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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 메모아르 리뷰 : "그대여, 인생은 존버라네"
너굴너굴 쪽지보내기   | 조회수 939 | 추천 2 | 작성 IP: 24.84.***.*** | 등록일 2018-03-05 01: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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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아르!

 (2017년)
Memoarrr!
평가: 2 명 팬: 2 명 구독: 1 명 위시리스트: 1 명 플레이: 20 회 보유: 23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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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년도 : 2017년

게임 타입 : 기억력

플레이 타임 : 10-20분

플레이 인원 : 2-4인


 

=====


시작하며

 

=====
 
제겐 소중한 책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카아드 게임 모음집’ 인데요. 약 20여년 전에 구입한 이 책은 90년대 중반의 냄새가 물씬 담겨있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상세한 내용을 다루고 있죠.

 

간단한 솔리테어 게임부터, 2인 전용 게임, 3인 전용 게임, 브릿지 / 휘스트 / 나폴레옹 같은 클래식하고 잘 알려진 게임 규칙까지. 얼핏 기억하는 것으로도 약 80여개의 게임이 담겨 있었습니다. 뜨거운 여름 날, 등짝에 쩍쩍 달라붙는 장판에 누워 게임 모음집과 D&D 베이직을 읽으며 게임하는 장면을 상상하는건 어렸던 저의 낙이었지요.

 

그 책에는 신경쇠약이라는 게임이 담겨 있었습니다. “카드를 늘어놓고 두 카드를 뒤집어 짝을 맞추는 게임” 하면 “아~~ 그거!” 하고 반응이 나오는 유명한 게임이죠. 그런데 이런 신경쇠약에 현대식 변화를 준 작품이 나왔네요. 오늘은 간단한 기억력 게임인 메모아르를 리뷰합니다.

 

 


=====

 
규칙

 

=====

 



 
게임 중앙엔 총 24장의 카드가 5×5 형태로 깔립니다. 가운데에는 보물 카드가 잠들어 있고 그 위를 인원 수 – 1 만큼의 화산 카드가 덮고 있는 형태이죠.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앞에 놓인 3장의 카드를 확인합니다. 이것을 플레이어 카드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리고 시작플레이어는 플레이어 카드를 제외한 다른 카드 한장을 뒤집습니다. 이렇게 첫 라운드가 시작됩니다.

 

 



 

 

다음 플레이어는 다른 카드 한장을 뒤집어야 하는데, 이렇게 새로 뒤집은 카드는 반드시 방금 전 카드와 동물 또는 색이 일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전 카드가 노랑-펭귄이었다면 새로 뒤집은 카드엔 노랑색이 있거나 펭귄이 있어야 하죠. 성공했다면 이제 다음 사람이 방금 뒤집은 카드와 조건이 들어맞는 카드를 찾아내야 합니다.

 


 

이 조건을 지키지 못하면 그 즉시 해당 라운드에서 탈락하며 중앙에 놓인 화산 카드를 가져갑니다. 이렇게 반복하다 1명만 남으면 해당 라운드에서 승리하고 중앙에 쌓여있는 보물 카드를 한장을 가져와 자신의 앞에 놓습니다. 이 카드엔 빨간색 루비가 그려져 있는데 루비의 갯수가 곧 승점입니다.

 

화산에 그려진 새의 수가 가장 많은 사람이 다음 라운드의 시작 플레이어가 되며, 총 7라운드를 반복하면 게임이 종료 됩니다. 보석이 가장 많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게임엔 두 가지 숙련자용 규칙이 담겨있습니다. 첫째는 캐릭터 능력입니다. 카드를 뒤집어서 살아남을 때마다 해당 카드에 그려진 동물의 능력을 쓸 수 있습니다. 다른 카드를 확인하는 펭귄, 특정 카드를 일시적으로 막는 바다 코끼리, 위치를 바꾸는 문어, 한번 더 턴을 진행하는 게가 있지요.

 

또 하나의 규칙은 승점 카드를 무작위로 섞지 않고 4-3-3-2-2-2-1-1 순서로 놓는 것입니다. 카드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이길 수록 더 높은 점수를 가져가게 되는 방식이죠.

 

 

=====

 
감상

 

=====
 
간단한 게임인만큼 큼직한 것들만 언급해도 게임 전체를 다룰 수 있을 것 같네요. 자~ 메모아르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 해봅시다!

 

 

1. 존버(존X 버티기) 정신

 


 

메모아르는 폭탄 돌리기 게임입니다. ‘나만 아니면 돼’ 정신으로 버티는 게임이기 때문에 한 장이라도 더 암기하려 하게 되죠. 그런데 카드를 외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동물뿐이라면 어떻게든 전체를 외울 수 있지만, 색까지 함께 외워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머리 속에서 뒤섞이기 시작하거든요. 특히 3~4차례 연속으로 즐기고 나면 이전 게임과 지금 게임이 겹치기 시작하며 혼란이 오기 시작합니다. "어? 이거였나? 아니데? 전 게임이었나? 그럼 아까 뒤집은건 뭐였지?" 하고 찾아오는 혼란스러움. "안돼... 이번에 버텨야 해..." 하고 꾸역꾸역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 폭탄을 다음 사람에게 넘겼을 때의 안도감. 색다른 재미를 주더군요. 

