꽤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로보랠리 같은 프로그래밍 게임이지만, 로보랠리가 서로 충돌하면서 어긋나면 꽤나 영향이 큽니다. 반면, 이 게임은 서로 상호작용이 있긴 하지만, 그조차 상대의 프로그램을 대부분 알고 있는 상태인지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상대를 방해하는 것 자체보다 내 로봇 2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운용하느냐가 더 중요한 게임이었습니다. 웃음이 터지는 파티스러운 게임이 아니고 원하는데로 딱딱 맞게 진행되도록 2~3수 앞을 보고 프로그래밍해야하는 게임이었네요. 먼가 다시 해보고 싶은 욕구가 올라오네요. 다시 해서 다음번엔 좀 더 원하는데로 딱딱 돌아가게 잘 프로그래밍해보고 싶네요.

3인플도 나쁘지 않았고, 4인플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4인플이 좀 더 맵이 좁아져서 상호작용이 강할 것 같네요. 다음번에 기회가 오면 4인플로 해봐야겠습니다. 익숙해지면 숙련자 규칙으로도 해보고 싶지만, 일단 기본 규칙으로 전 좀 더 해봐야겠네요. 5~6인플이라고 게임이 크게 달라질 거 같진 않습니다. 다만 자기 차례가 오는게 좀 늦어져서 누군가 장고한다면 5~6인플은 조금 게임이 길어지지 않을까 싶네요.

2. 폼페이의 멸망

지난번에 룰만 설명하고 구경했는데, 이번에는 직접 플레이 해봤네요. 3인플이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4인플이 조금 더 사람들로 도시가 미어터지지 않았을지..ㅋㅋㅋ

이 게임은 전반부는 도시로 자기 시민을 많이 넣어야 합니다. 각자 손에 4장의 건물 카드를 받습니다. 자기 턴에 카드 1장을 써서 해당 건물에 자신의 시민을 넣고, 새로 카드를 보충하는게 끝입니다. 그러다가 폼페이 화산이 위태로워진다는 신호가 뜨면, 그때부터는 건물에 시민을 넣을 때, 추가 시민을 다른 건물에 배치하는 규칙이 적용됩니다. 그리고 중간에 화산 폭발의 조짐이 보일 때마다, 다른 플레이어의 시민 한 명을 화산에 재물로 던져(?)버릴 수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그러다 화산이 폭발한 순간, 모든 카드를 박스에 넣고 이제 게임의 후반이 시작됩니다. 각자 턴에 용암 타일을 뽑아서 해당 타일에 맞는 원하는 곳에 배치하고 자기 시민 2명을 이동시킵니다. 이동규칙은 간단합니다. 자기 시민이 출발하던 칸에 있는 총 시민 숫자가 이동할 수 있는 칸수가 됩니다. ㅎㅎ 그래서 먼저 탈출하면 뒤에 남겨진 사람들은 그만큼 느려지죠.

자기 턴마다 용암 타일로 다른 사람의 시민을 탈출 못하게 막으면서 내 시민을 어떻게 하면 안전한 곳으로 탈출시킬 수 있을까 가벼운 고민하면서 즐겼습니다.

게임은 이번에도 CG님이 1등하셨네요. 9명 탈출! 저와 CM님은 8명을 탈출시켰는데, 화산에 제물로(?) 바쳐진 시민이 제가 더 적어서 제가 2등을 했습니다. ㅎㅎㅎ

40분 정도면 끝나는 빠른 플레이 타임과 쉬운 규칙, 몰입하기 좋은 테마가 갖춰진 매우 맘에 드는 입문용 보드게임입니다. 초심자분들에게 자주 영업용으로 써먹을 것 같네요.

새로산 해보고 싶던 두 게임을 돌려서 기분 좋게 일요일 번개를 마쳤네요. 아직 못돌린 게임들도 어서 돌려볼 기회를 찾아봐야겠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