 

메모아르가 가진 또 다른 재미는 역시 카드가 기억나지 않는 절체절명의 순간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을 땐 존버 정신과 운빨(…)로 한턴 한턴 버텨야 합니다. 머리를 쥐어 짜내며 간신히 턴을 넘겼더니  다른 플레이어들이 여유있게 정답카드를 뒤집고 다시 제 차례가 될 때. 더 이상 기억나는 것도 없는데 뭔가 해야하는 그 특유의 고통이 재밌더군요. 게다가 존버의 정신으로 버티다보면 결국 다른 플레이어들도 새로운 카드를 열어봐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멈칫멈칫 손을 뻗는 플레이어들의 표정을 보는게 그리 고소할 수가 없었어요. 추후 설명하겠지만 이 느낌은 인원이 많을 수록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참으로 간단한 게임일 줄 알았건만... 의외로 존버의 정신이 제대로 담긴 카드게임이더군요.

 

 

2. 재미난 숙련자용 규칙

 


 

숙련자용 규칙을 이용하면 캐릭터의 능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게임엔 총 4가지 능력이 있습니다. 각각의 능력은 작아보이지만 게임의 흐름, 긴장감, 승부의 행방에 영향을 줍니다. 펭귄을 통해 보았던 카드가 도움이 되거나, 문어 때문에 카드 배열이 계속 바뀌며 혼란이 일어나고, 바다코끼리를 통해 상대방의 패턴을 봉쇄하며, 뜻 밖의 게로 인한 연속 플레이로 자폭하는 경우 까지. 작은 규칙이지만 게임에 확실한 변화가 일어나더군요. 능력을 사용하지 않는 기본 게임이 순수한 암기력 대결이라면, 능력을 활용한 게임은 훨씬 더 파티게임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숙력자용 규칙 중 운의 개입을 줄이기 위해 보석(승점) 카드의 순서를 무작위가 아닌 4-3-2-2-2-1-1 순서로 배치하는 규칙은 게임의 재미를 떨어뜨리더군요. 취향차이지만 전 승점을 무작위로 섞어서 진행하는 편이 훨씬 가볍고 즐거웠습니다. 어차피 가볍게 즐기는 기억력 게임인데다, 존버(…) 정신으로 버티고  고작 1점을 땄을 때의 정신 붕괴 또한 재미 중 하나였거든요.

 

 

 

 

자, 그럼 단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1. 애매한 2인

 


 

2인은 기억력 대결은 메모아르에서 기대했던 요소 중 하나 였습니다. 마치 탁구 랠리를 보듯 서로 주거니 받거니 공방을 겨룰 수 있다면 정말 재밌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나 실제로 접해보니 상당히 실망스러운 인상을 받았습니다.

 

카드를 볼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이론적으로 3-4인 게임에서는 한바퀴 돌 때마다 3~4장의 카드를 보게 됩니다. 2 라운드만 되어도 상당 수의 카드를 알고 있게 되죠. 게임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전의 발판이 마련됩니다. 덕분에 중후반엔 서로 버티고 버티는 진흙탕 싸움을 즐길 수 있게 되죠.

 

그러나 2인 게임에서는 카드를 볼 기회가 훨씬 적습니다. 사실상 7라운드의 초중반을 카드 확인으로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데요. 좋게 말하면 카드 확인 작업이요. 나쁘게 말하면 번갈아가며 하는 자폭쇼 입니다. 긴장감이 쌓일 시간이 없어요. 제대로 좀 싸워볼라 치면 게임이 끝나버리거든요. 2인시에는 무작위로 카드를 공개하여 암기력 싸움의 발판을 마련해주던가 첫게임은 워밍업 게임으로 하고 두번째 게임은 카드 배열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이어서 자웅을 겨루는 편이 훨씬 재밌을 것 같네요.

 

 

 

 


 

제게 있어 메모아르는 전설 속의 과일과 더불어 2017년 기대작 중 하나 였습니다. 그러나 전설 속의 과일이 끔찍하게 재미없다는 평가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지금(초록머리 아저씨... 이제 쉬세요...), 그나마 메모아르가 선방 해주었어요.

 

간단하면서도 재미나게 만든 게임입니다. 물론 기억력을 중심으로 짜여진 게임이라 기억력이 강한 사람과 맞붙으면 필패 하겠지요. 그러나 다양한 능력 + 동물이나 배경 중 하나만 맞으면 되는 운 + 현란한 야부리(...) 등으로 어느정도 비벼볼 순 순 있겠더군요. 2017년 최고의 게임이냐?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의외로 큼직한 게임들이 나왔던 한 해거든요. 게다가 깊이가 있는 게임은 아니고요. 그러나 셋(SET)처럼 모임 시작전에 둘러앉아 가볍게 머리에 시동을 걸 때 하면 좋은 게임 같습니다. 테이블 위에 자주 올라올 수 있는 쓸모가 많은 게임이란 뜻이죠. 특히 아이들과 하기에도 참 좋을 듯 합니다. 재밌습니다!


 

 

블로그 :: https://www.raccooncave.com/memoar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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